베델의 집을 찾아서...1
필리핀
0
683
2013.05.21 07:29
안녕하세요...
2012년 6월 24일~26일에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베델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인구 15,000여 명의 작은 시골 마을인 우라카와에 자리잡고 있는 베델의 집은
30여 년 전, 우라카와 적십자 종합병원을 거쳐간 정신과 환자들 중에서
통합실조증(정신분열증), 피해망상증,
환각, 환청 등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만든 공동체입니다...
이 사회에 신세만 지지 말고, 스스로 창업해서 돈도 벌고,
사회와 이웃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자...
이러한 신념을 기반으로 하는 베델의 집은...
'올라가는 삶을 버리고 아래로 내려가는 삶을 지향하자'
'이익이 없는 상황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되도록 자신의 병을 자랑하자'
'안심하고 땡땡이 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 등
언뜻 보기에는 다소 독특한,
하지만 차분하게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캐치프레이드를 내세우는 곳입니다...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예일대학 등
해외 대학연구기관의 연구 대상이 되었으며,
2003년에는 제네바 UN본부에서 연구발표를 했고
2007년 서울 장애인 인터내셔널 세계회의에서 활동보고를 했습니다...
1999년 일본 정신신경학회 제1회 정신의료장려상과
2003년 마이니치복지상도 수상했습니다...
자, 그럼 베델의 집 투어를 떠나볼까요???
베델의 집을 방문하기 전에,
베델의 집에서 운영하는 부라부라 카페에서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베델의 집을 처음 구상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분은 우라카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적십자병원 정신과 병동의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불안하다' '초초하다' 잠을 잘 수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중
그들 또한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주기 위해 베델의 집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1978년 어느날의 일입니다...
간담회를 마치고 베델의 집 본부(?)로 향했습니다...
마침 일주일에 한번 있는 전체 회의를 하는 시간이어서
공동체 식구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과 병명, 공동체에서의 역할,
몸 상태와 기분 상태, 그리고 오늘 해야할 일... 등을
1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병명과 기분을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분은 사뭇 자랑스럽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정 이분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인가...
수줍고 애교스럽고 무뚝뚝하게 자기 소개를 하는 이분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목발 청년이 자기 소개를 하고 있네요...
이 청년은 나중에 놀라운 활약을 해서
한국에서 온 방문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무슨 활약을 했는지 궁금하시죠?
이 글의 말미에 밝혀드립니다~ ^^*)
회의 도중에 한국에서 온 저희를 위해 깜짝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네 명의 걸 그룹(?)께서 며칠 동안이나 연습했다는 이야기에 감동했습니다... ㅠㅠ
자기 소개 시간이 끝나면 '당사자 연구' 시간을 갖습니다...
희망자가 앞으로 나와서 자신의 고민이나 불만을 이야기하면
다른 이들이 그것을 분석하고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가운데가 사회자이고 오른쪽이 '당사자 연구' 희망자이며
왼쪽에 계신 분은 홋카이도대학 교수이신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씨입니다...
이분이 우라카와 적십자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사회복지사와 함께 베델의 집을 설립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