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와서 집에 쓸쓸히 처박혀 있어요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폭설이 와서 집에 쓸쓸히 처박혀 있어요

sarnia 15 892

주말에 산에 가려고 했습니다. 2 3 일 일정으로.

 

캘거리 살 때는 산이 불과 한 시간 거리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었지만 지금 사는 도시에서는 쉽지 않네요. 최소한 네 시간을 달려가야 산 자락에 닿을 수 있으니……

 

근데 산에는 눈이 온 답니다.      -_- !?

 

123B3B194C01BC4A8196C6

 

근데 산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집 밖에 벌써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어요. 세상이 순식간에 녹색에서 잿빛으로 변해갑니다. 바깥기온은 섭씨 2 . 

 

왜 멀쩡하던 날씨가 내가 길만 떠나려고 하면 눈이 오는 거죠? 4 월 말에도 그러더니 5 월 말에도 .

 

할 수 없이 산행은 다음 주로 미루었어요. 

 

164A97274C018AB2482E74

 

작년에 처음 가보고 매료됐던 트레일이예요. 해발고도 2300 미터 정도되는 산 꼭대기에 형성된 평원 같은 곳이지요. 등산로를 따라 트레일이 나 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습니다.

 

인적을 찾기 힘든 이런 큰 산에서 길을 잃어버리면 대박이지요. 태고의 고요함이랄까 너무 심심한 이 곳에서는 곰을 만나도 반가운 생각이 들 것 같아요.

 

 

114A61274C0187C50F1F95

 

레이크루이즈 입니다. 사진이 좀 션찮아 보이는 이유는 제가 찍은 게 아니라 제 친구가 찍은 사진이기 때문이랍니다.  

 

111119264C01899921650A

 

제가 Sunshine Meadow 라고 불리는 이 고원에 매료된 이유는 지구상에서 가장 엄혹한 기후환경에서 생존해 가는 동식물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은 식물이 생장할 수 있는 기간이 1 년 중 6,7,8 월 단 석 달에 불과하답니다. 수령이 2~300 년이 넘은 전나무들이 키가 작은 이유가 그 때문이구요.

 

192966254C018A102B62B6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나뭇가지들이 모두 남쪽을 향해 무성하게 뻗어 있습니다. 군집을 이루어 서로 서로 바람을 막아주고 있구요.

 

7~8 월에도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허다하고 9 월부터 이듬해 5 월까지는 칼바람과 눈보라가 온 고원지대를 뒤덮죠. 

  

143C33164C01B4DEA6820A

 

 

작년에 현대 엘란트라를 렌트해 아주 가혹한 주행환경에서 테스트해 본 적이 있습니다. 총 주행거리는 역시 약 2500 km.

  

1120C2174C01B54352741C

 

사진에 보이는 지역은 한 여름에는 섭씨 40 도까지 올라가는 준 사막 (완전 사막은 아니고) 지역인데요.

 

표지판에 보이는 Kamloops 에서 Lillooet 을 거쳐 휘슬러 까지 이어지는 약 400 km 구간의 산악도로는 꼬불꼬불하기가 핸들링 테스트하기에는 아주 제격이지요.

 

이 엘란트라를 몰아보고 나서 두 달 뒤 소나타를 렌트해서 간 곳이 저 위에 소개한 Sunshine Meadow였답니다.   

 175117244C0195A5269C42

 

 쓸쓸한 산골짜기 마을 휘슬러 타운 안에 있는 작은 도서관

 

1420D1174C018DA825E855

190287154C018E1157AAFF

밴쿠버 포트무디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112A1F214C01A1873703BB

치앙마이 도이수텝


치앙마이와 밴쿠버는 서로 닮은 점이 많은 도시 같습니다
.

 

밴쿠버는……  대도시에서 산과 물, 그리고 빙하와 구름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으로 와 닿고요. 치앙마이는 그 장점들에 더해 사람 냄새가 나는 길거리 시장들이 많아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근데…… 치앙마이에서 빙하는 불 수 없겠군요.

 

2051F7244C01AB75544B10

 

밴쿠버는 인종적 또는 문화적 소속감이나 소외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multi-cultural 공간이라는 게 자유로움을 주지요. 치앙마이는…… 외국인이 많기는 하지만 거의 여행자, 즉 이방인들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밴쿠버와 내용은 다르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고 있다는 점은 역시 제게 매력으로 와 닿았어요.  

 

암튼 이 두 도시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살살 하고 있는 중 입니다.


근데...... 이건 아직 친구 가족들 한테는 비밀이랍니다. 42.gif

 

163CCD164C018E6C4749F1

 

1438FC184C018EE03A416C

 

도시 주택가 근처에 이런 산과 호수가 있다면……  맞아요. 밴젠 레이크라고 하는 이 호수는 포트무디(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광역 밴쿠버안의 도시) 주택단지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답니다. (말을 거꾸로 했나? 호수 옆에 주택단지가 들어섰다고 해야 맞겠지요.)

  

1337D1184C018F5D41C363
밴쿠버 포트무디 

태국의 남쪽보다는 북쪽에 자꾸 가고 싶은 이유는…… 아마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산에 가면 막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암튼 이번 주말은 집구석에서 보내야 할 것 같고, 담 주에는 산에, 담담 주에는 밴쿠버에 갈 거랍니다^^ 

 

 

15 Comments
케이토 2010.05.30 11:40  

치앙마이 사진을 보고 "어머 정말 치앙마이랑 비슷하네요!" 라고 쓸뻔했어요;;;
산꼭대기의 평원을 걷는 기분이 어떨까요...정말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저는 산이건 바다건 걸을 수 있다면 어디든 좋아해요 ;-)
이번에 짧은 북쪽 여행이 아쉬워서인지 애꿎은 항공권만 비교해보고 있습니다. ㅠㅠ
풍경사진 보니 정말 떠나고 싶네요 ㅠㅠㅠㅠ 담 주에는 눈이 안오길 바랍니다 ;-)

sarnia 2010.05.30 13:37  
아고. 그렇잖아도 사진 설명을 안 달아놓은 게 걸려서 다시 들어와 설명을 달았습니다.  미안......

도이수텝이지요. 자기를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한 독일 청년이 예불을 드리고 있던 그 곳.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어요. 사실 그곳 올라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가기 전 정보를 듣기로는 동물원 근처 쏭테우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모이면 같이 올라가면 된다고 했었는데 비 오는 날 사람들이 모여져야 말 이지요. 기다리면서 시간낭비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라 아예 200 밧 주고 쏭태우 한 대를 혼자 대절해서 올라갔지요. 

담주에는 아마 눈이 안 오겠지요. 일기 닮은 여행기 또 올려 주세요^^

 
옌과제리 2010.05.30 18:00  
다가오는 여름에 그곳에는 눈이 내린다니..
이래서 세상은 크고 넓은듯합니다..

므엉타이에는 언제 함박눈이 내릴려는지..크리스마스가 다가온듯하네요..
아름다운 풍경사진 잘보았습니다..
sarnia 2010.05.31 04:19  
일요일이라 아침에 서점 Chapter's 에 가서 잡지 좀 뒤적거리다가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비가 내리네요.

태국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는 곳이..... 도이타논이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세월이 참 빠르네요. 이제 갈 날이 넉 날 남았구나 생각하니 슬슬 그동안 잘 안 들어갔던 정보 게시판에 들락거리는 횟수가 잦아집니다.

한국-태국 왕복 항공권가져올 만큼 마일리지도 다시 모아졌고^^ 
방학 끝났습니다. 태국 공부 다시 시작.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5.30 19:03  

치앙마이는 여행자보다 거주 외국인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sarnia 2010.05.31 04:33  
그런가요? 반가운 정보네요^^.

저는 melting pot 보다는 모자이크 사회를 좋아합니다. '어디서 왔든 현지 문화에 동화되라! 이게 아니라 각 자의 문화와 언어, 전통을 유지하면서 공존한다'는 게 모자이크 모델인데 캐나다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이 정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제 취향에는 맞는 것 같습니다. 뭐, 캐나다야 First Nation (원주민)이 아니라면 주류문화라는 게 신통한 게 없는나라이긴 하지만요. 그러니까 나도 '여기 내 땅이야' 하면서 살아갈 수 있지요.

근데 하나 의외였던 게 치앙마이는 제 2 의 도시이면서도 인구가 참 적더군요. 한 20 만 내외...... 가장 인상에 많이 남았던 도시였어요.
동쪽마녀 2010.05.30 21:08  
곧 6월인데 그냥 눈도 아닌 폭설이라니,
sarnia님 사시는 동네는 어쩐지 별천지처럼 느껴집니다.
<어머, 폭설이래!!>
눈을 확실히 사로잡는 저 멋진 산골의 풍경.
정말 멋지네요.^^
저도 나중에 은퇴하면 꼭 산골에 살겁니다.^^
sarnia 2010.05.31 04:35  
다녀 오셨나요? 아니면 아직 태국이신가요?

저는 요새 여행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여행기 올려 주실거죠?
동쪽마녀 2010.05.31 11:21  
sarnia님,
전 아직 우리나라에 있습니다.
여행은 7월 중순에 떠날 예정이예요.
근데,
다녀와도 태국 여행기는 무리일 듯 해요.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고,
글주변도 없구요.ㅠㅠ
새로운 정보를 접한다면
정보글만 조금 올려보도록 할려구요.^^
꼬망이 2010.05.31 00:17  

경치가 환상 이네요..

sarnia 2010.05.31 04:41  
가시기 전에 태국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어 다행이예요.

환율이 널뛰기를 하다가 좀 내려가는 것 같은데...... 그거야 뭐.

have a nice trip & fun^^ 
수이양 2010.05.31 10:01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이 조으네요
" 대도시에서 산과 물, 그리고 빙하와 구름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

이 말이 꼭 벤쿠버를 한번쯤 가보고싶은 마음을 들게 하네요 ^^

 

sarnia 2010.05.31 11:21  

밴쿠버도 좋지만……()을 보여주고 싶어요.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사실 왜 내가 캐나다에 오게 된 건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누나가 초청장 보냈다는 거 건성으로 듣고 내 생활에 빠져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대사관에서 영주권 나왔으니까 3 개월 안에 입국하세요라는 말 듣고 여행 갔다가 오자하는 기분으로 온 거거든요. (해외여행 자유화 된지 딱 1 년 후였음)

 

나를 여기 묶어둔 건……아마 산 같아요. 그리고 자유로움.

6공병 2010.05.31 10:27  

노스벤의 deep-cove라는 곳에 몇달 산적이 있어요.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카약도 가능하고 다운타운에서 30분정도밖에 안걸리는데...

휘슬러라니. 보딩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마냥 부럽군요.

sarnia 2010.05.31 11:21  

노스밴에 사셨군요. 노스밴하면 호슈베이(여긴 웨스트밴인가? 암튼 거기가 거기니까)에 있는 아리가토라는 일식집 생각이 나요. 지금은 잘 안가지만 옛날에 라이온스 브릿지 건너갔다 하면 거기 자주 갔었는데. 카필라노 브릿지  근처의 rain forest 에 매료돼 하루 종일 숲 속에서 숲 속의 왕자처럼 죽치다 나온 적도 많고.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밴쿠버는 따분할 정도로 변화가 없는 도신데 한인타운만큼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로히드몰 코퀴틀람 일대가 한국 동네가 돼 버렸죠.

참 작년에 밴 사시는 태사랑 회원 분이 제가 가면 두꺼비에서 짜장면 사 주신다고 했는데 까맣게 잊어먹고 있었네
……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