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쌓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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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 쌓는 걸까요

울산울주 12 746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이지만
태국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저희 집사람의 소싯적 친한 친구
이 친구가 사회적 지위가 있는 여자인데

특별하게도 레즈비언입니다
똠이라고 하는 남자 역할하는 여자와 살아요

십여 년째 정상 부부처럼 잘 사니까
그러려니 하고 그 부분은 넘어가고요

친구의 남편 역할인 똠 여자분이
우리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돌봐주었습니다

모르겠어요
자기는 여자이기를 포기한 탓에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이유이라고는 하는데

아무튼 우리 아이들을
마치 자기 자식처럼 관심을 갖고 보살펴줍니다

이 분이 람빵에서 상당한 부자입니다
부친이 목재 장사를 해서 재산를 이루었고

부모님은 둘 다 사망하면서
오빠와 단 둘이 많은 재산을 상속받았어요

이번에 람빵을 우리만 방문했더니
아이들 안 데리고 왔다고 수백 번 안타까와 해요

라인으로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고 울먹이고 그랬습니다

특히 우리 딸아이를 아끼는데
거의 10 년째 매달 용돈을 보내줘요
한 달에 3.000 밧

생일. 입학. 졸업 심지어 발렌타인 데이
늘 잊지 않고 태국에서 선물을 보내주고요

이제 아이도 컸고 한국에 사니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저희 집사람은 그래요
돈 많고 마음 줄 곳이 없어서 그러는 것 같다고

태국 사람은 공덕을 쌓으려고 한다
누군가를 그 대상으로 삼으면 그럴 수 있다고

우리 딸아이가 복이래요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크게 도와줄 사람이 있으니...

이게 대단히 무조건적인 행위거든요
저는 동원 양반김 몇 봉지 선물한 적 밖에 없어요

노상 무언가를 받기만 하는 입장이죠
이번에도 람빵 가서 송금 그만 하라고 말했다가

이번 여름방학 때
아이들 꼭 태국에 보내주기로 약속만 하고 왔네요

우리 아이들은 이제 시큰둥해요
당연히 그러려니 해버리는 것이죠

이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며
태국 이모 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없다고 해도...

라인으로 대화하면서도
아이들은 얼른 끊으려 하고 지루해하면

그 모습이 또 아이들답다고 오히려 기뻐하고
친부모 못지 않게 사랑의 마음을 갖고 있어요

집사람은 슬그머니 말하기도 해요
나중에 딸아이한테 재산 상속해줄 수도 있다고요

맨날 딸아이에게 그러죠
태국 이모 연락오면 반갑게 받으라고

다른 내용들도 더 있습니다만
너무 길어져서 줄이고요

아무튼 불교적 영향에 기인했다고
저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요

그 분의 공덕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불가근 불가원 하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12 Comments
이싸라 2018.04.05 20:04  
깊은 내용의 스토리네요...
태국을 떠나서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10년 동안 양부모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양녀로 생각하고, 진심 행동으로 실천하셨네요...
따님이 지금이든 나중이든 생각해 보면,
많이 부담스럽겠네요...
부족자식 2018.04.05 20:28  
우리나라 사람이어도 하기 힘든데 그분도 대단한 분이네요.
카라냐 2018.04.05 20:54  
오는것 막지말고 가는것 잡지말라.
색즉시공 공즉시색..
분별심으로 인한 부담인듯 하네요.
주던 안주던 그것에 끄달리지 마시고
인연이 되어 과실을 맺는다 생각하세요
^^
무불통지 2018.04.06 10:45  
생각이 많아지면 그림자가 많아집니다. 그냥 그대로 있는데로 지내면 될듯합니다. 미리 재산상속이라는 김칫국은 마시지 마시구요.
울산울주 2018.04.06 11:46  
ㅋㅎㅎ... 김치국
전혀 그런 기대 안 해요
망고파인애플 2018.04.06 15:32  
많이 공감이가네요..저의 방콕에서 학교선생을하는 둘째 처형도 몇년전 에 자궁적출수술을해서...아기를 못낳읍니다..그래서인지 저의 막내아들한테 거의 몰빵수준으로 해줘요...본인두 풍족하진 않지만  제가보기엔  과하다할정도로요...불교적성격보다는  자신이 아이를 못낳는다는..허전함을 달래려 그리한다네요..
타이거지 2018.04.11 06:53  
이글을 접하고..
저는 어떤 마음일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동생이 저를 추월해 결혼..아들을 낳았는데..산후우울증으로 제가 조카를
돌보다 시피 했었지요..아기를 돌보는 과정에서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조카가 초딩6학년때
언니딸이 초딩2학년..제 딸이 초딩 일학년..이렇케 세아이를 데리고 처음 배낭여행을 태국으로 부터
시작했는데.어린 동생조카가 지도를 들고 길치인 저를 돕고..동생들을 케어도 해주고..
뿌듯한 여행멤버..십여차례 호흡을 맟추었던 것 같아요.
이 조카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각별합니다..벌써 서른이 되어..직장생활에 바빠 자주 만날수는
없지만..이 조카 앞으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생일 명절 축하금.매달 조금씩이라도 넣으려
하지요..장가갈때..주려고..ㅋ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제법됩니다.
전 무신론자..덕을 쌓으려는 것은 절대 아닌것 같고요..정도 들고..함께한 추억속에..고마움..
너무나..고마웠었고..얼버리한 이모따라 여행고생도 많이 시켰고..
조카가 훗날 통장을 받고 므흣해 할 것을 생각하면..행복합니다..
주는 즐거움..
주는 자의 행복도 있습니다.
그냥 좋은 마음으로 받으시면 될것 같아요..따님의 복이라 생각하시고..
글...잘 읽었습니다^^.
울산울주 2018.04.12 14:30  
하나님이 실존한다고 믿고
신앙생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교황께도 묻고 싶어요 ㅎㅎ

신앙도 무조건적이예요
그냥 어쩔 수 없이 의지해보는 것이죠

태국인에게도 불교는
거의 선천적 습관이 아닐런지...
천억맨 2018.05.03 00:45  
어? 닉이 남자만이 가질수 있는 닉이라서....
여사님 이라니 .....
맨붕이네여.
참나!
살다살다 별일도 다 격어보네....허,참!
타이거지 2018.04.11 07:10  
그리고..
태국이모에게 연락오면..반갑게 하라고..에서 빵~터졌어요^^.
제가 무척~쪼잔끕..희안하게 이 조카한테는 통장말고도 후원을 많이 합니다.
사내녀석들이 원래 말수도 없고..표현력도 적고..
동생부부가..안절부절~ 이모에게 살갑게 하라고 ㅋㅋㅋ.
"야~ 살갑게 하면 나..개털된다~!"
살갑게 하지 않코 시쿤등해도..정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순 없지여 ^.^
참새하루 2018.04.12 14:55  
전생에 인연이 깊었던 모양입니다
동동무 2018.04.22 01:19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고맙고도 부담스러운 일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인연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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