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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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야기

sarnia 12 526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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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의 집 리빙룸에 소품이 하나 추가됐습니다


노란색 쿠바 자동차 번호판..

이 번호판은 제가 쿠바에 갔을 때 사 온것이 아니라지난 달 쿠바에 다녀 온 회사 직원이 선물로 사다 준 것 입니다.  이쁘죠?


리빙룸 전시가 끝나면 제 차 앞에 달고다닐 겁니다 (알버타주는 차 앞에는 번호판을 안 달거나 저런 novelty plate 를 달고 다닙니다).  미국 국경넘을 때 저 번호판 달고 한 번 가 보려고 합니다






어느 도시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장소는 박물관입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사는 도시에서는 또 잘 안 가게 되는 곳이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옛날엔 거들떠도 안 보던 박물관이었습니다. 싸르니아의 사전엔 없던 장소 두 군데를 대라면 첫째가 박물관이요, 둘째가 도서관이었는데,,,


학교다닐 때를 회상해보면 도서관이란 곳은,, 무슨 일로 단식농성 할 때 한 번 들어가본 거 외에는 구경을 간 기억조차 잘 떠 오르지 않습니다. 뭐 워낙 오래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그런 박물관을 좋아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24 년 전인 1990 6 , 브리티쉬 컬럼비아주의 주도 빅토리아 시에 있는 왕립BC박물관과 왁스뮤지엄에 우연히 가 보고, 그 실감나는 디스플레이에 완전히 매료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은 Royal Alberta Museum 에 가 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Royal Alberta Museum 은 캐나다 포스트 (우체국) 가 기증한 에드먼튼 시 다운타운부지에 신축공사를 시작했으므로 완공되는대로 이사를 할 예정입니다


뮤지엄 정문에 들어서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을 천천히 달리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정자인데요


강원도가 지난 2004 년 알버타주에 우정의 선물로 기증한 것 입니다. 강원도와 알버타주는 자매주입니다. 1974 년부터라고 하고요


그러고보니 두 지역이 공통점이 있습니다. 산이 많다는 것과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점이 그것입니다.둘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박물관은 현재 옛날 주총독이 사용하던 관저부지에 있습니다

주총독 관저는1913 년부터 1967 년까지 사용하다가 1967 년 총독관저를 포함한 부지 전체를 알버타주에 기증하면서 박물관이 됐습니다

(아래 위 사진 세 개는 모두 주총독관저입니다박물관 건물은 따로 찍지 않았어요)







이 박물관의 전시장은 크게 네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알버타의 생태계, 알버타의 자연알버타 지역 원주민 역사, 그리고 분기마다 바뀌는 특별전시장입니다.


알버타주의 자연사 박물관은 따로 있습니다. Royal Tyrell Museum 이 그 역할을 하고 있어요

공룡박물관이라고 불리우는 이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는 약 3 년 전 쯤 올린 적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체험관 정중앙에 있는 모형유리관입니다.유명을 달리한 쥐와 그 쥐의 유해를 향해 모여드는 각종 곤충들입니다. 파리의 애벌레는 벌써 사체 안에 들어가 있군요. 아무래도 저 곤충들이 문상을 가는 것 같지는 않고, 저마다 딴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 유리관을 본 아이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Awesome” 하는 아이들도 있고 “So gross!!” 하는 아이들도 있지요.


이 모형은 하나의 죽음이 어떻게 새 생명들의 첫출발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보금자리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 줍니다.









Blackfoot First Nations 와 모피교역 상담을 하고 있는 Anthony Henday. Henday 는 영국무역회사 허드슨베이컴패니 (HBC) 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캐나다 동북부부터 서북부그리고 지금의 알버타주 지역까지 두루 여행을 한 최초의 유럽인입니다. 18 세기 중엽의 일입니다





모든 우주만물에는 영이 있다즉 사물은 영이다. 영이야말로 샘영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생명도 사라진다”  






너는 떠들어라나는 창 밖의 새나 보련다


원주민 기숙학교 (residential schools) 의 수업 광경입니다. 십자가 목걸이를 한 근엄한 표정의 백인 여교사가, 창 밖의 새를 보며 사색을 즐기는 한 원주민학생을 째려보고 있습니다


원리주의적 의미에서의 기독교를 믿었던 당시의 백인들보다는,,, 적어도 영적 통찰력에서 한 수 위였던 원주민 소녀의 귀에 교사의 성경수업강의는 어떻게 들렸을까요? 중동지방에서 살다 죽은 웬 청년 하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어야 천당에 갈 수 있다고 우겨대는 황당한 소리에 코웃음을 쳤을 것 같습니다.


원주민 기숙학교 실패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아마도 종교상의 영적문제에 있어서 원주민의 좀 더 깊은 통찰을 따라잡지 못했던 당시 캐나다 기독교의 후진성에 있었을 것 입니다. 물론 지금의 캐나다 기독교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여기서 일어난 이야기를 했지만

여기서만 일어났던 일이 아니라,, 

또 과거에만 일어났던 일이 아니라,,, 

언제나 반복되어왔고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다 !!


그러니까 이 말은

일제강점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전 이런 그림이 좋아요. 추상화, 비구상,, 이런 거 싫어합니다. 그냥 제 취향이니까 이해해 주세요.  









에드먼튼은 인구 100 만 정도 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대도시 느낌이 나지 않는 도시입니다.놀라울 정도로 공기가 청명하기도 한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도심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숲지대 공원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이 길고 넓은 도심 숲지대는,,,,,, 콜롬비아빙원으로부터출발하는 사스카체완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이 노스사스카체완 강을 이루며 대서양까지 흐르는데, 이 강이 에드먼튼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양안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도시 숲지대공원의 넓이는 뉴욕 센트랄파크의 22 배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이 거대한 숲이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12 Comments
장화신은꼬내기 2014.06.22 13:29  
여행을 가면 박물관은 꾹 들르는데 살으냐님 말씀대로 거주하는 곳
 박물관은 ...저도 요즘 제가 사는 지역 골목 탐험을 즐기는 중인데
 조만간 경주 국립 박물관에 다녀와야 겠어요 ^^

 풍경 위주로 ...저는 풍경화가 좋습니다.
  확트인 자연 풍광을 좋아합니다 특히나...

 커다란 꽃 그림을 현관에서 마주보는 위치에 걸어 놓음 좋다고 하던데
  풍수 적으로
 잘은 모르지만요...

 원색 느낌 강렬한 쿠바 사진은 엽서로 만드셔도 손색없을 것 같았어요
 박물관 입구 사진만 보면 한국 같아요^^
sarnia 2014.06.22 13:47  
안녕하세요,, 장꼬님.
전 들어가 자려고 해요. 아침잠이 없어지는 바람에 토요일인데도 다섯 시 반에 일어나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들어와 넘넘 피곤해요.
한국에서 총기사건이 났다는 소식은 저 박물관에서 접했어요. (근데 왜 사건을 사고라고 표현하나요? 언론이 두 단어 개념차이를 모르나요?) 
어쨌든 좀 신나는 스토리도 있었는데,, 다 빼버리고 올렸어요.

저도 풍경화가 좋아요. 사진처럼 섬세한 그림 좋아하구요. 아니면 모네처럼 밝고 화려하던가,,
벽에 페인트 칠한다고 그림들을 전부 바닥에 내려 놓았는데 아직 걸지 않았어요. (몇 달이 지나도록 ㅎㅎ)
저 박물관 몇 번 가 봤는데 그 강원도 정자는 오늘 첨 봤습니다.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있었는데 왜 지나쳤는지 모르겠어요 --_-
고구마 2014.06.22 13:41  
와~ 하다가 으악 이게뭐야~ 하는 장면도 나오고, 오호...글쿠나 하게 되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저 3명의 아가씨는 저 분수에 들어가서 뭐하는걸까요.
sarnia 2014.06.22 13:50  
갈 때마다 누군가 저렇게 들어가 놀더라고요.
보긴 시원해 보여도 추울텐데...
저 분수사진은 오늘 찍은 게 아니라 2 주 전 프라이드 축제 때 찍은 건데,,,
그러고보니 저 세 아가씨는 삼각관계 아닐까요?
전 생각도 못 했는데,,, 관찰력이 좋으세요 ^^
핫산왕자 2014.06.22 13:58  
어깨에 나뭇짐 올린 원주민 처자 늘씬 하넴요^^ ~
소품으로 태국 번호판은 어떻신가요?
핫산 번호판 1개 보내줄까요~
BKK 번호판-->꾸룽텝(กรุงเทพฯ)이라 표기 되있는데...ㅋㅋ
sarnia 2014.06.23 02:38  
좋지요. 일부러 보내실 건 없고,,  내가 방콕에 갈 때 전해줘요 ^^ 태국엔 매년 갔었는데, 아무래도 올해는 거를 것 같기는 하지만,,

원주민 처자,, 아마도 저 때는 활동도 많이하고 영양섭취도 정상으로 했으니 저렇게 늘씬했을텐데,,, 이상하게 요즘은 균형잡힌 몸매의 원주민이나 흑인 처자들 보기가 어려워요. 크고 뚱뚱해졌지요.  가난한 계층일수록 똥뚱해지고 소득이 높은 계층일수록 몸매가 날씬해 지는 거 같아요.
필리핀 2014.06.22 14:58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도서관이고

제일 싫어하는 곳은 박물관입니다...

왤까요??? ㅎㅎ
sarnia 2014.06.23 02:40  
박물관은.. 다리가 좀 아프다는 게 흠이지만 관심가지면 재미있어요 ^^
제대로 진열된 곳이라면 말이지요.

도서관은 조용한 곳이라,, 소파에 누워 숙면을 취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 아닐까요?
kairtech 2014.06.22 18:31  
한국 지방도시 를 지나다보면
유행같이 사설박물관이 많이 생겼어요
온갖 박뭉관들  꽃 새 책 공룡 기타 상상가능한 많은 박물관이생겼는데
입장료내고 들어가보면  참 한심할정도로 유치하고 함량미달인곳이 많아
이젠 그냥 지나치기만해요
돈많은 독지가나 지방 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돈을버는목적이아닌 돈을 투자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그런 가치있는일에 아직은 한국사회에서 요원한것일까요
순수한 의미의 사회에환원하는  재벌부인이 관장하고 재단이사장하는
재단인지 비자금관리재단인지 모를 그런곳만 눈에띠고
훗날 보다 성숙된 사회가 도래할때  그때에는
지금의 작태가  과도기의 폐해였다고 느낄
그런날을 기대해봅니다
sarnia 2014.06.23 02:42  
언젠가 누군가가 뉴욕 박물관 공짜로 구경하는 법,, 운운하며 자랑처럼 써 놓은 글을 읽고 기가 찼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입장료를 받는 시스템으로 전환한 곳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어쨌든 그 곳 박물관들이 대개 입장료 대신 기부금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었지요.  안 내도 그만이긴 합니다.  유리로 된 기부금함 안에는 10 불, 20 불 짜리 뿐 아니라 100 불 짜리 지폐도 수북하게 있는데,,, 그런 걸 보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앞에 예를 든 ‘모자란 자랑’ 같은 건 하지 못 했겠지요.

한국의 박물관 중,,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억에 남는 게 거의 없고, 전쟁기념관은 디스플레이는 잘 해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몇 몇 부분에서 발견된 엉터리 설명서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몇 년 전 대민방에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korea&wr_id=1845&sca=&sfl=wr_name%2C1&stx=sarnia&sop=and&page=5
어랍쇼 2014.06.23 15:25  
알버타에서 만나는 강원정이라니...
사진을 보자마자 미소가 지어지네요^^굉장히 반가우셨겠어요~
저는 역사적소양과 지식이 없어 그런지 박물관만 가면 하품이 쩍쩍나고 왠지 지루하던데..
미술관은 문외한이래도 안그러던데..
여기저기 박물관 다니는 사람보면 참 존경스럽기도 해요~체력적으로도~
그래서 사르냐님이 가끔씩 오로케 사진과 함께 설명해주시는거 정말 좋아요~!
(왠지 앉아서 공짜로 떠먹여 주는 음식 받아먹는 기분 ㅋㅋ)

글고 분수대는 정말 멋지네요~꼭 한번 들어가보고 싶어요
sarnia 2014.06.24 01:14  
저도 잘 몰라요 ^^ 어느 지역의 자연사, 광물, 동물의 생태, 이런 걸 어찌 알겠어요..

근데 이상하게 박물관에 가면 그 분위기가 좋아요. 조명, 음향, 입체공간에 실감나게 전시해 놓은 유물, 밀랍인형 등등 안에 파묻혀 있다보면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곤하죠.

유명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많아 그런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지만, 사람이 없는 이른 아침 개장하자마자 가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즐길수가,,,,,,

그나저나 어랍쇼 님 오랜만..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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