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하기 싫은 불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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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하기 싫은 불편한 이야기

sarnia 10 930


또 올리는 이 노래는 유튜브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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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이야기는 맨 아래 불편한 사진들 아래에 있다.



세계에 세 곳 밖에 없다는 산호해안에서,,,,,,


떠나기 전 

10 년 전 쯤 산  감색운동화 한 켤레를 집 창고에서 발견함

이번 여행에선 이걸 신고 다녔음.. 

 


전화기를 꽂으면 자기 사진을 찍어주는 막대기,, 

그 막대기를 들고 파도를 피해 도망가는 아줌마..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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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불편한 사진들


앞 축만 결박한 화물트럭들

휠블럭 위에 바퀴가 올려져 있는 은색 현대 소나타

주차해서는 안되는 곳에 주차한 검은색 쉐비 소닉



도착도 하기 한참 전에 스트랩을 푸는 선원


짙은 선스크린을 한 승용차 안에서 나오지 않는 커플 승객

모터사이클을 탄 채 바다를 건너는 바이커들



아이가 태어나서,,,,,,짜장면을 좋아하면 마라도에 보내고 땅콩을 좋아하면 우도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땅콩토핑이 들어간 우도 아이스크림은 천 원 이다. 하겐다즈보다 더 비싼 우도 아이스크림은 일단 너무 달지 않아 좋았다. 


우도로 가는 도항선은 성산항에서 탄다도항시간은 약 15 분 정도다. 15 분 거리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파도가 높다갈 때는 우도 근처에서,올 때는 성산항 근처에서 물결이 높게 일었다이러다가 배가 복원력을 상실하고 뒤집어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도항거리가 짧아서 그런지 소형승용차는 전혀 고박을 하지 않았다고박을 하기는 커녕 차량 뒷바퀴를 휠블럭 위에 올려놓은 채 주차했는데도 주차를 교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배가 출발했다트럭은 고박을 하긴 했는데, 모든 축에 스트랩을 건 게 아니라 어이없게도 앞 축에만 스트랩을 걸었다그마저도 도착 한참 전에 파도가 한참 높은 지점에서 스트랩을 풀었다.


차량에서 내려 객실로 들어가라는 안내방송 같은 건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승객들이 많았다특히 남녀커플 승객들은 차 안에서 나오지 않은 채 바다를 건너갔다차량은 일단 선적되면 화물로 분류되는데승객들이 화물 속에 처박혀 나올 생각을 안 하는데도 하차를 지시하는 선원은 없었다모터사이클 운전자들은 모터사이클 위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도항거리가 짧으니 내리기가 귀찮아서였을 것이다. 페리에 선적된 차량승객은 도항거리에 관계없이 무조건 하차해야 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는건지는 확인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우도에 가는 뱃길은 재수가 없으면 섬에서 발이 묶일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할만큼 파도가 높게 이는 곳이다가만히 서 있으면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정도로 배의 경사변화가 심한 곳에서 도항거리가 짧다고 차량고박을 하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려웠다특히 무게중심이 높은 밴트럭을 도착하기 한참 전에 물결이 높은 곳에서 미리 스트랩을 푸는 배짱은 어디서 나온 걸까그러려면 그냥 가지 고박은 왜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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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엉뚱한 질문이 머리에 떠 올랐다. 인문 소양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문제일까? 아니면 합의된 룰과 규범에 대한 존중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더 문제일까? 


왜 이런 의문이 들었냐 하면,,,,,, 


몇 년 전 부턴가, 한국에 갈 때마다 여러 대화 자리에서 많이 등장한 단어들,,,,,, 그 중 제일 귀가 따갑게 들었던 게 '인문소양' 이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뻑하면 인문소양이 부족하다고 괄시를 받을까봐 그러는지 역사-철학-사회과학 서적이 소설책보다 더 많이 팔린다는 소리도 들었다. 나처럼 어려운 책읽기 싫어하는 사람은 몇 페이지 읽다가 졸려서 내던져버린 피케티의 '21 세기 자본' 같은 책들이 교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는 걸 보고 대한민국이야말로 세계에서 제일 유식한 나라라는 믿음도 생겼다.


어떤 특정 사회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예를들어,, 시민의식과 법치존중은 부족한데 '인문소양' 만 높은 사람들이 잔뜩 모인 사회는 어떤 모습의 사회가 될까 하고 상상을 해보면,  아마도,,,,,, 까마귀 소굴처럼 온통 시끄럽기만 할 뿐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구석이라곤 없는, 이상한 모습의 기형적 사회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0 Comments
깨몽™ 2014.11.14 13:33  
많~~~은 얘기를 담고 있어 토론을 해도 몇날을 새야 하겠네요...^^

여튼, 걱정입니다.
이 세상은 서로 다 얽혀 있어, 남이 그냥 남은 아니기에...^^
다마추쿠리 2014.11.14 13:53  
강력하게 추천!!! 을 누르고 싶은 글입니다.
앙큼오시 2014.11.14 14:35  
추천있다면 좋을텐데 .........
누구의 문제일까요......고민하고 토론해도 답이 나오기 힘든문제겟지만.....
그래도 생각해야 할 문제같습니다.
잡초야 2014.11.14 14:42  
한국이 예로부터  문신 우대하는  역사가 있다보니...  은연중에도  인문소양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는것같네요!!
유행과 집단주의가  강한  우리사회 !!
 개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위평판에 신경써야하는 분위기 등등...
 우리도  유럽인들처럼 자기잘난맛에 사는 그런 삶을 지향해야  하지않나??? 하는 생각이네요!!
참새하루 2014.11.14 15:22  
불편해서 외면하는
우리 현실의 치부지요

세월호의 큰사고가 일어나도
달라지는것 없는
사회 전체 근본적인 법치의식의 실종
늘 그렇듯이 sarnia님 만의
따끔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표현하셨군요

다른 많은 분들도 보셨으면 좋겠네요
추천 있으면 한표 추천 올립니다

사족
sarnia님 글을 열때
오늘은 어떤 음악이 달려있을지
기대하게 되는데
이젠 거의 중독수준입니다

어쩌 그리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명곡들을 잘 찾아서 링크해 주시는지요
jindalrea 2014.11.14 16:48  
아..부끄럽네요. 설마 했는데, 여전히... ... .
일상에서 비일비재한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스스로 경계하는데 더 신경써야 겠어요.
사르니아님..감사합니다.
sarnia 2014.11.15 13:40  
Susan Jacks 의 Evergreen 은 제가 이 게시판에만 다섯 번 이상은 올렸을 정도로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이번에 가져 온 유튜브는 한국분이 제작을 했는지 두 번 반복되는 노래 후반부에 한국어 가사가 있군요.

휴가마치고 이틀 지났는데 또 주말이네요. 여러분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깨몽™ 2014.11.15 20:02  
아마도 다른 분들 생각에도 몇 마디 말로 하기 어려운 모양이네요.
뒤늦게 뒷북이나 좀 쳐 볼까 합니다.^^

우리는 주위 살필 겨를도 없이 너무 빨리만 달려왔고 그게 거의 무조건 좋은 것이라 생각하면서 달려왔다고 봅니다.
그래서 좀 금을 밟거나 금을 넘는 건 어쩔 수 없고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살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광복 뒤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거진 모두가 그렇게 살다 보니 이제는 그것이 몸에 배어 버렸고요...

보기를 들어서, 남 차를 타고 가다 보면 교통법규를 어기면서 엉터리 교통법규 탓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교통법규가 참말로 엉터리인지는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설령 그 교통법규가 좀 엉터리라 해도 진짜 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그 법규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약속이 어긋나서 사고가 생길 뻔하는 일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엉터리 규칙들이 그냥 방치되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을 그걸 또 어기게 되고 그러면 새로운 규칙을 더 만들어 내고(기존 규칙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면 사람들은 또 지켜도 괜찮은 규칙을 믿고 또다른 규칙도 별 거리낌없이 어기게 됩니다.
심지어 정치, 행정가들조차도 어떤 탈이 생기면 혹시 다른 흠은 없는지 살피기 보다는 그 탈만 가지고 생색을 내고 그 탈만 고칩니다. 그러면 그 다음 탈을 다른 데서 생기고 그러면 또 그것만 붙잡고 고치고 또 다른 데서 사고 나고...

위에 말씀하신, 제대로 고정하지 않는 문제나 차 안에 있지 말라는 데도 차 안에서 그냥 버티는 것도 결국은 그 규칙보다는 다른 것이 더 먼저라는 것을 서로 알기 때문이고 그래서 법에 걸리지만 않으면 그것을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해 버립니다.

그런 일이 하도 오래 되다 보니 이제는 그 뿌리가 무엇인지조차 알기 어렵게 되어 버렸습니다.(물론 저는 그 뿌리를, 애시당초 바로 세우지 못한 이 나라 정체성 때문이라 봅니다. 시작은 참으로 중요하지요!)

얼핏 뜬구름 잡는 얘기를 했으니 보기를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요즘 '감정 노동자'니 하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주로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분이 인격 모독을 당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럴 때 원칙만 두고 보면 간단합니다.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욕을 먹거나 그 죄값을 받고 그 일을 당하는 사람은 보호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현실을, 민원이 생기니 무조건 사과하라거나 감수하라고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보다는 경제적 손익이 먼저라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사람을 모욕하는 사람은 벌을 받고 그 일을 당한 사람에게 아무 피해도 없게 한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도 더욱 떳떳하게 일할 것이고 그런 일에 주눅들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짓을 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그냥 두고 아무리 말로 좋은 소릴 해도 고쳐질 리가 없지요.

말로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스스로 본보기를 보이지 않으면 그게 먹힐 리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치, 행정가는 설령 좀 능력이 모자라더라도 차라리 나쁜 놈을 뽑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보는 것입니다.
'도둑놈이라도 일만 잘하면 되지' 이게 바로 우리가 도둑놈 편을 들어 주고 있다는 얘기고 이 나라가 끝없는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 지름길이 아닐지...^^
sarnia 2014.11.16 01:40  
진지한 답글 고맙습니다. 토론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여행기는 아니지만 제 의견을 조금 첨부하겠습니다.

87 체제가 출범하고 제도적 민주주의를 쟁취한지 27 년이 지났습니다. 반세기가 넘은 것이지요. 법치에 대한 사회적 신뢰체계가 붕괴되어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 말씀하신 역사적 배경,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대한민국의 기구하고도 비극적인 출생배경이 제일 큰 역할을 했을 것 입니다. 친일청산실패, 혼맥으로 구축된 신봉건 지배계급의 대두, 그 대표기구로서의 군사독재와 부패한 보수권력집단의 ‘국가주의적’ 법치 악용으로 인한 제도-규범에 대한 신뢰붕괴 등이 저런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문제는 그런 배경에 대해 추적하고 파악하는 ‘해석’의 영역과는 별도로 실천의 영역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 입니다.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그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 삶 자체입니다. 87 이전에는 지배계급의 통치구조가 독점적이었던데다가 국민들을 향해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전근대적 국가였기 때문에 나라 꼬라지에 대한 책임의 대부분, 심지어 전부를 ‘권력과 잘못된 역사’ 에 되돌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본질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분들은 당파성에 얽매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사고의 정밀성이 떨어지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 입니다.

본문에서 제가 인문소양 이야기를 한 것은 일종의 비아냥인데, 해석만 난무하고 실천은 결여된 괴상한 현상이 문득 떠 올랐기 때문에 그런 언급을 한 것 입니다. 인문소양이란 ‘문제를 지적하며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할 줄 아는 소양’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막상 한국인들이 그런 소양을 쌓기위해 노력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 배를 타고 가면서 문제를 발견하려고 일부러 자리를 잡고 기다린 것도 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갑판 난간을 잡고 서서 차량이 들어오고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장면을 쳐다보다 우연히 저런 모습들을 보면서 느닷없이 본문에 언급한 그런 질문들이 떠 올랐기 때문에 사진 뒤에 사족을 단 것 입니다..

부패와 불합리, 사고가 적은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이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할 줄 아는 인문소양’을 가질 필요까지는 없지만, 최소한 다수의 구성원들이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상호배려, 보편적 룰과 질서에 대한 존중,, 이런 기본시민의식을 갖는 것 만큼은 필수일 것 같다는 생각에서 여행기 형식을 빌려 적어보았습니다 . 먼저 문 열고 나가면서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도 구성원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에서 그 구성원들이 먼저 배워야 할 소양은 인문소양이 아니라 문고리소양이 아닐까, 솔직히 이런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곰둘과오리네 2014.11.16 16:22  
먼저 올려진 사진들 보고는 정말 멋있다~ 가고 싶단 생각을 했으나,
뒤의 사진들을 보고 가도 될까? 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직도.. 여전히..
우리의 기억력은 단세포 보다도 못한 건가요?
그런 아픔이 있었으면서 절대 잊지 않겠다며 세월호 법안 통과를 놓고도 얼마전까지 왈가왈부 말들이 많았었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 참 갑갑한 마음 뿐이네요..

최소한 정부에서는 현장 감사조차 할 생각이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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