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팁 문화에 대하여...
이제 슬슬 태국여행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태국여행 가시려고 준비하는 분도 많고, 그러다보니 궁금한 점도 많겠지요...
태국여행 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태국에서의 팁 문화에 관한 것인데요...
1) 태국에서는 팁을 줘야 하나요, 안 줘도 되나요?
2) 줘야 한다면 얼마를 줘야 하나요?
대개 이 두 가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더군요...
먼저 1)번의 경우는 태국의 팁 문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안 줘도 되지만 주면 좋다...입니다...
원래 ‘팁’이라는 게 상대방이 베푼 ‘호의’에 대한 ‘선심’입니다...
상대방의 서비스로 인해 내가 좋은 기분을 느꼈을 때 하는 답례인 거지요...
그러므로 팁은 의무사항이나 강제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입니다...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화폐가 통용되는 대부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팁 문화가 엄연히 존재합니다...
한국에서도 고깃집에서는 고기 잘라주는 종업원에게 팁을 주고
헤어숍에서는 보조디자이너에게 팁을 주며, 사우나에서는 세신사에게 팁을 주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팁이 선택사항이 아니라 거의 의무사항입니다...
아예 팁의 액수까지 정해져 있는 곳도 많습니다...
만약 그런 곳에서 팁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태국에서도 암묵적으로 팁을 주어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자, 그럼 태국에서 팁을 줘야 한다면 대체 얼마를 줘야 좋으냐?
그건 상황과 업종에 따라서 조금씩 다릅니다... 저의 경험을 기준으로 한다면,
1) 택시의 경우... 동전 잔돈은 주고받지 않는 게 암묵적인 룰입니다...
즉, 요금이 57밧 정도 나왔다면 60밧 내고 3밧은 안 받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며,
마찬가지로 62밧이 나왔으면 운전사가 60밧만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건 팁이라기보다는 서로의 편리를 도모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외국인 여행자를 봉으로 여겨서 큰돈을 내면 잔돈 없다는 핑계로
몇 십밧씩 갈취하는 운전사도 많습니다... ㅜㅜ
그래서 저는 택시를 탈 때 100밧짜리와 20밧짜리를 넉넉하게 준비합니다... ^^
2) 식당의 경우... 30~50밧짜리 단품식사, 즉 볶음밥, 덮밥, 국수를 먹는 경우
팁은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들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식당이나 현지인들 위주의 대형 고급 식당은
일행의 숫자나 시킨 음식의 가짓수에 따라서 20~100밧 정도 주면 좋습니다...
MK수기나 씨즐러 같은 곳에서는 팁을 주지 않아도 무난합니다...
저는 이 식당에 다시 올 거냐 안 올 거냐를 기준으로 팁의 액수를 정합니다...
다시 오고 싶은 곳은 넉넉하게 주고 다시 오기 싫은 곳은 안 주거나 적게 줍니다...
3) 마사지의 경우... 는 팁을 주는 게 암묵적인 관례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쎄지만 그에 비해 고정수입이 적기 때문입니다...
카오산 주변의 마사지숍은 팁을 안 줘도 되지만, 어떤 마사지숍은 노골적으로 요구합니다...
저의 경우 마사지의 만족도에 따라서 팁의 액수가 약간 다른데요...
1시간 받으면 20(불만족~보통)~50밧(만족), 2시간 받으면 50~100밧 정도 줍니다... ^^
그런데 헬스랜드나 렛츠릴렉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마사지숍의 경우,
1시간 기준 100밧 이하의 팁을 주면 노골적으로 비웃거나 기분 나쁜 표정을 짓습니다... ㅜㅜ
그래서 저는 그런 마사지숖은 절대 안 갑니다...
4) 숙소의 경우... 겟하우스는 안 줘도 큰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호텔의 경우는 짐꾼이나 하우스키퍼, 즉 방청소 담당자에게는
최소 20밧 정도는 주는 게 에티켓입니다...
저는 방이 심하게 지저분하다 싶으면 50~100밧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공짜물이 몇 병 더 있든지, 암튼 확실히 대우가 달라지더군요~ ^^
제가 이쯤에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태국으로 여행 한 번 가면, 항공권에 숙소에 기타 경비를 합치면 1인당 1백만원정도 듭니다...
물론 땡처리 항공권으로 가서 도미토리에 주무시는 분은 더 저렴하겠지요...
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 몇 달치 월급을 며칠 만에 쓰고 가는 게 여행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여행자로부터 당연히 뭔가 바라는 게 있을 수 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하루에 한 번씩 마사지 받고 저녁마다 좋은 식당에서 밥 먹으며
일주일 내내 팁을 남발해도 모두 합쳐봤자 몇 만원밖에 되지 않는 액수입니다...
그 돈으로 인해 공손한 와이와 함께 감사하는 마음이 담긴 미소를 매일 받는다면,
그것 또한 태국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요?
암튼, 팁은 의무사항이나 강제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입니다...
자신의 여행을 최대한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범위 내에서,
팁에 관한 문제도 자신의 분수와 형편에 맞게 처신하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