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큼의 우연이 겹겹이 쌓여야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건지... ㅠㅠ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얼마만큼의 우연이 겹겹이 쌓여야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건지... ㅠㅠ

필리핀 22 671

발단은,

롯뚜에 실려 3시간여를 쉬지 않고 달려온 때문이었다...

 

커다란 배낭 2개에 아쿠아 백과 작은 배낭까지 하나씩 발밑에 깔고 무릎에 올려놓고

옆 사람의 땀 냄새를 향수처럼 맡으며

180분여를 좁은 차안에 갇혀 있기란 고역이었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주는 사설 운송수단인 롯뚜는 짐칸이 따로 없는 탓에

짐이 많은 사람은 가능하면 이용을 삼가는 게 좋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간 상태였다... ㅠㅠ

 

게다가 롯뚜는 내가 가야 할 최종 목적지인 해변 근처의 숙소와는

납짱으로 40밧 거리에 떨어져 있는 큰길가 한복판에 떨구어주는 것이었다...

 

시계는 어느덧 오후 2시를 지나 3시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먼저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한 다음에 점심을 먹었을 텐데,

웬일인지 그날은 식사를 먼저 하고 숙소로 가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아마 좁은 롯뚜에서 실컷 맡은 옆 사람의 땀 냄새가 환각제 역할을 했나보다... ^^;;;

 

아무튼 큰길에서 해변으로 이어진 좁은 도로로 접어들어 제일 먼저 눈에 띈 식당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이미 만들어놓은 반찬이 네모난 함석 그릇에 담겨 있는 전형적인 덮밥 음식점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종업원이 잽싸게 메뉴판을 들이밀었다...

음식 이름은 영어로 적혀 있는데 가격이 적혀 있지 않았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얼른 한 끼 때우고 숙소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일까?

그 짧은 순간에도 음식을 주문하기보다는 이미 만들어놓은 음식을 선택하는 게

더 저렴할 것이다, 아니 바가지를 덜 쓸 거라는 판단을 했던 걸까?

아무튼 맨밥 한 그릇에, 이미 만들어놓은 음식 몇 가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종업원이 알얼음 몇 개가 든 잔을 잽싸게 대령했다...

곧이어 내가 선택한 반찬이 올려진 밥 한 그릇이 도착했다...

(밥과 반찬을 따로 서빙한 게 아니라 밥 위에 올려져 있었다!)

 

마침 오늘 아침에 체크 아웃한 숙소에서 준 공짜 생수 한 통이 남아 있길래

알얼음이 든 잔에 몽땅 붓고 식사를 시작했다...

 

... 그런데... 치즈 한 장 크기의 생선 튀김이 너무 짰다...

마치 소금으로 옷을 입힌 뒤에 튀겨낸 음식 같다...

게다가 밥은... 싸구려 쌀인데다 조리법이 서툰지 모래알을 씹는 것 같다...

그동안 태국을 수십 번 여행했지만, 이렇게 맛없는 밥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까워서 밥이랑 생선이랑 꾸역꾸역 다 먹었다... ㅠㅠ

 

나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아니, 상대가 잘못 말한 줄 알았다...

얼마요?” 라는 내 말에 상대는 “160!”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40~50... 많아야 60밧쯤 나올 줄 알았다...

 

방콕 같은 대도시의 백화점 푸드쿼터에서도 이런 식의 미리 만들어놓은 반찬을

밥 위에 얹어주는 집은 밥+반찬 1가지 구성이 기본으로 30~40밧 정도이고

반찬 1가지 추가할 때마다 10~20밧 정도 추가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무려 160밧이라니...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입맛 짝 벌리고 있자

상대는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얼음은 공짜야...”

 

결국 나는 상대가 알아듣지 못할 한국말로 투덜거리며

160밧을 고스란히 지불하고야 말았다...

그 짜디짰던 치즈 한 장 만한 생선 토막이 70밧이란다!

 

사전에 음식값을 제대로 물어보지 않은 나 자신의 경솔함을 탓함과 동시에

아직도 태국에는 이렇게 여행자 뒷통수를 치는 업소들이 존재하니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되겠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은 댓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암튼 여러분도 메뉴판에 음식 가격이 적혀 있지 않는 업소는 조심하시구요...

음식 시킬 때는 꼭 가격을 물어보고 시키세요...

안 그러면 저처럼 바가지 씁니다...

물론 길거리 반찬가게에서야 얼마나 바가지를 쓰겠습니까마는

해산물 레스토랑에서는 수천 밧을 바가지 쓸 수도 있어요~ ^^;;;


IMG_3546.jpg

  문제의 식당... 

 

 

IMG_3545.jpg

 꽤 넓은데 손님이 하나도 없는 것부터 쫌 이상하긴 했다... ^^;;;
22 Comments
sarnia 2015.01.15 13:21  
재수가 없는 날이 있어요.
간판에 뭐라고 써 있는진 까막눈이라 모르겠지만
펩시로고 비슷한 것도 가짜고,,
난 롯뚜인가 뭔가를 딱 두 번 타 봤는데
치앙마이에서 메사이 왕복할 때 ,, 그건 세 자리에 두 명 앉아가서 ok.
아란에서 방콕 오는 건 완전 지옥,
나 이거 안 타고 내 돈 다시 내고 버스 탈거야 했는데도, 운전사 아저씨가 말귀를 못알아듣고 내가 화장실에라도 다녀오겠다고 했는 줄 알았는지 지금 출발한다며 밀어 앉히는 바람에 그냥 출발하긴 했는데,,
아주 불편했어요.
필리핀 2015.01.15 14:25  
롯뚜... 방콕에서 깐짜나부리 갈 때는

맨 뒤 3자리가 비어서 누워서 갔어요~ ^^*

살다보면, 재수 좋은 날도 있고 재수 없는 날도 있고~ ㅎㅎ
핫산왕자 2015.01.15 14:05  
사르니아칭구님이 말한
펩시로고 비슷한 가짜?
짝퉁 콜라는 아니고 EST콜라입니다 ㅎㅎ
펩시245m 12밧.est콜라 325ml 12밧.코카콜라325ml 14밧~
est콜라가 저렴하지만 코카콜라에 길 들여져서리 맛은 별로임.
울동네 온눗에서 덮밥위에 반찬2가지 올리면30밧.3가지 올리면 40밧.
덮밥집에서 바가지 쓰신 필리핀님~
돈 많은 만만한 초짜관광객으로 보였나봅니다.ㅋㅋ
필리핀 2015.01.15 14:26  
est...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메이져 음료수 못지 않던데요? ㅎㅎ

온눗에서도 30~40밧이면 족한데...
아무리 바닷가 휴양지라고 해도 160밧은 넘 했어요... ㅠㅠ
카라완 2015.01.16 21:17  
es t콜라회사 원래 라이센스로 태국펩시 만들던 회사에요..몇년전까지요....이제 라이센스 반납하고 독자적으로 만드는데 제조법을 그대로하는지...펩시랑 똑같아요...가격도 저렴하구요.
필리핀 2015.01.16 21:25  
오호~ 그렇군요...

어쩐지 맛이 좋더라구요~ ㅎㅎ
윈디걸 2015.01.15 14:07  
헉 160밧....하긴 저 따오에서 카오산 도착해서 도무지 루프뷰플레이스가 어딘지 몰라 우선 동대문으로 가서 밥먹고 나가서 뚝뚝 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동대문에서 삼센까지 ㅋㅋㅋㅋㅋ100밧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으악~~그때까지 바가지 쓴지도 모르고ㅋㅋ
정보 모르고 간 내탓이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으아 근데 160밧..심하네요 ㅠㅠ
필리핀 2015.01.15 14:27  
뚝뚝은 기본 요금 50밧 정도는 생각해야 되더라구요...

동대문에서 루프뷰까지는... 기본 요금이면 적당하다고 봅니다... ^^
어랍쇼 2015.01.15 16:11  
저 식당은 어디에 있는건가요?? (본문중에 제가 못 읽은건가요??)
해변근처라 그런가...160밧이면 진짜 비싸네요~
생선이 제주산 옥돔이 아니였을까요?ㅎㅎ

근데 롯뚜는 다들 그렇게 의자가 높은가요??진짜 불편해 죽겠다는...
필리핀 2015.01.15 16:13  
어딘지 맞추시면

씽 1박스 사드릴게요~ ㅎㅎ

카오산에서 꼬사멧 갈 때 탄 롯뚜는

아주 럭셔리했다는~ ^^*
어랍쇼 2015.01.15 16:44  
반페??

괜히 꼬싸멧 얘기 나오니깡...ㅎㅎ
필리핀 2015.01.15 16:58  
땡! 땡땡땡! ^^;;;

결정적인 힌트가 누설되었으므로

더이상의 기회를 박탈합니당~ ㅋㅋ
고구마 2015.01.15 16:52  
차암 못된 집구석이 아닐수가 없군요.
보통사람이면 그거 한접시에 160밧 부르는 상황이 스스로 부끄러울거 같은데 말입니다.
필리핀 2015.01.15 16:58  
헐~ 고구마님이 이런 식으로 결정적인 힌트를... ^^;;;
펀낙뺀바우 2015.01.15 18:49  
12°47'50.65"북 99°58'19.95"동
필리핀 2015.01.16 20:00  
아... 너무 어려워요... ㅜㅜ
꾸용 2015.01.15 19:33  
ชะอำ
필리핀 2015.01.16 20:01  
한글이 아니라서 무효~ ^^;;;
jindalrea 2015.01.15 23:44  
차암? ㅋㅋ
필리핀 2015.01.16 20:04  
유효기간이 지났으므로 이것도 무효~ ㅋㅋ
Robbine 2015.01.16 01:47  
맛 없는 음식 사먹는게 젤로 마음 상하죠.
고생 많으셨네요~
액땜했다 생각하세요~
필리핀 2015.01.16 20:04  
음식도 음식이지만

자기 나라가 좋아서 온 손님을 뒷통수 치다니...

그게 너무 섭섭해요... ㅜㅜ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