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어디가서 주소며 이름을 쓸때면 글씨 예쁘단 소릴 종종 들었다,
바탕이나 명조체와는 거리가 먼 글씨체 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얘기를 듣는 것은 일정한 모양이나 행을 잘 맞춰서 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로마자도 줄만 잘 맞추면 되니까 내겐 쉽다.
그렇다고 내가 바탕이나 명조를 잘 쓰지 못하는건 아니다.
축의금 봉투나 서류를 직접 쓸때면 본래의 나를 버리고 대서 잘하는 공무원의 필체를 쓴다.
그런데.......한자는 정말....
가뜩이나 일본에서 그렇게 살았는데도 아직도 한자와 히라가나가 크기가 다르니..
어디가서 싸인하거나 이름을 적을때 좀 긴장된다.
왜냐면 나는 글씨못쓰는 사람 흉을 잘보거든.
그런 내가 개판으로 써대면......그렇기에...
그래서 나는 작년부터 연습을 한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싸구려 붓펜으로....
사진이 어딨지....네이버 N드라이브에도 없고 폰바꿔서 없고....
혹시나 있을까 싶어서 태사랑 업로드 게시판보니 있드만;;
내 연습장엔 저런식의 낙서가 무지하게 많다...
명필은 아니어도 이쁘게 되리라.....되리라....
한30분 지나면 이러고 앉았고;;; 참..
그래도 나는 열심히는 아니지만 매일 밥먹듯이 연습장을 채워갔었다.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내 붓글씨...
그러다가 지난달에 일본에서 소포를 받았다.
편지도...메모도 들어있지 않았지만 나는 소포에서 좀 긴장을 했다.
뽁뽁이 봉투에 비타민을 보내온 소포였는데
단지 봉투 하나가 내가슴에 불을 지를 줄이야......
그냥 간결하고 친절했다.....단지 주소와 이름을 적은 것 뿐인데.
가위로 주소와 이름부분을 잘라서 지갑안에 고이 넣어뒀다.
요즘은......
누구처럼 두시간 무릎꿇고 먹갈진 않고 그냥 먹물사서...벼루에 넣구 좀 비비다가..
투자 좀헸지.붓도 사고 벼루도 사고 서진에...등등
첫날엔 화선지 뚜루가 찢고 먹 빨아먹고 난리도 아니었음...
지금 내수준.......
아직 갈길은 멀었으나.....
그봉투처럼 되려면 몇년은 더걸릴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