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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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고구마 12 590

어제 날도 따뜻하고 해서 몇 년간이나 베란다에 방치되어 있던 여행용 트렁크를 세탁하려고보니,

지퍼 꼭지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뭡니까.

사실 늘 배낭만 가지고 다니는 터라, 이 트렁크는 수년전에 한번 사용하고 난후에는

내내 베란다에서 햇빛만 바라보면서 먼지 뒤집어 쓰고 있는 처지였어요.

오랫동안 사용을 안했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납니다.

그래도 비밀 번호란걸 전혀 생뚱맞은걸로 했을리는 없을테고

이걸꺼야... 싶은 번호를 하나하나 넣어봤는데...왠걸 절대 안열리네요.


1에서 10까지의 돌림줄이 3개가 있는 싸구려 자물쇠인데

아무리 이것 저것 넣어봐도 딱 맞는 3자리 숫자가 아닙니다.


하다하다 안될줄 뻔히 알면서도.....

자물쇠 가까이에 귀를 바짝 대고는 한칸한칸씩 돌려봤어요.

재칵재칵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요.

영화에서 보면 도둑놈들이 그렇게들 해서 철컥 열잖아요.

근데 그게 성공할턱이 있겠나요. 성공하면 더 이상할듯.....


결국 양지바른 곳에 퍼질러 앉아,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맞춰보리라 결심하고 결국 해냈습니다.

시작할때는 이게 뭔짓이람...했는데, 일단 시작하고나니 해놓은게 아까워서 중간에

그만 두지도 못하겠더구요.

헤헤...원래 경우의 수가 1,000개 정도 나오는건데, 운이 좋게도(?) 중간쯤에서 짤깍~

하고 열리더라구요. ^^


비번은 알고 보니 내가 열심히 넣어봤던 번호랑 자리 하나가 다를뿐이었는데,

왜 그렇게 헤메었는지...

인생에서 마주치는 문제들도 다 그런거 같아요.

답이 아무리 가까이에 있다한들, 내가 모르면 답이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결국은 풀리지 않고 주저앉는거처럼요.

마치 알고난 후에는 쉬워도, 알기 전에는 절대 쉬운거처럼 안보이듯이요.


어쨌든 이 비번은 앞으로 절대 안까먹을거 같네요. ^^

12 Comments
필리핀 2010.02.25 08:11  
움... 오늘 비오는데... 빨래 안 마르면 어떡해여... ㅠㅠ
삐뚤... 2010.02.25 10:27  
그래도 한 반년 지나면 또 까먹는다는.. (물론 제 경웁니다.)
쮸우 2010.02.25 11:19  

아놔-_ㅠ
전 맨날맨날 고생고생...
어째 머리를 쓰면 더 고생일까욤?

간큰초짜 2010.02.25 11:56  
단순과격한 저라면..

두번쯤 시도해보고...

연장 들었을겁니다...ㅎㅎ
포맨 2010.02.25 12:02  
그래도 돌려서 여셨잖아요...
저같으면...
망치들고 씨익웃고 있는 모습이 오버랩됩니다...지퍼망가질거 같으면...
그리곤 줄톱들고...씨익...
참새하루 2010.02.25 12:25  
이런 경험 다들 한두번씩은 하셨을듯...
비번 알고나면 쉬운데
기억이 안날대 난감하져...

어지간하면 다들 포기할텐데

1000가지 조합을 다 시도해서
성공한 고구마님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
동쪽마녀 2010.02.25 14:43  
참 마음에 와 닿는 말씀입니다.
답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내가 모르면 풀지 못해 주저앉는다는. 
풀어낸 사람의 답은 쉬워보이지만
내가 모를 땐 결코 쉽다고 할 수 없지요.
답이 분명히 있긴 있을 거예요.
내가 못 찾는 것일 뿐이지.
그게
뭘까요.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답은 모르겠고,
이러고 있네요.^^
마살이 2010.02.25 18:17  
저도 한번 그런적 있는데 전 자물쇠를 잘랐다는..ㅡㅡ;;
♡러블리야옹♡ 2010.02.25 18:47  
저는...
처음 dslr 사고나서..아무리 전원을 켜도 화면이 안나오는거에요..
한참을 씨름하다가 이거 불량이라고 잘못샀다고 ..
광분하며 오빠에게 전화했더니 ..

" 앞에 뚜껑열어 ㅡㅅ ㅡ;; "   라고 하더라는...;;;;;;


그리고 또 뚜껑열고 아무리 셔터를 눌러도 사진이 안찍히길래 ..
몇시간을 씨름하다가 이것 보라고 역시나 불량이었던거라고 ..분개하며 전화했더니 ..
(어떻게 서든 뚜껑사건을 만회하고 싶었기에..)


"메모리 카드 넣어..ㅡ,.ㅡ;;;;;; "

네..무식하면 수족이 고생하는거 맞아요.. ㅜ.ㅡ
Miles 2010.02.25 22:53  

ㅋㅋ

고구마님 그건 시작에 불과 합니다
40살 넘어 50살 가까워 지면 가끔은
내 전화 번호도 생각 안나요 ㅠ~ㅜ

우성사랑 2010.02.25 23:21  

망각이 자꾸 일어나지요... 3월9일에 한달예정으로 출발하는데 걱정됩니다. 점점 기억력이 떨어져서... 물건이나 분실하지 않고 다닐수 있을련지... 열쇠비밀번호는 핸드폰메모기능에 저장해낫어요..

블루파라다이스 2010.03.04 03:51  
비밀번호 잊어먹으면... 사람 미쳐요..ㅠ.ㅠ

저같으면 아마 열쇠 파괴했을것 같아요....

그런데...

열어보시니 잊고 있던 물건은 안나오던가요?

그러면..진짜 기분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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