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자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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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자의 풍경

고구마 9 702

동남아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족 여행자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자녀 한두명으로 구성된 가족 여행단은 어른들 끼리만 다니는 사람들보다는 챙길게 훨씬 많을거에요. 예전에는 서양인들 그룹에서만 자주 보였는데 요즘은 아시아 여행자들도 가족 단위로 많이 다니네요.
근데 저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가족 여행자들을 가만히 보면 느껴지는게 있어요. 물론 다들 천차만별이니까 일부분만의 느낌이지만서도요.
그리고 제가 클럽 메드나 대형 리조트 같은 안락한 곳을 못다녀 봤으니, 그런 곳에서 안락한 서비스 받으며 지내는 가족 여행자분들을 본게 아니라 그저 제가 다니는 루트상에서만(노약자에게는 다소 고된 여정하다고 볼수도...) 본거니까 일부 한정적인 느낌일수도 있구요.

일단 그 여행을 제일 먼저 기획하고 꾸린 아버지의 표정이 제일 좋습니다. 물론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은 있는데 어쨌든 자신이 원한 여행이고 하니 제일 신이 났다고나 할까요. 엄마는 성향에 따라서 좋을수도 있고 안 그럴수도 있는데요... 성향이 맞는 경우라면 역시 재밌어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의 경우는 좀 복잡미묘한게....아무래도 힘든 여행지이다보니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은 꽤나 힘들어하더라구요. 얼굴이 빨갛게 익어서 어른들 스텝에 맞춰야 되구요.
그래서 보면 오전중에는 에너지가 있어보이는데 오후가 저녁이 되면 좀 지쳐 보여요.
부모님 마음에는 이런 저런 유적들 같은거 많이 보여주고  외부에 노출시키면  아이가 교육적인 면에서 쭉쭉~ 흡수할거 같은데, 그게 또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쪽 지방의유적  신화가 다소 복잡해서 어른들조차도 한번 들으면 그런가 보다 싶기도 하고 자꾸 까먹게 되잖아요. 또 아무래도 어릴때는 유럽 쪽 문화에 관심이 많지 동남아시아쪽 문화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거 같아요.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서양사는 학생들도 많이 읽으니까 덜 생소한데 동남아시아 쪽은 어린이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좀 애매하지 싶네요.
하여튼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는거.... 아이가 좀 큰 청소년의 경우에는 따분해 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건 서양 가족들의 경우에 더 그런거 같은데요.
그냥 부모랑 같이 다니는거가 좀 재미가 없나봐요. 하긴 저도 그 나이또래때 그랬던거 같기도 하구요... 그냥 심드렁하다고 해야하나...  하긴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에는 방학때도 공부하느라도 잘 나오지도 않는거 같긴하던데, 실제론 어떤가요?
그냥 멀찍이서 보기에는 단지 이런 단편적인 느낌만 받았는데, 실제로 가족여행을 떠나 보신분들은 어떠셨나요?
그 여정을 같이하고나서 어떤 변화가 있으셨을테지요.

궁금합니다.
9 Comments
리창 2012.01.05 10:24  
저는 이번주 토요일에 다섯살, 열살 아이, 둘을 데리고 푸껫에 갑니다. 보름은 피피섬에, 보름은 빠똥에 있을 예정입니다. 큰 아이가 다섯살 무렵에, 전라도 지역을 3박4일로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매일 매일 이동하면서, 숙소를 달리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짐을 꾸려서 출발하면, 집에 언제 도착하냐고 물었습니다. 아이에게는 매일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같았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애쓰지 말자고요.

그래서 저는 여행지에 가면 한 곳에 오래 있으며, 그곳에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그곳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편입니다. 작년 1월에는 발리 사누르에서 한 숙소에서 20일을 머물렀는데, 아이들이 아주 편안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이곳 저곳 옮겨 다니지 않고, 보름씩 두곳에서만 머물려고 하구요.^^
zoo 2012.01.06 22:41  
며칠전 저희 오빠 가족 (조카둘 포함)이 하롱베이 앙코르왓 4박6일을 다녀왔는데...
고구마님 말씀처럼 제일 만족한 건 오빠와 새언니인 것 같구요^^ 조카들은 억지로
다녀온 느낌이 강하게 나더라구요^^ ㅎㅎ 좀 컸다고 이젠 여행도 안따라 갈려고
하기도 하구요^^  큰언니네 애들을 봐도 그렇고 우리 조카들은 이모(고모)를 닮아서
그런지 휴양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ㅋㅋ
참!! 일본은 애들이 가보고 다 좋아했는데 이젠 안갈 곳으로 정한 곳이라^^; 빼구요^^
그래도 어릴때 세계 여러곳을 가보고 이런저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건데
요즘 애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ㅎㅎ
다람쥐 2012.01.09 05:17  
저도 아이들이 여행지 가면 좋아 할줄 알았는데
막상 조카들 데리고 다녀보니
마지 못해서 따라다닌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저 애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만 있으면 행복해하고
먹고,마시고,타는것 말고
보는것 경치는 관심이 없더군요.
세현아빠 2012.01.10 18:21  
마누라님과 아들 한명 있는 아버지입니다
저희 셋이 여행을 다니는데 저역시 위와 별반차이없어보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보는 다른 시점이 존재한다는걸 알게되더군요
어른은 해지는 일몰을 보며 아름답다느끼지만 아이는 그순간 바닥에 기어가는 개미가 더 흥미를 끌더군요(제이야기가 아니라 애들은 작은것에 더 관심을 가진다는말입니다.그순간마다 애를 관찰하거나 이야기해보면 알수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으로서의 유대감 을 키우기위해 서로에게 양보하며 같이 시간을 보냅니다

오랫만에 댓글 다는데 말이 좀 두서없네요
mloveb 2012.01.11 05:47  
저희는 2008년대에 엄마 환갑기념을 위해 딸다섯과 사위 두명, 손자 한명, 이렇게 방콕, 푸켓으로 10일간 여행을 떠났었는데

 태국에 경험이 많은 제가 총무등 모든 일정을 맡았죠.

저희부부는 사실 돌아댕기며 여행하는 체질이 아니라 (문화 유적 이런거에 관심도 없고) 방콕을 여러번 갔어도 왕궁등 한번도 안갔었거든요.

그런데, 그땐 가족들을 위해 비싼 차를 대절하여 (3000밧) 왕궁도 가고, 푸켓에서도 한국사람들이 다 하는 그런 투어를 다 했어요. 

사실, 저희 부부는 정말 투어 이런데 관심이 없는데,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서 짰죠. 회비를 걷었지만, 많이 부족하게 되어, 총무인 제가 싸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200만원을 더 쓰면서까지, 가족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서 거의 가능한 투어나 쇼등을 예약하고 했는데...

제 생각관 달리, 가족들은 힘들었나 봐요ㅜㅜ 저의 따뜻한 배려심도 몰라주고, (돈도 엄청 더 썼는데) 4일째인가에서는 밑에 여동생이 폭발 ㅡ.ㅡ;; 힘들어 죽겠다고, 언닌 왜 그렇게 스케쥴을 짰냐고 원망해서.. 엄청 서운했지만 ㅜㅜ (신랑이 다독거려줌)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아직 안한 투어등을 캔슬하고, 다들 쉬게 한적이 있었죠 ^^;;

10살짜리 조카는 사실 젤로 신나했고, 힘들어한 기색은 없었어요 (뭐 지루할수 있는 스케쥴은 없었쬬) 다른 여동생 둘과 언니는, 저의 노고를 아는지라, 힘든 기색안하고, 재밌다고 해주었고 ^^ 엄마도 역시 딸내미 입장을 생각해서 무조건 잼나다고 해줬지만, 보아하니, 다들 좀 힘들었던거 같아요~ㅎㅎㅎ

어쩄든, 가족여행을 계획한다면, 한명씩 무얼하고 싶은지 어떤거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고 계획하는게 나을꺼 같아요. 애들입장이나 노인분들 입장도 무시하지 말고, 그리고 넘 무리한 스케쥴은 안좋다고 봅니다~^^
클래식s 2012.01.11 08:26  
가족끼리도 이러니 모르는 사람하고 함께갑시다 하면 어쩌겠습니까. 가족들이 님의 노고를 알아주셔야 하는데 많이 섭섭하셨겠네요. 돈쓰고 생색도 못내는 상황이니.
날자보더™ 2012.01.11 17:00  
가족끼리라도 자주 다니면 '우리 가족의 여행타입'이란게 정해지겠지요.
좋은 것은 같이보고 느끼고 싶은게 부모 마음일텐데
자식들이 그걸 알고 마음깊이 받아들이기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직딩 부모들은 그 시간과 경험을 충분히 공급(?)해주기 쉽지 않고요...
투투미투 2012.01.12 19:13  
저희도 초등때는 정말 얼굴 버~얼게져가지구 힘들어하구 부부만 좋아했었어요.  그때는 잘몰라서 현지 가이드와 다녔으니 정말 힘들었었죠.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아마 가이드 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거예요.
그 후로는 아이들에 맞춰 바다와 수영장이 주였었죠.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이젠 우리 부부가 체력이 안되고 아이들이 펄펄해서 비장하게 각오하고 다녀야해요^^;
정말 무리한 스케줄을 안잡고 현지음식을 맛있게 잘 먹고오니 아이들도 휴가의 개념도 생기고 여유가 있으니 현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지더라구요^^  물론 존중도 생기구요.
고양이뿔 2012.01.18 18:00  
ㅎㅎㅎ왜 글보면서 저희집 그림이 그려질까요
아이둘에..친구 아들까지 데리고 동남아 여러나라를 여행했답니다.
남편은 사업상 못가는데 혼자가긴 그렇고,,아이들 핑게로 제가 좋아하는태국,캄보디아,베트남을 여러차례..
한해는 여름방학에 갔었는데 그때가 2009년 여름방학이었죠..아마
아들넘이 더운데 더운나라왔다면서 다시는 동남아 안온다고 투덜거려서 그후로2년을 안데리고 남편과 둘이서만 다녔죠...몇번 놓고다녔더니 엄청 후회한다면서..다시 데려가달라고 고1되기전에 한번 나가야하지 않냐고 ,, 하도 애걸볼걸하기에 12월 30일에 파타야로 날아갔다가 4일날 들어왔답니다.
근데 또 가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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