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이너한 존재...
마이너 하다는게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텐데요,
그냥 제가 느끼기에... 여러모로 주류가 아닌 사람, 대세의 반열에 같이 흘러가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보자면, 우리는 대충 소수자 반열 속에 드는거 같아요.
물론 여행하다보면 저희같은 분들을 제법 만나게도 됩니다만, 우리나라 전체 인구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란....참 미미할테지요. 대부분의 40대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요.
아마 직장에서 열심히 경력 쌓아가고 돈 벌고, 가정에서 열심히 살림 꾸리고, 아이들 키우고 부모님 살피면서 , 현실세계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서 살아갈테지요.늘 저보다는 어리게만 보였던 동생이나 사촌 동생들이, 직장에서 지위를 달고 아이를 낳고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갈아타고...
그 중에서도 꼬물꼬물한 아이들의 든든한 부모가 되어가는 그들의 생활을 보고 있자니... 나이는 우리가 더 먹었지만서도... 그 동생들이 훨씬 더 어른스러워 보여요.
비단 그렇게 보이는것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걔네들이 훨씬 더 생각이나 여러면에서 어른다울겁니다. 부모 마음도 잘 헤아리고, 생각도 깊을테구요.
일반적인 친척들 모임에서, 우리의 존재는 더더욱 도드라져서 좀 이상해보여요.
특히나 제 친척들은 경상남북도에 많이 사는데요, 몇몇 어르신분들 눈에 우리부부는... 뭘하는지 직업도 잘 모르겠는데다가 애도 없이 살고, 한국에도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하는 희한한 애들,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듯해요.
하긴 무역을 하거나 선원도 아닌데 , 자꾸 떠돌아 다니니 그리 생각이 들기도 할겁니다.
현실세계에서는 이렇게 변방 떠돌이인데, 여행하다가 만나는 사람들, 태사랑에서 연이 닿아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는 삶에 대한 온도의 차이가 제법 맞아 떨어지는 분들을 꽤 만나게 돼요. 사람이 독고다이 정신으로 사는 것도 좋지만, 사실 비슷한 사람들과의 교류와 동감속에서 얻는 동질감은, 참 많은 위안을 주기도해요.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 말이에요. 그래서 방랑중에 만나는 여행자들끼리는 쉽게 친해지기도 하나봐요. 물론 서로의 필요에 따른 이합집산이기도 하지만요.
근데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지금의 이러한 방랑생활이 저한테는 좀 애매한것이... 사실 전 성향상 방랑자 또는 개척자 정신이 거의 없는... 변화에 재빨리 반응하지 못하는 그런 류의 사람이거든요. 터 잡고 사는걸 좋아하는 그런 성향말이에요. 이런 성향차이는 누가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게 아니라 그냥 다른건데... 하여튼 이런 성향의 제가 결혼과 동시에 궤도를 다르게 갈아타게되고, 타고난 성향과는 다른 식으로 살려니 내적으로는 약간 엇박자인거 같아요.
그러니 내밀하게 들어가보자면 여행자들 속에서도 마이너한 셈인지도....^^ 마이너 제곱인가..? 근데 또 생각이 그다지 깊지 않아서 약간 고민하다가도 밥때 되면 또 잊어요. 이건 좋군요.
하여튼 이런 저런 상념에 젖다보면....
물론 한국에 집은 있지만서도... 우리는 그 복잡한 도심속에서 살아야될 이유가 없어서, 아무래도 새로운 주거지로 제주도가 자꾸만 생각이나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이국적(?)인 곳 말이에요.
한두달씩 몇번 지내보긴 했는데 그렇게 단기로 숙소를 빌려서 있지말고 농가주택을 한채 사서 개축을 하면 어떨가 생각도 가끔 듭니다. 근데 인터넷을 뒤져보면 이것도 돈이 정말 만만치가 않고, 개축한 집들 보면 또 너무너무 이뻐서 탐나고 그렇습니다. 시골집의 리노베이션 전/후의 놀라운 변화란... 인터넷에 떠도는 연예인들의 성형 전/후 사진 뺨칠 정도입니다. 그냥 확 질러버릴까 싶다가도, 결단력 부족자인지라 것도 못하고 말이에요.
근래에 집 증축이나 개축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예전에는 집 짓다보면 한 삼년은 폭삭 늙는다 라고 할만큼, 그 과정이 만만치 않다던데...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또 그렇지 않으려나요.
마이너한 존재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결말은 집 짓는 문제로 끝나는 이 횡설수설함은 어째 도통 고쳐지질 않는군요. 너르게 이해해 주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