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하는 이별같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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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하는 이별같은 여행

레몬커피 14 600

내가 좋아하는 태국을 그 사람도 좋아했음해서 보름동안 그사람과 나는 태국의 이곳저곳을 누볐더랬다.

떠나오기 조금 전부터 좋지않던 상황들, 더운날씨, 맞지않던 음식때문에 그사람은 힘들어했고 

그곳에서도 우린 자주 싸웠다. 한국에서처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사람과 누리는 태국은 그동안 수차례 혼자 누리던 태국보다 몇십배, 아니 몇백배는 더 즐거웠고 행복했다.

 

엊그제일처럼 생생한데.. 전쟁같다가 포근했다가 바보같다가 웃어버렸던 그 여행이 벌써 3년전 일이다.

그리고 작년 여름, 나는 그사람과 남이 되었다. 

 

 

이번주내내 올해 여름여행은 어디로 갈까 고민중이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동하지 않고, 이상하게 아무데도 가고싶지가 않았다. 여기도 저기도 모두 그저 심드렁.. 어떤것도 계획하고 싶지 않고 알아보고 싶지않고 신이나지도 않았다.

그래 이럴때는 역시 다시 태국이다,싶어 오늘 오랜만에 태사랑에 들어와서 이곳저곳을 검색해본다.

태국은, 태사랑은, 언제라도 괜시리 마음이 들뜨고 푸근해지고 또 편안해지게 해주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오랜만에 찾아보는 태국이 아리기만 하다.  

어디를 검색하고 어떤 사진을 보고 어떤 여행기를 읽어도

머리가 아프고 심장이 먹먹하다. 자꾸 한숨이 나온다. 

이제 괜찮은줄, 진짜 괜찮은줄 알았는데..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부분과 직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구나.. 

내가 제일 좋아하던 곳이, 그래서 꼭 그사람과 함께 좋아하고 싶었던 곳이   

이젠 그저 다시하는 이별같은 곳이 되어버렸다는걸 인지하지 못했다. 

 

그냥 

뭘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14 Comments
K. Sunny 2017.06.29 16:47  
태국에는 창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요.
따뜻한 레몬 티를 한 잔 내려 조용히 마시고 싶게 하는 글이네요.

혼자하는 이별여행은 어떠실지..

그 사람과 같이 갔던 곳들을 가 보고..
같이 먹었던 것을 먹어보며..

그렇게 생각해 내고, 그렇게 잊어가는 연습을...

이번 여행에는 더 아름다운 추억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
조금은 가져볼만 하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울산울주 2017.06.29 16:48  
태국 가시면
어느 장소에서... 하염없이 우실 듯

다른 데 가시길
역류 2017.06.29 16:58  
진짜 괜찮은 줄 알았는데...
공감합니다.

잘 버티셔야 합니다. 어디에서든...
돌이킬수없어요 2017.06.29 16:59  
써니님과 울산울주님 댓글..보니
상반되네요.
그냥 아련한것 같아요..
글을 읽는대 먹먹해져요...
날은 더운대... 아련하다니...
아...태국 가고싶어요..
진파리 2017.06.29 17:29  
지난 세월은
또다른 세월이 덮어줍디다.
그 또다른 세월이
시간이든 사람이든~
필리핀 2017.06.29 17:56  
여행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될 겁니다

한번도 안 가본 곳을 가보셔요~
aaaaaa111 2017.06.29 20:53  
태국에서 다시 좋은추억 만드세요~~!
앨리즈맘 2017.06.29 20:59  
다 그러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갑니다 

태국서 활기를
침대붙박이 2017.06.30 00:06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진다"고 하는데요.
절대 잊혀 지진 않아요. 틈틈이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와요.
어렴풋하게, 그리움과 서운함이 뒤섞인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맴돌아요.
다들 그런 기억은 하나 쯤은 가지고 살지 않나요?
그냥 그렇게 사는 거예요.
그렇게 살아요 다들...
푸켓알라뷰 2017.06.30 11:19  
남녀간에 싸움이 잦으면 그게 나와 맞지않는다는 제일 큰 이유인거 같아요.
지나고나면 별거 아닌데 그때는 왜그렇게 이기겠다고 버럭버럭했는지..
저는 서른아홉에 헤어짐은 한번 해봤어요.고등학교때부터 사귀서 29살까지 만나고 있었는데
14년간의 만남을 한번에 정리할수 있었던건 이 사람은 이제 나와 있으면 행복하지 않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동안 함께했던 추억은 뭐든 꺼내 편히 얘기할수 있었고 어쨋든 나의 삶의 한부분이였으니까요.
14년동안 원없이 잘해줬다는 생각때문에 후회는 없었어요.
다시 만날까 하다가도 나는 이제 그사람을 행복하게 해줄수가 없다는 사실에 생각이 접어지게 되구요.
마음을 털었더니 다시 다른 사랑이 찾아와 지금도 그때처럼 원없이 잘해주고 있어요.
자리가 비워져야 다시 그자리가 채워질수 있듯이 떠난사람은 앞으로 더 행복하게 할게 빌어주세요.
그런 마음이 드신다면 나도 모르게 다른사랑이 옆에 있을꺼에요.
돌이킬수없어요 2017.06.30 13:40  
헐..... 원 없이..잘해주셧다니....
나는 그사람을 이제 행복하게 해줄수가 없구나...
이런...생각을 하실수 있다니..
푸켓알라뷰님 같은분도 아직 한국에 있군요??
존경합니다~
말롱롱 2017.06.30 16:34  
ㅠㅠ 새로운곳으로 가셔서.. 위안을 얻으시길..
어랍쇼 2017.06.30 16:34  
그곳에 가면 처음에는 무지하게 생각나고 무지하게 힘들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그 추억에 미소짓게 되더라구요..
태국을 피한다고 다른곳에 가도 아마 똑같이 생각 나실거예요..
무뎌지고 아물려면 그냥 시간이 약인거 같아요.
우사랑 2017.07.05 22:17  
사람은 늘 어제가 바보 같습니다..
또다시
새로운 출발은 늘
어색하고 힘든 일이지만....
좋은사람 만나면~~~
기억의 저편으로...
그게
남녀간의 사랑인거죠....
혼자 이곳 저곳 다니다 보면
우연히 다시 시작 될지도 모르니
혼자 즐기면서 다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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