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러 숙소가 코로나로 일시 폐쇄되어 강 건너로 넘겨진 사연.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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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러 숙소가 코로나로 일시 폐쇄되어 강 건너로 넘겨진 사연. 아오!!

고구마 9 1337


작년 12월 즈음에 예약했던 텅러(통로) 호텔 버브.

현재 이 호텔 정문 간판은 Hotel Verve로 되어 있는데, 호텔 예약 사이트나 이전의 사진을 보면 볼브Volve라고 되어있기도 하다. 근래의 계획으로는 Jal City 호텔로 개명할 거라고 했는데 뭐가 진척이 좀 안되었는지 여전히 Verve이긴하다. 

하여튼 이 시국이라 그런지 디럭스룸 1박이 2.7만원에 나왔는데, 객실도 깔끔해보이고 위치도 텅러 초입이라 괜츈한데 도로에 면하지 않아 소음도 덜할 것 같고하여 2박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S31을 나와 그랩 잡아타고 호텔 앞에 내려 건물로 들어가려는데, 분위기가 좀 이상한 것이 체크인하려면 이쪽으로 가라는 화살표가 건물 옆 쪽으로 쭉 이어져 있다.

이게 뭐야. 여기는 방역을 아주 촘촘하게 하나?

하여튼 건물 옆 후미진 가장자리로 걸어가니 무슨 병원 응급실 앞 선별 검사소 처럼 꾸며져 있다. 이게 뭔가하고 서성대고 있으니 왠 태국인 아저씨 한명이 ‘너네 여기 왜 왔냐?’ 하는 눈으로 보고 있다. 체크인~ 이라고 하니 오오~ 그러면서 어디다가 연락을 하더니만 우리를 호텔 정문 안쪽으로 안내해준다. 

원래의 체크인 카운터가 있는 그곳... 근데 분위기가 불도 안켜놓고 의자며 집기며 모두 흰 천으로 덮어 놓았다 왜이래?


직원이 나와서 우리 여권을 가지고 막 조회를 해보더니 누군가를 호출하고 곧 우리 앞으로 호텔 매니저로 보이는 50대 중반의 여성이 나온다. 


- 손님. 미안하게 되었네요. 우리 호텔에 코비드 문제로 묵을수 없게 되었어요. 

= Sorry?

- 걱정 노노. 돈 워리 하시고 우리의 자매 호텔로 보내드릴테니 안심하세요. 거기 가면 스위트룸이라오.알죠? 방이랑 거실이랑 따로있는 넒은방. 그리고 거기까지 가는 택시비도 우리가 내줌

= 그 호텔이 어디인데요?

- 싸톤입니다용. 


보아하니 호텔을 확진 여행자 격리를 위한 Hospitel로 바꾼 듯 해 보였다. 

음... 싸톤이면 뭐 나름 먹을 거 많은 동네이니까 나름 괜찮긴 하지. 텅러에서 싸톤 가려니까 기분이 좀 그렇기한데...할 수 없지. 지금 호텔이 폐쇄 되었다는데 어쩔 수 없잖아. 흑흑


= 싸톤의 무슨 호텔이요?

- 그랜드 타워 인 싸톤 이라고 걸어서 아이콘싸얌도 갈 수 있어요. 유 노 아이콘싸얌? 굿 플레이스!


잠깐만... 싸톤인데 아이콘싸얌을 걸어서 어떻게 간다는거지? 강을 도보로 건너라는거야?


뭔 소리인가? 싶어서 구글에서 ‘그랜드 타워 인 (싸톤)’을 찾아보니 아니 이게 뭐야. 여기가 왜 나와. 짜오프라야 강건너 서편의 톤부리 지역인데 호텔 이름에 싸톤을 붙인거였다. 

세상에나... 우리는 일정이 여유 있어 별 무리 없지만 단기 여행자가 텅러를 목적으로 하고 왔을 때 이런 경우라면 얼마나 황당할까? 숙소가 폐쇄된 경우라면 적어도 그 근처의 숙소를 수배해서 묵게 해줘야 될텐데 말야... 강 건너로 실어보내다니!! -_-;;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무슨 항의를 할것도 아니고 이거 다 코로나 덕분이니까 이 정도 해프닝은 받아들여야지 싶어 순순히 서로에게 “땡큐땡큐”하고 택시에 몸을 실었다. 

이 날따라 길은 얼마나 막히던지... 그리고 택시기사가 싸판딱씬 건너가는 고가도로를 놓쳐서 한바퀴 빙빙 도는 바람에 택시비가 거의 180정도 나왔다. 물론 이건 호텔에서 내주는거지만... 


그랜드 타워 인에 도착하니 이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호텔에는 손님이 우리 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기척이 없다. 텅러의 여러 힙한 식당들을 순례할 기대를 안고 온 홀로 온 여성여행자라면 신경이 엄청 날카로워질거같아. 


그리하여 우리는 텅러에서 지내며 몇 군데를 슬슬 다녀볼 계획은 전부 빵꾸 나고, 이 강 건너편의 적적한 서민 구역에서 어이없는 2박을 하게 되었다. 

아이콘싸얌을 걸어서 다녀와보는것, 그리고 아이콘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면 크렁싼 시장을 구경하는게 여기서의 할 일의 전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골드라인을 오가는 두 량짜리 모노레일과 클랩슨, 페닌슐라, 아이콘싸얌과 밀레니엄 힐튼의 전경이다.

강제 이동 당한거지만 긴 여행에서는 이것도 나쁘지는 않구먼. 하고 나름 위로해본다. 

숙소가 민망한 분위기이긴하지만 어쨌든 스위트 룸이라서 간만에 공간도 넉넉하고 말이다. -_-;;





호텔 버브 체크인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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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타워 인 우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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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필리핀 2022.01.30 20:46  
아...너무나 황당하셨겠어요...위추드려요ㅠㅠ
얼마나 기분이 안 좋으셨으면 숙소 사진이 딸랑 한장^^;;
고구마 2022.01.30 22:52  
[@필리핀] 흑흑흑. 진짜 숙소 분위기가 구렸어요.
앙큼오시 2022.01.31 13:58  
태국귀국(?) 하셧군요. 시작부터 고생이라니!! 앞으로 좋은일 많을거라 믿습니다
고구마 2022.02.01 09:58  
[@앙큼오시] 시작은 소피텔에서 좋게하긴했는데..하여튼 황당했었어요. ㅎㅎ 좋은일 많이 생기면 좋겠네요. ㅠㅠ
후니니 2022.01.31 19:05  
세상에 호텔체크인 카운트가 무슨 야전병원 같습니다

어렵게 가신 태국인데 ...
남은 여정은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멋진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고구마 2022.02.01 09:58  
[@후니니] 감사합니다. 후니니님. 저 숙소가 특별히 저렇더라고요. ㅠㅠ
다람쥐 2022.02.11 12:16  
항상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되세요.
저는 우연히 웹소설 쓰게 된 후로 죽어라 방안에만 처박혀 있습니다.

어서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야 할 텐데….
그럼 태국가서 유유자적 글 쓰면서 지낼 수 있을 건 데.

이놈의 코로나 빨리 사라져라!!.
고구마 2022.02.11 19:35  
[@다람쥐] 와우. 작가님.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얼마나 좋은일인지....
이 시국에 포부도 펼치시고 돈도 잘 버시고 너무 잘되었어요.
알뜰공주 2022.02.19 11:12  
코로나로인해 고생이 많으시네요.
얼른 팬데믹이 해제되어 편하게 여행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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