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사랑스럽네요.
유튜브에서 트롯트를 부르는 젊은 외국 여성을 보았습니다. 신기해서 더 찾아봤는데 마리아라는 이름의 미국인 가수였습니다. 미스트롯2에도 참가했던 이 가수는 노래 가사뿐만 아니라 길게 말할 때도 거의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더군요.
미국서 독학으로 2년, 한국서 살면서 3년 동안 익힌 한국어라는데 발음도 표현법도 무척 좋은 거 같습니다. 5년만에 그 정도라면 많이 노력했을 듯 합니다. 정말로 많이 노력했겠지요.
그런데 이 가수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받은 부분은 가창력이나 한국어 발음은 아니였습니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들도 많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트롯트를 잘 몰라서 외국인이라는 특이함을 빼고 가수로서만 평가한다면 어느 정도로 잘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노력해 온 흔적들이 여러 곳에서 보여 무척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가지 예를 들자면 마리아는 자신의 출신주를 [코네티컷] 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어를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치밀하게 공부했는지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하는 걸 보았는데 같은 자리에서도 영어로 말할 때는 [커네리켓] 이라고 하다가도 한국어로 말할 때는 꼬박꼬박 [코네티컷] 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어린 나이지만 배려심도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얕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아 보이겠지만 관찰하고 생각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결과입니다. 외국물 좀 먹었다며 혓바닥을 굴려 말하려는 다른 연예인들이나 방송 출연자들과 비교하면 사랑스럽기까지 하더군요.
한때 한국의 성악가들 중에는 우리나라 가곡을 이상하게 발음하며 부르면서 성악의 발성법과 한국어 발음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던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OO음대 출신들이 특히 심했었지요.) 그러다가 생판 외국인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매우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면서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헛소리임이 드러났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도밍고의 내한 공연이 한국 성악계에 끼친 가장 긍정적인 영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는 겉멋에 쪄들어 발음을 일그러트려 노래하는 성악풍조가 크게 줄어들었으니까요.
(요즘엔 오히려 대중가수들 중에서 이상하게 발음하는 자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어줍지않게 혓바닥을 굴리는 사람들을 두고 뭐라고 하고 싶어서 글을 쓴 건 아닙니다. 그저 노력하는 사람을 칭찬하고 싶을 뿐입니다.
마리아가 미스트롯2에서 부른 '목포행 완행열차'입니다.
(영상길이 3분29초)
ㅁ
노래를 올린 김에 색다르게 느꼈던 노래 영상 2개를 같이 올려 봅니다.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Elsa Kopf이 불어로 번역한 곡인데 이걸 aninope이 커버한 영상입니다. 좋아하는 곡을 이렇게 들으니까 좀 묘한 느낌도 있지만 새로움도 있네요.
(영상길이 3분 34초)
조덕배의 노래는 독특한 음색 때문에 누가 불러도 커버가 힘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군요. 화사라는 가수가 부른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인데 즐겨듣기를 해둘만큼 괜찮았습니다. 이 가수가 부른 재즈곡이 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영상길이 : 4분 0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