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킨파크와 체스터 베닝턴을 좋아하는 태국친구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린킨파크와 체스터 베닝턴을 좋아하는 태국친구

NAMTAN 3 357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3888_48.jpg
 

 

 

나에겐 태국친구가 나름 여럿 있습니다.

한국친구들은 모두 멀어져 연락처 마저도 잊어버려 가는데..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게 역시 맞는듯 싶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날 저녁..
그날도 지금의 태국 우기처럼 비가 그시각에 엄청 쏟아 부었습니다.
비 내리는 아눗사와리 전철역.. 그 친구를 처음 본 날이었습니다.

여차저차 어찌저찌 업무겸 알게된 40세의 태국여성, 초딩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며 나름 능력을 인정받는
칫롬 오피스 빌딩들 한 중견회사의 관리팀장으로 일하는 친구입니다.
우리한번 볼까요?.. 그렇게 약속해 잡은 첫 만남 이었습니다.

 
칫롬의 빌딩숲에서 일하는 그녀..
라인에서 본 그녀의 사진은 정장을 입고 가지런히 긴 생머리에 얼굴은 방콕이남 지역 스타일의 크고 둥근 이쁜 눈,
오똑한 코, 얇고 가냘픈 입술로 긴 목을 드러낸 167cm에 49키로라고 본인을 소개해서 짐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인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태국에 친구를 만들어 가끔은 그들과 어울려 밥도 먹고 태국어도 배우고 즐겁게
사는게 나름 좋겠다 생각을 했었죠. 정말 다른 뜻은.. 다른 뜻은.. 없었나?? 흠~~ 입니다..^^
..

난 내 소개를 그저 뚱뚱하고 못 생긴 옷도 후질구레 입은 한눈에 딱 봐도 한국사람 같이 생긴 못생긴 아저씨라고 
말했고 우린 둘다 처음이지만 쉽게 찾으리라 생각했었지요.

"어디있어요? 매표구 앞에서 보기로 해놓고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
"나야말로.. 어디 있는거에요? 지금 매표구 앞에서 10분도 더 넘게 서 있는데.."
"매표구앞 Chaya, 음료파는 가게 앞이에요. 보세요.." 그러면서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어~ 바로 내가 서있는 곳. 그곳에 있는 가게였습니다.

그러면서 앞을 바라보는데.. 긴머리에 정장을 입은 사무직에 커리어 워먼 40세 정도의 정장차림 여자는 전혀 없네요.
다만...


다만.. 머리를 묶어 뒤로 넘기고 머리엔 소니 큰 검정 해드폰을 착용한.. 그러면서 부담스러울듯한 크기의 갤럭시 탭을 
열심히 쳐다보는 롱 원피스를 입은 한 아가씨만 있는데... 가만히 보니.. 사진에서 보던 그 사람과 닮았습니다.??

"익스큐즈미~ 아가씨~ 저기요.. 혹시 나이 40먹은 누구누구 맞아요?"
"그러는 그쪽은 못생기고 뚱땡이 아저씨라는 그 사람인가요?"

둘이서 깔깔 웃으며 우린 그렇게 처음 만났습니다.


아무리봐도 35세 이상은 전혀 인정못하겠고 사람 얼굴이 이렇게도 작구나 느끼게 해준 사람입니다. 
큰 해드폰을 늘 끼고 다니며 전철이던 어디던 음악을 끼고 산다고 하네요.
밥먹자고 만나놓고선.. 싼타페라는 스테이크집에 같이 갔건만 고작 물 한병에 감자튀김, 샐러드 한접시를 우린 
저녁으로 먹고야 말았습니다. 이게 이사람의 저녁이고.. 전 집에 돌아와 밥을 세공기나 퍼 먹었다는..

"무슨 음악 좋아해요?"
"린킨 파크를 좋아합니다."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3964_57.jpg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3965_31.jpg

 

아주 절대적 이더군요. 오로지 린킨파크..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체스터 베닝턴.. 린킨파크의 보컬을 너무너무
좋아해.. 아니 사랑한다고 아주 자랑을 크게 멈추지 않습니다.
오리지널 린킨파크 모자도 미국에서 주문해 쓰고 다닌다고 자랑하고.. 나이 40먹은 아줌마 맞아?? 너무 의심스러웠지만
미인앞에서 쑥스러워 그저 행복한 미소만 열심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019_53.jpg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020_69.jpg


그러던 그녀가.
요즘 늘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굿바이~ 체스터.. RIP 체스터.. 당신을 사랑했어요...

아마 음악좀 들으시는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린킨파크..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도 당연히 수없이 나왔으리라 짐작되는 2000년대 최고의 걸죽한 밴드그룹 입니다.
트랜스포머 주제곡도 불렀고 영화나 각종 드라마 광고등에도 익숙한 음악들이 많았던.. 때론 메탈을 때론 감성적 락을,
알터너티브 락 그룹이며 최근 두어달 전에는 지극히 팝적인 곡들의 마지막 앨범도 나왔지요.

그 린킨파크의 싱어 보컬이 체스터 베닝턴 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어릴적 성추행부터 각종 불행을 안고 살아왔으며 인생이 매우 평탄치 못한 마약이라던가 그런
안좋은 것들과 음악으로 본인이 받은 영혼의 상처들을 벗어나고자 노력했지요.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076_42.jpg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078_29.jpg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079_49.jpg


올 봄 자신의 절친였던 뮤지션이 비슷하게 자살을 했었는데 그 친구의 추모곡도 불렀고.. 결국 몇달뒤인 그 죽은 절친의
생일날인 지난 2017년 7월 20일..  체스터 본인도 목을 메어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은 유서도 없고 매우 불행한 마음을 안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감성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위험이 이런 외로움, 
벗어날 수 없는 굴레, 비관.. 자살인가 봅니다.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127_97.jpg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131_18.jpg


그녀는 특히나 마지막 앨범..
그가 죽기 두달전에 발표한 이 앨범을 좋아합니다. 하루종일 이 음악만 듣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 "Battle symphony"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네요. 전 "Invisible"이 더 좋다고 둘이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는데..
그가 자살을 선택하고나니.. 그의 앨범들 노래 제목들을 보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유서같은 노래들을 남겼다는 
생각을 합니다. 

Nobody can save me, Good goodbye, Talking to myself, Battle symphony, Invisible, Heavy, Sorry for now,
Halfway Right, One more right, Sharp Edges  이 제목들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지요.


노래곡들이 모두 가볍고 익숙한 팝 성향의 앨범이라 오리지널 팬들로 부터 너무 상업적으로 변했다는
질타도 받았는데.. 그런 괴로움과 삶의 고뇌.. 절친의 죽음등이 겹쳐 결국 안타깝게도 체스터도 자살한것 같습니다.
평상시 흥겹게 들었던 그의 마지막 앨범 음악들이 순식간에 우울함으로 변해버렸네요.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186_87.jpg

 

비내리는 아눗사와리를 생각하며 아디다스 운동화를 털털하게 신고 긴 원피스에 머리엔 큼지막한 해드폰을 끼우고
린킨파크의 음악을 듣던 그녀. 시원스럽게 웃어가며 처음 본 남자에게 농담을 건네며 손가락으로 눈을 찌를듯한
장난도 치던 그녀.. 

태국사람들도 이렇게 음악을 좋아합니다. 음악과 예술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분야이겠지요. 
린킨파크를 좋아했고 그들을 곁에 두고 싶어하며 체스터를 사랑한 태국사람~

아직도 체스터를 못 잊어 슬픔에 잠긴 그녀를 생각하며 오늘도 전 린킨파크의 마지막 앨범 음악들을 듣고 있습니다. 
굿바이 체스터~ 이제 그 아픔과 고통을 벗어나길 바래요..


239b48503e5fdadf3bfd38a3c039aa79_1501914220_28.jpg



3 Comments
bimbo 2017.08.05 20:33  
gud !!
적도 2017.08.08 05:31  
댓글을 달았는데 날아갔네요.
두곡다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제 취향과는 다르네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는 원하지 않았는데 휴대폰이 지가 알아서
Crawling"을 재생 시키는데 이건 제게 좀 이래도 아냐 하는듯합니다.
지난해 1월 치앙마이바에서 한참 sam smitth와 Ed sheeran을 듣고 있는데 한 영국인이
데이빗보위가 죽었다는데 솔직히 데이빗보위가 누군지 몰랐거든요. 믹재거는 아는데요.
모든 생활이 지루한데 술한잔 할 수 있는 친구 동성이건 이성이건 필요하죠.
잘 읽었습니다.
NAMTAN 2017.08.10 01:10  
마지막 앨범의 곡들은 심심하고 팝적인데 사실 위 두곡다 별로 큰 인기는 없는.. 특히 두번째 곡은 주보컬 체스터 옆에서 랩담당하는 보조? 친구가 부른 심심한 곡이지요.
이들의 초기앨범 Crawling 이나 Faint, Numb.. 이런 곡들이 크게 알려진 곡들이고 FAint는 유행하던 스타크래프트 게임방송 타이틀 곡이라 한국사람들도 아주 좋아라 합니다. 특이한 점은 DJ를 악기로 연주하는 샘플링 전자음이 함께하는 그룹인데 죠셉한이라고 한국인 2세입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고. 일반 메탈이나 그룹들과 다른 묘한 알터너티브한 매력이 있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