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불교수집 조각상 이야기.. "일장춘몽"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태국 불교수집 조각상 이야기.. "일장춘몽"

NAMTAN 4 506

태국의 거리를 지나다보면 불교문화의 유물중 코인?같은 목걸이 장식품, 작은 부처벽화 조각들, 부처동상들

그런 작은 불교물품들을 파는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00002.JPG

00003.jpg 

 

 

도대체 저게 뭐길래 태국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저렇게 주욱 펼쳐놓고 파는걸까요?

남응완 판팁같은 쇼핑몰에 가보면 정말 큰 밀집 상가들이 즐비하며 저런 불교 코인들, 작은 조각들 전시해놓고 판매를 합니다.

 

옆에서 기웃거려 보면 다들 아실겁니다.

부처님 조각들, 스님들 조각들, 목걸이류.. 다양한 조각상들이 있습니다.

 

 

태국의 특히 남자들 위주로 이런 코인을 수집하는 취미가 많이 있습니다.

외국인으로서는 잘 이해가 되질 않겠지만 태국 사람들에겐 정말 친숙한 취미생활중 하나입니다.

유명한 고승이 만든 희소하고 오래된 부처상들의 가격은 정말 수집가들 사이에선 비싸고 대단한 물건이 됩니다.

 

손가락 한마디 만한것이 100만밧도 훌쩍 넘는 그런 물건들도 있습니다.

도대체 이게 뭐길래..

 

우리로 따지자면 골동품, 문화재 불교 문화유산이 될것 같습니다.

수십년전 유명 스님이 특수 제작한 그런 작은 물건들이 굉장한 희소성과 수집가들이 엄청나게 많은 태국사회에서

어머어마 비싸게 팔리는 것이죠.

 

길거리 저런 좌판들이 아닌 전문 상가에 가보신 분이 계실까 모르겠지만..

전문 수집가들 사이에서 귀한 물건이 나오면 100만밧 단위에 거래도 되곤 합니다.

..

 

 

 

얼마전 처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85세의 나이로 연로하셔서 기력을 다하셨죠.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재산을 분배?? 라고 할것도 사실 없습니다. 돌아가시기전 많이 기르던 소들..

큰아들이 많이 팔아 가져갔고.. 딸들도 주었고.. 그런중에 첫째 딸인 우리 장모님이 가장 열심히 부모님이셨던

할아버지를 잘 모셨습니다.

 

딸과 같이 살고 딸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이산의 풍습?처럼 가장 부모를 끝까지 돌봐준 딸에게 집을 넘겨주셨지요.

다만..

 

다만 마지막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는데 바로 불교 조각들, 코인들 그런 물건들이 상당량 발견되었습니다.

살아생전 그런걸 수집하신다는걸 알긴했었지만 아무도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막상 펼쳐놓고 보니..

 

다들 욕심이 생긴 겁니다. 큰 아들부터 목소리를 크게 내어.. "이런건 남자들이 수집하는 거야~" 그러면서 

한웅쿰 돈이 될법한 오래된 목걸이 부처상들부터 집어 갔습니다. 이에 뒤질새라 딸들도 이건 내꺼.. 저건 내꺼..

이러면서들 순식간에 집어가는데... 뭐 서로 싸우는건 없지만 아무튼 열심히들 집어 갔습니다.

 

그리고 남은 물건들을 우리 장모님이.. 이제 그만~ 그러면서 보자기를 휘리릭 싸서 마지막으로 챙기셨습니다.

그렇게 정리된후 들려오는 소식이.. 그거 8천밧에 팔았다느니.. 만밧을 받았다느니...

별로 보기엔 좋진 않았네요. 유품들을 다 팔고 있으니..

..

 

 

할아버지 초상을 다 치르시고 여유를 다시 찾은 장모님이 방콕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그러면서 조용히 부처상 하나를 꺼내시더군요.

 

"이거 동네 누구누구에게 보여 줬는데.. 엄청 놀라더라~ 이거 엄청 비싼거래.."

아주 작은 부처상인데 케이스를 보니 태국불력 2517년.. 지금으로부터 약 43년전 물건으로 추정되네요.

엄청 귀하고 비싼거라는.. 그런 부처상 하나를 꺼내 보이십니다.

 

IMG_2967.JPG

IMG_2976.JPG

IMG_2977.JPG

IMG_2981.JPG 

 

 

 

이게 도대체 뭘까요? 손가락 한마디 만한 작은 부처상 입니다. 주물로 만든것 같은데요..

케이스에 2517년.. 제작된 거라고..

 

인터넷을 뒤져 봅니다.

 

 

 

00001.jpg 

 

 

 

유사한 물건이 인터넷에 나옵니다. 가격이 783,000바트..

자세히 내용을 보니 그것도 우리 물건보다 근래인.. 오래되지 않은 물건이네요. 그렇다면 우리것은???

 

다른 사이트를 뒤져보니.. 세상에.. 1백만밧.. 비슷한 연식에 2백만밧 짜리도 조회가 됩니다.

순간 아찔해 집니다. 아.. 이게 2백만밧도 나가는 거구나.. 아무리 못해도 78만밧 78만밧이라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도 좀 나오고.. ^^

 

 

자세히 더 물어보니.. 평상시 할아버지는 이런걸 모으는게 취미셨는데.. 젊어 절에서 일을 해주고 이런 부처님 물건으로

대신 받기도 했답니다. 그러면서 한개두개.. 많이 모았던 것이죠. 할아버지 연세가 85세에 운명하셨으니 젊어서부터 50년

들은 훌쩍 넘은 물건들이 많을 거라는.... 흠.. 아찔해 집니다.~ 삼촌이나 이모들이 가져간건 도대체 뭘까..

 

자 이제.. 사람, 인간의 욕심이 슬슬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걸 팔면.. 차를 살수가 있고.. 아냐 오래된 집을 수리할 수도 있고.. 아냐.. 그냥 유품으로 오래 간직해야 좋을것 같은데

도대체 집에 불안해서 어떻게 보관하지? 이미 몇 친척들은 알고 있고 봐 버렸는데... 흠.."

 

 

그러면서 다른것들도 주루룩 펼쳐 봅니다.

 

IMG_2985.JPG

IMG_2986.JPG

IMG_2988.JPG

IMG_2991.JPG

IMG_2992.JPG 

 

 

뭐 여러가지 있긴한데..

처음의 그 비싼 부처상 같이 값이 나갈것 같은 물건은 없어 보이네요..

 

할아버지의 유품이니 팔기보다는 잘 보관할 방법을 찾아보자. 돈이 문제가 아니지~

이제야 정신을 차립니다? 하기야 78만밧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2,500만원대.. 한화가치 물가대비 수준으로 본다면

한국사람이 대략 6~7천만원짜리 골동품, 문화재를 갑자기 발견한 그런 느낌일겁니다. 이건 더 비싸보이니 두배는 될듯한..

 

가난하거나 없는 살림.. 급전이 필요할때 이런 규모의 돈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생각만해도 흐믓해지겠지요. 혹시라도 팔아서 우리좀 주시지 않을런지...

..

 

 

조심스레 사진을 찍고 잘 간수해서 남응완 판팁으로 갑니다. 다들 궁금해 해서죠.. 과연 이게 얼마나 비쌀까..

남응완 판팁 몰에는 이런 부다용품 전물 쇼핑몰이 있습니다. 완전 전문으로 이런 골동품에 해박해 보이는 사람들과

물건들이 전시관처럼 빼곡히 들어서 있지요.

 

조심스럽게.. 착해보이는? 혹시라도 바꿔치기나 나쁜짓?할까봐 그런 가게는 건너띄고..

물어봅니다. 사진부터 보여주고.. 실물도 보여주고..

 

 

첫번째 들린 집.. 사장님이 돋보기를 꺼내 위아래, 좌우를 쳐다봅니다.

그러더니.. 조용히 뚜껑을 덮습니다. "안사요~~~"  ??

 

뭐야 이거.. 그런 표정으로 두번째 가게에 들어갑니다. 이번에 더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을듯한 경륜의 사장님..

큰 돋보기로 열심히 관찰하시다가.. 다른 분을 불러 보여줍니다. 아마 더 전문가 이신듯..

그러더니... 역시나 조용히 뚜껑을 덮습니다.. 침묵~ 그냥 발길을 돌려 다른데로 가시네요..

 

먼저 보신 사장님이 말씀을..

"이건 진품이 아니라 카피 물건이에요. 나중에 수십년 흐르고 그때 가져오면 조금 값이 나갈지도 모르겠네요.."

...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답답함이 가슴을 치네요..

진품이 아니라 5년~10년정도 된 카피.. 즉 오리지널이 너무 귀해 다시 만든 희소성 없는 많이 풀린 물건이랍니다.

 

 

그렇게 우린 일그러진 표정으로 아무말 않고 조용히 상가를 나왔습니다.

옆에서 보던 다른 상가 사람들이 뭔데요? 보여주세요.. 보여줘봐요.. 잡지만 아무말도. 쳐다도 안보고 돌아나왔습니다.

허탈한 웃음으로.. 차도사고 집도사고.. 78만밧에 반만 줘도 팔수 있을것 같았는데.. 농담이 나옵니다.

..

 

할아버지는 그저 이런걸 수집하고 진품인지 가짜인지 가격이 얼마인지 그런걸 생각한게 아니라 부처님을 모시는 그

숙연한 마음과 취미셨는데 그걸 돈으로 환산하고 비싼줄 알고 기뻐하던 모습에 우린 아니 전 정말 부끄러워 졌습니다.

그냥 잘 간직하자.. 그래도 다른 상가 한번 더 가보자~~ 미련을 못 버리고 전 혹시나 혹시나.. 말을 꺼내 봅니다.

 

하여간 희안한 일도 이렇게 생겼다가 지나갑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고들 하지만 태국까지 와서 혹시나 혹시나 욕심을 부렸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집니다.

 

 

일장춘몽~  

4 Comments
사용해도좋은별명 2017.08.15 19:23  
짜투캄 저도 10년전쯤 비싸게 구입한게 있죠
유명한 절 에서 만든건데 그거 갖고있던 사람이 교통사고 심하게 났는데도 안다쳤다고..
그래서 더 비싸다고 어쩌고 하며 판매할때 교통사고난 사진이랑 다 보여주고 하더군요.ㅋㅋㅋㅋ
챔치 2017.08.15 19:33  
ㅋㅋ 역시 귀한물건은 쉽게나오는게아니죠 ㅎㅎ
적도 2017.08.17 12:06  
제가 아는 태국인은 늘  불상과 함께 합니다
바지 양쪽에 10개씩 상의 남방에 10개  목걸식으로 10개
그의 집을 갔더랬죠. 역시 홀아비(예전 스웨덴 여자랑 결혼했다 이혼) 방.
침대의 반은 너저분하게 책으로 나머지 반에서 꾸부리고 잠을 잘듯.
 그런데 놀라운 것은 출입문과 욕실문을 빼면 사방이 불상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몇개 정도냐니까 400개 정도라더군요.
 거기에 아주 오래 전에나 크리스머스 트리에 사용하던 반짝이 등을 달아서 반짝이고 있더군요.
 맘씨 착한 태국인인데 돈과는 인연이 없어서 늘 돈에 쪼달리면서도 부처는 열심히 사모으는
 그냥 불심이 돈독한 사람입니다.
 뭐 돈 잘벌게 해달라는 것보다는 마음의 평안을 바라는 그런 사람들이 많더군요.
호루스 2017.08.17 16:48  
한 자락 좋은 수필을 읽었네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