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가는 로빈투어] 여자들 in 방콕 - 사파리 월드 지폐 금액 사기
사파리월드를 갔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준비하고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님이 이것저것 호객행위를 하려고 해서 좀 짜증이 났다.
그래도 어떻게 잘 관광을 하였는데,
거의 다 둘러보고 지쳐서 뭐라도 좀 마시고 집에 가자고 하여
곳곳에 있는 음료 판매대(팝콘과 음료,아이스크림 등을 팔고 있음. 내부에 많음)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쉬었다가 집에 가기로 했다.
비싸다는 말은 들었지만..
싱하 한 캔 85밧
두 캔을 주문했다.
오백밧을 내었다.
170밧이라며 70밧을 더 달란다.
400밧을 주려나보다 싶어서 70밧을 더 줬다.
잔돈을 주지 않아 계속 서있었더니, 점원이 돈 통을 꺼내 보이며 뭐라뭐라 떠든다.
노머니 노머니 한다.
들어보니 상황은 이랬다.
넌 나한테 백밧짜릴 줬다. 이거봐라 돈통에 오백밧짜리가 한 장도 없지 않느냐. 여기 다 봐라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난 카운터 앞에 서 있고, 동생 시켜서 카운터 뒤로 가서 서랍 내부며 안을 보게 시켰다.
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더니,
동생이 카운터 뒤로 가니까 조금 당황하면서 지퍼가 열려있는 백팩을 들어 몸 뒤로 숨긴다.
의심스러웠지만, 무례하게 함부로 남의 가방을 열어보자고 할 수가 없어서
기가 차도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자리에 앉아서 안그래도 더운 와중에 더 열받아 있는 상태를 식히려고 맥주를 한 모금 하면서 이리저리 알아봤더니 관광경찰 도우미라는 것이 있단다. (동생이 찾음)
카톡으로 친추 후 상황을 설명했더니 결정적인 증거가 없으면 상황을 뒤집기가 어렵단다.
전형적인 지폐 바꿔치기 사기란다.
사진이나 찍어놓자 싶어서 그 나쁜냔 사진을 찍었다.
근데, 요리조리 피하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다.
나 말고 엄마도 찍었다는데, 전화를 하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정말 선수같았다.
앉아서 차근히 생각해보다가, 이름을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다시 카운터로 갔다.
이름이 뭐냐 물으니
못알아들은 척 한참을 딴소리 하더니
유.얼.네.임!!!
웨.얼.이.즈.유.얼.네.임.카.드.!!!!!!!
하고 나도 포기하지 않고 물었더니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느꼈는지 서랍에서 네임카드를 하나 꺼낸다.
그런데 서랍에 두 개가 들어 있었다.
근데 꺼냈으면 바로 보여주면 될 일이지,
잠시만 있어보라며 네임카드를 들고 뒤쪽으로 가더니 아이스 박스 위에 네임카드를 놓고(아이스박스는 내 시야에 훤히 보이는 위치였음)
손을 씻고 부산을 떨었다.
혹시라도 바꿔치기 할까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내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는지, 네임카드를 굳이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꺼내서 주었는데,
전화를 하고 또 수작을 부린다.
얼굴은 찍히고 싶지 않다는 뜻인것 같다.
그럼 사기를 치지 말든가.
눈 뜬 꼬라지 봐라. 욕 나온다. 어우.
그리고 나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관광경찰 도우미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다.
다른 피해자는 없어야 하기에.
그리고 앉아 맥주를 먹고 있었더니,
누군가를 불러서 하소연을 한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아줌마였는데, 그 아줌마가 핸드폰을 하는 척 하면서 우리 테이블 옆을 아주아주 천천히 지나갔다.
그 뒤 좀 더 직위가 높아보이는 아저씨가 왔다.
그 아저씨가 카운터에서 저 여자 하소연을 듣더니 나보고 와보란다.
'왜 사람을 오라가라야 짜증나게-_-'
생각하면서 갔다.
너 정말 오백밧 냈냔다.
그렇다 했다.
그러자 저 여자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발사할 그렁그렁한 눈을 장착하고 흥분해서 돈 통에서 돈다발을 꺼내 백바트 지폐를 세며 오바를 떤다.
태국말 못알아 듣지만, 돈 주고 말자 뭐 그런 말을 쏟아낸것 같다.
그걸 그 아저씨가 말렸다.
저 여자는 저기서 짤리면 많이 아쉽겠지 싶었다. 그리고 그 돈을 내가 받아가면 나중에 밝혀지더라도, 어쨌든 돈은 줬으니 된거 아니냐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돈을 안받았다.
그 아저씨가 곧 영업 끝나니 마치고 정산하고 맞춰본 후 돈 받아가란다.
7시 까지 하는 동물원에서 4시 반에 언제까지 기다려서 그걸 받나?
일행도 많은데.
게다가 기다린다고 받는다는 보장은?
어차피 지들끼리 쿵짝맞아 돌아갈지도 모르는데.
아저씨한테 말했다.
난 분명히 오백밧 냈다.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 내가 뭐라고 못했을 뿐이지,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내가 지금 사백밧 달라고 한 것도 아니다. 나는 여기서 그냥 갈거다. 하지만 나 가고 난 뒤에 늬들끼리 조사 해봐라. 어쨌든 나는 오백밧 냈다.
아저씨 표정이 살짝 무서우면서도 니 말 믿기는거 같다 하는 느낌도 들고,
그 여자가 오바떨어서 나도 상대하느라 조금 목소리가 커진 탓에 그 아저씨도 살짝 무서운 표정 됐었는데, 난 간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쏘리란다.
앉아서 사진 찍고 맥주 마시면서 천장을 둘러봤는데, 씨씨티비 없어보여서 보자고는 말 안해봤고,
있어서 보자고 했더라도, 그 와중에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못알아듣는 일행이 무서워하고 불안해할것 같아서 똥밟은 셈 치고 사백밧 포기했다.
혹시라도 다른 분들은 고액 화폐 줄 때에는 펼쳐서 숫자를 확인시킨 후 건네주길 바란다.
이런 사고가 언제 날 지 모르니까.
세븐일레븐에는 씨씨티비 있으니 돌려보자고 하면 지폐 색깔로 바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