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행 스타일이 서로 다른 것 뿐인데...ㅠㅠ
(잠시 대나무밭에 악 좀 쓰고 시작할게요)
아오 몇몇 여행카페의 오지라퍼님들아ㅠㅠ 나는 쉬는 게 좋다고! 나는 해변이나 수영장 비치체어에 누워서 뚱땅띵땅 쉬러 간다니까?? 그리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을거라고! 천원짜리 국수든, 오만원짜리 스테이크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을거라고! 난 맛있으면 된다고 그냥! 비싼 거 먹지 말라고 잔소리 하지마!! 아니 우리 엄마세여?? 우리 엄마도 먹는 거에 돈 쓰는 건 뭐라 안하시는데!
망고스틴 철 아닌거 아는데 그냥 한국보다 싸니까 먹을거라고!! 나도 몇월에 가야 더 싼지 아는데 난 그때 딴 데 갈거라고!! 님한테 사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망고스틴 먹을거예요 한 마디에 그렇게 막 멍청이 호구 취급을 하면서 화를 내고 그럴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배낭여행의 장점 안물어봤어!!! 가성비 대박 숙소 안물어봤다고ㅠㅠ 내가 묵는 숙소가 얼마나 돈ㅈㄹ이고 낭비 여행인지 안물어봤다고! 아니 님이 추천하는 그 가성비 대박 숙소에는 풀억세스룸 없어서 안간다고! 내가 숙소 추천해달라 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오래 있으면 나도 한식당 들르겠지만 기껏해야 일주일이니까 안간다고 난 안가 안가 안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왜ㅠㅠ
바이크 빌리면 더 싼 거 아는데 난 2종소형이 없다고... 난 오토바이 몰아본 적도 없다고.... 다 알아보고 결정한거라고.... 그냥 난 택시 대절하겠다니까.... 비싼 거 아는데 그냥 감수하겠다고, 나한텐 가격의 단점보다 택시 대절의 장점이 더 크니까!!! 바이크 빌릴 수 있는 거 몰라서, 가격 몰라서 택시 대절할거라고 한 거 아닌데 왜 막 인심쓰는 것처럼 막 가르쳐주고 엣헴 그러는거야ㅠㅠㅋㅋㅋㅋ
나도 방콕 좋은 거 알고 라오스 좋은 거 알고 심지어 몇년 전에 가봤다고! 근데 나는 이번에 딴 데 갈거라고 ㅠㅠㅠㅠㅠ 그리고 방콕 아닌데 왜 자꾸 카오산이 얼마나 좋은지 길게 설명해주고 그래.... 안다니까 나도... 나도 가봤다니까... 님처럼 막 6개월은 아니지만... 근데 일단, 안물어봤다고...
아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하고 글을 쓰자면 ㅠㅠㅠ
전 여행의 목적이 휴식이에요.
이십대 초반~중반 때는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해서 대도시도 많이 가고 배낭여행으로 유명한 곳들도 가고 볼만한 명소나 문화재들을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여행 스타일이 바뀌었거든요.
5일 정도 휴가를 낼 수 있는 상황이면 대부분 해외로 나가는데, 바다, 수영장, 리조트에서 수영하고 선탠하는 거 좋아하고, 마사지 좋아하고, 먹을 거에 돈 안아끼고, 숙소도 가능하면 편안하고 깨끗한 곳을 원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남아 휴양지 쪽, 그중에서도 해변이 좋거나 수영장이 잘 되어 있는 리조트/호텔에 묵게 되죠. 그렇다고 리조트 안에서 모든 걸 다하는 건 또 제 스타일은 아니구요.
그리고 누군가에겐 물가 비싸고 상업화돼서 별로라는 푸켓도 전 이것저것 제가 원하는 것들이 모여있는 게 맘에 들어서 또 갈거고, 우기가 되면 화이트비치에 미친듯이 높은 파도가 쳐서 오히려 저에겐 놀기 좋고 재밌는 보라카이, 또 굳이 굳이 우기에 갈거예요. 저랑은 완전 의견이 다르신 분들도 계시겠죠 당연히.
근데....그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몇몇 여행자 모임이나 카페 등에서는 그걸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태사랑 말구요 ㅎㅎㅎ)
젊은 사람에겐 배낭여행이 최고다, 젊은데 왜 돈ㅈㄹ해가면서 비싼 데서 아무것도 안하냐, 그럴거면 해외 왜 가냐... 돈낭비 시간낭비다, 나이들고 결혼하면 자유로운 여행은 가고 싶어도 못간다, 모험심이 없다, 돈 아까운 줄 모른다, 가성비 생각할 줄 모른다, 굳이 우기에 보라카이를 가는 이유가 뭐냐, 푸켓 같은 곳을 왜 또 가냐, 초보 여행자 티내는 거냐, 몰라도 너무 모른다, 님을 위해서 충고해주는 거다, 등등...
저 같은 성향의 여행자들을 자꾸 가르치려 들고, 훈계하려 들고, 이상한 우월감(?) 같은 것도 느껴지고요. 아니 왜죠......?
'충고'에서 우월감과 비아냥을 느끼는 건 그냥 제가 배배 꼬인 사람이라서일까요?
근데 그런 여행 저도 옛날에 해봤구요, 그땐 그게 재미있었고, 지금은 이게 좋아요.
그저 여행 스타일이 다르고 즐거운 일이 다르고 목적이 다른 것 뿐인데...
이러이러한 여행 다녀와서 좋다, 이러이러한 계획을 잡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글 올리고 후기 올리면서 정보 공유하면 가끔가다 저렇게, 자신의 여행스타일에 대한(주로 배낭여행 스타일) 자부심을 잘못된 방식으로 나타내는 분들이 계셔서, 그냥 하소연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