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기(20여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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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기(20여년전)

향고을 25 356

그러구보니 세월참 빠르게 흘러갔다,

이산저산 지리산을 오르던 시절만해도 울아들은 코흘리게 였었건만

어느덧 훌쩍자라 청년이되어 밥벌이를 하고있으니 말이다,

나도 저시절만해도 이산저산 산천을 허대고 다녔었건만

이젠 머리가 허연 중늙은이가 되었으니, 

하여간 뭐든 젊을때 여행을 하든 뒹글던 재미가 좋은것이지

나이가 들고보니 뭐든 좀 시들한것이, 

여하간 요즘 젊은이들은 가급적 시간 경비에 얽매이지 말고

떠날수있을때 여행을 떠나라고 권장을해본다,

이 지리산 종주기는 20여년전에 쓴글로써 

그냥 심심한분들만 심심풀이로 읽어주시길,

 

          (지리산 종주기)

 

따분하게 하루이틀 하는일없이 지내다보니 좀이쑤셔 못있겠다. 

어디 아무곳이라도 머리도 식힐겸 여행을 떠나야겠다.

"어머니 동생 휴가 언제래요?" 

"응 내일부터 휴가라니까 오늘 올거여"

"동생 휴가오면 지리산에 가야겠어요"

동생을 기다리느라 어머니집에서 저녁을 먹고 밤이 깊어질때까지  

기다렸으나 동생은 오지않았다.

"어머니 동생오면 집으로 전화하라고 해요"

어머니에게 부탁해놓고 집으로 왔다.

다음날 늦잠을잔후 10시쯤 아침을 먹으려하는데 전화가 왔다. 

"형 지리산 가자구?"

"응 너 지리산 갈래,3박4일 종주할건데"

"가야지"

"언제 왔냐?" 

"어젯밤 늦게왔어"

"어제 좀일찍 왔으면 오늘 아침 산악회 따라가려 했는데"

"그래 준비하고 있어,준비해서 갈께"

나는 허둥대며 무엇이 필요한가를 수첩에 메모하며 배낭가득 짐을 챙겼다.

배낭을 메고 어머니집에 가니 집안은 텅비어 있었다. 

TV를 보는데 동생과 아들이 땀을 뻘뻘흘리며 들어왔다. 

"어디 갔다오냐?"

"축구하고 왔어"

"언제 출발할래?"

"오늘 밤기차로 가지"

점심식사후 시간을 보내자니 마음은 온통 지리산 생각뿐이었다. 

어서빨리 출발을하고 싶어 안달이났다.

"일찍 출발하자,낮이뜨거우니까 야간산행 하자"

어머니는 산에서 먹을 복숭아,자두,오이를 잔뜩 챙겨주시는데 

이것저것 배낭을 채우자 배낭 무게가 15kg(?)이 넘는다.

"야 이걸메고 올라간다니 힘들겠다"

"한번 극기훈련 해야지"

"아빠 어디가?"

"지리산"

서대전역에서 16:20분 무궁화 열차에 몸을 싣었다. 

열차안은 비교적 한산한편이었다.

차창밖으로 호남선따라 늘어선 나무며 집들이며 냇가,

들판 풍경이 시원스러웠다.

"술한잔 할래?"

"낮부터 술마시려고?"

"한잔씩만 하지뭐"

오징어를 꺼내 질겅질겅 씹으며 한잔하는 소주맛이 참좋았다.

취기가 오르자 홀가분한 여행자의 행복한 감정이 밀려왔다.

 

귀례역에 내려 관광안내 입간판을 보고 도로를 가로질러 

횡단보도에 섰을때 택시가 왔다.

"화엄사,노고단 갑니다"

동생은 버스를 타고가자고 말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구부러진 도로앞 다리부근에는 

대학생 남녀 열댓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례터미널가는 버스가 왔다.

차안은 지리산 등산객들로 만원이었다.

구례터미널에 도착하여 차시간을 보니 노고단 가는차는 17:30분  

막차가 끊겼고 화엄사 가는 20:40분 막차 한대가 남아있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부족하여 저녁을 먹지못하고 화엄사에서 먹기로 했다.

화엄사까지는 20여분(?) 걸렸다.

화엄사밑 정류소에 내리자 어둠속에서 상가 오색네온 불빛이

찬란하게 반짝였다.

"아줌마 산채비빕밥 둘이요"

산채비빔밥은 깔끔하고 맛이있었다.

동생도 배가 고팟던지 비빔밥을 아주맛있게 먹었다.

밤열시부터 산행을 시작하려했는데 모기극성에  

아홉시반에 출발을 했다.

어둠속에서 무거운 배낭은 한층더 무겁게 느껴졌다.

포장도로를 따라 매표소를 지나고 호텔 갈림길에 왔을때

이정표 가로등 밑에서 화투판을 벌이는 남녀가 보였다.

10여분 올라가자 쭉뻗은길과 샛길이 있었는데 

어느길이 등산로인지 어둠속에서 도데체 알수없었다.

배낭 무게에 짖눌려 우회전 다리위에 덥썩 주저 앉잤다.  

간혹 오고가는 자동차 불빛이 우리의 심신을 피곤하게 했다. 

샛길쪽 위에서 돌아나오는 마티즈 한대를 손을 쭉뻗어 정지시키고

등산로를 물어보자 그들은 젊은 남녀였는데 아주 흔쾌히 

자세히도 가르쳐 주었다.

"화엄사 정문옆으로 주차장따라 올라가세요"

후레쉬 불빛을 비추며 한참을 올라가자 화엄사가 보였다. 

이정표 표지판을보니 노고단 10km(?),천왕봉55km(?),

그리고 이곳저곳 길안내가 되어있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도 간절했다.

아주 배낭 무게에 짖눌려 녹초가될 지경이었다.

화엄사에서 조금 올라가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동생은 배낭에 후라이를 쳤으나 나는 후라이가 없어 

배낭에 물이 스며들어 한층더 무겁게 느껴졌다.

한번 쉬고 300m 전진하기도 힘들었다.

차라리 돌아가고싶다는 심정이 머리속을 어지럽게 했다. 

노고단까지 4km(?)라는 이정표 옆에 텐트 하나가 길가에 쳐저있었다.

산행을 하다가 비가오니까 야영을 하는것이었다.

텐트 주위는 고요하기만 했다.

온산이 어둠속 적막이었다.

그래도 동생은 앞장서서 잘도올라갔다. 

나는 뒤에 쳐져 신음하듯 낑낑거리며 속도를 낼수없었다.

순전히 배낭 무게에 짖눌려 갈증만 더할뿐이었다.

노고단 1km(?)란 이정표까지 왔을때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지칠대로 지쳐있었기에 1km(?)가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것은 처음이었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을때 기진맥진한 상태,

노고단 산장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산장 도착 시간은 새벽 5시경(?),산장은 쥐죽은듯 고요했다.

가랑비는 계속내리고 비를 피해 취사장으로 들어가 배낭을 벗어던지고

배낭위에 쓰러지듯 누웠다.

몸과 마음은 무거웠으나 잠이오지 않았다.

산을 올라오며 힘들었던 광경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머리속을 어지럽게할 뿐이었다.

30여분 그렇게 누워있을때 인기척 소리가 났다.

취사장 안으로 여자 하나가 들어오더니 세수를 하고 식사준비를 하는데

일어나 밖을보니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아침으로 라면을 끊여먹고 산장에서 쉬어갈수있는지 산장입구에 들어서니 

산장입구에 젊은 남자가 널부러져 잠에 취해있었다.

산장에 늦게 도착했는지 산장에 들어가 자지못하고 비만피해 

산장입구 바닥에 등산용 매트리스만 깔고 그대로 골아떨어져 

인사불성이 된듯 보였다.

산장 안내판을 보니 입실17시,퇴실08시,산장에서 

쉬어가기는 틀린듯 보였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데 

"형 그냥 올라가자구"

"그래 그럼 가다가 졸리면 낮잠자자구"

노고단에 오르자 벌써 젊은 남녀 10여명이 
해돋이 구경을 하고자 쉬고있었다.

노고단의 이른 새벽,뿌연 안개가 걷히자 나무며 바위,

모든 만물 풍경이 싱그럽게 다가왔다.

가슴속 꽉막힌 응어리가 확뚫리는 기분이었다.

노고단부터 산행은 능선따라 완만하게 뻗은 등산로가 계속됐다.

 

돼지걸령에 도착하니 안개구름이 막걷히고 피아골 계곡 

산아래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뱀사골 내려가는 화개재까지는 별다른 어려움없이 산행을 할수있었다.

화개재에서 반야봉 오르는 산행은 가파르기만 했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어떻게 연하천 산장까지 왔는지 힘겨운 산행이었다.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연하천 산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2시경 이었다.

우리도 준비해간 쌀로 밥을지어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나니 더이상 산행을 계속한다는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하룻밤 쉬어가야겠다""피곤해서 더이상 가지못하겠다. 

많은 등산객들은 점심식사후 배낭을 짊어지고 천왕봉을 향해 출발 하였다.

우리는 그냥 연하천 산장 공터에 널부러지듯 휴식을 취했다.

저녁6시가 되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야영장,산장앞 공터에 있던 등산객들이 산장안으로 모여들었다.

18시부터 텐트를 가져온 등산객들에게 야영을 허용했기 망정이지

야영객까지 산장으로 입실을 했다면 아마 산장안은 

아수라장이 됐을것이다.

산장 이용료는 3천원이었다.

자리 배정이 있었다.

여자는 2층공간 남자들은 아랫층으로 분류를 하고 

서로 상대방을 마주보고 앉잤다.

먼저 위층 여자들 자리배정을 한다음 여자가 남자보다 적기때문에 

짝이있는 남자와 단체인원 10여명이 위층으로 자리 배정을 받았다.

위층으로 50여명이 올라갔어도 아랫층은 비좁아 터졌다.

한정된 공간에 인원이 많다보니 어쩔수없이 낑겨서 자야할판이었다.

비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기란 고역일수밖에 없었다.

 

지리산 아침공기는 맑고 상쾌했다.

지금까지 느꼈던 모든 갈등이 사라지고 새희망이 샘솟는것을 느꼈다.

새희망을 안고 천왕봉을 향해 출발했다.

배낭 무게를 생각해서 수통에 물은 반만 채웠다.

벽소령 근처에서 군대를 막제대한듯 스포츠머리의 청년이 

바윗틈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나뭇잎으로 흐르게한후 물을 받고있었다.

그모습을 보자 나뭇잎을 이용한다는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물은 아주 가늘게 떨어졌다.

벽소령 산장에 도착하니 수통물이 바닥나버렸다.

벽소령에서 선비샘까지 등산로는 완만하게 이어졌다. 

선비샘(?)은 아주작은 옹달샘이었는데 식수로 

사용할수없을정도로 오염돼있었다. 

샘물 저편에는 고등학생 남녀 대여섯명이 버너에 

라면물을 올려놓고 있었다.

"우리도 라면 끊여먹고 갈까?"

"세석평전 가서 먹지뭐"

우리는 건빵을 우직우직 깨물어 먹었다.

선비샘(?)에서 세석평전 산장까지는 등산로가 완만했다. 

산장에 도착하여 평전 아래에 자리를 잡고 버너에 라면물을 올려놓았다.

옆자리에는 연하천 산장에서 보았던 중년남자와 소년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꾸리고 떠날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들은 산행길을 재촉하듯 떠났다.

우리 앞자리에는 중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빙둘러 앉자 식사를 하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왁자지껄했다.

선생님들이 술을 한잔씩하며 학생들에게도 소주잔을 돌렸다.

소주잔을 받아든 학생은 무릎꿇고 술잔을 받더니 

고개를 돌리고 술을 홀짝 마시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손등으로 입술을 훔쳤다.

나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다시 장터목 산장을 향해 출발을 했다.

앞에는 단발머리 아가씨 혼자 땀을 뻘뻘흘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세석평전에서 장터목 산장까지 등산로는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었다.

장터목 산장이 가까워 올수록 장터목에서 세석으로 넘어오는 

등산객이 많았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니 야영장 주변이 온통 텐트 물결로 뒤덥혀있었다.

취사장 안에서 벽소령 바윗틈에서 나뭇잎으로 물을 받던 청년이 보였다.

그는 씽긋 웃어보였다.

 

중산리와 천왕봉을 가르키는 이정표아래 배낭을 벗고 털썩 주저앉잤다.  

장터목 산장의 저녁노을이 서쪽 하늘에 아름답게 불타고 있었다.

형형색깔의 등산복 색깔이 저녁노을과 어우러져 한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장터목 산장이 무지개빛을 발하고있었다.

"소주한잔 할래?"

라면 국물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다.

저녁노을에 취하고 산에 취하고 술에 취하니 더이상 부러울것이 없는듯

가슴속 밑바닥에서 깊은 희열과 만족감이 폭포수처럼 밀려왔다.

저녁식사후 18시에 입실 자리배정을 했다.

우리는 아래층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는데 자리는 널널했다.

청년은 위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것이 보였다.

자리배정후 각자 자유시간을 갖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이정표 갈림길 아래 청년과 셋이 마주보고 앉잤다.

청년은 전주에서 왔고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하기전 

지리산에 온것이라했다. 

밤이깊어질수록 도심속에선 느낄수없는

밤하늘 별빛이 아늑하고 푸근해서 좋았다.

도심속에서 짖눌렸던 그모든찌든때가 밤하늘 은하수 쏟아져내리듯 

하얗게 쏟아져내리는것만 같았다.

그무엇을 얻으려고 그무엇을 찿으려고 싸우고 미워하는지

산속에서는 모든 만물이 평등이요 자연의일부인것이었다.

취사장 안쪽에서 우리를 흘끔 처다보는 사람이 있었다. 

동생이 술한잔 하라고 손짖을 하자 그는 그다렸다는듯 술자리에 합석했다.

그는 마산 사람이었고 나이는 서른 대여섯보이는데 몸이 호리호리했다,

우리는 밤이깊어지도록 별을보고 달을보며 술에취했다.


새벽4시에 일어나 동생을 깨웠다.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다른 등산객들도 일찍 자리를 털고 일어나

서둘러 천왕봉을 향해 출발했다.

천왕봉에 도착하니 찬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떠오르는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쪽하늘에 붉은빛이 나타나더니 잠시후 해를 막는듯 

먹구름이 군데군데 나타났다.

사람들은 먹구름사이 붉은 태양빛을 아쉬워했다.

어젯밤 이정표 밑에서 술을 같이 마셨던 마산사람이 

나를 보더니 살짝 웃어보였다,

아마도 아쉬움의 뜻이리라.

"내려가자" 

우리는 중산리로 하산방향을 정했다.

대원사 치밭목쪽으로 하산하려다 대원사 계곡이 깊을것 같아 

중산리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

천왕봉에서 10여분 내려왔을때 동쪽하늘에 붉은 태양과 

새털구름 조화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로타리산장에서 올라오던 등산객들이 붉은 태양빛에 도취됐는지 

입을 다물지못하고 감탄을 했다.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로타리산장 가기전 긴머리 아가씨가 올라오더니 무언가 잃어버렸다고 

혹시 보지못했느냐며 물어보곤 물을 한모금 얻어마시고 올라갔다.

조금 내려가자 아줌마 열댓명이 올라오고 있었다.

"천왕봉 아직도 멀었습니꺼?"

"얼마를 더가야 헙니꺼?"

후세에 남기기위해 사진한장 찍으러 가는데 천왕봉이 

이렇게 멀지는 몰랐다며 수다를떨며 올라갔다.

중산리 야영장에는 야영객이 많았다. 

야영장옆에 시원하게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더니 온몸이 시원하고 상쾌했다.

중산리 상가지역에 버스시간표를 보고있는데 

식당아줌마가 들어오라고했다.

"산채비빔밥 둘이요"

산채비빔밥은 구례화엄사쪽 식당 비빕밥보다 맛은없었다.

우리가 반찬은 손도안대는듯 보이자 주인여자는 

총각김치가 맛이있는데 왜 먹어보지않냐고 투덜댔다.

"아줌마 민박은 얼마해요?"

"2만원 받십니더"

"싸지예,다락방인데 방좋으면 뭐합니꺼"

우리는 식당을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식당과 버스정류장은 먼거리였다.

터벅터벅 걷고있는데 중형차가 멈춰서더니 타라고 손짖을 했다.

"어디서 넘어오는길 입니꺼?"

"노고단요"

그사람은 산악구조대(?)인데 어젯밤 한사람이 실종됐다는것이었다.

버스정류장에서 진주행 버스를 기다렸다. 

"형 아이스크림 먹을까?"

나는 동전을 건넸다.

초록색 아이스크림이 시원했다.

진주행 버스는 등산객 서너명만을 태우고 시골길을 달렸다.

나는 버스는 완행버스였는데 버스는 시골 정류장마다 

사람들을 태우고 달렸다.

버스안에서 순박한 시골어르신들을 보니 정겨운 시골정취가 묻어났다,

 

진주버스터미널에서 11:20분 대전행 버스표를 끊었다.

버스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승강장앞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멍하니 앉자있었다.

머리속은 텅텅비어있는듯 아무느낌 아무생각이 없었다.

지친몸을 쉬게하고 싶을뿐,

지리산 환영을 가슴에 앉고 대전행 버스에 몸을 싣었다. 

                                     

1996년8월 어느날~

 

 

 


25 Comments
날보 2018.01.17 15:18  
굉장히 오래된 기억인데도 깔끔하게 잘 기억하고 계시나봐요 ㅋㅋ저는 언제 가보나요~지리산 ㅠㅠ ㅋ
향고을 2018.01.17 18:45  
아닌디요,ㅎㅎ
옛날에 쓴건디요,
함가보세요,
이쁜 처자 손잡고,ㅎㅎ
돌이킬수없어요 2018.01.17 16:25  
읽는중에 제 어깨가 아파오네요.
잔잔한듯 하면서도 끝까지 읽게 하는 글이엿어요^^
지금 전 편안히 카페에 앉아 글을 읽엇는대
마치 지리산에 다녀온 느낌이에요~
좋은 글 잘 읽엇어요 향고을님^^♡♥
향고을 2018.01.17 18:49  
아직까지도 힘들었었다는 느낌이 남아있네요,
화엄사에서 노고단 대피소까지 야간산행이 힘들었거든요,
지리산을 생각하면 어쩐지 배낭무게에 짖눌렸던 기억과
피아골 산장에서 어느 중년 아저씨의 손풍금 연주가 생각납니다,
무박 당일치기,가령 노고단코스 등산후 피아골이든 뱀사골로 하산한다면
별어려움은 없는듯 합니다,
울산울주 2018.01.17 16:54  
화엄사- 노고단- 반야봉- 세석평전- 장터목 -천왕봉- 법계사
80년대초 이렇게 서너 번 종주했었어요

그때 산장은 노고단과 세석평전에만 있었던 듯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코스는
남원 뱀사골에서 피아골로 넘어가는 계곡코스였어요

지금은 가기 싫죠
옛날 지리산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향고을 2018.01.17 18:53  
피아골 단풍노을은 참아름답지요,
바람소리 물소리 짜릿하구요,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소주한잔 하는맛도
산을 좋아하는 요인인듯하기도합니다,
이젠 멀리는 못가고 주구장창 보문산만 오르고있네요,
적도 2018.01.17 18:29  
젊지 않고서는 실행에 못옮기는 지리산 종주군요.
그저 차로 노고단 가까운 주차장에 파킹 노고단까지만 올라갔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향고을 2018.01.17 18:59  
보통 노고단 코스로 많이 오르고
피아골이나 뱀사골로 하산하는코스가 제일 많이 이용되는듯해요,
노고단까지는 1시간거리,완만한 오름막이라서
누구든지 쉽게 등산할수있어 좋은듯합니다,
그래도 전국 명산을 찿아다닐때가 좋은시절였어요,
이젠 가고싶다는 마음도 없어진것이 그냥 보문산이나 올라야할듯합니다,
kairtech 2018.01.17 19:22  
읽어보지도안하고 댓글답니다 ㅋ ㅋ
어깨가 아파서  오십견인가?
지리산노고단에서 웅장한 산굽어보며 담배피우던게 어제같은데
벌써 이십년전
요즘 향고을님  심심하신듯
어여 짐싸서 기다리는사람있는곳으로  가심이....
향고을 2018.01.18 09:52  
짐싸논지는 오래지만 감자두알은,ㅎㅎ
물레방아돌리자고 챵콩을 가기는 너무멀구요,
가자니그렇구 안가자니그렇구 이거원 갈팡질팡입니다,
kairtech님도 병원장친구 꼬셔서 함떠나시죠,
병원장 친구 스토리가 재미있긴재미있어요,
함어고고로해서 색주가로해서,ㅋㅋ
진파리 2018.01.17 19:44  
차만타고 다닌 지리산.
열번도 넘게 갔지만 걸어본적 없는 지리산.
휴게소에서만 바라본 지리산.
그래도 멋져보인 지리산.
파르티잔의 순수 영혼이 깃든 지리산.
애국경찰의 피가 흐른 지리산.
독재자의 탐욕이 피를 부른 지리산.
그런 지리산
나도 체력적 능력이 되면
산장에서 하루쯤은 묵어보고 싶네요.
향고을 2018.01.18 09:57  
피아골산장이 그래도 분위기,운치는 좋은듯합니다,
오래전 저녁무렵 단풍노을뒤로 아름다운 뒷태를 남기고
사라진 여인의 뒷모습을 그려보며
피아골 산장에서 뒷태여인과 밤을보내고 싶다는
염원이있었습니다,
진파리님도 사모님 모시고 산아래 모텔방에서
하룻밤 유하신다면 분명 물레방아는 돌아,ㅎㅎ
타이거지 2018.01.17 20:33  
거지이야기...
거지서방  형제이야기..
세월아..
고을님  보문산이요..?
거지  뒷동산도  버거워...
중앙공원..
어르신들과  맴맴...
추억속으로...
자꾸  눔물. 찌질해져요  ㅜㅜ
향고을 2018.01.18 10:00  
중앙공원에 앉자 따스한햇살을 받으며
어르신들과 어우렁더우렁,좋아요,
아주오래전 부평쪽 천마산인가 골짜기에서
새우깡에 소주를 마시며 어울리던 친구는,ㅎㅎ
욜로골로 2018.01.18 00:16  
작년초 겨울에 2박 3일 산장에서 먹고 자고 했었는데.. 3대가 덕을쌓아야 볼수 있다는 일출도 운이 좋아서 보고 너무 좋았네요 ㅎㅎ
향고을 2018.01.18 10:02  
천왕봉 일출은 웬만한사람은 보기힘들죠,
워낙 오르기도힘들고 당일치기도 힘드니까요,
장터목 산장이든 로타리산장이든 하룻밤유하며
푸근한 지리산밤풍경에 푸욱 빠져보는것도 참좋을듯해요,ㅎ
앨리즈맘 2018.01.18 04:14  
초록색 아이스크림이 몰까 골꼴  ㅡ 수박바? 캔디바? 아
향고을 2018.01.18 10:05  
앨맘님 초록 메론바 아시면 50줄,ㅎㅎ
아,앨맘님과 메론바든 맥주든 한잔,ㅋㅋ
돌이킬수없어요 2018.01.18 10:20  
ㅠㅠ..
초록 메론바는 지금도 나와요...
저도..제 조카도 50줄인가요???
ㅎㅎㅎ
향고을 2018.01.18 10:28  
그래요오,
아이스크림 먹어본지가 저때 먹어보고 안먹어봤으니 알수없어요,
댓글달려 수정도안되니,앨맘님은 30줄,ㅎㅎ죄송,
돌킬님도 확실히 30줄,ㅋㅋ
돌이킬수없어요 2018.01.18 10:39  
감사합니닷!~~♡♥
향고을 2018.01.18 11:07  
돌킬님께 한마디,ㅎ
돌킬님 이제 장기여행도 막바지 정리단계인듯해요,
보통 장기여행 막바지는 뭔가모르지만
뭔가 풀어져서그런지는 모르지만
본인경우는 장기여행 막바지부분에서
간혹 분실,도난,안전,건강에 문제가 오는경우가 있었어요,
참고적으로 돌킬님도 여행막바지 정리차원에서
건강,안전,위생,분실,도난에 신경을 쓰셔서
여행마무리를 잘하시라고 오지랍으로 한말씀,ㅎㅎ
돌이킬수없어요 2018.01.18 15:22  
오늘 내일 떠날까?
햇는대요
호텔이 너무 좋아서 못떠나요...
안전은 항상 유의 하고 잇어요.
분실 도난도요
아직 긴장은 안풀고 잇죠..
쏭추몽킁 2018.01.19 16:35  
향고을님은 어쩜 글을 이렇게 맛깔나게 쓰실까 무지 부럽습니다.
전 알콜성 치매 비슷한 넘이 와서 간단한 대화에도 단어가 떠 오르지 않아 가끔씩 난처할 때가 많은데
저도 향고을님 반만이라도 글 좀 잘 써 봤음 좋겠습니다..^^
향고을 2018.01.19 17:04  
아이구 감사합니다,
제글은 정통은 못되구요,야매입니다,
쏭추몽킁님은 사진작가시자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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