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가 연주시 기립...(싸우자는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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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가 연주시 기립...(싸우자는글 아닙니다.)

박리키 15 812

흠..... 논란이 될것 같아서... 쓸까 말까 고민 했는데요..

그래도 "싸우자"는 아닌 제 생각은 이렇다 정도로만 조심히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태국 경력은 다른분들에 비해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올해까지 약 5번인가 6번정도 온것 같은데

한번 올때마다 체류일수가 다르지만 무비자가 허락하는한도로 가장 길게 있어봤구요(비자런X)

가장 짧게는... 약 10일정도로... 들락날락 했습니다.

 

처음 태국 왔을때가 생각나네요..

그때 여자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왔었는데.. 사람들이 벌떡 일어서서 동시에 기립하는게

너무 신기해서 사진도 찍고 그랬었습니다. 기억에 그당시는 시골이어서 그런지

저한테 뭐라고 하는사람도 없었고 저는 "이방인" 이기에 너무 신기 했었습니다.

첫 해외여행이었습니다. 머리털나고 첫 비행기타고 간곳이 태국이니까요..

 

두어번 그런 광경을 목격하면서 점점 태국이라는곳에 적응하다보니.. 

그들이 일어서서 기립하고 무언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시간에 저만 가만히 앉아 있는게

미안하기도 해서... 몇번은 그분들과 함께 서있었습니다.

나름의 존중의 의미였고 주변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행동을 하면 무의식중에 자신도 따라하는

동물적인 무리의식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몇번더 태국을 방문하면서 이러저러한(기분 더럽기도 했고... 너무 고맙기도) 일도 많이 겪었고

이곳도 사람사는 곳이다... 즉 대한민국이나 태국이나.... 그동안 제가 방문했던

여러 나라들도, 역시 사람사는곳은 사는 모습이 비슷하다 였습니다.

외국인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친절한 모습에 반해서 말도 안통하지만 서로 키득거리면서

바디랭귀지도 해보고.. 점점 좋아졌었죠..

 

뭐 태국의 정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쿠데타도 있었고.. 국왕이 허수아비다 라는

몇몇분들의 의견도 있었고.... 또 국왕이 죽고나서도 정세가 쉬이 흘러가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이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말씀드리진 않을게요... 너무 길어질것 같으니까요^^)

 

 

세번째였나 네번째였나.. 태국에 왔을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태국사람이 좋지만...... 태국국기에 존경을 표해야 하는가??

반대로 대한민국도 예전에 일정 시간에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도 얹고 하는

영화에서 보았던것 처럼...... 대한민국에 놀러왔건 일하러 왔건 그 수많은 외국인들이

애국가가 울려퍼질때 기립하지 않고 가슴에 손을 얹지 않았다고 나의 기분이 나빴던가??

게다가 그렇게 같이 해줬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나? 또는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나??

 

수많은 질문에도... 저의 대답은 "와... 저사람은 안해도 되는구나"

이정도 였습니다.

 

뭐.... 길게 주저리 주저리 썼지만... 

함께 기립해주지 않았다고 기분나쁠일도 없고 기립해줄 필요도 없구요

국가가 울려퍼지는동안 시끄럽게 떠들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정도로 또는 걷다가 가던길을 멈춰준것으로 충분한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70~80년대에도 벌금냈거나 잡혀간 외국인이 있었다고 들어본적도 없습니다.

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들을 존중은 합니다.

다만 그들이 저를 존중하는 만큼만 존중합니다.

그리고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저를 무시하지 않는 만큼만 무시하지 않습니다.

 

태국사람은 좋지만... 그들이 따르는 태국이라는 나라의 체제에 대해서는 존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어서지 않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람이기때문입니다.

 

 

*오해하실까봐 첨언 드립니다.*

함께 일어서 주시는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것이 아닙니다.

저 또한 그랬었고 그 마음으로 가끔 그렇게 하고 싶기도 하거든요...

 

호스텔에 묵었을때 친해진 태국인 호스텔사장과 함께 시장에서 밥먹다가

애국가에 기립하면 바로 앞에 있을때 저도 기꺼이 일어서 줍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면 부동자세로 저에게 씨익 웃어줍니다.

그리고 그 국가연주가 끝나면 저에게 일어서지 말라고 합니다. 너는 태국사람이 아니니까

어색하다고... 그렇게 또 같이 웃으며 이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함께 일어서주시는 많은 외국인 분들을 이해 합니다.

15 Comments
펀낙뻰바우 2018.09.16 00:37  
센써티브하시군요...저는 남들 다 기립하니 뻘쭘해서 그냥 같이 기립합니다...알지도 못하는데 뭔 존경을하고 경외를할까요? 그냥 님의 아랫글처럼 검문 당할까 귀찮고 머릿속엔 낼 어느 코스로 다녀야하나 뭘 먹어야하나 어디서 자야하나 뭐 그런 생각밖에 없는듯...

여행와서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무조건 재미지게(천차만별이겠죠.) 지내는 것이 최고죠.

한마디로 별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sarnia 2018.09.16 01:06  
갑자기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나네요. 모교가 참 유명한 학교였는데요. 기독교 장로이기도 한 이사장 부인이 보석밀수하다 들통이 나서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사건으로 유명했습니다.
월요일 조회때마다 큰 강당에서 애국가를 4 절까지 다 부르고 검은색 가발을 쓴 이사장이 훈시하러 연단에 나타났는데, 이사장님께 대하여 경례! 하는데 구호가 “충성!”’ 이었지요.
그때 뒤에 있던 학생들이 “충성” 대신 “실성” 하고 외쳤는데 나중에는 그렇게 외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져 충성과 실성이 뒤섞이는 바람에 마치 ‘칠성’ 하고 외치는 것처럼 들리더군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그때 칠성사이다라는 게 있었어요. 서미경이 광고모델로 나왔던) 

뭐, 그 때 그랬던 생각이 난다구요.
태국에서는 치앙마이에서 한 번 태국국가 만난 적 있어서 함께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방콕에서는 영화관.. 이 아니고 싸이얌니라밋 공연장에서 또 한 번 일어섰구요.  그 외에는 그 시간에 국가가 안 나오는 곳에 있었는지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뽀뽀송 2018.09.16 08:53  
대마가 합법인 나라의 어느 외국인이 한국에서 대마를 피고, '나는 한국인은 좋아하지만, 한국의 체제는 존중하지 않는다.'면서 무죄라고 주장하면 그 외국인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한국의 법에 따라 법적 처벌을 받거나 추방하거나 하는 게 합리적인 해결책이 아닐까요? 어느 나라나 선출방식은 다르나 그 나라의 제도에 따라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라는 형태의 권력이 있고, 입국시 내미는 여권이라는 제도는 그 나라의 제도에 종속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섯시 땡 하면 태국 국가에 맞춰 태국 국민들이 1분간 자국에 대해 예를 표하는 것은, 태국의 권력과 국민들이 모두 동의한 태국에 대한 존중의 표현입니다. 국왕 찬양가가 아닙니다. 태국국가에는 태국인의 단합과 평화에 관한 내용만 있습니다. 태국인들이 가만히 서 있는 1분 사이에, 외국인들이 서 있는 사람들 사이로 슬금슬금 걸어다닌다고 생각해보면, 보는 태국인들은 기분이 어떨까요? 인권을 억압할 만큼의 폭력적인 강제가 있는 게 아니라서 반체제의 상징적인 행동으로 인식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무례한 이방인' 정도 아닐까 싶네요.
공심채 2018.09.16 12:06  
기립이 법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들도 외국인들까지 반드시 기립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해 주면 좋아하겠지만 안 한다고 해서 무례하게 보거나 하지는 않을 걸로 생각합니다.
필리핀 2018.09.16 12:05  
ㅎㅎ 저는 태국에 있을 때는
오전 8시와 오후 6시 무렵에는
가급적 외출을 안합니다...^^;;
강희제 2018.09.16 15:32  
기립하든지 안 하든지 모두 맞는 말씀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본인의 행동에 대하여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립을 하지 않을 사람들은 “나는 민주시민으로서 비록 태국을 사랑하고 존중하지만 독재시대도 아닌 민주화 시대에 독재시대의 잔재를 따라하지 않겠다.”라고 정당성을 부여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립할 사람은 “나는 민주시민이지만 태국은 6. 25. 전쟁 때 전투병까지 보내 준 우방이므로, 기립이 비록 민주화가 덜 된 독재의 잔재이지만 그 태국의 국가체재에 대한 존중이 아닌 태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와 태국 국민에 대한 존중과 사랑으로 기립을 한다.”라고 정당성을 부여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선택의 문제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기립을 선택하겠습니다.
비육지탄 2018.09.16 15:56  
방문한 나라를 존중하는 의미로 실내에서 나오지 말거나,
잠시 서있으면 그만인 일 입니다.
이런일로 토론하는것 자체가 너그러운 마음이 없고 인색해 보이는 일 입니다
우리의 군부정권 시절에도 애국가 나오면 길가던 외국인들 가슴에 손은 안올려도 잠시 서있다 갔고요
극장등에서 애국가 나올때 외국인들도 모두 기립 했었어요
물에깃든달 2018.09.16 16:25  
저는 방문자의 예의는 다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이상은 하고싶지 않아요. 생각을 어떻게 하건 그냥 따라만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슨 이유든 내 의무도 아닌것 때문에 사소하지만 내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진 않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태국을 싫어한다거나 그런건 아니에요``ㅋㅋ
루나tic 2018.09.17 21:25  
전 큰의미두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나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서 눈치껏 합니다. 멈춰야 하면 멈추고 기립해야 하면 주변상황보고 하고.. 작년 8월에 태국갔을때 작은 도시 빅씨에서 쇼핑하고 나올려는데 갑자기 음악나오고 사람들서고 촛불들고 돌아가신 국왕추모행사하더라구요. 멋도 모르고 걷다가 뭔가 아닌거 같아서 가만히 서있으니깐 앞에 초들고 서있던 점원이 웃어주더라구요. 그러면 된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자세한 정치적 상황은 그분들이 차차 해결해야나갈 몫일꺼구요.
화니텐 2018.09.18 08:24  
저는 여행지에서는 최대한  티나지않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난 놀러온 거지 대한민국 대표사절이 아니니까요. 안전한 여행과 안전한 귀국을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 없습니다~
아이폰갤럭시 2018.09.21 22:18  
기립하고 안하는데 태국여행의 횟수나 기간이 중요할까요?
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중요할까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하는 님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외국인 이니까요
maui 2018.09.27 06:45  
그 상황에 기립 안하는게 더 불편해서 그냥 기립합니다.

여행 다닐때 이것 저것 너무 많이 생각하는건 손해죠.
카페신 2018.10.02 12:10  
기립하지 않게 되는 분위기가 연출되더군요.
영화 보기전에 저 역시 다들 기립하길래 ㅎㅎ
저도 같이 기립하게 되네요.
태국문화...그냥 따르는게 태국여행자로서 좋겠다는 생각에~
그냥 좋게 생각하면서 ㅎㅎ
자유로운백패커 2018.11.26 15:45  
존경이 아닌 존중 정도로 일어서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멋진형호 2018.12.24 21:23  
저도 태국에서 영화보러가서 기립한번 했습니다~~ 색다른 추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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