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데이 24시간 전!
간만의 태국여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1년에 대여섯 번은 여행을 갔고 태국만 100번 이상 방문했는데, 코로나 때 한번 발이 묶인 뒤로는 1년에 두 번 여행가기도 힘들다ㅠㅠ
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첫 해외여행은 유럽 배낭여행이었는데, 경비 아끼느라 한 달 동안 숙소에는 거의 묵지 않고 매일 밤기차로 이동하면서 잤다. 그래서 동선이 뒤죽박죽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자려면 멀리 이동해야 하니까^^
1997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1년 살았는데, IMF 때문에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귀국했다. 2000년에는 뉴밀레니엄 기념으로 동남아를 8개월 동안 여행했다. 그때 출국은 김포공항이었는데, 귀국은 인천공항으로 했다.
이번 여행은 방콕으로 들어가서 푸켓으로 나온다. 직항은 비싸서 경유편을 끊었다. 방콕 갈 때는 상해에서 1시간 30분 경유하고 올 때는 2시간 30분 경유한다,
나는 이동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빠르고 편하게 가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느리게도 가고, 낯선 곳에서 머물다가기도 하고, 조금은 불편한 방법으로 가기도 하는 게 여행의 또 다른 묘미 아니던가.
방콕 수완나품공항에 도착하면 공항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갈 것이다. 카오산은 전 세계에서 온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여행자의 천국이다. 저렴한 숙소와 맛집, 마사지, 라이브바 등이 모여 있어서 모든 게 다 해결된다.
카오산에 며칠 머물면서 단골 맛집도 가고 라이브바 순례도 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밤기차를 타고 남부로 간다. 이미 2등석 침대칸도 예매해놓았다.
내가 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바다 때문이다. 태국에는 아름다운 섬과 해변이 많다. 태국 남부는 코끼리의 코를 닮아서 가늘고 길쭉한데, 동쪽에는 꼬사무이, 꼬팡안, 꼬따오 섬이 있고, 서쪽에는 무꼬쑤린, 씨밀란, 피피, 꼬리뻬 섬이 있다. 하나같이 이쁜 바다를 간직한 섬들이다.
요즘 계절에는 서쪽보다 동쪽 바다가 더 이쁜데, 아직 어디로 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일단 밤기차를 타고 수랏타니까지 간다.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끄라비나 푸켓으로 갈 수도 있고, 버스와 보트를 타면 꼬사무이나 꼬팡안으로 갈 수도 있다.
귀국편 뱅기가 푸켓에서 출발하는지라 끄라비나 푸켓으로 가는 게 편하기는 하다. 밤기차를 타고 새벽녘 수랏타니에 도착할 때까지, 다음 행선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내일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유여행만이 누릴 수 있는 멋이니까^^
(아래의 사진은 2006년 여행 때 찍은 것들이다. 그때는 DSLR을 가지고 다니다가 똑딱이를 거쳐 요즘은 핸폰으로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