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세 분의 태사랑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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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세 분의 태사랑님들

sarnia 28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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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태사랑님 세 분을 만났다. 사실 두 분을 더 뵈었어야 하는데, 여행일정 자체가 짧아 시간을 낼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연락을 안 드렸다


이번 만남에서는 내가 좀 제멋대로 행동했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 만난 두 분이 도착한 서울역


우선 광화문에서 두 분을 만났다. 만남의 장소는 내가 정했다. 78 년 된 국밥집에 갔다. 퀴즈 맞추기 댓글에서 한 약속대로라면 경복궁 근처에 있는 토속촌에 갔어야 했다. 


마침 그 날 저녁 광화문에서 집회가 있었다. 그런 날 저녁 효자동 토속촌에 갔다간 오도가도 못하게 될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장소를 바꿨다.


78 년 된 국밥집에선 국밥과 수육을 시켰다. 시켜놓은 수육을 내가 절반 이상 집어먹었다. 저녁에 그 분들을 만나기 전, 점심은 죽을 먹었었다, 점심이 좀 늦어져 밥을 먹으면 저녁이 맛이 없을까봐 밥대신 죽을 먹은 거 였다. 그 날 점심 무렵 본죽이라는 간판이 달린 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만 원 짜리 전복죽을 한 그릇 시켜먹었다. 생각보다 양이 좀 많긴 했지만 역시 죽을 먹어서 그랬는지 점심을 늦게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육을 많이 집어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78 년 된 식당에서 밥을 먹고나서, 길 건너편에 있는 커피콩과 찻잎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카페에 들어갔다. 같은 간판의 카페가 많이 눈에 띄는 걸로 보아 프랜차이즈같았다. 


내가 좀 제멋대로 행동했던 사연이란 이렇다. 


카페에서 이야기를 한참 하는데 갑자기 시차부적응 피곤함이 몰려왔다. 


제가 (시차가 바뀌어) 피곤하니까 이제 집에 가겠어요” 하고 나혼자 제멋대로 자리를 마무리지었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찬바람을 쐐니 잠이 깼다. 괜히 나왔나 싶었다. 


"나 잠 깼으니 도로 들어갑시다" 라고 말할 수는 없어서, 대신 두 분에게 "배고프지 않아요" 라고 물었다. "배 안 고파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밥 먹은 지 두 시간도 안됐는데 벌써 배가 고파질리 없었다.    


하긴 그 날 국립현충원에 가서 많이 걸은 탓에 몹시 지쳐있기는 했다. 그래도 내가 좀 참을성이 없었던 거 같다. 


한 분은 내가 잘 몰랐던 분이었는데, 마음 따뜻한 카톡 프로필이 인상적이었다. 태국요리솜씨가 전문 쉐프 수준이라는 그 분에 대한 소개글을 본 것같다. 역사를 보는 안목이 깊은, 차분한 학교 선생님 같은 인상이었다.  


다른 한 분은 닉을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태사랑 인기 여행기 작가였다, ‘깐깐하고 까칠한 분’ 일거라는 '글에서 본 인상'과는 전혀 다르게 아주 밝고 활달한 수재 타입의 리더형이라고나 할까? 어려운 공부를 하신 scientist 라는 것도 우연히 알게 됐다





또 다른 한 분은 그 다음 날 인천에서 만났다. 이 분과의 만남에선 내가 딱히 실수를 한 건 없는 것 같다. 근데 하나 맘에 걸리는 게 있다지금까지 네 번을 만나 네 번 모두 이 분에게 얻어먹기만 했다는 게 맘에 부담 비슷하게 남아있다


그렇다고 밥값 계산할 때 마다 내가 화장실로 몸을 숨겼다거나 신발끈을 묶는 척 하고 있었다거나 지갑을 숙소에 두고 왔다고 둘러댔거나 한 건 절대 아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에 진흥각이라는 꽤 알려진 식당이 있다. 삼선간짜장에서 조미료맛이 나지 않았던 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이 식당에선 일부러 비싼 요리를 시켰는데, 이번에도 역시 밥값 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내가 손님이기 때문에 밥값을 낼 자격이 없다는 게 그 분의 강력한 지론 같았다.


담에 이 분을 만날때는 더 이상 이 분의 나와바리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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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년 가을 한국 다녀와서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여러가지 ID 와 함께 약 4-500 불 쯤되는 현금도 잃어버렸었다. 지갑을 잃어버린 건 난생 처음이었다.


근데 이번에는


여행중에 서울에서, 생각지도 않게 공짜 현찰이 조금 생겼다. 지난 가을에 잃어버린 현찰의 몇 배 정도 되는 액수였다. 


길거리에서 주웠다거나, 비타500 박스안에 숨겨진 용돈을 누군가에게 전달받은것은 절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공짜 돈이라고 할 수 없는


나도 까많게 모르고 있었던 내 돈 이었지만, 암튼 액수가 크든 적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금품이 생기면 뭔가 행운이 깃든 듯하여 기분이 좋아지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여행이란 돈을 없애는 행사인데, 여행중에 생각지도 않은 돈이 생겨보긴 또 처음이라 기특해서 그 날 인증사진을 찍었다.    


참 여러가지로 해피한 점이 많았던 봄소풍 잘 다녀왔다. 





28 Comments
Robbine 2015.04.27 06:45  
조회수를 보니 첫 클릭은 아니지만 댓글은 일등으로 ㅋㅋ
행운 축하드려요~
저도 언젠가는 한 번 쯤..ㅋ
sarnia 2015.04.27 06:49  
뭘 수정하러 들어왔는데 벌써,,
참, 제가 진주가 아닌 합천엔 갔었어요.
육회 먹으러 내친김에 진주까지 갈까 하다.. 그냥 돌아왔지요. 시간이 애매해서.
Robbine 2015.04.27 06:53  
합천 소고기 드셨나보네요ㅋ
합천은 저도 대장경 보러 가본게 전부라 잘은 몰라요.
진주 오신다 연락 주시면 세차 해야지 하고 기다렸다가 연락 없으시길래 서울에서 바쁘시구나 했는데 합천을 다녀가신 줄은 몰랐어요 ㅋ
sarnia 2015.04.27 07:11  
영상테마파크가 있다고 해서요. 몇 년 전 순천에 있는 건 가 봤는데 이번에 합천에 있는 것도 봤어요.
근데 합천에선 뭘 안 먹은 것 같은데,, 아, 대구 서문시장에서 3000 원 짜리 칼국수 먹었네요.
sarnia 2015.04.27 07:13  
선산휴게소에서 핫도그하고 옥수수도 먹고 근데 옥수수가 맛이 별로 엿어요.
Robbine 2015.04.27 07:19  
저 엊그제 선산휴게소에서 기름 넣었는데 ㅋㅋㅋ

합천 영상테마파크 혹시 해인사 밑에 있는 그건가요? 대장경 보여준다고 해서 재작년인가 가봤는데 입장료도 비싼데 사람만 많고 볼것도 없어서 엄청 실망했거든요.
sarnia 2015.04.27 08:27  
해인사하곤 다른 방향같던데요.
합천댐 쪽으로 갔던 것 같습니다.
참 합천댐은,,
혹시 올드보이란 영화 (넘 오래된 영화라 잘 모르실수도) 보셨으면
이우진 (유지태) 누나가 떨어져 자살한 그 댐 인 거 같아요. 거기 그런 설명은 없는데 합천댐 하니까 그 영화 생각이 나서요.

저는 언제부턴지 한국 절에 안 가게 됐습니다. 특히 불국사 해인사 신흥사 (설악산) 등등 .. 그런 곳에 가서 한 번도 감명 비슷한 걸 받은 적이 없어요.
영주 부석사는 운치가 있다고들 합니다만,,
Robbine 2015.04.27 08:54  
대장경 테마파크 보고 소고기 먹고 합천댐 구경가서 우리 앞에 걷고 있는 어색어색한 삼십대 커플을 보고 엄마가

"에휴, 유리 ㅇㅇ이도 이런데 저렇게 와야 하는데" 하는 소리를 들었었던 기억이 있네요.

소고기 잘먹고 기분 짱좋았었는데 급습 당한 느낌이었어요 ㅡㅠ
필리핀 2015.04.27 07:13  
담에는 귀한 선물을 미리 준비해서

매번 식사를 대접받은 분에게 앙갚음하세요~

어차피 식사비는 그분이 또 낼테니... ㅎㅎ
sarnia 2015.04.27 07:16  
글찮아도 작년에 쿠바산 무엇인가를 하나 준비했는데 그 해 미국 경유하는 바람에 못 가지고 갔어요. 염병할 미국세관이 쿠바물건 통과 안 시킨다고 해서,
뭐 오바마하고 라울 카스트로 만나 다 좋게 합의했으니 앞으론 괜찮겠지만요.
필리핀 2015.04.27 07:38  
양 정상끼리 합의한 게

미국 세관 직원까지 내려오려면

수년은 걸립니다...

어떤 직원은 개무시할 수도 있구요~ ㅎㅎ
sarnia 2015.04.27 08:20  
근데,, 선물이란 게 참 선택하기가 어려워요.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고, 여긴 있는데 거긴 없는 특별한 거 이제는 거의 없고요.
손글씨로 쓴 카드와 함께 봉투에 넣은 백화점 상품권 ,, 이런 게 무난할 것 같군요.
필리핀 2015.04.27 09:16  
캐나다 여행 와서 쓰시라고

캐나다 달러를 한 묶음? ^^;;;

아님 캐나다 왕복 이티켓? ㅋㅋ
sarnia 2015.04.27 09:38  
유가하락으로 가치가 폭락한 캔불 주면 욕먹을듯..
저 캐쉬 생겼을 때 기분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환불할 팔요가 없겠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었지요. 뭐 어차피 거의 카드 긁고 돌아다니지만, 이번엔 저 현찰도 좀 썼습니다.
jindalrea 2015.04.27 10:22  
저라면 꽃이라 말하겠습니다.
포장지로 뽐내지 않은.. 제색깔과 향기로 아름다운.. 알고보면 까다로운 저는 꽃이 좋아요~~ ㅎㅎㅎ
sarnia 2015.04.27 10:48  
참고하겠어요. 꽃
근데 꽃은,,, 서초동에 가서 사야하나요?
꽃가게를 본 기억이 없어요..

언젠가 누군가에게 예쁘게 다음은, 어찌보면 난을 닮은 도쿄 대파를 선물한 적도 있어요.
이 대파는 제가 주로 라면에 썰어 넣어 먹는 것 입니다만.
참새하루 2015.04.27 13:51  
우연의 일치인지...
어제 유튜브에서 듣기 좋은 편안한 음악을 검색하다가
이 유튜브 동영상 July라고 쓰인 이 파일을 들었는데
참 제가 좋아서...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뉴에이지'로 검색했던듯...

그런데 어떻게 오늘 sarnia님이 게시물에 링크로 올려놓으셨는지
서로 뭔가 통하는 전생 연인사이?^^

꼼꼼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sarnia님도 덜렁대는 면이 있으신가 봅니다
저도 겨울 외투 꺼내 입으려고 보면 주머니에서 지난 봄에 넣어두었던
사탕 과자 영수증 동전 가끔은 종이돈도 나오는데요
그때는 로또 횡재한 기분이지요
아마 sarnia님도 그러셨을듯...

돈을 그렇게 발견하면  횡재한 기분이 들때도 있지만
마눌 몰래 꼬불쳐 둔 비상금을 어느책 갈피에 끼워두었는지
꺼냈는지 안꺼냈는지  기억이 가물 가물할때는
정말 기분이 찜찜하기도 하지요

오래전에  애들 디즈니 만화영화 비디오케이스에 몰래
거액을 숨겨  비디오 책장에 몰래 감추어 두었는데요
와이프가 일요일날 애들 장난감 정리한다고
만화영화 비디오 싹다 쓸어서 구세군에 갖다 주었더라구요
말도 못하고 그저  속만 끓인적도 있습니다ㅠㅠ

4월의 고국 여행은 어떠셨는지요
한국의 봄날 나들이 어디로 간들 즐겁지 않았을까요

강원도 레일바이크는 가 보셨는지요?
저는 운동부족 저질체력이라 절대 쳐다도 안볼
철인경기에 도전하신다니 그저 우러러....

쉐프수준의 태국요리 전문에  학교선생님 삘나는 분은 누구신지 알것같고
태사랑의 인기 여행기 작가님도 누구신지 알것같고요
인천의 후덕하신 인심님만 누구신지...?

태사랑을 통한 만남을 시작이 되어
좋은 인생의 인연이 되면 좋겠습니다

봄날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요
4월 한국 방문 후속 포스팅 기대할께요
jindalrea 2015.04.27 15:01  
인천 사는 인심좋은 아줌마는 저예요!
대놓고 꽃 사달라 조르는.. ㅎㅎㅎ
참새하루 2015.04.29 06:01  
꽃을 좋아하는
아직 사춘기소녀인 진달래님ㅎㅎㅎ

얼마나 인심이 후덕하시길래
저도 인천가면 짜장면 한그릇
인천 인심을 맛봐야 하겠습니다
sarnia 2015.04.28 09:43  
일 할 때는 꼼꼼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지만 라이프는 그렇지 않습니다 ^^

저 음악 모릅니다. 어쩌다 발견을 했는데 지루하지 않아서 가져왔어요. Remember me 라는 음악도 괜찮군요. 

와이프 몰래 숨겨둔 비상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건 위험합니다. 차명계좌로 관리하셔야죠.

강원도 레일바이크는 가을로 미루었어요. 원래 월요일 예정이었는데 다른 약속 때문에 계획취소했고 화요일 수요일은 정선가는 기차가 없다고 해서, A-Train 이라는 투어열차가 있어요. 화요일 수요일 빼고 매일 다니는데, 사진으로 보니 멋지더라고요.

레일바이크는 생각을 다사 해야 할 듯. 어떤 분은 분명히 힘들지 않다고 했는데, 얼마 전 콩콩1님 말씀이 오르막이 있는데 거기가 힘들답니다. 전 같이 살 사람이 없어서 혼자 타야하는데 못 가고 빌빌거리면 민폐니까요.

하긴 가을엔 한국보다는 태국에서 많이 있게 될 것 같지만, 저 레일바이크는 꼭 타보고 싶습니다.
참새하루 2015.04.30 04:33  
아... 올가을에 또 한국 + 태국을 엮어서 가시는군요
꼭 뵙고 싶었는데
그때 한국에서 뵈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의 안방마님의 재가에 달려있지만요^^::

sarnia님의 유혹(?) 못이겨
올여름 가족 여행은 캐나다 밴프와 재스퍼가 포함된
미국서부 여행으로 결정했답니다
자동차로 가는 세번째 가족 여행입니다만
캐나다는 처음이라 밴프와 제스퍼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큽니다

매일 구글에서 자료찾고 사진 보면서
여행지를 달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하루 하루 행복에 취해서 삽니다
올여름 휴가용이라는  핑계로
노트북 카메라 렌즈  삼각대도 새로 구입하였습니다
마눌님도 가족 촬영을 위한거라고
핑계를 대니 재가가 짤깍 짤깍 잘 떨어지네요^^


한달 일정의 초반 반정도는
숙소 예약도 마쳤습니다

sarnia님 말씀대로 유명 관광지는
두달전에 예약을 해야 겠더군요

사진으로 보는 아이스필드파크웨이나
밴프 국립공원의 절경이 너무나 뛰어나
무척 기대가 됩니다
가을에 특히 멋지다고 하는 밴프사진을 담고 싶었는데
늘 아이들 여름방학때만 가족여행을 할수있어서 아쉽습니다

그런 천상의 자연풍광이  멀지않은곳에 살고 계시니
시즌마다 생각날때 마다 가볼수 있으니
많이 부럽습니다
물론 ...추위가 제일 싫은 저는 태국
동남아가 제 은퇴 후보 희망지 이지만 말입니다...^^
sarnia 2015.04.30 10:05  
한국여행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10 월 중이 될 것 입니다. 지난 해에는 10 월 말에 갔는데, 늦가을에 되니 한국도 쌀쌀하더군요. 단풍절정기도 좋지만 그보다는 좀 일찍 가려고 생각합니다. 태국여행은 길어야 5 일 정도가 될 듯 합니다. 시간이 맞으면 서울에서 뵙지요. 서울에서 자동차를 렌트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소 중 괜찮은 곳으로는 세븐스프링스라는 식당이 젛은 것 같습니다. 참새하루님 고향이 대구라고 하셨으니까 서울에 오시면 제가 대접하지요.

시카고에서 출발하시면 혹시 66 번을 타고 네바다주 까지 오셔서 15 본 주간고속도로를 타고 북상하시나요? 옐로스톤국립공원을 거쳐 올라오면 글레이셔 국립공원 (미국쪽) 과 워터톤 국립공원 (캐나다쪽) 을 보시고 캘거리까지 북상 한 후 밴프-레이크루이스-93 번 아이스필드 피크웨이.. 혹시 어린 자녀 (손주?) 동반하시면 콜롬비아 빙원 아사바스카 빙하 투어 꼭 하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에코투어가 될 것 같아요.

아래는 5 년 전인가, 캘거리 이민 새내기 분이 질문해서 대충 정리해서 올린 글이 있는데, 여기에도 올린 적이 있군요. 링크할까하다 그냥 제 원고 중 일부 삭제하고 복사해 올려요. 강산은 10 년이 되야 바뀐다고 하니까 대부분은 아직 유효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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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발해서 Tim Horton 에서 미디엄 커피 더블더블과 소시지 & 에그 breakfast special 을 사 들고 먹고 마시면서 달리지요. QE 하이웨이로 들어서면 자동순항속도 119 km (speeding ticket grace limit에서 1 km 모자라는 속도)에 setup 해 놓고 캘거리까지 쉬지 않고 고고씽~

Deerfoot Highway-Memorial Drive를 거쳐 4th Avenue로 들어가는 고가도로를 넘어 연방정부 청사 지하주차장까지 딱 2 시간 50 분 걸립니다. 지하주차장 길 건너편에 있는 제 17 년 단골 월남국수집을 가기 위해서지요.

3 번 large로 후딱 한 그릇 때린 뒤 차를 몰고 연방정부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와 4th Avenue-Bow Trail- Sarcee Trail 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캘거리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과 캘거리 대학교 주변의 경관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1 번 하이웨이를40 분쯤 달리면 Kananaskis Country 라고 대문짝 만 하게 쓰여진 이정표가 나오죠. 여기에서 Exit로 빠져 나와 남쪽으로 가는 2 차선 하이웨이(40 번 주도)를 타고 15 분쯤 달리면 Kananaskis Village 가 나옵니다.

제가 여기서 하는 일은 우선 Kananaskis Lodge 에 딸려있는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파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들고 트레일을 따라 걷는 것 입니다. Lodge 뒤 편으로 트레일이 있는데 Ribbon Creek Valley 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지요.

아이스크림 다 먹었으면 다시 차를 몰고 golf장으로 올라가 봅니다. 골프를 안 치더라도 가 볼만 한 곳입니다. 제가 록키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 중 두 개가 Lorette 와 kidd 인데 이 웅장한 3000 m급 두 산 사이에 펼쳐진 아름다운 valley 사이로 골프장이 자리잡고 있거든요. 
         
다시 1 번 하이웨이로 기어 나와 조금 달리면Dead Man’s Flat 이라는 이정표가 나오고 캐나다 국기(아시죠?) 가 펄럭이는 주유소(Husky)가 나타나는데 주로 화장실 이용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Park Pass를 사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이 곳이 밴프 매표소 보다 약 2-3 불 정도 저렴했는데 이제 똑 같이 9 불 (2 인이상이 탑승한 7 인승 이하 차량은 17 불) 받는군요. 

여기서 15 분쯤 더 가면 밴프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오고 이미 표를 샀으니 맨 오른쪽 라인으로 그냥 통과하면 되겠죠. 자 이제 속도를 90 km로 팍 줄입니다. 백두산 보다 200 여 미터가 더 높은 Mt. Cascade의 자태가 바로 앞에서 점점 가까워 지는군요.

밴프에는 두 개의 Exit가 있는데 저는 무조건  첫 번째 Exit로 들어갑니다.

오랜만에 왔으니 다음과 같은 신고식을 하기 위해서죠.

1.        TUNNEL MOUNTAIN DRIVE 를 따라 돌면서 HOODOOS 에서 RUNDLE MOUNTAIN 과 TUNNEL MOUNTAIN 사이의 계곡 감상하기.
2.        마릴린 몬로 주연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 촬영장소인 BOW FALL 산책로를 따라 그 근처에 있는 BANFF SPRINGS HOTEL을 바라보며 Trail 산책하기. 
3.        미네왕카 호수 가서 산양 떼 구경하기.


밴프를 떠나 레이크루이즈 갈 때는1A를 이용합니다. 전나무 숲 속 길로 정취도 있고 훨씬 한가한 편입니다. 도중에 JOHNSTON CAYON 에 들러 계곡을 따라 왕복 약 2 시간 걸리는 하이킹 역시 한 번쯤은 할 만 합니다.

LAKE LOUISE는 BANFF에서 약 60 Km 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ROCKY 여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 곳의 비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반드시 오전 8 시 이전(흐린 날이라면 좀 늦어도 상관 없습니다)에 가야 합니다. LAKE LOUISE를 수십 번 다녀온(사실 몇 번인지 잘 기억이 안 남) 저도 ‘비경’을 제대로 본 기억은 다섯 번 이 채 안됩니다. 오전 10 시가 넘어가면 이미 역광이 시작되어 물빛이 탁해지고 호수 위의 CANOE들 때문에 ‘거울현상’은 물 건너 갑니다. 그리고 수증기 증발로 전체적인 풍광의 선명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도 개미떼처럼 몰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분위기를 잡치게 됩니다. 

둘째, 호수 앞에 있는 샤토레이크루이즈 에서 한 번쯤 1 박 하는 것도 좋겠죠. 이곳에 하루 정도 머문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천의 얼굴로 변하는 이곳의 비경을 다양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출 과 일몰 후의 고요한 비경은 이 호텔 투숙객이 아니면 경험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비싼 호텔이긴 하지만 비수기에 한 번쯤은……

VICTORIA MOUNTAIN 이 이고 있는 빙하와 푸른 전나무 숲, 바위 그리고 눈 속같이 고요한 루이즈 호수의 조화를 제대로 건질 수 있다면 다른 곳을 다 포기해도 록키 여행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월 중순이 되야 가 볼 수 있는 모레인레이크는 레이크 루이즈에서 junction을 향해 내려오다가 호수 진입로를 만나면 우회전해서 11 km 정도 들어가면 되지요. Moraine 이란 빙하잔재를 뜻 하는데 아무리 자연경관에 감흥이 없는 사람이라도 경탄을 할 만한 곳이지요. 호수의 색깔을 제대로 잡으려면 호숫가에서만 얼쩡거려서는 안되고 돌무더기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저는 이 호수에 오면 반드시 돌무더기위에 올라가 한참 있다가 내려오곤 하지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레인 호수. 물결없는 새벽 호수에 비친 reflection 정말 환상
레이크루이즈를 떠나 재스퍼로 향하기 전에 잠깐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Yoho 국립공원입니다. 1 번 국도를 따라 밴쿠버 방면 (서쪽)으로 10 분쯤 내리막길을 달리면 SPINAL TUNNEL에 도착합니다. 가는 방향 (WESTBOUND) 에 있으므로 무조건 우회전해서 들어갑니다. 운이 좋으면 기차가 터널을 통과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안내 판에는 이 철도공사 도중에 희생된 중국인 노동자들 이야기를 비롯해 유익한 역사 자료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 내리막 고갯길을 마냥 내려가다 보면 FIELD 에 도착합니다. 옛 탄광마을이자 1886 년 완공된 ROCKY 횡단 철도의 서쪽 기점인 FIELD 휴게소(INFORMATION CENTRE)를 통과하자마자 EMERALD LAKE 와 NATURAL BRIDGE 이정표가 보일 겁니다. 여기서 우회전 해서 약 8 Km 정도 올라가면 호수가 나옵니다. NATURAL BRIDGE 는 가는 도중에 있습니다.

록키산상에서 비교적 해발고도가 낮은 곳에 위치한 이 호수는 레이크루이즈보다는 빨리 녹아 5 월 중순이면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FIELD 이야기 하니까 생각났는데 제가 꼭 해보고 싶은 것이 Lake O’Hara 캠핑입니다. 캠핑체질은 아닌데 비경 중의 비경인 이곳에 가는 방법은 쿼터제로 운행하는 밴을 타고 들어가 야영을 하는 것뿐이라서요.

EMERALD LAKE 에서 1 번 국도로 다시 나와(캘거리 방면으로) FIELD를 지나면 바로 TAKAKKAW FALL SIGN 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해서 조금 올라가면 약 4 백 미터 낙차의 TAKAKKAW 폭포를 볼 수 있습니다.

다시 1 번 국도로 나와 왔던 길로 돌아가면 이번에는 당연히 마냥 올라만 가는 고개가 시작되는데 여기가 VANCOUVER-BANFF 간 산악횡단 도로의 마지막 難 코스(밴쿠버를 기준으로: 캘거리 기준이라면 첫번째 난코스가 되겠죠)인 KICKING HORSE PASS 입니다. 19 세기 탐험가인 HECTOR 씨가 이곳에서 끌고 올라가던 말 뒷발에 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VANCOUVER에서 BANFF까지 자동차로 오면 약 네 차례 정도 길고 험한 고갯길을 넘어야 하는데 저마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지요. COAST MOUNTAIN 을 넘는 코크할라 하이웨이, DAWSON MOUNTAIN 을 통과하는 ROGER PASS, GOLDEN-FIELD 간 굽이굽이 캐나다 판 대관령 그리고 마지막 고비가 KICKING HORSE PASS 입니다.

레이크루이즈에서 출발했다고 가정할 때 서쪽으로 몇 분 달리다 보면 재스퍼로 가는 93 번 국도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레이크루이즈-재스퍼 간 약 220 Km 에 이르는 이 도로가 그 유명한 아이스필드파크웨이 입니다. 이 길을 따라 30 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CROWFOOT MOUNTAIN 이 보입니다. CROWFOOT 산이 이고 있는 빙하가 산 줄기를 따라 세 갈래로 내려오는데 그 생김새가 까마귀 발을 닮았다고 해서 이 빙하를 CROWFOOT GLACIER 라고 부릅니다.
조금 내려가면 거대한 호수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BOW LAKE 입니다. 운이 좋으면 투명한 호수위로 CROWFOOT MOUNTAIN 과 SIMPSON MOUNTAIN 이 거울처럼 비추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호숫가에 있는 빨간 지붕 샬레 앞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을 따라 산책하는 게 제가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신고식이지요. 

BOW LAKE를 떠나자 마자 해발고도 2 천 m 가 넘는 BOW PASS 에 다다릅니다. PEYTO LAKE 좌회전 표시는 이곳에 있습니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소형차용 주차장이 나옵니다. PEYTO LAKE를 볼 수 있는 전망대 는 이곳에서 차를 세운 뒤 15 분쯤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옛날에는 산길 맨 위에 있는 전망대에서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었는데 지금 이 곳은 대형버스와 장애인 스티커가 있는 차량만 주차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전형적인 에메랄드 빛깔의 PEYTO LAKE 와 그 주변으로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미스타야 계곡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PEYTO LAKE 를 출발해 재스퍼 쪽으로 30 분쯤 가면 SASKATCHEWAN RIVER CROSSING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SASKATCHEWAN RIVER CROSSING 을 출발하면 눈물의 벽(WEEPNG WALL)을 지나 SUNWAPTA PASS를 통과하게 되는데 고갯마루에 차를 세우고 까마득한 아래 계곡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SASKATCHEWAN RIVER CROSSING 에서 COLOMBIA ICEFIELDS 의 ATHABASCA GLACIER 까지는 대체로 40 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약 300 평방 킬로미터쯤 되는 콜롬비아 빙원은 약 1만년 전쯤 끝난 제 4차 빙하기(윈스콘신 빙하기) 에 형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관광객이 설상차를 타고 직접 올라갈 수 있는 ATHABASCA GLACIER를 포함해 모두 6 개의 빙하가 이 빙원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 중 가장 긴 빙하인 SASKATCHEWAN GLACIER를 출발한 물줄기가 다름아닌 NORTH SASKATCHEWAN 강이 되어 대서양으로 반대쪽 빙하에서 녹아 내린 물줄기가 COLOMBIA RIVER 가 되어 FRASER RIVER 와 합류한 뒤 태평양으로, 그리고 ATHABASCA GLACIER 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북극해로 각각 흘러 들어 갑니다. 그래서 이곳을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 이라고도 부릅니다.

ATHABASCA GLACIER 의 설상차 투어는 빼놓을 수 없는 록키 여행의 필수코스입니다. 1 년에 약 7 미터씩 뒤로 후퇴하고 있는 이 GLACIER는 앞으로 약 3 백 년 후면 지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환경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후퇴속도가 점점 빨라진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이제는 설상차 투어는 안하고 이 곳에 올 때마다 걸어서 빙하 후퇴지점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내려오곤 하지요.
콜롬비아 빙원에서부터 93 번 국도는 가파른 경사를 이루며 다시 아래로 내려갑니다. 도로를 따라 흐르는 강은 바로 아사바스카 빙하를 출발한 아사바스카강 입니다. 이 강은 계속 북쪽으로 흐르다 MACKENZIE 강과 합류하여 북극해로 흘러 들어 갑니다. 재스퍼 까지 104 Km. 이르는 도로 양 옆으로 해발 3 천 미터가 넘는 얼음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이 하이웨이는 ICEFIELDS PARKWAY 중에서도 절경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드리이빙을 즐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기도 하구요. SUNWAPTA FALL 과 ATHABASCA FALL 그리고 WHISTLERS MOUNTAIN 케이블 카 타는 곳이 이 구간 안에 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재스퍼를 약 30 여 Km 쯤 남겨놓고 93 번 과 93A 가 갈라지는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93A로 들어가 조금 달리다 보면 Mt. EDITH CAVELL로 들어가는 소로를 만나는데 여기서 좌회전 하여 30 분쯤 고블고블한 길을 올라갑니다. 에디스카벨 산의 어마어마한 장관과 얼음이 둥둥 떠 다니는 빙하호수를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거든요. 이 곳은 대형 관광버스가 올라올 수 없는 포인트로 숨겨진 비경입니다. 도로가 열악해 혹시 길을 잘못 든 게 아닐까 싶어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올라 가셔야 합니다. 에디스 카벨이란 1 차 대전 중 독일군을 치료해 주다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사형당한 영국인 간호사 이름인데 뭐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재스퍼가면 꼭 들르는 곳 이지요. 

우선 JASPER 타운을 통과해 16 번 국도를 타고 HINTON 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JASPER PARK LODGE 이정표를 만납니다. 여기서 우회전 해서 조금 들어가면 JASPER PARK LODGE 이고 좌회전 하면 MALIGNE CANYON 과 MALIGNE LAKE로 가는 길입니다. JASPER PARK LODGE 는 거기서 묵지 않더라도 가서 돌아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을 만큼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가지각색의 카우치들로 장식된 로비는 잠시 편안하게 앉아서 상념에 빠질 수 있는 훌륭한 휴식공간이지요.

MALIGNE CANYON 은 JASPER PARK LODGE 에서 10 분 거리에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한 바퀴 돌며 난간 밑에 수십 길 아래로 바위들을 깎으면서 흐르고 있는 MALIGNE RIVER 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MALIGNE LAKE 는 여기서 소로를 따라1 시간 정도 더 가야 합니다. 가을에 수량이 현격히 줄어드는 MEDICINE LAKE는 가는 도중에 있습니다. MALIGNE LAKE에서는 SPIRIT ISLAND를 돌아오는 유람선을 추천합니다. SPIPIT ISLAND 는 LAKE LOUISE 와 함께 달력 등에 자주 모델로 등장하는 비경이기도 합니다.
MIETTE HOTSPRINGS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재스퍼의 명물이지요. 관광객들로 시도 때도 없이 붐비는BANFF HOTSPRINGS 와는 전혀 다른 조용한 분위기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JASPER 에서 16 번 HIGHWAY를 타고 HINTON 쪽으로 30 여 Km 쯤 가다 보면 MIETTE HOTSPRINGS로 들어가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우회전하여 약 16 Km 정도 올라가면 온천입니다.

저는 여기서 16 번 하이웨이를 타고 에드먼턴으로 가야 하지만 제가 만일 캘거리에 살고 있다면 어떤 루트를 이용해서 돌아갈까요? 왔던 길 따라 그대로? 천만에. 숨겨 논 보물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왜 왔던 길로 다시 갑니까?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내려 오다가 레이크루이즈 쪽으로 가지말고 Saskatchewan River Crossing 휴게소에서 동쪽으로 꺽어지는 Highway 11 번을 달려 Red Deer 쪽으로 방향을 잡는것도 탁월한 선택입니다. 거의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이 도로는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에메랄드 빛 긴 호수 (이 호수는 분명히 녹아 있을 겁니다!!!)와 바위산들의 절묘한 조화가 비경을 이루는 곳 입니다. elk 나 moose 가 아닌 작은 사슴(deer)들은 물론 재수가 좋으면 늑대(코요티가 아닌 진짜 늑대)나 독수리도 볼 수 있습니다.

Red Deer 에서 Calgary 는 약 1 시간 20 분 거리입니다. 아직도 여유가 있다면Drumheller 라는 곳의 Royal Tyrrel Museum (Calgary 또는 Red Deer에서 각각 약 2 시간 거리)도 한 번 들러 보세요. 박물관 자체도 가 볼만 하지만, 광대한 구릉과 평원이 펼쳐지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시골길이 이어지기도 하는 이 길들은 산중에서 느끼지 못했던 대륙의 광활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입니다.

7 월 이 되면 샛노란 유채밭이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해가 쨍쨍하다가도 느닷없이 지평선 저쪽으로부터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여행길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이 Calgary-Red Deer-Drumheller를 잇는 선 안의 지역을 thunder-storm triangle (폭풍의 삼각지)라고도 부르지요.
결론은 다시 캘거리에 가서 살고 싶다.
참새하루 2015.05.01 16:03  
아 이토록 상세한 정보를 ... 감솨~~

처음에는 메모하다가 나중에는 전체를 프린트했습니다
밴프에서 큰 지도를 얻으면 그때 하나 하나 짚어가면서
차근 차근 sarnia님 루트대로 밟아봐야겠습니다

시카고에서 출발하면  옐로우스톤까지 3일을 달려야 합니다
거기서 3일 머물고  남쪽으로 턴해서 라스베가스쪽으로 내려가지요

옐로우스톤까지 6일은 기본 소요입니다 늘 같은 코스를
선택의 여지 없이 가야하는 시카고입니다

그러니 에드먼턴에서 제스퍼까지 5시간 거리에 사시는
sarnia님은 정말 복 받으신듯

이번에는 옐로우스톤 3일 숙박후 처음으로
북쪽으로 갑니다

옐로우스톤에서 밴프까지 600마일 (10시간)을 하루에 주파해야 하는데
무리한줄 알면서 숙박지를 이미 예약해버렸습니다
캘거리는 아마 그냥 패스할듯 합니다

늘 후회하는게 너무 긴 거리를 주행하는것인데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잖아요
미국 렌트카 회사에서 한국사람을 단번에 알아보는데
그 이유가 렌트카를 반환할때
일주일 동안 5000마일 뛰는 사람은 한국사람 뿐이라서
알아본다는....

오래 달리기 대회도 아니고
자동차 오래 운전하기 여행도 아닌데
왜 늘 한군데 오래 머물면 뭔가 손해 보는듯
ㅎㅎㅎ

아무튼 제스퍼까지 14일 이고 그 이후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밴쿠버 시애틀 요세미티 세코이어 로스엔젤레스 라스베가스
쉐도나 앤탈로프 포코너 메사버드 아치스 덴버 이정도로 생각중인데
몇군데 안가본곳을 이번에는 가보려고 하니
거리가 상당히 많이 돌게 되네요
 
ㅎㅎㅎ 글고 샤또루이스레이크 호텔...
성수기라서 그런지 1박에 4인 2퀸 베드
레엑뷰 1룸이  US 800 달러네요

2박이면 1600 + 택스 + 주차비 하루 30불 하니
2박에 2천달러...
그래도 평생 한번 여행가서 자보는건데... 하고
와이프에게 말을 꺼냈더니

"새 카메라야 2박이야 둘중 결정해..."
이 한마디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
카메라야 한번 장만하면 앞으로 5년을 쓸텐데
쌰또 2박과 바꾸기엔 ㅠㅠ

제돈 제가 쓰는데 왜 눈치와 재가를 받아야 하는지 원...에효

레이크루이스의 일출
버밀리온호수의 일몰은 큰 기대를 하고 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무조건 일찌감치 가서
사람들 몰려오는 시간을 피해야 겠군요

종종 궁금한점 쪽지로 여쭙거나 여기에 댓글로 붙여도 될런지요

주신 황금 정보가 너무 많아서 밤새 공부해야 할듯합니다^^
쮸우 2015.04.27 14:25  
전 정말... 물질적인 인간인가봐요. 돈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ㅋㅋ
아케모 2015.04.27 15:09  
난 몇장인지 아까부터 세고 있음......인데 아직 못 셈....ㅠ.ㅠ
sarnia 2015.04.28 09:45  
오,, 저도 세어보진 않았는데, 얼마인지 알고는 있습니다. 한 번 알아맞춰 보세요 ^^

근데 저 돈 모델님은 신사임당이라는데, 저 분이 진짜 저렇게 생겼을까요?
암만봐도 오천원 짜리에 나오는 아드님과 하나도 안 닮아서요..
숲샘 2015.05.05 17:30  
늘 재밋는 후기를 남겨주시는 분들..
늘 재밋게 웃으며 읽읍니다.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정치이야기는 빼고요  늘 여행과 일상의 희노애락을 모두 재미로 승화시켜주시는 분들
이분들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늘 감사해여
sarnia 2015.05.06 09:19  
저도 그런 분들의 세상사는 이야기 읽으러 여기 자주 들리곤 한답니다 : )
본문 글은 나중에 써놓고보니 그런가부다 하지만, 사실 저 세 분께는 조금 미안한 맘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슨 저런 뻔뻔하고 제멋대로인 사람이 다 있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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