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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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갑

sarnia 13 892





이 이야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래도 안 한 것 같네요. 아마 누군가와 쪽지대화를 하면서는 지나가는 말로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뭔 소린고 하니, 저 위 사진에 나오는 지갑 말인데요


제가 두 어 달 전 저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도둑 맞은 건 아니고요. 그 날 따라 저 지갑과 작별하려고 그랬는지, 눈이 엄청 많이 온 그 날, 무심코 저 지갑을 뒷주머니 대신 털외투 얕은 주머니 속에 쑤셔넣고 돌아다니다가 어디다 떨어뜨린 것 같아요.


지갑 안에는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등등 ID 와 함께 현금도 약 400 (캔불 미화 한화 골고루)정도 들어있었어요


평소에 지갑 안에 현찰을 그렇게 많이 넣어가지고 다니지는 않는데, 그 때는 여행에서 돌아 온 직후라 혹시나해서 가지고 갔던 현찰 중 쓰고 남은 게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돈이야 재수가 없나보다 생각하니 그만이었고신용카드나  ID 역시 모두 복구했으니 문제가 아니었지만,,,,,, 거의 석 달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저 지갑만큼은 눈에 밟혀서 문득 그리워 질 때가 있어요.


사실 지난 5 년 간 상점이나 식당같은 곳에서 계산하려고 저 지갑을 꺼낼 때마다 지갑이 참 예쁘네요” 에서부터 지갑이 고급스러워 보이네요심지어 지갑이 참 똑똑하게 생겼네요에 이르기까지 찬사일색의 멘트를 여려 차례 들어서인지 더더욱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저 지갑을 데려 온 게 그러니까,, 벌써 5 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군요. 2010 10 3 일 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그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느냐하면, 그 날 오전 저는 파타야의 어느 호텔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한국방송에서 뿔테안경을 쓴 웬 중년남자가 개천절 기념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자막에 국무총리 김황식이라고 나왔고요그 날 그 방송 보다말고 나와서 택시타고 룩돋샵인가에 가서 저 지갑을 샀으니까 그 날이 개천절이었던 게 틀림없지요.


제가 원래 물건에 대한 애착같은 게 별로없는데참 이상하지요. 마치 저 지갑과는 그동안 알게모르게 정이 들었는지 잃어버린 후 이상스럽게 영 맘이 짠하고 그러더니 며칠 전엔 꿈에도 나타났어요


비싼 지갑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하나에 450 바트 였던 것 같아요. 나중에 똑같은 지갑이 방콕 어느 백화점에서 1200 바트에 전시되어 있는 걸 보기도 했습니다


저 위에 올린 사진은 2010 년 당시 찍은 사진이고 여기 어딘가에도 올린 적이 있을 겁니다. 저 지갑 이야기를 하려고 올린 건 아니고 룩돋샵 소개를 하려고 올렸었지요.  


봄이와서 눈이 녹으면 차가운 얼음 속에 갇혀있던 저 지갑이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제게 다시 돌아올지말지 모르겠지만, 똑같이 생긴 지갑을 태국에 건너가서 사와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사진과 똑같이 생긴 지갑을 요새도 태국에서 구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올 봄 한국가는 길에 태국 건너갔다올까도 생각하고 비행기표까지 검색해 봤는데, 그건 아무래도 오버인 것 같고, 여행일정이 비교적 긴 가을에 가서 구해와야 겠습니다. 



13 Comments
jindalrea 2015.02.23 12:49  
5년을 쓰셨음.. 가죽일텐데..
안에 디자인 기억하세요?
혹시 구하다 못구하심 제게 말씀하세요~~
똑같은 외피는 아니겠지만, 예쁜 놈으로다가.. 남편 목 좀 졸라보겠습니다. ^^*
숲샘 2015.02.23 12:53  
이런 디자인 자주 보는것같아여. 그동안은 그저보면서 지나쳤는데...
암튼 좋은 일 많이 있으시길...
Robbine 2015.02.23 13:03  
저는 물건에 애착이 좀 있는 편이라 아끼던 것을 잃어버리거나 오래 써서 망가지게 되면 마음이 좀 서운하더라구요. 이전에 타던 차가 폐차장으로 갈 때도 기억하려고 사진도 찍어두고 열쇠도 보관하고 그랬죠.
근데 같은 물건을 다시 샀던 적은 없는거 같아요. 사고싶었던건 더이상 팔지를 않아 못샀고, 파는건 그것보다 예쁜게 많아서 그랬을거에요.

사진 보는 순간 특이하고 예쁘다! 생각 했는데 역시 사랑받는 지갑이었군요. 되도록이면 가을 전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똑같은 새것을 사더라도 내 손때 묻은 그것과는 다른 느낌일거 같거든요. 저도 지갑 도난 당한 후 경찰서에 찾으러 간 적 있으니 현금만 없어진채 돌아올지도 몰라요~
필리핀 2015.02.23 13:08  
이른바 가오리 지갑... 한때 태국 관광객들의 필수 아이템이었죠...

저 지갑 지니고 있음 돈이 많이 들어온대나 뭐라나...

근데 사르니아님은 400불이나 잃어버렸군요... ^^;;;

지금도 500밧 정도면 똑같은 디자인 쉽게 구할 수 있어요...

대부분 가짜 가오리이므로 그 이상 주고 사는 건 의미가 없지요~ ㅎ
motu 2015.02.23 14:01  
참! 이쁜 지갑이네요.

전 지갑이 얇고 휴대하기 편한 것을 선호하는지라 사용한지 20년이 넘는 반지갑을
바꾸고 싶어서, 반지갑 파는 곳만 가면 이리저리 살펴보고
막상 괜찬을듯 싶어 사서 교체를 하면 뚱보 지갑이 되어 버려서
다시 옛날 지갑을 가지고 다닙니다.

제 지갑의 평상시 두께가 보통 파는 일반적인 빈 반지갑 두께 보다 약간 두꺼운
정도인데,

그 안에
운전면허증, 데빗카드 5장(미국은 통장이 따로 없고 데빗카드가 통장임)
신용카드 3장(비자,마스터,아멕스),
돈 백불짜리 1~2장, 50불짜리 2장, 20불짜리 10장(마님이 항상 챙겨주심)
탐엔탐스, 콩다방, 별다방은 아이폰이 대신함, 기타 명함 몇장 및 잡다한것.

아무리 얇은 지갑이라고 선전한 지갑에 위에 나열된 것을 집어 넣으면
완전히 뚱보 지갑이 되어 버려서 지갑을 몇년째 못 바꾸고 있네요.

아무튼, 날 풀리면 가오리가 사르니아님 품으로 다시 날아오길 기대 합니다.
참새하루 2015.02.23 17:29  
지갑을 샀던 5년전의 상황을 또렷이 기억할 만큼
정이 든 녀석이었네요

5년동안 늘 붙어 지내다가
잃어버리니 아무리 사물이지만
생명력이 있었던것 처럼 느껴지고
서운 섭섭하게 느껴지는 마음
저도 공감합니다

생애 첫 중고차를 사서
타고 다니가 더이상 탈수가 없어서
폐차하던날

토잉카에 끌려가던 그 녀석을 보고서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도 나고요

7년 동안 손때가 묻도록
험한 여행지에서 함께 해주던
카메라가 명을 다했을때도
마음이 짠 해서 헤어지는 오랜 친구처럼
두고 두고 만지작 거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사물이라도 오래 함께한 친구 같은녀석이라
다른 똑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손때 묻은 정이란게
쉽게 잊혀지지는  않을듯하네요

sarina님도 정이 많은신 분이라
느껴집니다

그나 저나 웬 캐시를 그리 많이...^^
뮤즈 2015.02.23 19:01  
필리핀님 말씀대로 옛날 태국관광객의 필수쇼핑 아이템이었죠
저도 그 대열에 동참해서 나름 잘 썼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sarnia 2015.02.24 10:06  
잊고 있었는데,,
꿈에 나타나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몹시 추워보이던데, 아직 눈 속 깊이 파묻혀 있는 모양입니다.
매기의 추억과 함께 올려보았습니다.
오래 전엔 저 노래에 나오는 매기를 매운탕 끓여먹는 메기인 줄 알았는데,,
Maggie 라는 여자 이름이더군요..
SOMA 2015.02.24 19:35  
가오리가죽이로군요 . 가격이 저렴한것들은 태국 시골공장 같은데서 대량으로 무성의하게 만드는것들이 많습니다. 한때 유행일때 한국업자들이 태국등지로 가서 대량으로 떼어다가 동대문에서 많이 팔았던것으로 기억됩니다. 때문에 마감이 안좋은경우가 많습니다. 소가죽 지갑이라도 비싼건 비싸고 싼것은 싸죠. 가오리나 악어도 실제 쓰인 원 가죽이나 마감, 뒷대는 소가죽,안감 같은것에서 가격이 차이가 납니다. 백화점은 기본적으로 판매가격의 40%정도로 가져가는것으러 기억되는데 그런면에서 가격이 비싸죠.  잘만든제품은 가죽도 좋고 , 알도 크고(지갑하나에 가오리 한마리 가죽이 들어가는데 크기마다 가격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마감도 좋습니다.
sarnia 2015.02.25 10:38  
그렇다면 제 지갑은 좋은 제품일까요, 아닐까요? 사진 그대로 관상을 좀 봐주세요 ^^
참고로 저 지갑과 정확하게 같은 (철제단추에 새겨진 가오리 문양까지 같은) 제품이 1550 바트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20 퍼센트 할인가격으로 말이죠. 본문엔 방콕의 어느 백화점에서 1200 바트였다고 했지만 그 때 글을 다시 검색해보니 5 년 전 파타야 Central Festival 이었습니다. 저 지갑을 산 곳은 파타야 공예품할인점인 록둗샵이구요. 제가 지갑을 항상 두 개 가지고 다니는데, 저 지갑은 5 년이나 메인지갑으로 사용했는데도 거의 새것처럼 멀쩡했습니다. 비상지갑으로 주머니속에 들어있기만 한 다른 지갑은 무척 낡아졌는데 말이죠..
SOMA 2015.02.25 13:01  
무난한 제품같습니다.  잘만든것인지를 보려면 옆라인의 두께 , 박음질 , 안감의 상태등을 보게되요. 외피는 상태가 좋네요..
pitch 2015.02.28 00:57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같은 지갑이 기적처럼 발견되길 빕니다!!
salts 2015.03.02 15:08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그마음..  저도 같은 경험 여러번 있어서 ㅠㅠ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긴시간 아끼던지갑이라 더 생각 나시는듯합니다 보기에도 정감가게 생겼네요 까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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