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 올려서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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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 번 올려서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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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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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해외교포회원님들을 염두에 두고 작성했습니다. 따라서 국내거주회원님들에게는 새삼스런 내용일 수 있습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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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방문하는 해외교포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꼭 찾아보아야 할 <학교>가 있습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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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는 1908 년 개교해서 1987 년 문을 닫았는데, 이 나라를 지키고 세우고, 또 올바른 길로 가게 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을 배출한 명문 중의 명문 입니다. <?xml


 


비록 제국주의 일본이 항일인사들을 가두고 고문하기 위해 을사늑약 3 년 뒤에 만든 시설이지만, 그 후 79 년 동안 <깨어있다는 이유>로 투옥된 수 많은 분들이 이 흉악한 시설을 반제국주의와 민주화의 산 교육장으로 만들고야 말았지요. 


 


주소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현저동 1 번지. 인왕산이 마주 보이는 독립문 서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 출신자 명단을 살펴보면 유관순, 강우규, 김구, 여운형, 한용운, 손병희, 안중근, 이봉창, 안창호로부터 시작해서 1987 6 월 항쟁 당시 잡혀갔던 무명의 서울시민들에 이르기까지 그 선후배 동문의 숫자가 너무나 방대하여 그 이름들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방의 벽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독립운동 관련 수감자 명단만 보아도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나 국가보훈처 자료를 검색하면 그 명단을 열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모국 대통령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명박 씨라든가 경기도지사 김문수 씨 같은 사람들도 이 학교 졸업생 명단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명박 씨는 6.3 한일회담 반대 시위사건에, 김문수 씨는 서노련 사건에 각각 연루되어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이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누구나 다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졸업생 중에는 이 학교의 명예에 똥칠을 했거나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는 동문들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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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강의실 겸 기숙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넓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약 네 평 규모인데 어떨 때는 50 명을 수용해 서서 취침해야 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 할까요?


 


며칠 전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우연히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모국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날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어본 적은 없고 예전에 Justice with Micheal Sandel 이라는 제목의 토론식 강의를 유튜브(한국어 자막이 있습니다)를 통해 들은 적은 있는데 아주 재미있었어요.


 


특히 정의를 공동체와 전통에서만 추론할 때 생기는 문제와 거꾸로 보편적 추상적 개념으로만 설정하려고 할 때 생기는 문제를 센델 교수가 기조발제한 후 <국가가 결혼제도에 개입할 권리나 윤리적 타당성이 있는가>를 주제로 학생들 사이에서 불꽃 튀는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았는데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메사추세츠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완전히 인정한 이유를 담은 판결문을 센델이 인용했는데, 당시 마샬이라는 이름의 대법관이 작성한 판결문은 참으로 압권이었지요. 마샬 대법관은 동성결혼에 대해 다원주의라든가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기준삼아 판결한 것이 아니라, 결혼제도의 사회적 목적을 들어 동성결혼을 인정한 것이었는데, 지금 그 강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시간 나시면 한 번 보실 것을 추천 드리는 선에서 마치고요. (도대체 미국 연방대법원이 생각하는 결혼제도의 목적이란 무엇이냐~ 하는 질문도 나올 법 하지만요^^)

 


암튼, 센델의 다른 강의 중에 등장하는 <good citizen> 이라는 개념이 생각나서 그 책과 강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good citizen>이란 <신문 방송 온라인 등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그 정보의 의미를 판단하려고 스스로 노력하며, 불공정한 것들과 불평등한 것들을 해소하려는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을 의미한다고 하지요.


 


그 말을 들으면서 갑자기 <침묵하는 다수> <good citizen>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떠 올랐습니다. 만일 그 <침묵>의 의미가 <방관>을 의미한다면 그 <침묵하는 다수>란 결국 <방관하는 다수>로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다수가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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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 자국입니다. 1950 년 6 월 28 일 서울 시내로 진주한 북한군 제 6 사단 선발부대가 이 학교를 집중 공격했을 때 생긴 탄흔입니다. 이 학교를 공격한 이유는 물론 이 학교에 수용되어 있던 남로당 인사들을 포함한 좌익사범들을 구출하기 위해서였을 것 입니다.



 

더구나 그 <방관하는 다수>가 가끔 침묵을 깨는 행위인 투표나 선거마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 다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다수를 넘어 <bad citizen>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거의 동시에 떠 올랐지요. (지난 번 무상급식 투표는 제외, 즉 그 투표에는 참여 안 했어도 bad citizen 아님)


 


서울시에 국내거소신고가 되어 있는 재외국민들께서는 이번에 실시되는 서울시장 선거 부재자 투표에 <반드시> <기필코> 참여해 주십사 하는 의미에서 좀 긴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서울 시민들은 당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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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서 선발된 우수생들을 수용했던 0.7 평 짜리 독방입니다. 1908 년부터 1945 년 까지는 주로 독립운동가들이, 1945 년 이후에는 주로 국가보안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들어 온 사람들을 수용했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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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의 벽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저 명단은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이 곳에 투옥됐던 인사들 명단입니다. 확인은 안 했는데 멘트 내용으로 봐서는 이미 작고한 분들 이름만 기재돼 있는 것 같습니다. 플로어 중앙에 있는 저 사각형 판넬을 밞으면 음성녹음이 흘러나옵니다.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내 땅도 빼앗기고, 먹을 것도 없었던 대한민국이...... 그 대한민국이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났습니다. 여러분의 피와 눈물을 먹으며 크게 성장한 대한민국을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하루에 두 개 올려서 미안한데 토요일 이니까 봐 주세요~ things_06.gif?rv=1.0.1

이 곳은 그냥암꺼나 방인만큼 누구를 찍으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와 인연이 많았던 그 날...10 월 26 일을 꼭 기억하시길......

1909 년 10 월 26 일 대일본제국 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 피격 사망
1979 년 10 월 26 일 대한민국 대통령 박정희 피격 사망
2007 년 10 월 26 일 골든트라이앵글 마약민병대 보스 쿤사 지병으로 사망

그리고

2011 년 10 월 26 일 서울시장 선거



 


19 Comments
닉네임이다있어 2011.10.16 21:32  
서울에 살지 않아 못가본 곳인데...
꼭~ 가봐야겠습니다.
가까운 서울 나들이에...
감사합니다. ^^
sarnia 2011.10.17 01:05  
서울에 살았는데도 가 본적이 없는 <의미있는 곳>이 참 많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굳이 명승지나 사적지가 아니더라도, 예를들어 구지선의 <보통날의 서울산책>에 나오는 아기자기한 장소들을 돌아보고 싶어요.
방콕중 2011.10.16 22:06  
결국엔 내가 정의라는 말 인가요 ? 하 하 하 하  농담입니다
다수 .. 그러니까 대 다수의 대중이 정책이나 정의를 이끌어 가지는 안습니다
어짜피 소수의 잘나신 정치가나 사상가들이 정책을 펼 칠 것이고 ..
다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 할 뿐입니다 (투표 등)

사상가들은 가끔 대중들이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안을때
대중들을 원망하고  탓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안을까요
왜 참여하지 안았는가 .. 에 대한 답은 대중들에게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겁니다

무상급식 같은 투표에 참여해야 할 의무 따위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어짜피 사상가들이 펼친 정책이 채택이 된다면
피부로 느끼는건 대중이니 .. 사상가들이 안달을 하지 안아도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대중 .. 즉 다수인 것 입니다
이런 이치로 대중의 선 악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
사상가들은 그 시간에 대중들을 이끌어갈 생각에 전념하는 것이 더 나을 것 입니다

* 그래도 대중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이용해서 빗나가고 독선적인 사상가들을 가려낼 것이고
다수의 힘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의 입니다 ....
정의와 독선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
sarnia 2011.10.17 01:04  
이 군가 마음에 들지 않나요? ^^

대중과 사상가는 분리된 개념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사상가란 대중과 별도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citizen>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방콕중님이  대중일수도 있고 동시에 사상가가 될 수도 있다는 말 입니다. 좋은 정책이란 사상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합의에 의해 탄생하는 것 아닐까요? 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good citizen 이고요. 사상가니 정책가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집단적 개념으로서의 good citizen이야말로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동력, 그 자체이겠지요.   

그리고 사상가와 대비되는 단어로 <일반인>을 사용하셨는데, 그런 구분은 타당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태사랑에서는 <일반>이라는 단어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1 년 전 <일반>에서 시작된 논쟁이 <강퇴>까지 이어지는 슬픈 사건이 있었지요

방콕중 2011.10.17 12:06  
사상가란 어떤 사상을 잘 알고 이를 (( 아주 적극적으로 )) 주장하고 선동하는 사람이겠지요
사상가를 자기식대로 해석하는 건 자유이지만 .. 일반적인 사전적 의미는 이것이지요 ^^
포괄적인 의미라면 sarnia 님의 해석도 맞는 부분입니다  ((( 짝짝짝 !!!!!!!)))

강퇴... 하니까 독선이란 단어가 다시 떠오릅니다
나와 다르면 악이되고 나쁜 대중이 되던가요 ??
이 부분은 좀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ㅎㅎㅎ
sarnia 2011.10.18 12:16  
넵! 반성하고 시정하겠습니다.

Drifter 2011.10.17 09:55  
부끄럽네요! 국내에 거주하는 국내동포로서 이 곳을 아직 못가봤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꼭 한번 다녀 와야 겠습니다.
군가는 아주 좋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시 선 이땅에 당신 닮은 푸른소나무"가...
sarnia 2011.10.18 12:15  
한국에 살았으면 저 역시...... ㅎㅎ

말씀하시니 생각나네요. 제가 어딜 갔을 때 <부끄럽다>고 느낀 적이 있었는데 2008 년 첨으로 5.18 국립묘지에 갔을때였지요. 
이 포스팅 작성하면서 운동가요보다는 일부러 군가를 택했는데, 가사도 그렇고......고르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어렵게 찾아냈지요^^
고양이뿔 2011.10.17 10:28  
꼭한번 이곳을 갔었습니다.
사진찍으러.
근데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높은 담만 바라봤던 기억이..
꼭 다시 가보고싶네요.
sarnia 2011.10.18 12:07  
휴관일 (월요일)에 가셨었나요? 저도 월요일에 갔다가 발길을 돌린 적이 있어서요.
서울구치소가 (이곳의 가장 최근 명칭)  독립문과 그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양반 2011.10.17 18:30  
한번씩 올려주시는 sarina님의 글에 많이 동감하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오늘 글을 세번씩 읽으면서, 학교이름이 무언지 서대문교도소 부근에 이런학교가 있었나하고 몇번이나 생각해보았네요...(요즘 머리가 복잡해서, 이처럼 아주 단순한 농담도 못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전에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일정에 잡았다가 외국인들이 과연 좋아할까해서 포기하는 바람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곳이네요. 그 동안잊고 있었는데... 이번 겨울방학에 한국들어가면 애들데리고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사실 처가집에서 차타고 20분정도밖에 안걸리는 거린데...
sarnia 2011.10.18 12:04  
ㅎㅎ ^^  사실 구치소나 교도소를 큰집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학교>라는 호칭으로 더 많이 통했다고 합니다. 농담으로 비유한 건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학교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코끼리아줌마 2011.10.20 01:42  
우리 할아버지도 이 학교 출신입니다. 일년에 한번 정도는 들러 봅니다. 이렇게 보니 참 반갑습니다.
sarnia 2011.10.21 02:12  
갑자기 존함을 알고 싶어지네요. 손녀님께 대신 고마움을.......
TO니 2011.10.20 02:31  
sarnia 님 글 기다렸다고 할까요?.....
좋은글... 좋은마음으로 함께 하고자 합니다...
sarnia 2011.10.21 02:13  
TO니 님 오랜만입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덧니공주 2011.10.21 06:57  
제가 존경하는 신영복 교수님이 쓰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같은 학교 졸업생이라고 다 같은건 아니죠. 학교에 먹칠하신 -_-;;;;;
이번달 들어 들리는 뉴스가 제 이마에 삼자주름을 만들어 줍니다. 그렇다고 뉴스를 안볼수도없고, 그가싫어 떠났던 나라를 다시 돌아온 나를 탓할수 밖에 -_-;;;;;;
티비를 끄고싶을정도롤 선전만 하는 이번 정부 그 돈은 어디서 땅파서 나오는지 -_-
아프로벨 2011.10.22 09:24  
학교,,,,,


비장한 군가를 들으며  글과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가슴 저 밑에서 끓어오르는 뜨거운 핵과 같은 눈물입니다.
leeys3313 2011.10.23 14:26  
저도 다녀온 곳인데...학교라는 말에...제가 잘못알고 갔나했어요..ㅎㅎㅎ
분명 저 큰 태극기는 저곳의 상징이기도 한데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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