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했지만 후회는 없는 호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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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했지만 후회는 없는 호텔 선택

sarnia 12 876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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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계획도 없이 비행기표만 사 놓았던 Cebu 여행.

 

드디어 갈 곳과 할 것을 정하고 거기에 맞게 숙소를 골라 결제 완료했습니다.

 

필리핀은 태국과 달리 자유여행을 하기가 편하지 않은 나라죠.

치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택시 이외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딜레마 같아요.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영어로 의사소통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자유여행자에게 유리한 조건이 아닐까 하고요.

 

숙소는 막탄 섬이 아닌 세부 시내로 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휴양보다 주로 시내 트래킹을 할 것이 분명하거든요.

 

<마르코폴로 세부 시티> <워터프론트 호텔 & 카지노 세부 시티> <레디슨 블루 세부>, 이렇게 세 곳을 추려 심사작업에 들어갔었는데, 결국 레디슨 블루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가격은 제가 예약한 <북미자동차여행자클럽-CAA/AAA> 사이트를 기준으로 워터프론트가 가장 저렴했고 마르코폴로와 레디슨은 서로 비슷했습니다. 가격 면에서는 워터프론트가 유리했지만 다른 조건들에서는 레디슨 블루에 끌렸습니다.

 

최종 예약가격은 박당 81 (3483 페소). CAA AAA 는 회원에게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박당 81 + 현지택스가 최종가격입니다. 대신 21 일 전 예약 가격이고 환불은 허용하지 않는 조건입니다.

 

암튼 Agoda 나 expedia.ca 에 비해 최종 가격 기준으로 박당 거의 20 불이나 싼 가격에 잠시 이성을 잃었는지 귀신이 씌웠는지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클릭을 한 결과는...... 아침식사가 포함 안 된 조건이었어요. 

 

컨펌메일에 조식에 대한 언급이 없어 혹시나 해서 아예 세부 레디슨 블루로 직접 국제전화를 때려 예약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예요. 

 

<수지> 라는 이름의 아주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렇게 알려주더군요.  

 

"미스터 K, 아침식사는 800 페소구요^^ 캐내디언 달러 19 불이랍니다^^"     

 

......

 

어쨌든,

 

마르코폴로와 워터프론트를 제치고 레디슨 블루로 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마르코폴로는 가장 유명하고 음식이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근데 탑힐 근처라 시내에서 약간 거리가 있어서 일단 제외시켰습니다.

 

워터프론트는 건물은 멋있는데 투숙객 후기의 호-불호 차이가 너무 심했습니다. 나홀로 여행이니 카지노가 있는 건 상관이 없었지만 좀 어수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디슨 블루는 새로 지은 호텔이라 <전통>과는 거리가 먼 대신 객실과 부대시설이 좀 더 모던하고 깔끔해 보이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호텔 선택할 때 시설과 위치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고객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전통 따위는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전통이 무형문화재로서의 그 가치를 물질적으로 실현했다고 증명할 수 있는 통로 역시 오로지 고객평가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레디슨 블루는 세부 여행을 많이 가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을 정도로 신삥 호텔이지만, TripAdvisor 의 고객평가가 놀라우리만치 우수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뷰고객이 아니라 무슨 팬카페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찬사와 찬양 일색이었습니다.

 

호텔 위치 또한 아주 좋습니다. 보홀섬으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세부항구와도 가깝고, 유적지와 재래시장 등이 있는 다운타운과도 가깝습니다. 막탄섬에 있는 국제공항과도 별로 멀지 않습니다.

 

세부 최대 쇼핑센터인 SM 몰은 아예 이 호텔 바로 옆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는 세부까지 가서 세계 어디에나 널려있는 아얄라 몰 타입의 고급쇼핑센터 같은 곳에는 갈 마음이 없었지만 SM 몰은 가 볼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가까운 이 호텔의 설계 방향 또한 마음에 듭니다. 객실이 건물 어느 면에 있든 공평하게 sea view city view를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건물이 서 있습니다.

 

필리핀 도시의 특성상 city view 는 곧바로 <할렘뷰> 일 수 밖에 없는데, 모든 객실의 고객들이 <아름다운 풍경>은 평등하게 누리고 <어수선한 풍경>역시 그것대로 골고루 분담하게 한다는 배려가 돋보입니다. 지도와 사진만 보고 하는 말이니까 진짜 그런지 안 그런지는 가 봐야 알겠습니다)     

 

<보홀섬>에 가게 되면 이 섬으로 가는 세 개의 선박회사 중 하나인 <Super Cat>에서 운용하는 왕복 페리 + 일일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두 명 이상이 간다면 굳이 이 회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필요 없이 보홀섬 Tagbilaran 선착장에 마중 나와 있을 현지 투어 브로커들과 흥정해서 선택하는 게 가격 면에서는 유리할 수가 있지만 혼자 가는 경우라면 <Super Cat>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고 편리할 것 같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짐도 다 쌌습니다. 제 짐은 항상 간단한데다 트래블팩이 따로 있기 때문에 굳이 출발에 임박해서 패킹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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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방 안에 이미 여권과 e티켓을 비롯한 모든 서류와 의류는 물론이고 First Aid Kit 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집에 굴러다니는 저 곰돌이 인형은 어디서 난 건지 모르겠는데 제가 가져 갈 게 아니고 페소화를 조금 환전해 줄 세부 출신 처자에게 선물로 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저 인형은 곰이 아니고 강아지 같습니다.

 

인형만으로는 약소하니까 타이항공에서 받아 온 저 세면도구백도 함께 줄 생각입니다. 빗하고 수면안대, 기내양말이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들어 있군요.

 

제가 필리핀-한국 여행에 들고 갈 가방은 작은 국방색 숄더백과 그것보다 더 작은 카메라 가방뿐 입니다.

 

얼마나 좋아요? 짐찾는 곳에서 우두커니 서 있을 필요도 없고 세관에서 시비 걸 일도 없고, 막탄세부공항에 내리자 마자 짐 들어 줄테니까 팁 달라고 설레발 치는 사람들 등쌀로부터도 해방되어 재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으니까요.

 

<필요 없는 것은 그때그때 버리고, 필요한 것은 현지주민들로부터 조달 받는다> 옛날에 이태의 소설 <남부군>에서 배운 여행팁 입니다. , 유격대나 유람객이나 떠돌아 다닌다는 속성은 비슷하니까 가볍고 편리한 경무장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필요한 현지 생존어 두 개도 배웠습니다. 

 

<부카스 메뜨로 뽀> = <미터기 좀 켜시죠>

 

<메뜨로 람 뽀> = <미터기 켜세요>  

 

세부 여행 연구는 이걸로 끝내고, 지금부터는 대한민국에서 42 끼니를 해결해야 할 맛집 검색에 들어갑니다. 

 

새로 개통된 공항철도가 제 서울 숙소 바로 앞까지 갑니다. 야호 lol

 

따라서 공짜로 받은 KAL 리무진 승차권 두 장은 필요 없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와이프한테 20 불 받고 팔려고 합니다.    

 

, 얼마 전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조카가 3 개월 만에 돌아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저한테 무사귀환을 보고한 글을 올렸던 모양인데 나중에야 보았지요. <더워서 바라나시에는 안 갔다>는 말을 듣고 좀 어이가 없긴 했지만 <강씨 집안 여장부>답게 씩씩하게 돌아다니다 온 것 같아서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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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 기억 나시나요. 대한항공에서 주는......

 

아예 큰 병 하나 사 왔습니다.

 

<끝>



12 Comments
우성사랑 2011.08.23 13:18  
즐거운 여행되세요... 저도 세부에서는 샹그릴라 , 막탄에서 숙박했었네요...
sarnia 2011.08.24 10:06  
네~ 첨엔 리조트로 가려다가 맘이 변했어요. 샹그릴라엔 한 번 들르고 싶은데, 일정이 짧아 어떨지 모르겠어요.
바람여행2 2011.08.23 23:16  
근데  승차권을  와이프한테  돈받고 팔다니요???? 농이겠죠?...
sarnia 2011.08.24 10:08  
미안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그냥 제가 싸가지없이 보이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케이토 2011.08.24 03:50  
즐거운 여행 되시길~
호텔 선택 탁월 하신듯 ㅎㅎ 세부에 가게 된다면 들러보고 싶을 만큼 솔깃한데요?
전 집에온지 보름 됐는데...오자마자 집 공사한다고 아직도 짐을 못풀었다는 사실!
이대로 다시 떠나고 싶네요 진심....;
sarnia 2011.08.24 10:10  
혼자 가실거면 레디슨...... 아니, 케이토님은 맛있는 거 많이 드셔야 하니까 마르코폴로 가시구요. 짝이랑 함께라면 당근 막탄에 있는 샹그릴라나 임페리얼, 플랜테이션베이 같은 곳에 가셔요.
블루문 2011.08.24 13:34  
제가 자주가서 정보를 얻는 카페에서도 선택하신 호텔에 대한 리뷰가 있던데 꽤나 평들이 좋더군요. 부럽기만 합니다. ^^
sarnia 2011.08.24 21:46  
예약한 담날 전화로 딱 한 번 접촉했는데 수지인가 수전인가 화는 예약 담당자분의 전화받는 태도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care 받는다는 느낌.

sm 몰은 문을 늦게 여는데 이상하게도 몰 안에 있는 졸리비는 새벽부터 영업을 하는군요. 첫날 아침은 거기서 해결해야 할 듯~
농눅 2011.08.24 22:49  
세부에 오래 계시면 꼭 보홀에 다녀오세요... 전 숙소를 세부-보홀-막탄 이렇게 3주 있었는데 보홀이 너무나 좋았어요 아쉽게 4박 밖에 머물지 못해서 담에 간다면 보홀에 2주... 세부,막탄 각 3일씩 있으려고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다  ^^;; 참 보홀 육상투어 혼자라면 투어를 신청하는게 낫고요 여러명이면 택시를 빌리는게 더 나아요. 좋은 택시기사 명함도 받아왔어요  힛~
sarnia 2011.08.25 10:23  
근데 혼자라 투어 찾기 어렵네요. 독박을 써야 하니. 흑흑~
복잡미묘 2011.08.25 00:03  
세부 ㅜ ...전 반타얀이 최고였는데..후
바다는 진짜 정말 예쁜듯.
sarnia 2011.08.25 10:25  
그런 것 같아요. 세부는 차타고 섬 외곽으로 멀리 나가든지 배타고 다른 섬으로 가든지~ 휴양체질은 아니지만 반타얀 정말 예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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