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의 비극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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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세부>의 비극적인 이야기

sarnia 14 716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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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sarnia 어린이는 <페르디난드 마젤란>을 훌륭한 탐험가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유럽인들이 보기에는 대단한 모험심을 가진 탐험가였는지 몰라도,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죽음을 부르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작자였다는 걸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입니다.

스페인의 필리핀 점령과 식민통치는 1565 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521 년 마젤란이 세부(Cebu)섬에 도착한지 44 년 만의 일입니다. 그 시대 스페인은 불패무적의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유럽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마젤란은 원래 포르투갈인이었다가 스페인인이 된 사람입니다.

만일 제가 당시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1 세였다면 이 절세의 항해전문가에게 후추가루나 구해 오라고 시키기 위해 그 많은 돈을 지원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를 왕실 밀실로 불러들여 회유 겸 설득을 하지 않았을까요? 새로 스페인 국민이 된 기념으로 아시아로 가는 새 항로 (The Spice Route)를 찾아내서 국왕과 교회에 충성을 보이라고 말이지요.

어쨌든 그는 스페인 국왕의 명령과 지원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 식민지 개척의 새 항로를 발굴하기 위한 탐험항해에 나섭니다. 이 탐험항해에는 5 개 범선에 분승한 270 명의 선원이 함께 출발했습니다,

그들은 출신도 다양해서 스페인인과 포르투갈인은 물론이고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 이태리인 그리스인 벨기에인 (Flemish) 등 유럽 전체를 망라하고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탐험가 뒤에는 염불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새로운 점령지에서 얻게 될 약탈 전리품이나 노리는 날강도 같은 자들이 개떼처럼 따라붙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마젤란을 따라 나선 선원들 상당수가 그런 사람들이었을 것 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언제든지 탐험대에서 해적떼로 돌변할 수 있는 소지가 농후한 집단이었습니다.  

탐험가와 선교사,잡다한 해적 패거리들이 뒤섞인 이 다국적 다문화 혼성부대 범선 다섯 척은 스페인 국왕깃발을 펄럭이며 스페인 Seville 항을 출발했습니다.

이들은 스페인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건넌 뒤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끝을 돌아 북서쪽으로 항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대담무쌍하게도 태평양을 대각선으로 건너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젤란이 이 항로를 선택한 것은 1492 년 콜럼버스가 발견한 서인도제도가 아시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젤란은 이미 대서양의 거친 바다에서 범선 두 척을 풍랑에 잃은 채 세 척으로 줄어든 선단을 이끌고 무려 4 개월에 걸친 기나 긴 태평양 횡단 항해 끝에 필리핀 세부 섬에 도착했습니다.

그들이 세부섬에 도착할 무렵에는 마젤란 조차 예상치 못한 장기간 항해로 선원들 전부가 기아와 질병에 기진맥진해 있었습니다. 세부섬에 상륙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이미 탐험대의 기상 같은 것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탐험대라기 보다는 상거지떼에 가까웠습니다.  

다 죽어가는 거지꼴을 하고 섬에 내린 그들은 힘없는 목소리로 <여기가 스페인 국왕 폐하의 새 영토로다>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런 그들을 섬의 주민들은 불안한 눈초리로 쳐다 보았습니다.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나머지 그들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암튼 세부섬의 주민들은 이 기진맥진해 있는 <손님>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상처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세부섬 주민들이 그들에게 베푼 따뜻한 보살핌이 세부섬과 필리핀 군도의 불행을 넘어 전 아시아의 비극으로 확대된 채 은혜가 원수가 되어 돌아오리라고는 누구도 짐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 입니다.        

유럽에서 온 침략자 선발대가 상륙한 아시아의 첫 도착지, 이 세부섬이 오늘날 세계적인 휴양지가 된 그 세부섬입니다.

이 날 세부섬에서 일어난 사건이 향후 무려 400 년에 걸친 유럽의 아시아 약탈무역과 식민지 점령을 알리는 비극의 신호탄이 된 것 입니다.          

스페인은 현지 주민들과의 상거래나 무역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1562 년 이후 필리핀에 파견된 스페인 관리들은 대부분 선교사 아니면 교회기구와 관련된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이 필리핀 주민에게 강요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기독교- 스페인은 구교라고 부르는 로만카톨릭->로의 강제개종이었고, 또 하나는 과도한 공출, 즉 세금의 징수였습니다.    

이들은 필리핀 주민들의 교육이나 생황개선 같은 것에는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무자비한 공출로 그들의 노동력과 생산물, 자원을 한도 끝도 없이 약탈해 갔습니다.

스페인에서 파견된 관리들은 필리핀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반항하거나 개종을 거부하면 무자비하게 학살했습니다. 필리핀의 정신적 리더들에게는 테러리즘을 동원해 그들의 영향력을 제거하려 했습니다.  

세부섬에는 섬 중앙 동쪽 해안에 세부 시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부 시티 건너편에는 막탄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 섬과 세부 본 섬은 다리 두 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젤란은 세부섬 건너편에 있는 이 막탄섬 부족과 전투을 벌이던 중 독화살에 맞아 전사했습니다. 막탄섬 부족은 난데없이 나타나서 섬을 점령하려고 하는 그들과 맞서 싸워 결국 그들의 리더인 마젤란을 사살한 것 입니다.

마젤란을 사살한 이 막탄 부족의 부족장 이름은 라푸라푸입니다. 라푸라푸는 세부 지역뿐 아니라 필리핀 전체에서 영웅적인 추장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막탄섬에는 그의 동상과 전적비가 있다고 합니다.

구글맵을 확대해서 이 섬을 찬찬히 살펴보면, 다국적 호텔체인이 운영하는 한 줌도 안 되는 대형 리조트들과 특급호텔들이 주변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 있는 대규모 빈민굴-판자촌에 포위된, 아슬아슬한 형국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부와 빈곤 사이를 <공권력 저지선>이 위태롭게 가르고 있는 세부섬의 슬픈 역사는 490 년 전 마젤란이 이끄는 탐험대 겸 해적단이 이 섬에 상륙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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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로,

딱 7 주, 49 일 남았습니다.

저는 이 49 일 동안 세부 출신 세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환전해 줄 사람>은 찾았으니, 세부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줄 친구와 현지에서 같이 다녀 줄 친구, 이렇게 두 사람만 더 찾으면 됩니다.  

2011. 08.07 13:30 (MST) sarnia
14 Comments
sarnia 2011.08.08 07:25  
마젤란이 괌을 거쳐 필리핀 군도에 도착했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그 구체적인 장소가 세부였다는 것, 전투를 벌이다 죽은 장소가 현재 리조트들이 집결해 있는 막탄 아일랜드라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몰랐던 사실을 처음으로 안 기념으로~
Misha 2011.08.08 13:44  
세부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꽤 됩니다. 사실 사람 사는 곳에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가 어디 있겠습니다. 정리하여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모르던 분들도 덕분에 잘 아실 수 있겠습니다.

마젤란을 제거한 라푸라푸는 필리핀에서 추앙 받는 영웅 중 하나이며 말씀하신 것처럼 막탄에 그 동상이 있습니다. 아, 마닐라 리잘공원에도 있군요. 라푸라푸라는 사람을 잘 모르시더라도 필리핀 여행을 하셨던 분들은 이 이름을 들으셨던 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생선이름이기도 하니까요.
sarnia 2011.08.09 12:30  
아, 세부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보홀섬을 투어에 참가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가려고 하는데, 로복강 런치 크루즈를 혼자 예약해서 참가할 수 있는지 어디 물어볼 데가 마땅치 않군요. 아일랜드 호핑은 아무리 찾아봐도 팀으로 할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같구요. 물론 날씨 안 좋으면 바다로 안 나가고 시내에서 놀 겁니다.
Misha 2011.08.10 08:23  
세부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고요, 역사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집이 하는 일 중 하나라서요. 그런 맥락에서 올려주시는 글 잘 보고 있답니다. 그동안 읽은 글들에 대한 보답으로 혹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 몇 글자 더 적겠습니다.^^

보홀섬은 투어 없이 혼자 다니시기 불편하시지 싶어요. 물론 혼자 못 다닐 것은 아니지만 작지 않은 섬을 흥정을 통해 다니시려면 날씨와 시간을 고려하셔야지 싶네요. 최소 2박 3일 이상의 일정이라면 가능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로복강 투어는 로복강 도착하시면 바로 가실 수 있습니다. 전에 P300이었는데 최근에는 P350~450을 받고 있습니다. 업체별로 약간씩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세부에서 가시려면 Oceanjet이나 WeeSam 또는 Superkat 타고 가시겠네요. 세부 시내에 머무리시면 모르지만 막탄에 계실 예정이면 시간 넉넉히 잡으셔야겠네요. 오션젯 같은 경우에는 프로모션도 자주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표를 구할 수 있는데 여행으로 가는 분들은 결국 한인여행사나 현지여행사를 통해야 발권 가능하시겠네요. 인터넷 예약은 안 되니까요.

그럼, 즐거운 여행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sarnia 2011.08.10 12:47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배 이용할 것 같고요. 9 시 30 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들어가서 저녁에 나오려고 합니다. 로복강 런치 크루즈를 하고 싶은 이유는 분위기가 영화 분위기 (지옥의 묵시록, 아메리칸 갱스터 등등) 가 나서요. 물론 이 영화 촬영장소 계곡은 다른 장소지만 그냥......

숙소는 막탄보다는 세부시내로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Pier 에서 가까운 레디슨 불루가 어떨까 생각하고요. 도착하는 항구에서 로복강까지 이동하는 딜만 잘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투어를 기피하는 이유는 제가 변덕이 심해서 막상 그 날 안가고 딴 거 하고 싶을지도 모르는데 저 자신을 매어두고 싶지 않아서 그렇습니다만...... 좀 더 알아보고 투어를 하는 게 유리한 점이 많다면 투어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호텔에서 호텔까지> 투어 프로그램 (보홀섬)은 대체로 100 불에서 150 불 정도네요. 일일투어 비용이 태국에 비해서는 많이 비싼 것 같습니다.
Misha 2011.08.10 14:19  
9시 30분 배를 저도 전에 탔었는데 11시 20분 경에 도착했습니다. 연착되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 여유 있게 가셔야 합니다. 왜 연착될까라고 혹 누구 물으신다면 여기는 필리핀입니다.^^ 아울러 배는 일찍 예약하실수록 저렴합니다. 2주 정도 전에 하시면 반값일텐데요, 현지 가서 예약하시기는 어려우실테니 한인여행사나 현지여행사를 통하여 하시면 됩니다. 전에 보니 P50을 수수료로 받더라고요. 직접 표 끊으러 항구에 가도 왕복 최소 P60은 드니 수수료가 아까운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가는 것은 Superkat이 가장 빠릅니다.

아. 영화의 분위기^^ 맞습니다. 그런 맥락으로 가시면 후회할만한 장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끔 로복강에서 다른 걸 기대하는 분들이 계셔서요. 로복강 투어시 식사하실 때 첫 음료는 무료로 제공됩니다. 청량음료와 물 중 선택 가능하시고 더 마시려고 하면 추가비용 발생합니다. 맥주는 처음부터 별도로 주문하셔야 하고요.

투어는 미리 예약 안 하시고 보홀 선착장 내려서 하셔도 됩니다. 내리면 많은 사람들이 전단지를 들고 호객을 할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가격을 선택하여 투어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니면 알로나비치로 가셔서 투어를 신청하셔도 됩니다. P2,500이라고 적어둔 곳이 많은데 P2,000에 흥정을 한 적도 있고, P1,800에 했던 적도 있습니다. 2인 기준이니 1인이면 조금 변동사항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차량은 SUV로 했고, 초컬릿힐, 마호가흐숲, 행잉브리지, 타르시어 원숭이, 로복강투어(투어비 별도), 탁빌라란 시내-나비농장, 유적지방까지 포함된 내역이었습니다. 아침 8시 30분 출발하여 오후 3시 30분 정도 끝나는 일정이었고요. 각종입장료 별도, 팁은 만족하셨으면 주시면 될 듯.

댓글이 길어져서 보는 분들 불편하시겠네요. 다음에 도움이 될 내용이 있으면 쪽지로 드릴까요?^^ 제가 적는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sarnia 2011.08.10 15:32  
ㅎ 자세한 정보 또 고맙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고 말고요^^

오션젯 홈에 들어가서 보니까 1 일전 예약은 에어컨룸이 보장안되는 것처럼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붐비는 것 같지는 않고 여행할 날이 비수기 평일이라 배표 구하는 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군요. 뭐, 모르는 일이지만요. 파타야에서 코란 갈 때는 Pier 산책나갔다가 고물배가 마음에 들어 집어 타고 건너갔다 온 건데 보홀가는 배는 쾌속선이라 그런 동기로 가게되지는 않을 것 같고 계획을 세워서 가야겠지요.

보홀섬 투어는 데체로 컨셉이 eco-tourism 이던데, 저야 뭐 하루 갔다 오는 거니까 그냥 재미있으면 됩니다^^ 타르시어 원숭이는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이라는데 생태학적으로는 지나치게 센서티브해서 보존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읽은 것 같습니다. 400 년이 넘은 바클라욘 교회 (한국식으로 말하면 성당)도 들러보고 싶은 곳이구요.

보홀섬 투어는 연구하면 답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은데, 세부시내에 있는 재래시장과 주민들이 사는 동네의 골목들을 어떤 식으로 돌아다니는 게 좋을지 조금 신경쓰이기는 합니다.
아리따운김양 2011.08.08 16:17  
가을에 엄마와 세부 여행을 준비중에 있는데 눈길가는 내용이네요 ~
아름다운곳, 휴양하기 좋은곳 ... 이렇게만 생각하고 즐겁게 떠날 생각만 했는데..
필리핀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sarnia 2011.08.09 12:36  
즐겁게 떠나세요^^ 저도 그럴 겁니다.

세부여행의 딜레마는 숙소를 막탄 리조트로  할 것인지 세부 시내 호텔로 정할 건지...이게 고민거리인 것 같아요. 장단점이 있는데, 하룻밤 자고나면 생각이 바뀌곤 하네요. 짬짜면처럼 오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아리따운>님처럼 모친을 모시고 간다면 아마 리조트로 정할 것 같지만요~
복잡미묘 2011.08.09 20:26  
세부에 잠깐 있으면서....안됐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랜 식민지 기간으로 여기가 어디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정도로
고유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그 나라만의 문화는 돈으로 주고 살 수도 없는건데 말이에요 ..
근데 조금 다른건...많은 사람들은 별로 식민지 시대에 대해 울분이나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고요..놀랬어요.
물론 직접 겪지 않은 젊은이들의 이야기지만..우리 나라 젊은이들은 그래도
일본 식민지 시대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 않나요?
역사교육이 잘 못된건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건지...자세히는 모르겠네요 ^^

아무튼 전 세부에 있을때 가본 섬 중에서 반타얀이 제일 좋더라고요 ^^
(별로 볼거 없고 그냥 조용한 바다...)
정말 바다는 끝내주게 아름다운 것 같아요!
sarnia 2011.08.10 12:37  
올려주신 글 보고 잠깐 필리핀 개요에 대해 검색해 보았습니다. 식민지 시대에 대한 감정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면 그 이유에 대해 저도 궁금해 졌기 때문인데요. 우선 2009 년 센서스 기준으로 이 나라 인구가 1 억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흥미있는 건 ethnic group 별 인구구성인데요. 말레이계와 중국계가 중심이긴 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른 소수 부족이 많고 스페인과 미뮌� 합쳐 무려 400 년이 넘는 식민지 과정을 거치는 동안 inter-racial 인구 또한 급증했군요. 수 많은 다른 문화들이 섞이고 섞이는 과정을 통해 그냥저냥 동화된 면이 많은 것 같아요. 한국과 일본은 민족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두 나라간에 침략과 식민지배를 주고받았으니 마찰의 강도와 감정의 앙금이 비교적 분명하고 오래가는 것 아닐까도 생각해 봤습니다. 필리핀같은 나라에 비해서 말이죠. 침략과 약탈에 대한 반감이 윤리적 문제로만 천착하는 것과 민족감정과 결부되어 폭발하는 것과는 그 에너지의 강도가 많이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세한 건 좀 더 전문적인 자료를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Misha 2011.08.10 14:29  
필리핀 인구가 지금은 1억을 될 거라고들 합니다. 국가행정력이 지역에 모두 미치지 못 하다 보니 정확한 인구통계는 없지만 증가율로 미루어 볼 때 가능한 이야기지요. 아울러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국가로는 세 번째로 많은 인구입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소수언어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면서 동시에 많은 언어가 매일 사라지고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민족정체성, 특히 단일민족이라는 단어는 사실 근대 이후, 특히 이 땅에는 일본에게서 수입된 단어인터라 여러 가지로 생각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민족주의가 작동하는 기저에 깔린 상상과 허구라는 개념은 생각보다 세상의 다양성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크, 말이 번져서 죄송합니다.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면 못 쓰는데 말입니다.

앞서 이야기로 돌아가면 필리핀은 영어사용자가 많아 여행하기에 편리하기는 합니다. 아울러 태국과 비교할 때 배낭여행을 위한 여러 시설들이 부족합니다. 숙소비는 시설 수준을 감안한다면 저렴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숙소비가 저렴한 곳도 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태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나 싶습니다. 뭐, 지난 10여년 동안의 사적 경험이니 아니라는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피글렛티 2011.08.15 23:59  
모든 것을
알고 대하는 것과 모르고 대하는 것엔
큰 차이점이 있고 느끼는 점도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네요. 좋은 글이었습니다.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곳이 그런 역사가 숨어있었다니요..
빈,곤의 차이가 그 시점부터라는 것이 참...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sarnia 2011.08.16 13:55  
사실 세부는...... 거기서 며칠 쉬었다가 한국에 가려고 add on 한 거였어요. 휴양지라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는데, 그래도 가는 곳이라 위키부터 검색하다보니까 의외의 이야기들이 고구마줄기처럼 나오더라고요. 사연이 참 많은 도시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바뀌어서 휴양이 아닌 여행을 해 보려고 합니다. 비록 기간은 짧지만요.

삼대가 같이 사는 패밀리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궁금하고 부럽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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