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내가 할수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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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내가 할수 있는 것은.

EUGENE0921 3 287





오늘 아침 아버지가 서울에 가셨다. 전우회.........가 있어서.

몇일 머문다고 하시길래.

아버지한테 짐을하나 부탁했다. 11.4kg의 박스...


야, 여자 생겼냐? 뭐 이렇게 보내는거야?

아우 데써....묻지마.


신라면 10개, 짜파게티 열개, 햇반 20개, 도시락 양반김50개, 과자 2만원어치.
진공포장 오징어 젓갈2kg.전기장판,가디건,츄리닝, 면티, 덧신 열켤레. 마스크 50장

그리고 메모...



서울에 가면, 꼭.....서울역 근처에서 보내야 되는거야.

아니면 종로나 중구쪽에서 붙여야 되.

다른데서 보내지말고 사대문안에서 붙여. 여기 써놨으니까 특급으로 붙여. 꼭..



짐이 있기에 아무래도 무겁기에...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 가면 그렇기에 첫타를 타고,

8시가 되어서는 서울역에 도착....

아버지는 박스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지만,

알았지? 알았지? 꼭 그래야데?

라는 내부탁이 신경쓰였는지 우체국이 열때까지 기다렸다가 보냈다고 한다.


사실 부산에서 보내도 되지만.. EMS가 웃긴게..

부산 후쿠오카가 가까우니 후쿠오카를 거쳐 열도로 퍼지면 될텐데,

협의가 이상하게 꼬여서 부산에서 붙이면 일단 서울로 짐이 올라간다...

올라가서 다시 후쿠오카나...동경으로 가는 식이라..

그리고 특급이런거는 부산에서 보낼수가 없다. 페덱스나 DHL이 아닌이상.

나는 오늘 꼭 보내고 오늘 꼭 받게끔 해야했다. 그래서 서울 가는 아버지에게 맡겼지..

서울 사대문안에 정해진 구역안에서만 특급이 가능하다는 프리미엄.



오전 9시에 붙인 상자는 4시에 동경에 도착해서...방금전 8시에 수취...

잘 받았다는 카톡을 받고서는 안심을 했다.



지금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다.



속이 문드러지고 답답한 맘이 이로써 한시름 놓은 기분이다.

지진이 나서 전차가 멈추고...집까지 네시간 걸려서 걸어가니

집안은 아수라장 되고, 전기도 끄고 여진으로 피곤한데도 잠도 못자고...

배는 고픈데 편의점은 텅텅 비어있고......


사실

내가 후쿠오카에서 부산항 딱 도착하니까 너 괜찮냐고 아버지가 전화가 왔었다.

지진났다고. 나랑은 관계가 없는 위쪽이니

별 상관없다고 얘기하고는 친구들한테 전화를 하는데 전화는 불통,

카톡이니 스카이프니 해대는데 답은 없고

걱정이 되니 티비앞을 떠나지를 못하고는 멍하니 있었다.

nhk에서 어느 여자가 스트레스로 모유가 나오지 않아서 우유를 사러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우유가 떨어지지 않으려나 걱정했는데

간신히 살수 있었다는 보도를하고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남자 아나운서가 말문을 못열고 눈물 흘리는 장면에 몬지 모르게 속이 쏴해지는데.......


1시 스카이프가 왔다.

응 나 괜찮아. 라고.

4시간 걸어왔다고 말하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지진 난거도 열받는데 4시간 걷게 되고 집에오니 난장판인걸 상상하면

내가 당한거도 아닌데 왜그리 눈물이 나던지 말을 하는데 계속 눈물이 나면서

꺼이꺼이 해댔다


헌데...

저 등신은 7시에 퇴근하고 전차 끊겼으니 별수없네. 걸어가야지....하면서 걸었단다.

걷다보니 배도 고프고...집에가면 먹을 것도 없겠지 싶어서 둘러보는데

우동집이 보이더랜다. 우동 먹고, 여기저기서 지진때문에 메세지가 와서는

그거 답해주며 천천..................히 걷다보니 집에 온게 12:30 씻고 어쩌고

눠서 나한테 전화한거란다.
 
잡아죽이고 싶었지만 살아 있고 무사하니 참....다행이다 싶었다.


지진이 나고 여진이 계속 되는 와중에 나는 매일 카톡을 보낸다.

괜찮은거지? 수틀리면 후쿠오카로 와서 배타고 넘어와...일 때리쳐....

이런 얘기로 위로아닌 위로를 해보곤 한다.



어젯밤엔 최후의 50인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니

어느 여학생이 입을 막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울었다.

어머니가 그렇게 우는건 생전 첨 봤다고,,,아버지가 발전소로 가버렸기에..

오늘보니 그 50인중의 한명이 보냈다고하는, 메세지가 공개 되었다,

우리들이 죽더라도 폭발만은 막을테니까..... 라고.

지진으로도 지금 이렇게 힘든데,
 
저기에 저렇게 자기를 내던져서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봐서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말이지...











3 Comments
시골길 2011.03.17 22:01  
후아...대단하네요 채 12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배달이 되었다는 말이네요.. 서울 중심부에서 부쳐야 한다는 단서가 있지만 ...
시간이 갈수록 진정이 되기 보다는 어려운 난제들이 새로 생기는 것 같아..심히 안타깝네요..
간바레~ 재~팬~~!!
구리오돈 2011.03.18 09:22  
빨리 전기가 들어와서 전기장판도 유용하게 쓰셨으면 좋겠네요.
케이토 2011.03.18 15:24  
어라, 저 얼마전에 도쿄에 있는 친구에게 물건 보내려고 우체국 갔는데
일본 지역으로 발송 안된다고 해서 포기하고 왔는데,
종로나 중구에서는 가능하군요! 덕분에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ㅠㅠ
친구가 라면 동나고 쌀도 없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던데 저도 쉬는날 가서
생필품 부쳐주고 와야겠어요 ㅠㅠ 수퍼마켓 식료품 칸이 텅 비어서 한국식품점
갔는데 거기도 라면이며 뭐며 다 바닥났다고 하더라구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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