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잘팔리는거지?
두루아빠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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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30 19:51
여러분들 고마운 조언대로 더 이상 야시장에 나서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술김에 말을 해버리는 바람에 또 직접 팔게 되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김치를 담기조차 하지 않으려 했는데 으휴, 그 놈의 술이 뭔지.
동네에 일본아줌씨 한 분이 왔습니다. 이름은 ' 유카 結花 ' - 염려 마시길. 인터넷에 사진과 이야기를 써도 된다고 허락 받았습니다. - , 北큐슈에 살고 있으며 온천료칸과 기념품 가게를 운영, 채식주의자라고 합니다.
자신의 가게에서 팔만한 라탄백과 액세서리, 티셔츠 등을 구입하러 왔다고 하네요. 이 아줌씨 매일 바쁩니다. 여러 구입처를 다니며 개성있는 물건들을 구하려다 보니 쉴 틈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함께 맥주를 한 잔 하게 되었지요. 별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취기가 오르는 가운데, 동네 어르신께서 ' 내일도 김치 팔거지? ' 물어보시는데 나도 모르게 그러겠다고 해버렸습니다. 말이나 잘통하면 다음날 아침 이래저래 이유를 대고 못하겠다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더 힘들 것같아 그냥 하기로 합니다. 속으로는 저 아줌씨 꼬셔 같이 팔다가 분위기 뭐 하면 도망가 숨을 생각도 있었지요.
어쨌든 아침부터 절이고 무쳐서 봉지에 담았더니 38개가 됩니다. 멀건 김치 말고 빨간 김치가 더 낫다는 주변의 평에 평범하게 만들었지요.
5시부터 7시까지 두시간 동안 다 팔았습니다. 몇 개는 거저 주기도 했지만 나중엔 라면과 함께 먹으려 감춰 둔 것까지 팔아야했을 정도로 잘나갔습니다. 물론 한때 노점을 하기도 했다는 유카의 도움도 있기는 했지만 좀 하다가 맥주 먹고 싶다고 술병 들고 뒤로 나앉았거든요. 그러니 이건 순수 ' 김치의 힘 ' 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분위기 말랑하게 만들어 준 탁신행님 딸, 미프 덕도 많죠.
어쩌다보니 재미 삼아 하게되었습니다만 이렇게 잘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월요일 쯤이면 이 좁은 동네에 소문 다 날 것입니다. 까올리 한놈 김치 팔아 돈 벌었다고. 우리로 치면 최저시급도 안되지만 뒷풀이 맥주 살 돈은 됩니다. 졸지에 돈을 벌었더니 현실감이 떨어집니다.
유카와 함께 야시장 음식 몇개 사서 또 맥주 한잔 합니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한지 금새 취해버립니다. 흰자위가 붉게 변한 유카는 살아 온 이야기를 합니다. 가끔씩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초딩 이후 등교거부 히키코모리였던 아들, 지금은 남편과 네덜란드에 살고 있답니다. 딸이 하나 더 있지만 역시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어 이런저런 걱정이 많다고 푸념합니다.
' 이봐, 유카, 왜 고민해? 난 우리 인생 거의 끝났다고 생각해. 새로울 것도, 가슴 뛰게 할 것도 없어. 돈이 필요하면 일하고 친구가 필요하면 펍에 가는거야. 그렇지 않아? '
' 그러네. 걱정거리가 생기면 네 말 한번 떠올려볼게. '
동네에 일본아줌씨 한 분이 왔습니다. 이름은 ' 유카 結花 ' - 염려 마시길. 인터넷에 사진과 이야기를 써도 된다고 허락 받았습니다. - , 北큐슈에 살고 있으며 온천료칸과 기념품 가게를 운영, 채식주의자라고 합니다.
자신의 가게에서 팔만한 라탄백과 액세서리, 티셔츠 등을 구입하러 왔다고 하네요. 이 아줌씨 매일 바쁩니다. 여러 구입처를 다니며 개성있는 물건들을 구하려다 보니 쉴 틈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함께 맥주를 한 잔 하게 되었지요. 별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취기가 오르는 가운데, 동네 어르신께서 ' 내일도 김치 팔거지? ' 물어보시는데 나도 모르게 그러겠다고 해버렸습니다. 말이나 잘통하면 다음날 아침 이래저래 이유를 대고 못하겠다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더 힘들 것같아 그냥 하기로 합니다. 속으로는 저 아줌씨 꼬셔 같이 팔다가 분위기 뭐 하면 도망가 숨을 생각도 있었지요.
어쨌든 아침부터 절이고 무쳐서 봉지에 담았더니 38개가 됩니다. 멀건 김치 말고 빨간 김치가 더 낫다는 주변의 평에 평범하게 만들었지요.
5시부터 7시까지 두시간 동안 다 팔았습니다. 몇 개는 거저 주기도 했지만 나중엔 라면과 함께 먹으려 감춰 둔 것까지 팔아야했을 정도로 잘나갔습니다. 물론 한때 노점을 하기도 했다는 유카의 도움도 있기는 했지만 좀 하다가 맥주 먹고 싶다고 술병 들고 뒤로 나앉았거든요. 그러니 이건 순수 ' 김치의 힘 ' 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분위기 말랑하게 만들어 준 탁신행님 딸, 미프 덕도 많죠.
어쩌다보니 재미 삼아 하게되었습니다만 이렇게 잘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월요일 쯤이면 이 좁은 동네에 소문 다 날 것입니다. 까올리 한놈 김치 팔아 돈 벌었다고. 우리로 치면 최저시급도 안되지만 뒷풀이 맥주 살 돈은 됩니다. 졸지에 돈을 벌었더니 현실감이 떨어집니다.
유카와 함께 야시장 음식 몇개 사서 또 맥주 한잔 합니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한지 금새 취해버립니다. 흰자위가 붉게 변한 유카는 살아 온 이야기를 합니다. 가끔씩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초딩 이후 등교거부 히키코모리였던 아들, 지금은 남편과 네덜란드에 살고 있답니다. 딸이 하나 더 있지만 역시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어 이런저런 걱정이 많다고 푸념합니다.
' 이봐, 유카, 왜 고민해? 난 우리 인생 거의 끝났다고 생각해. 새로울 것도, 가슴 뛰게 할 것도 없어. 돈이 필요하면 일하고 친구가 필요하면 펍에 가는거야. 그렇지 않아? '
' 그러네. 걱정거리가 생기면 네 말 한번 떠올려볼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