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케이 서울지국장 구로다

요즘 티비에 자주 나와서 아마 아시는 분들 계실겁니다. 65년 한일조약때 준 돈으로 발전하지 않았냐? 일본기업이 많이 도와줘서 한국이 이만큼 발전해 놓고 은혜를 모른다.. 사설에서는 일본이 자연재해를 막아주고 있으니 한국이 독도를 양보하면 어떻겠냐? 등등.. 참.. 한국사람 속 뒤집어지게 만드는 사람이죠.. 그런데 오래전에 우연히 어떤 세미나에서 이 사람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청중들이 한국사람이 많았어서 그랬던건지.. 한국인 찬양을 하더군요. 여러가지를 얘기했었지만 그중에서도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이 한국인들의 두터운 정에 대해서 였습니다. 일본은 구걸하는 거지가 없다. 진짜 그지같은 노숙자들은 있어도 한국에서 말하는 '거지'가 없다는 겁니다. 왜냐? 어차피 구걸하는 게 일본에서는 수지타산이 전혀 안맞기 때문이죠. 부모가 자식에게도 웬만해선 공짜로 뭘 사주는 문화도 없는 지독한 민족인데 거지한테 동냥을 한다는 건 일본에서는 극히 드문일이 되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구걸하는 거지들이 많다. 거지들을 보고 아이고... 저런.. 하면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주는 한국인들.. 바로 한국인들의 '측은지심' , '정'이라는 겁니다.

20여년전.. 그 당시 90세 넘은 재일교포 분에게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절대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 고. 술마시면서 다 털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친목을 도모하려는 한국인의 정서와 정반대로 친한 친구끼리도  딱 선을 긋고 '거기까지' , '왜 몇번 만난 사이도 아닌데 저런 말까지 나한테 하지?'하는 일본인과는 너무나 정서적으로 틀리다는 겁니다. 그러시면서 절대 일본인을 만나서 얘기할때는 속마음을 털어놓지 말라. 상대방인 일본인은 절대 자신의 패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P.S.

7,80년대 전 세계를 주름잡던 메이드인 져팬의 붐이 일어나면서 전세계 학자들이 일본인이라는 민족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일본제품들로 그야말로 난리가 났던 시절이죠. 당시 소위 '일본인론'이라는 책들이 불티나게 출판되고 판매되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와중에 결국 최고의 '일본인론'으로 뽑히는 것이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그리고 전 문화부장관이자 고려대 교수를 지낸 이어령씨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입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고 일본인들에 대해서 정말 정확히 알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반드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일본인들의 좋고나쁨을 철저히 떠나 '진짜 일본인'을 분석한 책들이기 때문입니다.

제 닉이 대한독립만세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깊은 마음속 근본부터 다른 민족성이 결코 함께 하기 힘든 것을 알기 때문에 일본인의 사고방식 하에서 한국인이 지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이 지긋지긋하리 만큼 지독하게 틀린 민족성을(물론 우리민족에 대한 학대와 착취 차별로 점철됐던 그들의 만행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진 일본으로 부터의 독립은 필연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제 강산이 여러번 바뀐 현재에 이르러 이웃국가로 지내는 만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소망합니다. 하지만 대륙기질의 한국인과 섬나라 기질의 일본인 서로 너무나 다르기에 애초부터 확실하게 서로 다른것을 인정하고 나서 조심조심 조금씩 다가서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