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토요일 오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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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퍼산(Mt. Sulphur)에 올라갔다 왔습니다. 해발고도 2261 m. 유황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개의 유황온천이 이 산에서 발원합니다. 케이브앤배씬과 밴프어퍼핫스프링이 그 온천들이죠.
설퍼산 정상 부근 전망대에서 불을 쬐고 있는 여행자들.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화로앞에 모여 앉아 불을 쪼이다 보면 금방 친구가 됩니다. 배경풍경은 그림이 아니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보우밸리 모습입니다. 멀리 미네왕카 레이크와 투잭 레이크가 보입니다.
트래킹은 보통 어퍼핫스프링 주차장에서 시작합니다. 편도 5.4 km.
거리는 길지 않지만 상승고도가 700 미터에 달하기 때문에 switchback (지그재그) 트레일을 세 시간 정도 올라가야 합니다. 어렵지는 않지만 설악산 오색처럼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로 접어들려는데,
아차,, 트래킹폴스를 안 가져 왔네요.
사실 오늘은 하이킹하러 온 게 아니라 단풍놀이를 하러 왔습니다. 지구 기후변화로 알버타주 날씨가 따뜻해지는 바람에 9 월 말이 되었는데도 단풍(황풍)은 아직 들지 않아 단풍놀이 대신 산에 오르기로 한 것인데 막대기를 안 가져왔으니 난감했습니다.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는 법
트래킹폴스 안 가져왔다고 산에 오르는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곤돌라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곤돌라 요금은 주말기준 왕복 75 달러. 알버타 주민은 20 퍼센트 할인이 됩니다. 편도이용도 가능합니다. 시니어나 AMA 할인은 없습니다.
싸르니아 : 헤이 ,, 내가 며칠 전에 환갑잔치를 한 어르신인데 ,,
매표소 : 뭐 없냐고? 당연히 있지. 태워는 드릴게.
결국 알버타주 주민 20 퍼센트 할인혜택만 받고 티켓을 샀습니다.
제가 저 곤돌라를 처음 탔을때 5 불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30 년 전 쯤 이었을 겁니다. 설퍼산 위에 있는 곤돌라 스테이션에는 레스토랑과 자연박물관, 극장도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곳이 설퍼산 정상인 샌슨피크 (Sanson’s Peak)입니다. 해발고도 2261 미터. 팀벌라인 고도입니다. 기후변화로 팀벌라인이 높아졌는지 정상부근까지 큰 키의 전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곤돌라 어퍼스테이션에서 정상까지의 트레일에는 1 km 길이의 목조 보드웍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풍경감상하고 사진찍고 쉬는 시간 포함해서 왕복 1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한국여행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로트트립으로 출발한 단풍놀이 실패하고, 꿩 대신 닭으로 택한 설퍼산 정상등반(곤돌라의 협조를 받음)은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비교적 선방했던 이유는 날씨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설퍼산 곤돌라는 밤늦게까지 운행합니다. 마운튼탑 레스토랑에서 다이닝을 즐기고 일몰을 감상하는 일정을 잡는 것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캐네디언 로키 중 평상복 입고 산정상에 올라가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흔하지는 않을테니 말이죠. 아마 이 곳이 유일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