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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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왜?

두루아빠 5 409
흰머리가 많이 났습니다.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꼬박꼬박 염색을 해댔는데 여기서야 뭐라 하는 사람도 없으니 내버려 뒀었지요. 그러다 양치질 하며 거울을 언뜻 보니 역시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전에 사뒀던 천연염색약을 꺼내 바릅니다.
끝내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습니다. 머릿결도 보송보송 해진 것 같고 깨끗해 보입니다. 누구에게라도 어때? 하고 보여주고 싶어집니다. 고삐리 아들놈에게 카톡을 보냅니다.
- 아빠 염색했어.
- 헉, 무슨 색으로?
- 엉, 그냥 까맣게. 흰머리 땜에.
- 흐유, 난 또...
텍스트를 멍하니 보고 있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들에게 저라는 아빠는 그렇게 비치는 모양입니다.
5 Comments
필리핀 2019.08.09 06:53  
부자지간에 격의가 없어서 좋아보입니다~^^
아임셀럽 2019.08.09 09:22  
ㅎㅎ 너무 좋은데요.. 아버지가 무슨 색으로 했는지 물어볼 수 있다는 게 넘 웃겨요
요리조리보리 2019.08.10 12:27  
아드님이 잠시 무슨 상상(?)을 했을까요?ㅋ 헉...이라니 ㅋㅋ
린치 2019.08.10 23:14  
ㅋㅋㅋㅋㅋ아드님이 뭔가 새로운 느낌을 기대했던 걸까요 아니면 아빠의 일탈을 생각했을 수도요
조제비 2019.08.11 09:41  
평생 우리 아버지는 머리카락에 무심하셨죠.
염색은 고사하고 멋내기 기름칠도 않는 분이십니다.
지금은 순백발의 노익장을 과시하시지요
저역시 흰머리가 제법 눈에 띄는나이라 와이프가 염색을 권했는데 손사래를 쳤어요.
잘생긴 아버지의 무심한듯 멋스러움이 멋지다고, 나도 그렇게 닮아갈거라고 했더니 와이프왈!
'오빤 엄마 닮았잖아!'

이런 예펀네를 오늘 어째 갈궈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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