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X랄을 하더니 결국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군요..
한국이고 미국이고 세상이 뒤집어질만한 사변이 일어날 일 없으면 정치이야기는 그만 하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래서 조용히 있었는데,
오늘 미국에서 주목할만한 작은 사변 하나가 벌어졌다.
이 작은 사변은 결국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숨통을 끊어버리고, the establishment 가 재부상하는 계기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팍스뉴스 진행자 크리스 왈라스는 "오늘 Gordon Sondland 가 트럼프, 폼페오, 줄리아니를 한꺼번에 버스로 깔아뭉갰다"는 말을 했다.
그의 그런 표현이 과장이 아닐만큼 오늘 EU 주재 미국대사의 하원 청문회 증언은 미국을 온통 격동속으로 몰아넣었다.
트럼프의 국가반역적인 대가성 거래가 사실이었음을 폭로하면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결정한 부모님의 결단으로 이 땅(미국)에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Sondland 증언 전에 미국을 감동으로 몰아넣은 주인공 두 명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전 키에프 주재 미국대사 마리 요바노비치와 백악관 NSC 소속 현역 중령 알렉산더 빈드먼이 그들이다.
공교롭게도 두 명 다 우크라이나(출생당시 구 소련) 출신 부모를 따라 세 살 때 미국으로 이민와서 공무원이 된 사람들이다.
현역중령이자 백악관 소속 공무원인 알렉산더 빈드먼의 증언 후 한 명연설은 민주-공화를 막론하고 전의원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침착한 목소리로 '자기 고향 이외에는 가 본 적이 없는 자신의 아버지가 47 때 세 아이를 데리고 아무 연고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으로 왔으며, 그 덕에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다' 고 이야기한 후 자기 아버지를 부르며 이렇게 말했다.
Dad, my sitting here today in the U.S. Capitol talking to our elected professionals ... is proof that you made the right decision 40 years ago to leave the Soviet Union and come here to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n search of a better life for our family. Do not worry, I will be fine for telling the truth,”
(아버지, 저는 오늘 지금 미국의 수도 의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증언을 통해- 40 년 전 아버지께서 우리 가족의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하신 그 결단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것 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오직 진실만을 이야기할 것 입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 년 전 싸르니아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Elizabeth Drew 가 써 올린 2019 년 미국 정국전망을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그 칼럼을 보고 (기레기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83 세의 노장 다운 통찰력이 담겨있다는 소감을 내 놓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다섯 문단을 소개했는데 오늘은 결정적인 딱 한 문단만 소개한다.
I don’t share the conventional view that if Mr. Trump is impeached by the House, the Republican-dominated Senate would never muster the necessary 67 votes to convict him. Stasis would decree that would be the case, but the current situation, already shifting, will have been left far behind by the time the senators face that question. Republicans who were once Mr. Trump’s firm allies have already openly criticized some of his recent actions, including his support of Saudi Arabia despite the murder of Jamal Khashoggi and his decision on Syria. They also openly deplored Mr. Mattis’s departure.
나는 트럼프가 하원에 의해 탄핵된다고 하더라도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상원에서 탄핵인준에 필요한 67 표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식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의견은 상황을 정태적으로 보고 있을 때 나오는 상식적 전망일 뿐이다. (그는 이미 자기 글 서두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정태적 관점에서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지금 그런 식으로 정세를 판단하면 오류에 휩싸이기 쉽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당장은 그런 전망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이미 상황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상원의원들이 (대통령 탄핵)문제를 다룰 그 시점에는 전혀 다른 정세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한 때 트럼프의 견고한 지지자차럼 행세하던 공화당 의원들조차 이미 트럼프의 최근 이상행동들에 대해 공개비판하기 시작했다. 자말 카슈끄지 토막살해사건을 일으킨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지지, 시리아 철군, 매티스 국방장관 사태 등이 그 도화선이다.
11 개월 전인 2018 년 12 월, 이 저널리스트의 예견이 실현되기라도 하듯, 오늘 공화당 상원에서 트럼프에게 사임을 권고하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는 정보들이 쇄도하고 있다.
공화당 주요인사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큰 위험요소가 된 트럼프가 너무나 엄청난 부담이라는 점을 결국 인정하고 결단내리게 될 것이라는 그 예견이 적중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은 결국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은 이제 민주당이나 기자들의 말이 아니라 공화당 그들의 숙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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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는 이쯤 하고
오늘은 미국의 이런 취약한 난세상황을 정확하게 예견하고 읽으면서 올바른 정책자문을 하고 있는 '동방의 똑똑이' 두 사람의 통찰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첫째는 한국 청와대 안보실 제 2 차장이다. (대민방이 아니므로 실명거론은 삼가겠다).
솔직히 이 사람 인간적으로는 아주 싫은데(관상이 싸가지가 없게 생겼다), 역시 미국을 잘 아는 사람답게 한국정부의 미국 다루는 법을 제대로 리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한국정부가 대미관계를 이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소문은 헛소문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한미 FTA 때 너무 욕해서 미안하다.
둘째는 조선의 외무성 제 1 부상이다. (역시 실명거론은 하지 않고 용띠 아줌마라고만 부르겠다).
오늘 폭탄선언을 했다. 비핵화는 이제 의제에서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지) 정신을 차릴 틈이 없이 안팍으로 핵주먹급 연타를 얻어맞고 있는 트럼프의 심경은 참담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트위터가 잠시 조용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줄은 전혀 모르는 까막눈인 채,
미국상전 노하시게 심기를 건드린다며 뜬금없이 밥을 굶기 시작했다는 바보가 한 명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저 두 사람과 같은 똑똑이들 덕분에 코리아반도의 앞날은 비교적 안전하고 화창할 듯 하다.
'트럼프 이후'가 어찌될지는 그때가서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