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용하고 있는 전화기는 3년을 넘게 썼더니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서 이제는 바꿔야 할 것 같아요. 배터리만 따로 구해서 계속 사용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전화기를 바꾸면 공짜인데 배터리는 돈을 내고 사야 해서요.

배터리와 충전기를 따로 사서 사용해도 봤었는데 2G에서 3G로 다시 LTE로 바뀌는 환경의 변화와 전화기 부품의 내구성이 같은 전화기를 계속 쓸 수 없게 만들더군요. 서랍 속에 굴러다니는 전화기가 몇 개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전화기를 바꿀 때마다 저장되어 있던 전화번호 중에서 일부분이 없어지는 일이 벌어지더군요. 같은 전화번호에 같은 통신사인데도 말이죠. 중요한 전화번호를 잃어버려 애태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다음주로 계획된 휴가 전에 아예 전화기를 바꿔서 다녀올 생각으로 미리 전화번호를 정리하다가 문득 어떤 기종으로 바꿀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리고 부랴부랴 검색해 보았습니다. 고르는 게 쉽지 않네요.

가격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고르기가 수월하련만 가격차이도 없어요.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결정을 못하고 미뤄놨습니다.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바꿔야 하는데...

상점에 같이 간 아이에게 먹고 싶은 과자를 딱 한 개만 고르라고 하면 한참을 망설이는 것처럼 진열대 앞에 선 아이가 된 기분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전화기를 고를 때 어떤 걸 가장 중요시 하는 궁금해지네요.

실속파니까 가격?
얼리 어답터라서 신상품?
멋을 아는 사람이니까 디자인?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데 사진기 성능?
답답한 건 싫으니까 화면 크기?
저장할 게 많음으로 메모리 용량?
중요한 건 역시 속도니까 프로세서?
항상 배터리가 문제니까 배터리 용량?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니까 무게?


저는 아무래도 '가볍고 화면 큰' 모델에만 집중해서 골라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