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회한...
중년남자의 배낭여행
배낭여행...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뜻이 실려 있다.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서 하는 여행을 이르는 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여 배낭에 넣고 다님]
약 일년 전 정확히는 2001년 11월부터 12월 사이의 30일 동안
배낭여행 세계에서는 환갑이 넘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45살이라는 노구(?)를
이끌고 혼자 태국 중북부 및 남부와 라오스를 돌아보는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해 2월 초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의 큰 아들놈과
봄방학을 이용하여 11일 동안 방콕 중부지방을 자유여행 형식으로 다녀왔으나
무엇인가가 부족한 듯한 후유증으로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라는 나라가 늘상 내 머리를 채우고 있었다.
아니 무료하고 짜증나는 현실에서의 도피와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혼자만의
여행의 달콤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일년도 버티지 못하고 갖고 있는 것은 엄청난 시간뿐이라는 백수 조건을 발휘하여 취직을 걱정해야하는 가장으로서의 의무도 져버린 채
마눌의 곱지 않은 시선과 우려의 시선을 뿌리치고 배낭을 꾸리기 시작했다.
남들도 그러하듯이 출발 1달 전부터 가이드북인 "헬로 태국"을 정독하고
태사랑을 들락거리며 정보를 모아 나에게 필요한 것을 모아보니
정보 프린트물만 해도 한 보따리가 될 지경이었다.
숙소정보...먹거리정보...교통정보...일일투어 정보 등...
그러나 난 처음부터 여행의 목적을 망각한 채 경비의 총액에만 매달려
가격정보에만 초점을 맞춰 정보를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먹을 것은 이런 것이 싸고 어디어디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게스트하우스보다
50밧이 싸고 이 여행사에서는 저 여행사보다 트레킹 투어 피를 100밧 싸게
받는구나...
물론 한정된 예산으로 정해진 기일을 여행하자면 무계획성도 문제가 되지만
그렇다고 여행계획의 대부분을 보다 저렴한 경비의 여행 쪽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라는 것을 인식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몸을 구속하는 것은 낯설은 여행지의 환경과 음식 등이 아니라 내 스스로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여행에서 돌아온 후이다
30일 동안의 여행에서 항공료를 42만원을 지불하고 70만원정도를 썼으니
전체경비가 110만원 정도 든 셈이다.
가는 곳마다 가이드 북을 뒤지며 음식도 카우팟이나 쌀국수등 제일 싼 것으로만 찾았으며 라오스에서는 돈을 아끼려 투어도 삼갔었다.
또한 여행지에서 장사꾼들이 가격을 제시할 때 혹시 이넘이 바가지를 씌우려는 것은 아닐까하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마구마구 깍아 댔으며 버스비 또한 의심의 눈초리로 확인 또 확인했었다.
30일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고
"웃기지 마라... 난 너희들에게 결코 바가지 쓰지 않는다. 날 우습게 보지마라... 내가 얼마나 많이 준비를 했는데..."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다녔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의 일이다.
말리라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쑤언깨우 GH로 가기 위에 지나가는 뚝뚝과 가격흥정을 했다.
"얼마냐?"
"4,000 낍 주라"
"(허~ 이 넘봐라)먼 소리냐?? 거기가는데 무슨 4,000낍이냐?? 말도 안돼는 소리하지
마라 3,000 낍에 가자"
한참을 실랑이하며 고민하던 뚝뚝 운전사는 할 수 없이 그러자고 했다.
그 부근에는 나 이외에는 다른 여행자가 보이질 않아 내가 아니면 빈차로 돌아가야 했던 것이다.
한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 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거리는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1,000낍이면 우리 돈으로 100원인데
그것을 못 주겠다고 속으로 "이 넘이 사기 치려구하네"
하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못내 부끄러웠던 것이다.
난 원래 요구했던 4,000낍을 주면서 멋적은 얼굴로 그 라오스 뚝뚝이 운전사의 어깨를 웃으면서 툭 쳤다.
미안하다는 뜻이었다.
4,000낍을 받으면서 환하게 웃던 남루한 옷차림의 이름 모를 뚝뚝이 운전사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돈 100원에 환하게 미소짓던 그 순수한 라오스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화끈거리던 내 얼굴....
우린 일본 여행자들의 행동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멍청하게 사기 당하고 늘 속고 다니는 여행자"
"지들끼리 똘똘 뭉쳐 다니는 겁 많은 여행자"
과연 그런 것인가?
혹시 속던지 말던지 내 방식대로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며 다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여행 내내 속지 않고 사기 당하지 않고 내 자신이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낯선 나라의 사람이 다가오면 겁부터 먹으며 오로지 싼 것만을 쫓아 여행을 즐기지 못한 내 자신이 그렇게 못나 보일 수 없었다.
출발할 때 준비한 경비의 삼분의 일이 넘게 남은 여행자수표와 달러를
인천 공항에 내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물끄러미 들여다보면서 난 생각했다.
"내가 과연 나에게 의미 있는 배낭여행을 한 것인가???"
"여행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너무 구속된 여행만을 추구한 것은 아닌가??"
배낭여행...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뜻이 실려 있다.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서 하는 여행을 이르는 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여 배낭에 넣고 다님]
약 일년 전 정확히는 2001년 11월부터 12월 사이의 30일 동안
배낭여행 세계에서는 환갑이 넘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45살이라는 노구(?)를
이끌고 혼자 태국 중북부 및 남부와 라오스를 돌아보는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해 2월 초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의 큰 아들놈과
봄방학을 이용하여 11일 동안 방콕 중부지방을 자유여행 형식으로 다녀왔으나
무엇인가가 부족한 듯한 후유증으로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라는 나라가 늘상 내 머리를 채우고 있었다.
아니 무료하고 짜증나는 현실에서의 도피와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혼자만의
여행의 달콤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일년도 버티지 못하고 갖고 있는 것은 엄청난 시간뿐이라는 백수 조건을 발휘하여 취직을 걱정해야하는 가장으로서의 의무도 져버린 채
마눌의 곱지 않은 시선과 우려의 시선을 뿌리치고 배낭을 꾸리기 시작했다.
남들도 그러하듯이 출발 1달 전부터 가이드북인 "헬로 태국"을 정독하고
태사랑을 들락거리며 정보를 모아 나에게 필요한 것을 모아보니
정보 프린트물만 해도 한 보따리가 될 지경이었다.
숙소정보...먹거리정보...교통정보...일일투어 정보 등...
그러나 난 처음부터 여행의 목적을 망각한 채 경비의 총액에만 매달려
가격정보에만 초점을 맞춰 정보를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먹을 것은 이런 것이 싸고 어디어디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게스트하우스보다
50밧이 싸고 이 여행사에서는 저 여행사보다 트레킹 투어 피를 100밧 싸게
받는구나...
물론 한정된 예산으로 정해진 기일을 여행하자면 무계획성도 문제가 되지만
그렇다고 여행계획의 대부분을 보다 저렴한 경비의 여행 쪽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라는 것을 인식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몸을 구속하는 것은 낯설은 여행지의 환경과 음식 등이 아니라 내 스스로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여행에서 돌아온 후이다
30일 동안의 여행에서 항공료를 42만원을 지불하고 70만원정도를 썼으니
전체경비가 110만원 정도 든 셈이다.
가는 곳마다 가이드 북을 뒤지며 음식도 카우팟이나 쌀국수등 제일 싼 것으로만 찾았으며 라오스에서는 돈을 아끼려 투어도 삼갔었다.
또한 여행지에서 장사꾼들이 가격을 제시할 때 혹시 이넘이 바가지를 씌우려는 것은 아닐까하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마구마구 깍아 댔으며 버스비 또한 의심의 눈초리로 확인 또 확인했었다.
30일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고
"웃기지 마라... 난 너희들에게 결코 바가지 쓰지 않는다. 날 우습게 보지마라... 내가 얼마나 많이 준비를 했는데..."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다녔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의 일이다.
말리라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쑤언깨우 GH로 가기 위에 지나가는 뚝뚝과 가격흥정을 했다.
"얼마냐?"
"4,000 낍 주라"
"(허~ 이 넘봐라)먼 소리냐?? 거기가는데 무슨 4,000낍이냐?? 말도 안돼는 소리하지
마라 3,000 낍에 가자"
한참을 실랑이하며 고민하던 뚝뚝 운전사는 할 수 없이 그러자고 했다.
그 부근에는 나 이외에는 다른 여행자가 보이질 않아 내가 아니면 빈차로 돌아가야 했던 것이다.
한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 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거리는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1,000낍이면 우리 돈으로 100원인데
그것을 못 주겠다고 속으로 "이 넘이 사기 치려구하네"
하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못내 부끄러웠던 것이다.
난 원래 요구했던 4,000낍을 주면서 멋적은 얼굴로 그 라오스 뚝뚝이 운전사의 어깨를 웃으면서 툭 쳤다.
미안하다는 뜻이었다.
4,000낍을 받으면서 환하게 웃던 남루한 옷차림의 이름 모를 뚝뚝이 운전사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돈 100원에 환하게 미소짓던 그 순수한 라오스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화끈거리던 내 얼굴....
우린 일본 여행자들의 행동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멍청하게 사기 당하고 늘 속고 다니는 여행자"
"지들끼리 똘똘 뭉쳐 다니는 겁 많은 여행자"
과연 그런 것인가?
혹시 속던지 말던지 내 방식대로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며 다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여행 내내 속지 않고 사기 당하지 않고 내 자신이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낯선 나라의 사람이 다가오면 겁부터 먹으며 오로지 싼 것만을 쫓아 여행을 즐기지 못한 내 자신이 그렇게 못나 보일 수 없었다.
출발할 때 준비한 경비의 삼분의 일이 넘게 남은 여행자수표와 달러를
인천 공항에 내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물끄러미 들여다보면서 난 생각했다.
"내가 과연 나에게 의미 있는 배낭여행을 한 것인가???"
"여행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너무 구속된 여행만을 추구한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