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똘망한 캄보디아 꼬마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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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똘망한 캄보디아 꼬마의 초대~

스따꽁 6 691
캄보디아 씨엠리업에서...
캄보디아까지 가다가 만난 분들과 5명(4명이 정원이죠 ;;)이 조를 이루어 자가용택시를 타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3일짜리 입장료를 사서, 돌아다녔습니다...

어느곳이든, 외국관광객이 있는 유적에는 조잡한 기념품을 파는 꼬마들이 따라다니죠... 가끔은.. 같이 사진 찍겠냐고 그러면 돈을 요구하는 앙큼한 꼬마도 있습니다...

한 유적을 둘러보고는.... 졸졸 따라다니던 꼬마에게 사진 찍겠냐고 했더니, 수줍어 하면서도 즐거운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아이와 같이 있던 좀 큰, 중학생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아이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하고는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돈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줄 생각도 없었지만.. 제가 그 아이의 물건도 사주지 않았기 때문에..무언가 작은 보답을 해주고 싶어서, 가져간 '눈 내리는 사진'을 한장 주었습니다... 근데 그 사진이란게.... 눈이 많이 오던날 밤에 제가 찍은 거라, 화질이나 색상 등등 전혀 보기 좋은 사진이 아니었어요...
그런데도 그 사진을 받아든 꼬마는 말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동그란 눈으로사진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거에요.... 그 유적에 돌아다니던 꼬마들이 십수명이 모두 모여들어서 구경을 했습니다.... 그 엉성한 사진 한장에 궁금한게 뭐가 그리 많은지.... 다들 한마디씩 하고, 물어보는 건, 사진을 찍어준 좀 큰 여자아이가 통역해주었구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금방 알수 있자나요... 모두들 그 사진이 대단한 것인양 부러워했습니다.. 심지어, 사진을 받아들은 아이만이 조심스럽게 사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 주변을 삥 두르고, 고개만 빼꼼히 들이밀고는,차마 만져 보지도 못하고, 조잘댈 뿐이었죠...
그깟 사진 한장.. 다른 아이들에게도 줄수 있었지만... 모두에게 줄 양도 못될뿐더러, 이유없이 주는것은 적선밖에 안되는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찍어주고, 통역까지 해주던 여자아이에게만, 사진 찍어줘서 고맙다고 사진 한장을 주고 돌아서려고 했습니다... 5명이 함께 움직이는 터라, 갈 시간이 되었거든요..

근데 그 여자아이가... 다급하게 "언제 갈꺼냐? 여기 또 올꺼냐? 언제 올꺼냐? 꼭 다시 올꺼냐?" 머 이런 걸 물어보는 겁니다... 저는.... "아마도 몇년 안에 또 올꺼 같다.. 오고싶다..." 그랬더니, 또박또박 하는 말이 "꼭 다시 와라. 나는 언제나 여기 반띠아이 쓰레이에 있다... 너가 나를 기억 못해도, 내가 너를 기억하고 있을꺼다.. 이 사진을 보면서 너를 항상 기억할꺼다. 이곳에 다시 오면, 내가 너를 찾겠다."  이러는 겁니다... 사진 한장에 예상치 못한 반응이긴 했지만, 나를 기억하겠다는 말에 감동 먹고는, "알았다" 그러고 갈길을 서둘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 모양이었습니다.... 옆에서 꼬마들은 조잘조잘대고 있고... 그 여자 아이는 안타까워하면서 자기자신을 가리키며 캄보디아말로 소리를 쳤습니다... 젠장.. 제가 어떻게 알아듣습니까?  그 아이는 우리가 차를 타고 출발할때까지 그 캄보디아 단어를 얘기했고.... 그 곳에 있던 모든 꼬마들이 손을 흔들어주더군요...

출발하고는.... 기사아저씨에게 그 단어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집" 이랍니다.... 그 여자아이가... 다음에 내가 오면 자기 집에 초대하겠다고 얘기한거랍니다... 전통사회에서.. 자기 집에 초대해 대접하는 것은, 가장 큰 호의를 나타내는 것이라죠... 그 허접한 사진 한장이 뭐 그리 고마운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흠.. 제가 공부를 안해가서.. 내가 갔던 유적들의 이름도 모르는데... 그곳 반띠아이 쓰레이 만큼은 외웠습니다... 나중에 찾아가려구요.... 그 똘망똘망한 눈빛이 생각나네요... 정말 나를 기억하려나~
* 고구마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3-12 12:24)
6 Comments
까꿍 2003.03.12 15:12  
  오늘 기사를 보다보니 국경지대의 캄푸챠 주민들이 아사 직전이라고 되어있더 군여.태국은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한달전쯤 모잡지책에 외국교수가 쓴 칼럼이 생각났습니다. 태국사람들은 주변국가사람들을 보고 지저분하고 덜떨어졌다고 투덜대지만 유럽선진국사람들이 태국에 와서 말하는 내용과 별다를것 없다고요..태국사람이 좋을때도 있지만 가끔이 인정머리 없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이글을 읽으니까 캄보디아 나 버마사람들중에 태국에 와서 힘들게 사는 이들이 생각나서..주절 주러..
레아공주 2003.03.12 18:25  
  따꽁언니 아웅 나도 눈내리는 사진 찍어서 담에 갈때 꼬옥 갖구 가야되겟네용
레아왕자 2003.03.12 20:46  
  씨엣리업의 아이들 돈에 너무 집착이 강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잖아요..아이들의 눈이 너무 맑구 이쁘지만 한편으론 슬픈 빛이 남아있는건같아서 참안타까웠어요..참 순진한아이들이었는데..
345 2003.03.13 09:06  
  We think the Korean gvernment  as fucking corrupted
But Fucking Thai government sucks worse than ours
-_-ㅋ 2003.03.14 02:35  
  말도 틀리면서 왜 영어로 쓰시능지.;
베롱 2003.04.01 11:58  
  반띠아이 쓰레이..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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