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입맞춤
우리 8순 모친께서 늘 그러십니다.
태국에 간다고 하면,
- 또 여자 있는 것 아니지?
태국에만 가면 종종 사고(?)가 나는데
내 탓이기는 하지만 태국 여자들도 일정 부분...
쑤쿰빗 쏘이 11 바에서
27살이라는 긴머리 처녀를 만났습니다.
미화할 것 없이 업소녀라고 봐야죠.
그녀의 아버지 뻘 되는 남자를
업소녀나 되니까 직업상 상대해주는 것이겠죠.
아무튼 적적한 방콕의 밤이었는데
미모의 20대 여자를 만났으니 흥겹기는 했고.
그녀가 한국에 여행갔었다는 이야기,
미혼모로서 6살 아이가 있다는 사연,
이렇게 사는 것이 미래가 없다는 푸념등.
맥주도 마시고 식사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내가 방콕 호텔에서 혼자 머물 때면,
우리 와이프는 호텔방을 페이스톡으로 회전시켜서
방안에 나 혼자만 있다는 걸 확인하므로...
첫날은 그렇게 사심없이 헤어졌습니다.
방콕 체류가 딱 3일간 일정인데
날마다 만나서 식사나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둘쨋날은 스시가 먹고 싶다고 해서
부담없이 후지 식당에 가서 시간을 보냈는데,
오가는 길에 내 팔짱을 끼고 연인처럼 대합니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지나치는 사람들이 우리의 나이 차이를 잘 모릅니다.
그래도 나는 좀 어색하고 동행이 신경쓰였어요.
쇼핑센터 에스컬레이터 옆에서
이제 나는 호텔로 간다고 하며 얼굴을 마주쳤는데
그녀가 입술을 가져와서 짧게 입맞춤을 해줍니다.
그날밤은 이리저리 뒤척일 수밖에...
그녀의 두툼한 입술의 촉감 때문에
한편으로는 휴대폰을 여러 번 만지작거리기만 했죠.
셋째날 밤 비행기로 귀국하므로
저녁식사나 함께 할 시간 정도의 여유뿐.
바로 눈에 띄인 시즐러 식당의 한구석에 자리잡았죠.
K-eta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여행갈 겸, 나도 만나러 갈 겸.
해외로밍 전화라서 내 번호도 알고
라인에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도 이미 해놓았고.
그러니 별 수 없이 아무 때나 한국에 오라고.
나는 환영한다고 그렇게 말은 해주었습니다.
식당 구석 테이블에서 마주 앉지 않고
둘이서 나란히 앉아서 식사와 대화를 하다보니...
다시 자연스럽게 둘의 얼굴이 가깝습니다.
그녀가 또 짧게 나에게 뽀뽀를 했고
그 입술이 아주 매혹적이고 감촉이 좋아서
내가 두세 번 더 짧은 입맞춤을 해버렸습니다.
그녀는 한 손으로 내 허리를 감쌌으며.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그녀로부터 라인 문자가 한두 번 날라오는데
바로 답변하고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와이프가 알면 나는 바로 맞아 죽겠죠.
그래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녀와의 두 번의 입맞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사고를 저지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