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올리기 무섭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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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사전여행허가서(K-eta) 신청사이트 문제를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누가 이 신청사이트를 만들었는지 신청하는 사람들(무비자국가국적 해외동포나 외국인 방문자)의 원성과 비난이 많아 북미한인사이트에 올린 글을 이곳에도 함께 올렸는데,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님 미국에 사시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같은 국외한국인같은데 저도 태사랑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인데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들이나 재외한국인들은 태사랑 활동못하게 해야한다는 막내용의 글을 올려도 된다는 겁니까? 이처럼 올리지 말라는게 아니라 아무리 아무꺼나 올려도 되는 게시판이라도 해도 그 주제가 적당해야 하고 그것도 적당히 해야지……”
지난 9 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K-eta에 관한 글이었는데, 역시 어떤 분이 나타나 ‘사이트의 본질’과 다른 글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 분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어제 비로소 ‘아, 이 게시판에 이런 정서가 있구나’ 하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그 정서를 낳은 사고방식도 이해가 안되고, 저런 말에 동의하지도 않지만, 이 게시판에 분명히 존재하는것으로 확인된 집단정서 (어쩌면 다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니만큼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
제가 대응해야 할 문제도 아니고 대응할 방법도 필요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는 이 게시판에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글을 올립니다.
주제가 따로 정해져 있는 곳이 아니므로 이것저것 신변잡기를 올립니다.
신변잡기 이야기라는 게 글 올리는 사람의 삶의 현장이나 정체성을 토대로 쓰여지게 마련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캐나다에서 살아 온 시간이 훨씬 많은 해외거주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살았지만 20 대에 이주한 캐나다 시민 (국민) 입니다.
저는 제가 서 있는 삶의 현장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게 당연합니다.
태사랑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인 사이트이고, 회원 대부분이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인것은 맞지만, 그것은 태사랑의 주류(majority)일 뿐 누구나 그 주류의 문화와 정서에 굴복하고 아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한국국적 회원들이 K-eta 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태국친구든, 미주동포든 K-eta 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이 게시판에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자기의 관심사항이 아니면 읽지 않으면 됩니다.
자기와 관계없는 주제를 올렸다고 해서 ‘사이트의 본질’과 다르다느니 ‘주제가 적당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급기야 ‘외국인들이나 재외한국인들은 태사랑 활동 못하게 해야 한다는 막내용의 글을 올려도 된다는 거냐’는 식의 에두르는 말로 스스로의 혐오정서를 간접적으로 폭로하고 소수를 압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올바른 태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모든 글에 집단전체가 공감해야 할 필요도 없고, 반대로 글쓴이가 회원 주류의 공감을 받아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이런 글도 분란을 야기하는 글이라고 비난해도 할 수 없지만,
저로서는 납득이 안되고 수용할 수도 없는 집단정서와 발언에 대해 제 태도를 분명히 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글 올리기가 무서움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따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