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불쌍한 한국 패키지 여행객
한국 패키지여행의 대명사였던 인도차이나 여행이 태사랑등의 활약으로 점차 정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얄팍한 상술과 한국인들의 강박관념이 빗어낸 넌센스, 허접 패키지 관광을 태국 곳곳에서 목격하기가 어렵지 않다.
나 역시 태국관광에 관련한 일을 하고 있어 한달에 한번쯤은 태국출장을 하고, 호텔이나 식당등에서 쉽게 그런 현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세계각국의 여행객이 득실거리는 번화한 거리에서는 년간 70만명이 온다는 한국인 관광객팀을 거의 보기가 힘들다. 이번 출장에서 두 팀의 한국 여인들을 만날수 있었다.
(로비의 여인들)
지지난주, 방콕의 모호텔(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자주 묵는) 로비에서 태국인 친구와 저녁식사후 차한잔을 마시고,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호텔앞에 나섰다가 다시 호텔문을 들어섰다. 순간 두분의 아주머니가 호텔 문안쪽에서 바깥 거리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고 직감적으로 한국분임을 느꼈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니요. 밖에 나가보고 싶은데 여기가 위험하다고 해서..."
단체 여행으로 온 아주머니들의 남편들은 가이드와 같이 팟퐁을 구경갔다고 했고, 호텔에 남겨진 아주머니들은 내일 출국을 앞두고 태국거리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가이드의 엄포로 주눅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로비까지 내려왔으나 도저히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안타깝고도 화가 났다.세상 누구보다 절약하고, 열심히 일하는 한국여인들이 그 보답으로 오랫만에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왔다. 하지만 남편들은 가이드의 세치혀에 꼬여 알지도 못하는 태국 여인의 향수냄새를 맡으러 공인된 외도길에 나가고,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낭만적인 밤을 맞아야할 이 여인들은 마치 잡혀온 사람처럼 호텔로비에서 밖을 애타게 바라만 보아야하는지!
물론 총을 살수 있는 나라지만 방콕의 밤거리는 오히려 한국보다 안전하며, 더욱이 그곳은 수쿰빗의 번화한 거리와 인접하고 있었고, 아주머니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거리에는 관광경찰과 함께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가 넘쳐나고 있었고, 그분들을 제외한 세계각국의 관광객들이 즐거운 남국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그분들은 약간의 태국돈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이역시 환율때문에 가이드가 달러로만 가지고 있으라고 했단다) 황당하게도 태국 화폐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한국식당의 여인들)
다음날이었다. 태국 지사직원과 수쿰빗의 한 한국식당(패키지전용이지만 음식이 푸짐해서 가끔 찾는다)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앞쪽 테이블에 여닐곱명의 한국 아주머니들이 우리를 힐끗힐끗 보면서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고 식당에는 아주머니말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본의 아니게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아주머니1)"난 일반시장에 가보고 싶은데,,,방콕에도 있을텐데?"
(아주머니2)"야시장도 있다고 하지않았어?"
(가이드인지 식당사람인지 모를 40정도의 남자)"오늘은 일요일이어서 방콕에는 쇼핑할곳이 없어요. 또 방콕은 바가지도 심하고...이따가 파타야에 가시면 쇼핑할 곳이 많아요. 야시장도 있고,,거기서 맥주한잔하시면 재밌어요..."
그때의 시간으로 보나 아주머니들의 테이블 상태(음료수잔이 거의 비워져 있었고,심지어 테이블에 기대어 잠드신 분도 계셨다)로 보나 기다리신지 한두시간은 된 듯했다.
기가 막히고 화가나서 가이드처럼 생긴 남자를 째려보니 우리 직원이 나에게 그러지 마라고 눈짓을 한다. 저런 사람 잘못 건드리면 진짜 칼 맞을수도 있다고... 겁많은 난 그대로 꼬리를 내리고 밥먹는 일에 열중해야 했지만 속이 편할수가 없어, 그날 저녁 소화불량으로 고생께나 했었다.
이건 명백한 사기다. 빠뚜남,짜뚜짝시장, 차이나타운의 야시장, 팟퐁의 시장, 빅시같은 마트, 대형백화점들이 널린 방콕에서 일요일이라 시장이 하지 않는다니! 그리고 파타야가 방콕보다 쇼핑할 곳이 많다니! 서울에는 물건 살곳이 없으니 소래포구나 월미도에서 쇼핑하라는 말도 안되는 사기를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는 아주머니들이 너무나 안되었고, 이국만리 여행온 동포에게 사기를 쳐야만 살수 있는 그 놈 인생도 너무나 불쌍하게 보였다.
추억이 아닌 기록을 남기기 위해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급히 사진한방 찍고, 가이드의 요란한 말솜씨에 원치않는 쇼핑과 강요된 옵션으로 소중한 시간과 돈을 다 뺏기고, 내가 묵은 호텔이름은 커녕, 그나라 화폐단위도 알지못하는 여행을 과연 여행이라 할 수 있을까?
해외여행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과 일상을 벗어나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며, 단지 몇푼 돈과 바꿀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자유와 도전, 그리고 즐거운 일탈을 맞볼 수 있는 인생의 오아시스가 되어야할 해외여행을 저런 불량배들의 먹이로 바쳐야하는 한국 어르신들이 너무 불쌍하다.
모든 여행사와 가이드를 싸잡아 비난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손님들이 기분나쁘지 않게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자신들은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는 분들, 그리고 이건 잘못된 여행문화와 관행이라는 걸 알지만, 자신은 그 거대한 틀에 갖힌 작고 힘없는 그렇지만 양식있는 생활인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이런 나쁜 행태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어떤 변화된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아직도 얄팍한 상술과 한국인들의 강박관념이 빗어낸 넌센스, 허접 패키지 관광을 태국 곳곳에서 목격하기가 어렵지 않다.
나 역시 태국관광에 관련한 일을 하고 있어 한달에 한번쯤은 태국출장을 하고, 호텔이나 식당등에서 쉽게 그런 현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세계각국의 여행객이 득실거리는 번화한 거리에서는 년간 70만명이 온다는 한국인 관광객팀을 거의 보기가 힘들다. 이번 출장에서 두 팀의 한국 여인들을 만날수 있었다.
(로비의 여인들)
지지난주, 방콕의 모호텔(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자주 묵는) 로비에서 태국인 친구와 저녁식사후 차한잔을 마시고,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호텔앞에 나섰다가 다시 호텔문을 들어섰다. 순간 두분의 아주머니가 호텔 문안쪽에서 바깥 거리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고 직감적으로 한국분임을 느꼈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니요. 밖에 나가보고 싶은데 여기가 위험하다고 해서..."
단체 여행으로 온 아주머니들의 남편들은 가이드와 같이 팟퐁을 구경갔다고 했고, 호텔에 남겨진 아주머니들은 내일 출국을 앞두고 태국거리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가이드의 엄포로 주눅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로비까지 내려왔으나 도저히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안타깝고도 화가 났다.세상 누구보다 절약하고, 열심히 일하는 한국여인들이 그 보답으로 오랫만에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왔다. 하지만 남편들은 가이드의 세치혀에 꼬여 알지도 못하는 태국 여인의 향수냄새를 맡으러 공인된 외도길에 나가고,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낭만적인 밤을 맞아야할 이 여인들은 마치 잡혀온 사람처럼 호텔로비에서 밖을 애타게 바라만 보아야하는지!
물론 총을 살수 있는 나라지만 방콕의 밤거리는 오히려 한국보다 안전하며, 더욱이 그곳은 수쿰빗의 번화한 거리와 인접하고 있었고, 아주머니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거리에는 관광경찰과 함께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가 넘쳐나고 있었고, 그분들을 제외한 세계각국의 관광객들이 즐거운 남국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그분들은 약간의 태국돈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이역시 환율때문에 가이드가 달러로만 가지고 있으라고 했단다) 황당하게도 태국 화폐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한국식당의 여인들)
다음날이었다. 태국 지사직원과 수쿰빗의 한 한국식당(패키지전용이지만 음식이 푸짐해서 가끔 찾는다)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앞쪽 테이블에 여닐곱명의 한국 아주머니들이 우리를 힐끗힐끗 보면서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고 식당에는 아주머니말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본의 아니게 아주머니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아주머니1)"난 일반시장에 가보고 싶은데,,,방콕에도 있을텐데?"
(아주머니2)"야시장도 있다고 하지않았어?"
(가이드인지 식당사람인지 모를 40정도의 남자)"오늘은 일요일이어서 방콕에는 쇼핑할곳이 없어요. 또 방콕은 바가지도 심하고...이따가 파타야에 가시면 쇼핑할 곳이 많아요. 야시장도 있고,,거기서 맥주한잔하시면 재밌어요..."
그때의 시간으로 보나 아주머니들의 테이블 상태(음료수잔이 거의 비워져 있었고,심지어 테이블에 기대어 잠드신 분도 계셨다)로 보나 기다리신지 한두시간은 된 듯했다.
기가 막히고 화가나서 가이드처럼 생긴 남자를 째려보니 우리 직원이 나에게 그러지 마라고 눈짓을 한다. 저런 사람 잘못 건드리면 진짜 칼 맞을수도 있다고... 겁많은 난 그대로 꼬리를 내리고 밥먹는 일에 열중해야 했지만 속이 편할수가 없어, 그날 저녁 소화불량으로 고생께나 했었다.
이건 명백한 사기다. 빠뚜남,짜뚜짝시장, 차이나타운의 야시장, 팟퐁의 시장, 빅시같은 마트, 대형백화점들이 널린 방콕에서 일요일이라 시장이 하지 않는다니! 그리고 파타야가 방콕보다 쇼핑할 곳이 많다니! 서울에는 물건 살곳이 없으니 소래포구나 월미도에서 쇼핑하라는 말도 안되는 사기를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는 아주머니들이 너무나 안되었고, 이국만리 여행온 동포에게 사기를 쳐야만 살수 있는 그 놈 인생도 너무나 불쌍하게 보였다.
추억이 아닌 기록을 남기기 위해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급히 사진한방 찍고, 가이드의 요란한 말솜씨에 원치않는 쇼핑과 강요된 옵션으로 소중한 시간과 돈을 다 뺏기고, 내가 묵은 호텔이름은 커녕, 그나라 화폐단위도 알지못하는 여행을 과연 여행이라 할 수 있을까?
해외여행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과 일상을 벗어나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며, 단지 몇푼 돈과 바꿀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자유와 도전, 그리고 즐거운 일탈을 맞볼 수 있는 인생의 오아시스가 되어야할 해외여행을 저런 불량배들의 먹이로 바쳐야하는 한국 어르신들이 너무 불쌍하다.
모든 여행사와 가이드를 싸잡아 비난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손님들이 기분나쁘지 않게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자신들은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거라 생각하는 분들, 그리고 이건 잘못된 여행문화와 관행이라는 걸 알지만, 자신은 그 거대한 틀에 갖힌 작고 힘없는 그렇지만 양식있는 생활인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이런 나쁜 행태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어떤 변화된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