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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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여행기......

고구마 4 1322
정직한 여행기란...가능한 것일까...
고난스러웠던 여정도 시간을 뒤집어쓰면....... 이른바 ‘추억’ 이라 불리워지는 얄딱꾸리하고도  좋은 향기가 멀멀~ 스며져 나오는 것으로 삼단변신을 하게 되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나는 여행중에 비를 맞는 것이 정말 끔찍이도 싫은 사람이다.
안 그래도 몇 벌 있지도 않은 옷 인데다가..... 비 맞은 후 자칫 건조라도 잘못하면 도저히 사람 몸에서 나서는 안 될 냄새를 풍기며 옷이 그야말로 썩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신발이라지...
깔창에 곰팡이가 한번 생겼다 하면 그야말로 이건 된장단지에 발을 담궜다가 꺼내면 날 듯한 냄새가 모락모락~ 풍기니까... 추잡스럽게 살고 싶지는 않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그것도 저가 장기여행..) 내 맘대로 안되는 상황이 부지기 수다...

하지만....여행에서 돌아온 후, 다른 이들이 우기에 대해 걱정을 하는 소리를 듣게 되면 자동적으로 이런 말이 나온다...
아무렇지 않다구...거긴 스콜성 소나기 라서 한두시간 말끔히 내리다가 걷히니까 오히려 더 시원하고 좋다고...
물론 실제로 저렇기도 하지만..... 적어도 내가 느낀 건 그게 아닌데 .......
거짓말 할 의도도 없고, 게다가 적어도 그 말을 할 때는 진심이다...
같은 일이라도 실제로의 현장에서의 느낌과 ,추억 속에서 끄집어 냇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다른거 같다.
좋은 칠이 더해지고 거기다 아련한 향수까지....
따라서 여행기란 것도 마찬가지로 약간의 ( 또는 많이..) 윤색과 분장의 과정을 거치는게 필연이 아닐까....

그러니...여행기를 읽을때는 그냥 사심없이, 그 내용이나 감상에 구애 될 거 없이,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게 마이페이스를 유지하는 길인거 같다...
라오스 여행을 가기 전에.....라오스는 천국이요, 라오스 사람들은 진짜 다 좋아~ 라는 말에 워낙 필이 꽃힌 덕분에 , 불행히도 나는 라오스를 내눈과 내마음으로 읽어내지 못했다.
천국은 도데체 언제쯤 나오는 걸까?. 혹시 내가 뭘 놓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의아심과, 천사 같다던 라오스 사람들에 대한 높고 높은 기대감 때문에 왠만한 친절은 내 마음에 별다른 터치도 못하는 우를 범하고야 말았다....
내 여행이 아니라...남의 여행의 감흥과 여운을 확인하러 다니는 빙신짓을 하고야 만것!! 흐흐...
정보는 머릿속에 단단히 박아놓되 여행기의 감상은 그냥 살짝만 마음을 적시게 하고 완전히 말려버리자...

그러니...때로 내 여행이 타인의 여행기에서와 같이 감동과 재미로 가득차지 않는다고 해도 , 실망하거나 풀죽지 않기를....내 자신에게 바래본다.
4 Comments
주니맘 2004.06.28 14:23  
  오우~~ 전적으로 옳은 말씀이십니다.
날다.. 2004.06.28 17:33  
  고구마님 말씀 백배공감...뭐든지 시간이라는건
지나간 시간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마법이 되는것같습니다.
vincent 2004.06.29 08:10  
  맞아요. 저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데, 오는 사람마다 지상의 마지막 남은 천국...이라며 이를 확인하러 오는데 누가 그런소리를 믿는지? 그럼 천국에서 사는 나는 천사인감?
우아. 2004.08.14 16:14  
  완젼 동감이에요 .^ ^ 퍼갑니다~ cyworld.com/onionr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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