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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고 흔한

kham 25 2074
여행지에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성을 만나는 경우는 흔하게
보아왔던 일입니다.저 또한 여기게시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종종 보게되었던 태국여성과의 로맨스나 한국에 데려오고 싶은데
입국을 거부당했다던지 하는 이야기까지.
그땐 그랬죠.남의 사랑은 별로 흥미롭지 못한터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이죠.

한국으로 가는 마지막날.

쌈쎈에서 처음 봤어요.망고를 입에물고 터벅터벅 카오산 쪽으로
걷다가  힐끗 한번 쳐다봤을 뿐이었고 별 감흥없이 지나쳤었죠.
마지막날이었고 저녁 비행기인지라 어딜 가는것조차 좀 안내켜
그냥 하릴없이 싸남루앙까지 걸었어요.되돌아와 배를타고 오리엔탈에서
내릴려 했던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내려서 씰롬을 배회하고 오후 5시30분쯤.
씰롬에서 또 봤어요.이젠 똑똑히 바라볼수 있었고 내친김에 어디가냐고 물었더니 아주 무안할정도의 경계를 하더군요.영어로 물었지만 태국어로 답하였고,친척의 티셔츠를 사기위한 쇼핑중이었어요.대충 그렇게 이해했고
이래저래 대화가 이어져서 난 커피를 제안했고 생각을 하더니
30분을 허락했습니다.코닥이 있고 스타벅스가 있는 골목.
스위스 롯지가 있고.

집은 논타부리 학교는 탐마삿 근처 DPU.고향은 랏차부리.
친구와 함께 사는데 친구는 댄싱을 좋아해서 매일 밤늦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며 아빠는 안계시다고.
30분이 짧았습니다.어느새 대화는 한시간 넘어서고 스타벅스를
나와서 그냥 걸었습니다.대화도중 그런말을 했습니다.쌈센에서 분명히
봤었고 자길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길래 CRAZY한 사람인줄 알았다고.
씰롬에서 다시 봤을땐 더 놀랬다고.그CRAZY한 남자가 자기뒤를
따라온줄 알아서 무서웠다고 했습니다.
아주 능통한 영어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덕에
의사소통 은 원만했습니다.이런 저런 서로의 이야길 주고받으며
그냥 헤어지긴 너무 아쉬운 느낌이 들더란 말입니다.
가져가봐야 소용이 없을 메일주소며 전화번호를 주고받았어요.
그이상 주고받을게 없을까 제 작은 가방을 뒤져봤지만 겨우
오백원짜리,천원자리 하나 준게 전부였어요.보다 오래남을
기념품이나 아끼는 물건이 없었고 메이드 인 태국을 줘봐야
아무 효과도 없을것같고.

첨엔 무서웠지만 지금은 CUTE 하고 싸눅(FUNNY)이라해서
저또한 즐거웠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그냥 헤어지기는 정말 싫을정도로
친근한 느낌이 들면서 같이 걷자고 했고 흔쾌히 승락했습니다.
너 산다던 티셔츠는? 괜찮아 난 안바쁘니깐.너 공항에 보내고 집에가면 돼.

배가고플것같아 남은 바트를 없애기위해 최대한 좋은식당으로
가자고했는데 허름한 식당에서 좋아한다며 카오팟 꿍을 두접시
시켰습니다.
밥먹고나서 그아이가 인도하는 대로 길을 걷는 동안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지도 않았고 티켓을 담날로 미루고
싶어졌어요.그러면서도 한편 '영원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손잡고 걸을까? 라는 마음을 담아 그냥 손바닥을
뒤집어 그애에게 내밀었는데  웃으면서 내손에 얹어주는 것하며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다더니 자길위해 좀 천천히 걸어줄수
없냐고 하였고.마지막 날이라서 그랬을까요?
내눈에 보이는 그아이 모든표정이나 모습이나 중간중간
가르쳐달라했던 태국어 발음또한 왜 그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나 니가 좋다'
'우린 겨우 만난지 3시간도 안됐어'
'하지만 우린 알던 사이같다,넌 안그래?'
'첨엔 미친사람같더니 지금은 친구야'

택시를 타야할 시간입니다.두시간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데
탑승시간 두시간밖에 안남았으니 이미 늦었어요.
x줄이 탄다는말 한국에서도 안쓰는데 여실히 실감했습니다.

'공항까지 같이 가고싶다'
'왜?'
'다시 만나고 싶으니깐'
'.........'

갑자기 손을 흔들어 택시를 세웠고 뒷문을 열어서
비서처럼 서있었습니다.웃다가 진짜냐고 묻다가 내 표정을
읽었고 내맘을 알았는지 탔습니다.공항가는 택시는 왜 그렇게도
슬픈 음악이 나오는지 가수를 물어보니깐PAAN이라고 했습니다.
잡은 손을 놓지않고 공항에 도착했는데 도저히 내가 먼저
갈수가 없었습니다.담배를 하나 태우면서 다시만날것을
손가락 걸며 약속했습니다.아마 내 친구들이 이모습을 봤다면
유치하다고 하겠지만 그순간은 어떤 약속이라도 해야할것 같았습니다.

먼저 택시타고 갈것을 권했더니 먼저가랍니다.
하지만 짧은 순간에 시간끌면 내가 힘들것같아 억지로
택시를 세우기까지 실갱이를 벌였고 잘한짓인지는 모르지만 500밧짜리 두장을 택시안으로 밀어넣고 문을 닫으려는 찰나에..
'언제 다시 방콕에 올거야'
'곧 올께 기다릴수 있어?'
'I can wait. for u'

그렇게 헤어졌습니다.요즘은 메신저나 전화로 매일처럼 대화를 나누며
둘만의 여행계획을 짜는중입니다.

반신반의 입니다.태국사람,특히 태국여자의 사고는
경험하지 못했으니
어떤성향을 가진것인지 가늠할수 없고.
전화나 메신조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어떤땐 둘도없는
나의 애인이기도 하다가 또 어떨땐 친구이상
아무 의미도 없어보입니다.
중요한건 자꾸 생각이 난다는것이며 주고받는 메일이나 사진또한
그립다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다시 그아일 만나러 태국에 간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그아이가 날 처음봤을때 처럼 crazy한 행동일까요?

제일 궁금한건.그아이에게 '약속'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중요하며 어느정도의 비중을 두고 지키려하는지.계산을 하며
사람을 좋아한다는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둘사이엔
다른점이 너무많아 때론 망설여지고,지금의 이런 마음을
추억으로 접어야 하는지 ...입니다.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이야기가요'^^;;





25 Comments
꽁지머리 2005.01.22 08:45  
  태국사람은 개인차가 아주 심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겨우 3시간을 만났기에, 역으로 지금은 알 수가 없는 미래가 아닐까요 ?
3분만에 알 수 있기도 하지만요... ㅎㅎㅎ

그리고, 남녀의 문제는, 표준이나 기준이라는 것이 없지요 아마... 뭐 그런 말 있잖아요 => 전쟁과 사랑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둥... ㅋㅋㅋ

남녀문제는, 처음에는 눈꺼풀에 뭐가 씐 것처럼 되어야 진행이 되는 건데... 요즘은 아닌가??? 긴가???
님의 자신이 없어보이는 듯한 마지막 글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비법이랄까... 현재 그녀를 생각할 때, 느껴지는 느낌이 바로 그녀가 느끼는 님에 대한 생각이거나 그녀의 상태 입니다... (믿거나말거나 일 수도 있는 개인적인 생각... ㅎㅎㅎ)

분위기 축쳐진 태사랑에 모처럼 신선한 이야기 비스무리 같아서리...
한 리플 답니다 !
잘돼야 될텐데... 우싸우싸... 파이팅 !!! ㅋㅋㅋ
고려방 2005.01.22 10:23  
  정말 부럽다. 청춘의 아름다움이여 .... 약속했으면 지켜야죠. 한국의 명예를 위해서... 한가지는 아셔야됩니다. 아마 태국인 남자 친구 한사람 정도는 있을 거예요... 그렇게 짐작하고 진행(?)하시길.
이쁘네요 2005.01.22 13:29  
  님 화이팅..... ^^
필리핀 2005.01.22 15:20  
  사람은 안 보면 멀어집니다.
이 여성분과 좋은 관계로 발전하고 싶으시면 어서 빨리 태국으로 가세요.
인생에서 평생을 함께 할 배필을 얻는 것 만큼 소중한 일은 없습니다.
kham 2005.01.22 16:24  
  파이팅중입니다^^한국사람은 애인이 있으면 다른사람 사귀지않는게 관례(?)잖아요 근데 태국은 안그런가요?;진행상에 어려움이 많군요; 일어나자마자 2월하순 비행기예약해둔 상태입니다.12일간의 그아이 학교방학에맞춰 무조건 beach로 가기로했습니다.난 산이좋은데 그앤바다가 좋대서요.메신저로 예약한거 이야기했더니 공항에서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다시한번crazy하더라도 가슴이 시키는대로 해볼생각입니다.고맙습니다 응원해주셔서요
우기 2005.01.22 20:32  
  이쁘십니다. 너무 ^^  부럽습니다.
진심은 통하지 않겠습니까?
한국남자 태국남자보다 훨 멋지잖습니까? ㅎㅎ
파이팅입니다요. 파이팅~~~~~~!!!!!!!
하로동선 2005.01.23 01:02  
  첫눈에 반할만 합니다. 하하!! 화이팅!!
똔이 2005.01.23 15:05  
  영화<비포선라이즈>가 안부럽겠네요.^^ 그 영화처럼 더 멋진 속편도 만드시길!! 파이팅!
님사진도 2005.01.23 16:37  
  태국에도 미인 많군여 우하우하
후우... 2005.01.23 16:53  
  2년전 나의 모습이군....
님아. 그 심정 백번 이해합니다.그리고 지금 님의 심경과 상황도...도대체가 헷갈릴겁니다. 이 아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기다린다는게 농담인지, 진담인지,어떤 사고방식의 소유자인지...무엇보다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건지....저도 태국에서 한 친구를 만나 1주일정도 미친 여행을 했었는데, 님아, 가장 중요한 건 떨어져있을 때 자주 연락을 하는 겁니다. 작년, 그러니까 그 친구와 헤어지고 일년뒤에 다시 태국에 가서 만났더니 참 많이 어색하더군요. 님도 그 친구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만나고 싶다면 멀리 떨어져있을 때 더 신경을 써주세요. 행복하지만 심장은 조여오는 세계로 들어오신걸 축하합니다.
도겟 2005.01.23 19:17  
  저런저런 큰일 났네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중병이 동시에 걸렸으니 이를 어찌합니까. '여행'과 '사랑'이라니... 정말 끔찍합니다.
이 병의 치료법은 없습니다. 끔찍한 증상을 온몸으로 겪으시는 방법밖에요... 오래 붙잡고 있지말고 빨리 앓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즐거운 병치레 잘 하세요^^
딸기치즈 2005.01.24 00:41  
  윗분의 '행복하지만 심장은 조여오는 세계'라는 말에 통감하며... :) 단 1시간을 만났어도 그만큼 강한 느낌이었다면 그건 분명 뭔가 특별한 것이리라 생각해요. 진심으로 그분과 잘 되시길 바랍니다.
풋타이깽 2005.01.24 10:39  
  온 몸을 한 순간에 태워 버릴 것 같은 불꽃같은 사랑. 그러나 그것이 사람의 일생에 가장 찬란한 불꽃이니 무엇이 두려우랴.. 설령 그 불길이 타버린 검은 재와 상처만을 남길지라도...
훗 날 그 상처가 추억할 훈장이 되고, 그 상처 없음이 후회가 되는 것이 청춘일지니...

그 '흔하고 흔한' 네거티브 리플이 하나도 없다니 음...^^~휘릭~``
신승열 2005.01.26 15:52  
  좋은 부모에 대한 좋은 추억.. 그리고 좋은 사람과 함께한 좋은 추억.. 두고두고  큰 힘이 됩니다. 사진 속의 여인.. 이쁘네요^^ 멋진 추억 만드시길~~
해맑은살앙 2005.01.27 19:27  
  저도 2월20일경에 가는데.....많이 안타까우시겠네요~~
힘내세요~~만나기도전에 지쳐버리시면 안되잖아요~^^
해맑은살앙 2005.01.27 19:27  
  그런데 사진도 있었나본데 지금은 없네요..아쉬움~~ㅋ^^
khan 2005.01.27 20:15  
  본인허락을 안받고 올린거라,어제 내렸습니다^^
이쁜 여우 2005.01.31 22:44  
  아름답습니다..사랑이라는 단어가 국경도 허물군요.태국여자 착합니다.저도 10년 넘은 태국 친구가 있지만, 정말 착하고 의리있더군요.좋은 사랑 하십시요
인어 2005.02.21 19:27  
  히야.....리플 잘안다는데...달고싶어...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3시간이 아니라...3분이 채안걸린다드군요...바로그것이 매직타임 이져 그리고 신기하고 아름답고요....사랑에 빠지는건 바로 사껀이 아니고..사고 임다..ㅎㅎ행복하시길.......
k 2005.02.23 10:14  
  khan님은.지금쯤..태국에..있겠군~~
빨리 다음얘기를 듣고 싶네요~사진도 보구요~^
다음얘기 2005.02.23 14:23  
  들려주세요.
사랑이 얼마나 달콤한건지...
그걸 잊어버린지가 하두 오래 되서리...

전기 뱀장어에게 온몸이 휘감겨 감전된 기분인지...
kham 2005.02.23 17:22  
  푸하,아직 안갔는데요,며칠남았어요.발권하라는데 고민이네요.정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약속은 지켜야겠고.참..어렵네요.
궁금이 2005.02.23 22:19  
  님이 태국으로 가셨는지 궁금하네여..4월초에 태국에 갈려고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여기 왔는데,,님의 마음이 글이 맘에 와 닿네용 오시면 다음글올려 주세요
z 2005.03.03 15:55  
  kham님 아직도 안가셨나요??
빠마리 2005.03.28 15:16  
  아하 젠장할 난 이놈의 병역이 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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