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여행할때는
(프놈펜=연합뉴스) 최진희 명예통신원 = 최근 캄보디아에는 월 평균 2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다 한국드라마가 방영되는 등 한국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일부 지각없는 관광객들과 현지 교민들의 행동이 한국이미지에 큰 손상을 주고 있어 자숙이 요구되고 있다.
이 곳에서 TV드라마 등을 통해서 한국이 여러 차례 소개된 후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은 아시아 어느 지역에 못지않다. 수도 프놈펜에서는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인 애인 사귀기가 유행일 정도이다.
그러나 막상 현지인들 중에서 한국인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단지 한국인들은 돈을 잘 쓰기 때문에 돈 많은 한국인과 애인이 되는 것은 좋지만, 근본적으로 한국인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최고 명문 프놈펜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 한국인 건설회사에 취업한 P(여.23)씨는 “한국 남자들은 매일 싸움을 해요. 그리고 여자 직원에게 큰소리로 윽박지르고 볼을 꼬집는 등 여직원을 무시하는 행동을 많이 한다"며 한국인들의 무례한 행동에 분노했다.
관광객들도 현지인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한국인 관광객들은 캄보디아를 찾는 외국 관광객중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캄보디아인들은 한국인 관광객이 물밀 듯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기뻐하는 눈치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로 한국인들은 단체관광을 주로 하기 때문에 저렴한 여행사를 통해 우르르 몰려왔다 몰려가는 '신기한 여행 행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관광객들은 미리 언어나 문화를 공부하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이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에서 묵고, 한국인 음식점에서 먹고 가이드가 지정해 주는 몇몇 상점에서 기념품을 사고는 가버린다.
막상 현지인들의 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니 현지인들이 한국관광객을 기쁘게 맞을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현지인 가이드를 동반하거나 현지인 상점을 찾는 한국인이 있더라도 크게 환영을 못 받는다. 한국인들은 대다수가 돈을 쓰면 쓰는 만큼 큰소리를 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최근 어렵게 한국어 가이드 시험에 합격해서 한국인가이드를 있는 한 청년(25)은 "한국인은 상하관계를 확실히 하고 싶어하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이 놈의 새끼'란 말의 뜻을 몰랐었는데 한국어를 배우고 나서 욕설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TV드라마에서 보던 한국인들은 다들 예의 바르고, 잘 생기고 예쁜 사람들이었는데 캄보디아에 온 한국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돈 많다는 한국인들이 돈을 가치 있게 사용할 줄 모르는 모습이 캄보디아인들에게 어딘지 모르게 거부감을 주고있다.
Pine94@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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