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스토리 : 언더그라운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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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스토리 : 언더그라운드 1

KIM 11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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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평서체 서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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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앞 방엔 ‘꺼터이’가 산다. 야밤 4-5명의 그룹들이 모여들기도 한다. 이 곳에 숙박한 지 며칠이 지났지만 그녀(?)들과의 가벼운 눈맞춤조차 의도적으로 회피한다. 그녀들 역시 나의 그러한 고의적인 의도에 부응한다. 이 곳 역시 과반수 이상의 고교생 및 대학생, 직장인들이 자연스레 동거를 하고 있다.

타이의 도시 사회 젊은이들은 숙소의 바운드리에 있어선, 더 이상 ‘마이 루짝깐 임 다이…쿠이깐 다이’(모르는 사람과의 미소의 교환 그리고 대화의 가능)라는 타이의 전통적 개방성(?) 및 공동체적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듯 하다. 뻔한 숙소의 이웃들에게 ‘싸왓디 캅/카’라는 그 흔한 인사말조차 서로 건네지 않는다.

한 타이인에게 묻는다. ‘인사성 밝고 미소 풍부한 타이인들이 왜 이웃사촌들과는 제대로 눈도 맞추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느냐?’ 그가 말해 온다. ‘각자의 ‘르엉 쑤언뚜어’(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어서일 것이다.’

타이인은 타인의 ‘르엉 쑤언뚜어’에 대한 언급 및 간섭을 상호 배제함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와 같이 미묘한 개인사를 ‘프언’(친구)이라는 이유 하나로 쉽게 공유하거나 오픈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타인의 르엉 쑤언뚜어를 당사자가 없는 공간에서는 곧잘 얘기하는 듯 하다.) 광의의 ‘프언’이라는 개념 역시 상당히 많은 섹션으로 구분해 나간다. ‘루짝 깐’(아는 사람) ‘빠이티여우 깐’(노는 친구) ‘낀카우 깐’ (밥친구) ‘낀라오 깐’(술친구)…

타이에 있어서의 개인주의는 ‘유럽식’ 개인주의와는 분명히 그 궤를 달리하는 것 같다. 타이의 사회에서도 성년의 시점에 들어서면 독립 세대를 이루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진학, 취업 혹은 동거, 혼인 등의 이유로 부모로부터 독립해 나간다.

한 일본인은 이러한 타이의 독립 세대가 일본의 비율보다 더 높고, 생계형 독립의 볼륨이 상당하다고 한다. 방콕 등 대도시에서 10대 중 후반으로부터 시작되는 지방 출신 노동자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주의적 타이인들의 내면은 유럽식 개인주의와는 달리 상당히 유약하며 감성적이라고 말해 온다. 그만큼 개인주의 성향의 발산 및 표현도 유럽, 아메리카와는 또 다르다.

이러한 타이이기에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의 인식과 행동양식의 차도 상당하다. 가령 타이의 보수적인 세대, 지역, 계층에서는 여성의 음주, 흡연, 땡뚜어(옷차림새), 행동양식에 우리보단 더 엄격한 관점을 유지하는 듯 하다. 하지만 타이라는 현대에 있어서 그 스펙트럼의 다양성 역시 우리보단 광범위하며 리버럴하다는 것 역시 사실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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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란챠(소규모 카페)’에서 종업원 중 한 명이 날 반갑게 맞이한다. 가끔씩 이런 저런 농담을 하며 지내는 그가 큰 대자 맥주(+흡연)를 마시며 쉬고 있다. 자주 이 가게를 드나들고 있지만, 그의 나이를 알지 못한다. ‘20대 초반이겠지’라고 막연히…그가 권하는 맥주 한 잔을 함께 하며 그와의 짧은 컨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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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나이는 16의 기술고 고교생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성인용 ‘빠이 티여우’ 내용을 알고 있는 그였기에 믿겨지지 않았다. 더구나 이러한 현지 주거촌 대로변의 가게에서 음주와 흡연을 당당히 하고 있지 않느가…(주변엔 모두 현지 중 장년층들이 영업하는 주거지 상업촌이다.) 그에게 신분증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자, 그가 지갑에서 3매의 ‘받쁘라챠촌’(신분증)을 꺼내 든다. 본인의 신분증 그리고 ‘빠이티여우’를 할 시 제시할 성인용 타인의 신분증, 그리고 자신의 애인이라며 보여주는 또 하나의… 애인의 나이를 묻자 담담히 26이라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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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역시 시골에서 상경하여 학업과 더불어 ‘란챠’에서의 노동 그리고 애인과 동거를 하며 이 곳에서 2005년 타이의 독립 세대를 구성하고 있다.
11 Comments
나무 2005.08.28 17:01  
  님이 스토리는 여러가지 만은면을보여즈네요 항상 잘읽고있습니다 참고로 지금 님은 어디세요 (걍 긍금해서요 ,답안하셔도됩니다)
KIM 2005.08.28 20:36  
  잘 표현하지 못하고 부족한 글에서, 많은 부분을 보아주신다니 기쁩니다.

가끔씩 '아무도 관심없어 하는 이런 언더그라운드 스토리를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적고 있나..'하는 생각을 할 적도 있습니다.  소학교 시절..매일 밤 적기 싫어 회피하고 싶었던 일기..그 성년의 <다이어리>를 이 곳에서 난 끄적거리고 있습니다. 나역시 넘 궁금하고 알고싶은 소박하고 어메이징한 그들의 스토리를...
쟈칼 2005.08.28 20:46  
  글 잘보고 있습니다
님을 글을 보면 웬지 내쇼날지오그라픽을 보는 느낌인데
저의 취향에 너무 맞는 내용과 글이라(성이 아닌 다큐멘터리식 글)

몇달 전 슬픈 필리핀으로 올린 글처럼 내가 내 자신을 비하하고 다른 나라의 관습을 비하하는 글은 저로서도 무척 싫어하지만 님의 글은 다른 쪽에서 아주 다르게 접근하는 방식이라

잘 보고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많은 글 부탁합니다.
KIM 2005.08.29 02:00  
  허허..감사드립니당. 가끔씩 나만의 히스토리를 그만 적어야징 하면서도..이어지는 습관성 독백들이였습니다. 그런데..그런 나의 독백이 메아리가 있을 때..불끈 불끈 [[한판붙자]] 힘이 납니당. 최소한의 피드백만 있다면 나의 부족한 글쓰기는 계속됩니당^^[[유효]]
entendu 2005.08.31 17:36  
  타이의 일상적인 면이 읽는 사람에게 아주 즐거움을 줍니다.
친구친구 2005.09.02 15:33  
  항상 즐겨 읽고 있어요~

계속해주세요~!
가봅시다 2005.09.28 12:45  
  참 궁금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던 것들.

다음 시리즈가 기다려집니다.
박종호 2009.03.14 01:27  
패트릭 입니다..... 궁금했던 것들......... 가슴이 뻥뚫리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KIM 2009.03.14 02:28  
관심에 제가 더욱 감사드립니당^^
맨땅 2009.03.16 01:25  
한달간의 타이 여행후 귀국한지 일주일이 되어갑니다.
이번 여행은 타이 7번째 여행이 되는데 왜 이제서야 KIM님의 글을보게 되었는지
안타깝습니다. KIM님의 글을 읽다보면 타이 여행 4번째인가 처음보게된 시암니라밋 공연을
보았을때의 그런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태국을 여행하고 태국을 좋아하고는 있지만
공연을 보고나서야 태국을 이제서야 조금 알게된거같은 그런 느낌...
이제 시즌1을 보고있으니 한참을 더 봐야할듯싶네요. ^.^
앞으로도 좋은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KIM 2009.03.16 22:37  
네. 감사합니당^^ 저도 많이 부족해서 적어가는 시즌의 연속이오니...

편하게 보아주시기 바랍니당^^ 생각하시는 바와 다르다고... 저나 이 스토리를 고발하시면 안됩니당^^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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