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T-스토리 : 똑딱이
How Could I / Marc Anthony
나의 첫 똑딱이. 옵티오 S...
나에게 카메라 선택의 영순위 조건은 그 무엇도 아닌 기기의 싸이즈와 휴대성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똑딱이 계열 중 최소형 싸이즈를 타이틀로 하던 넘이다. 정말 작은 싸이즈로 인해 초반 손떨림 현상이 상당하였으나, 이 기기에 익숙해가며 나와는 상당한 궁합을 과시한 듯 싶다. 바지 포켓 속은 기본이다. 발목 양말 속, 담배갑 속 등 카메라 반입이 금지(?)된 그 어느 공간까지도 충분히 소지,기동 가능하다. 그리고 시치미^^ 뚝...
언제 어디서나 원스탑으로 들이밀기 위해, 자르고 붙이고 꿰매고 하여 만든 자작 누더기 헝겊 디카 케이스. 하드 케이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탓에, 3년이라는 세월의 상처와 관록은 고스란히 기기에 새겨져 있다. 기스나고 깨지고 갈라지고...
난 이 기기를 하드 케이스에 넣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카메라 그 자체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지만... 하드 케이스에서 꺼내어 촬영을 준비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이미 촬영 대상자의 자연스러움과 절묘한 타이밍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누군가 자신을 대상으로 사진찍기를 시도한다는 경계심 그리고 카메라 피사체의 일반적인 반사 반응... 나와 같은 경우는 거의 도촬(?)에 가깝다. 물론 그러한 도촬에도 최소한의 스텝과 윤리(?)는 담보해야 한다.
혹자는 나의 사진이 엉망이라고 그런다. 사실이다. 난 사진의 기초조차 배우거나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초짜를 벗어나지 못한다. 나의 사진 많은 셔터가 모터의 안장에서 쏘아댄다. 아마 조만간 모터를 내달리며 촬영하는 神功(?)까지 겸비하게 될런지 모른다^^.
가능하다. 나에겐 불가능해 보이던, 모터를 운전하며 핸드폰 통화하기, 우산잡고 운전하기, 챠와 음식을 먹고 흡연하며 운전하는 아주 기초(?)적인 필살의 공력들을 습득한 지 오래이다. 그들은 모터 운전을 하며 사랑도 한다. 정말이다.
나에게 남겨진 최후의 비급은 달리며 카메라를 들이미는 단계뿐이다. 그런 나에게 구도와 명암 그리고 각종 촬영의 기법들은 사치일런지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과감하고 용감해질 수 있다.
이제 3년, 同苦同樂의 단짝 옵티오 S의 피로도가 상당히 누적되어져 있음이 확연하다. 선수교체의 타이밍이다.
며칠 전, 우연히 한 마트에서 정품 S6이 언라인 최저가보다 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유유상종(類類相從). 난 옵티오 S-패밀리 계열과의 궁합 그리고 영광을 신뢰하며, 충동(?)적으로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3-4년 전 옵티오S의 반값도 안되는 총알로 두배이상의 성능비를 갖춘 기기를 마련한다.
그를 카바해줄 케이스는...빈까오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0B짜리 핸드폰 카바이다. 타이에선 이 카바가 노땅 남정네들의 대세이다. 이 카바를 적당히 자르고 붙이면, 상당히 사용 간편한 멋진 슬림 디카 계열의 카바가 된다. 찍찍이를 부착한 전면부만 살짝 떼고 파워 스위치를 누르면...바로 들이밀 수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자연스럽고 멋진(?) 여정의 기록을 얻을 수 있는 한 요소는, 순식간에 들일밀 수 있는 촬영의 기동력과 촬영자의 뻔뻔스러움이라고...(물론 그 과정이 실례가 되거나 무리하게 진행되면 곤란하다.) 작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면, 얼마만큼 부드럽게 이 과정을 자연스레 진행할 수 있느냐가 아닐까 싶다.
초보자인 나에겐 그러하다.
아예 방수팩을 함께 구입한다. 방수 디카가 부럽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너줌의 한계와 여러 여건을 감안하고, 차선을 선택한다. 어차피 소심한 난 방수디카 그 자체만으로 물속으로 잠행하는리스크(?)를 감내하지 않을테니..
이젠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