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taya blues] "Up to you..."의 진실
작년부터 회사일로 1년에 방콕, 파타야를 4번 정도 갑니다. 한번 가면 짧게는 보름, 길게는 1달 정도 있습니다.
아직 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이 우리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태국을 보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느낀 그런 다양항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부족한 글을 적어 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불쾌한 느낌을 갖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런 분들이 많다거나, 운영자님께서 태사랑에 올리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파타야에서 5년째 살고 있는 일본인 친구 T의 이야기입니다.
(본인은 그냥 5년째 여행중이라고 우김.)
만일 당신이 파타야를 2번 이상 방문 했다면 적어도 한번 이상은 이 말을 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당신이 비어 바, 가라오케등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푸잉를 데리고 나가서 바로 호텔로 직행한다면 별로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만의 해외여행에서 만나게 된 아리따운 푸잉(이 경우에는 파트타임 러버)과 함께 멋진 곳으로 놀러를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거나, 아무튼 푸잉을 동반해 좋은 장소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때 그녀에게 묻는다."어디 놀러 가고 싶어?", "뭐 먹고 싶어?"
그렇지만, 듣게 되는 대답은, "Up to you..."
만일 당신이 태국에 와서 처음 푸잉과 만났다면 이 말을 이렇게 해석 할지도 모른다.
"역시 미소의 나라 태국답게 착한 푸잉이구나, 나를 배려하는구나, 내 뜻을 무조건 따르겠다는 거로구나!"
그러나 사실은 매우 곤란한 대답이다. 특히 파타야의 거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파타야의 대표적인 유흥업소 종목인 비어 바에서 일을 막 시작하는 지방 출신의 푸잉이 처음에 기억해야 할 영어는 다음의 3개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Hello, welcome! Sit down please." 손님을 불러들이는 영어.
"What would you like some drink?"이라고 주문을 받는 영어.
그 뒤에는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도 스마일, 또는 바디 랭귀지만으로도 그녀는 손님이 페이 바(2차를 나갈 수 있도록 손님이 바에 지불하는 돈)를 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손님과 함께 바에서 나온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3번째의 영어는 바로,
"Up to you..."
영어가 그다지 신통치 않은 나는 미국인 친구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Up to you..."라는 말이 영어권의 사람들도 자주 사용하는 말인가?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보통은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묻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 처음부터 "Up to you..."라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나는 파타야에서 "Up to you..."의 진정한 의미는,
"관심없어요, 그리고 나랑은 상관없어요, 당신이 어디를 가자고 해도 당신이 돈을 내는 것이니, 나는 어디에서라도 따라갈 뿐이에요."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비어 바에서 일하는 푸잉이 친구들이랑 있을 때 "Up to you..."에 해당하는 태국어를 말을 사용하는 것을 결코 본 적이 없다.
어느덧 내가 파타야에 머문지 5년이 되고 있다.
나도 파타야 초보자 시절에는 "Up to you..."에 많이 시달린 경험이 있다.
당시의 나는 단순한 여행자, 태국말도 몰랐고 능숙한 영어구사도 할 수 없었다.
물론 영원한 이방인이지만, 지금은 나도 파타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은 파타야에 온지 2년이 지난 무렵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나는 파타야의 밤거리를 헤매이다 들어가게 된 비어 바에서 한눈에 마음에 드는 푸잉을 만나게 되었다.
태국 북동부 이싼에서 왔다는 그녀는 비어 바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하얀 피부, 긴 머리, 가냘픈 몸매와 조금은 슬픈 느낌이 묻어나는 깊은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몇 잔의 술을 마신후 나는 그녀에게 함께 나갈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함께 사는 친구가 아파서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야 되기에 함께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술값을 지불하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며칠 뒤 그 비어 바를 찾아 간 나는 그녀를 만나게 되었고, 드디어 그녀에게서 함께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들뜬 기분에 평소보다는 과음을 하게 되었다.
페이바를 하고 그녀와 함께 나왔다. 배가 출출함을 느낀 나는 뭘 좀 먹은 후 그녀와 디스코라도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호텔로 돌아 오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쏨, 배고프지 않아?"
"네가 좋아하는 음식 먹으러 갈래?"
"쏨, 어디 놀러 갈까?"
모두 대답은 같았다. "Up to you..."
그순간 과음을 한 탓이지 왠지 모를 허탈함이 마음속 끝까지 차올랐다. 나는 그녀에게 알았다고 끄덕이며,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그녀와 함께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1시간 후 그녀와 일을 끝낸 나는 친구 핑계를 대며 허겁지겁 돌아가 준비를 시작하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쏨, 아침까지 함께 있고 싶다."
어색한 침묵을 깨고 그녀는 말했다.
"Up to you..."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기에 더 머물고 싶지 않다는 것을 강력하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갑에서 100 바트 지폐 3장을 꺼내서 그녀에게 주면서 말했다.
"100 바트는 나랑 함께 와서, 100 바트는 너 밥 사먹고, 그리고 돌아가는 길의 썽태우 요금으로 100바트"
물론 300 바트는 일반적으로 주는 돈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하룻밤에 1,000바트 정도를 주던 시기였다.)
내게 항상 청순가련하고 수줍은 미소만 짓던 그녀가 이때 만큼은 분명히 입을 열었다.
물론 그녀가 속사포 같이 쏘아대는 태국 말은 간신히 초급 회화정도나 구사하는 나로서는 전부 이해 할 수 없었지만, 돈을 적게 준 것에 항의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나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You told me, up to me, everything..."
그 순간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300 바트를 핸드백에 집어넣고 방을 나갔다.
물론 그날 밤 나의 행동이 참으로 못난 짓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의 파타야 생활에 큰 변화가 온 것만큼은 분명하다.
며칠 후 쏨의 비어 바를 찾아 가니 그녀는 다른 손님과 함께 있었고, 나는 그 옆에 앉아서
묵묵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청순가련한 모습으로 손님을 대하고 있었고, 단 한번 힐끔 나를 쳐다보았다.
비어 바에서 일하는 이들의 시선이 평소와 같지 않았고, 난 그녀가 상대하던 손님이 돌아간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를 잠시 불렀다.
놀란듯 날 바라보던 그녀는 내 앞으로 다가 왔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500바트를 주고 산 선물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꽤나 머뭇거리다가 아무 말 없이 내가 준 선물을 받았고,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돌아서서 바로 비어 바에서 나왔다.
나와서 걷는 동안에 나는 조금 전 그녀가 머뭇거리다가 선물을 받으면서 또다시“Up to you..."라고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달 정도 지난후 뒤에 그녀 다시 보게 되어 난 그날 밤 일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그 뒤에도 가끔 갔지만, 그녀 때문에 페이 바를 한적은 없었다.
그녀는 나에게“Up to you..."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사람이다.
* 사진은 Pentax istD S2와 소니, 올림푸스 똑딱이로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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