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분콩의 안스러운 한국영화 "괴물"......
마분콩의 안스러운 한국영화 “괴물”.....
흥행성적이 왕의 남자를 능가했다고 하는 그 대단하고 자랑스런 한국영화 괴물이 태국에서 마침 9. 7일 개봉 했다는 소식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기에 태국에서 상영되는 괴물의 위상은 과연 어떠한가~~하는 호기심 반, 기대감 반의 궁금증이 나를 몹시도 몸살나게 했다.
워낙에 유명한 영화였었고 외국에서의 호평도 잇따랐다는 사이비 언론의 충동질로 인해 어지간한 방콕의 개봉관에서는 괴물이 다 상영되고 있겠지~~하는 순진한 마음으로 라차다에서 지하철과 지상철로 이동이 가능한 에까마이 역과 지근거리에 있는 메이저 영화관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그런데......
엥! 괴물이 없네.....???
한 번 칼을 뽑았으면 허공이라도 갈라야 최소한의 체면치례가 된다고 생각하는 배달민족의 후예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관이 왕창 몰려 있는 씨얌역으로 서둘러 재차 발길을 바삐 옮긴다.....
두 번째로 입장한 영화관은 그 유명한 씨얌 파라곤!
여기는 상영을 하고 있겠지.......보무도 당당히 힘차게 올라갔건만.....
그러나.......
엥! 여기도 없네.......???
C-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시츄에이션이냐!
오늘이 9. 23일 이니 9. 7일 개봉했다고 하는 괴물의 상영기간은 이제 겨우 2주를 조금 넘겼을 뿐이다.
그런데......무려 1000만 이상의 흥행성적을 올렸다고 하는 자랑스런 한국영화 괴물의 흔적은 내로라 하는 방콕의 영화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더군다나 괴물은 단순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코미디 영화나 호러영화라고 하면 껌뻑 죽는다는 태국인들의 입 맛에도 딱! 일 것 같은 영화였기에 전혀 의외의 상황으로 인한 그 실망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다.......
아.......이 허탈감......
두 군데의 영화관을 쉬지 않고 빨빨대며 옮겨다닌 끝이라 다리도 아파오고.....덥기는 또 왜이리 덥냐! 우라질!
띠바! 마지막 삼세판이다!
씨얌 파라곤 인근에 있는 마분콩을 향해 다시 한 번 육신의 이동을 도모해 본다.
그러나.......마지막으로 찾아간 마분콩의 영화관에서도 괴물의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음.......생각보다 흥행이 저조해서인지 일찌감치 간판을 내린 것으로 어쩔 수 없이 결론이 나 버리는 슬픈 시간이 잠시 흘러갔다......
기대했던 괴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땀에 젖은 지친 육신도 위로할 겸 잠시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 뭐 볼 만한 영화 좀 없나~~하고 한창 상영중인 영화의 상영시간을 체크하고 있었는데.......
엥?? 이게 뭐냐????????
맨 마지막 칸에 태국어로 표시되어 있는 영화제목 옆의 쬐그마한 사진속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괴물에서 송강호의 딸로 등장한 바로 그 여고생의 얼굴이네~~^^**
하도 감격에 겨워서 잠시 뿌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되었지만 이내 상영시간을 살펴보고 난 순간 하도 어이 없는 상황으로 인해 기가 막혀버린다.......
9. 23일 이면 토요일이라서 씨얌 주변은 수 많은 멋쟁이 방콕시민들과 날라리 낙슥사들로 북새통을 이루게 마련이고 따라서 영화관들도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괴물의 상영시간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저녁 9시 45분에 딱! 한 편만 상영을 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이 나를 맞이한 것이다.......
영화상영시간표의 제일 상단과 두 번째 단에는 9. 11테러의 참상을 다룬 허연넘의 재난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그 뒤를 이어 다양한 영화들이 굴비 두름 엮이듯이 줄줄이 달려 있었는데 우리의 자랑스런 괴물은 토요일이라는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상영시간표의 맨 끝 줄에 무슨영화인지도 모를 정도의 여고생 사진만 달랑 표시된 채 간신히 매달려서 가장 늦은 상영시간인 저녁 9시 45분에 딱! 한 편만 상영을 하고 있었다.......
아 흑! 우리의 자랑스런 영화 괴물이 어렵사리 간신히 발견한 마분콩에서 마저도 이렇듯 철저한 홀대를 당하고 있을 줄이야.......
오냐! 좋다! 하루에 한 번만 상영을 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관객은 과연 얼마나 입장을 하나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상영시간 되기 만을 기다리며 마분콩의 피씨방에서 시간을 죽 때리다 상영시간에 맞춰 입장을 했다.
영화관 내부는 300명 정도가 입장할 수 있는 제법 규모있는 크기여서 그나마 조금 위안을 주었지만......그런 기분도 잠시.......
우라질! 그 넓은 영화관에 관객이라고는 달랑 나 혼자 뿐 아무도 없다!
하도 열이 뻗치고 울화통이 터져서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다 찔끔 거린다.....
이대로 아무도 없는 영화관을 나 홀로 전세내서 상영기사와 쓸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닌가 참으로 착잡한 기분에 휩싸이며 홀로 앉아 있었는데 약 5분의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입장을 한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너무나 반갑고 고마운 나머지 입장하는 태국인들에게 일일이 인사라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정말 눈물나게 반가웠다!
상영직전 까지의 입장객은 내가 앉은 좌석 앞으로 4명, 내가 앉은 좌석 좌, 우 편으로 6명, 뒷좌석에 7명.....
결국 나를 포함, 총 18명에 불과한 입장객만이 단촐하게 앉아 썰렁한 분위기를 흠뻑 만끽하며 괴물을 감상했는데 그 머릿수는 영화가 끝날 때 까지도 추호의 변함이 없다.......
세간에 화제가 됐던 대단한 한국영화 괴물은 방콕에서 9. 7일 개봉된 이후 이제 겨우 2주가 갓 지났을 뿐임에도 별다를 것 없는 여타 영화에 밀려 하루에 딱! 한 편! 그것도 늦은 저녁시간인 9시 45분에 상영을 했고, 단 한 장의 홍보물이나 포스터도 없이 이렇듯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된 수모를 당한채 그 처량한 모습을 나에게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상영시간 및 시간대 특히나 입장객 수를 감안해 볼 때 아마도 이 글을 찍고 있는 시간이면 우리영화 괴물의 운명도 그 명을 다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 오르며 괜시리 우울모드에 젖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