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인간...
세기의 바둑쇼가 마침내 끝났군요.
많은 이들이 4국 승리의 여세를 몰아서
5국에서도 세돌 씨가 이겨주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알파고의 불계승으로 막을 내렸네요.
처음에는 "5:0으로 이길 것이다"
"1판만 져도 알파고가 승리한 것이다"
라고 자신만만해 하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세돌 씨가 3연패를 당하자
엄청난 충격에 빠져서 할말을 잊고 말았죠. ㅠㅠ
그러다 마침내 어렵사리 1판을 이기자
"인류의 승리다" "기계의 허점이 발견되었다",
하면서 자화자찬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지
유리한 상황으로 합리화시키는 모습에서
인간은 참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걸 알 수 있지요.
뭐든지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기 자신만이 최고이며,
자기가 아는 것만이 옳다고 믿는 존재...
정재승 박사는 "이번 대국은 누가 이겨도
결국은 구글이 이기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더군요.
도올 선생은 "인공지능이라는 말부터 속임수다.
알파고는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일 뿐이다.
거대한 계산기인 것이다."
"이번 대국은 인공지능을 선전하기 위한 쇼이다,
앞으로 정보를 독점하게 될 구글의 문화제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라며 특유의 독설을 쏟아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쇼를 벌이는 게 잘못은 아니겠죠.
다만 앞으로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도올 선생 표현으로는 인공지능을 사칭하는 프로그램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
많은 이들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겠지요.
벌써부터 적지 않은 숫자의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해지펀드 회사로 옮겨갈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황금에 눈이 멀고 지배욕에 사로잡힌 무리들이
자신의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악용한다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터미네이터>가 예언한 미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