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몇달 전부터 남도의 모 소도시에 내려와 살고 있다...
아시디시피 이곳은 이번 총선에서
2번과 3번이 경쟁을 한 지역이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는데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시골 장터 약장수의 풍악을 연상시키는 아주 시끄러운 소리였다...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4거리에서
3번 운동원들이 확성기를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고 있었다...
3번은 한때 대통령 후보로 나섰으나 참패하고
이곳저곳 지역구를 떠돌다가 이번 총선에 3번당 바람이 몰아치자
눈치 싸움 끝에 가까스로 3번당에 입당하여 출마한 사람이다...
2번은 그의 보좌관 출신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2번과 3번은 지난 밤 내내 아슬아슬하게 경쟁하다가
아침이 다 되어서야 겨우 1천여 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무슨 경사 났나요? 왜 이리 시끄럽죠?"
나는 고막을 찢을 듯 악을 써대는 확성기 옆에 서 있는,
그나마 말귀를 알아먹게 생긴 3번당 관계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선 축하인사 하는 중입니다."
그의 대답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패자에 대한 예의라는 것도 있는데
차분하게 축하해도 충분하지 않나요?
게다가 선거가 끝났는데도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건 불법 아닌가요?
세월호 참사일도 며칠 안 남았는데 자중합시다!"
내 말에 상대방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썩소만 지었다...
나는 천천히 그 자리를 떠났다...
한참을 걸어갈 때까지 확성기 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3번 당선자가 지금 내앞에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골리앗은 다윗을 이겼다고 까불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