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힘들고 고단해도, 씩씩하게 살고 있는 중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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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힘들고 고단해도, 씩씩하게 살고 있는 중이겠지요.

고구마 18 610
세월은 잘만 흘러서 벌써 3월 입니다. 그것도 벌써 3일이나 지나버린 3월 3일....
지금 월초이지만 또 어슬렁어슬렁 살다보면 금방 월말되고, 그런 날이 몇번 반복되면 연말오고 ,부지불식간에 나이 한 살 더 먹고...그런거 같아요.
한국은 이제 봄기운이 조금 돌기 시작하려나요.
아직 찬바람이 많이 불겠지만 그래도 3월이니까,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는 이제 없을테지요.
좀 있으면 딸기도 마구마구 나올테고요, 딸기가 들어가기전에 우리나라에 가서 한 소쿠리씩 사먹어야 될텐데 말이에요.
태국은 선선하고 지내기 괜찮은 나날들은 이제 점차 사라지고, 혹서기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지금 저희가 있는 곳은 꽤나 북부인지라, 낮에는 정말 쨍~ 하고 덥지만 밤에는 이불을 덮고 몸을 웅크리고 자야되요. 새벽에는 한기가 정말 꽤 드네요.
우리에게 여행은 일반적인 의미의 여행이라기  보다는 거기에 더해서  - 살러 나간다, 지내다 온다 - 라는 상황이 더해진거라,  막 하루하루가 다른이의 여행처럼 재미있고 흥미있고 그렇진 않아요.
여행도 일상이 되면 그냥 사는거니까요...
 
엄마가 하늘여행 가신후로 두달즈음 지난 작년 겨울에 , 짐을 꾸려 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는데요
바뀐 환경 속에서 짐짓 씩씩한척 하고 돌아다니고, 이래 저래 가벼운 투로 말을 해도....
그건 그냥 그 한때뿐인거 같아요.
이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해요.
대부분 사회생활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부모님을 하늘로 보내실때,  길지 않은 시간을 보낸 후 다시금 일터로 복귀해서 일하고 동료들이랑 이야기도 해야하고, 회식도 하고 
사회 생활을 무리없이 수행해나가야 하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 이전이랑 크게 달라진게 없는 듯 보여도... 진짜 마음으로는 그게 아닐거에요. 
저도 이제야 헤아리는 거지만 말입니다.
 
그건 아마도 사회생활 해야되니까, 안간힘을 내어서 씩씩하고 의연하게 행동하고자 애쓰고 있는걸거라는...생각이 듭니다.
우울한 이야기 하고 우울한 분위기로 가라 앚아있으면 주위 사람들도 저절로 힘 빠지고 멀리하게 되니까요....요즘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한 세상에 자기 일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같이 있으면 우울해지는 사람
좋아하지 않을테니까요. 아무래도 누구나 다 생기 발랄한걸 선호하지요.
위로해주는것도 힘든 일이고...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봐서 그런가....저는 요즘 들어....
사람들을 멍하니 보고 있거나 또는 주위 생각을 해보면 생뚱맞게도 안스러운 마음 , 측은지심이 들고 그래요.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저  평범한 이들중에서도......
부모님이나 가족중 아픈 사람이 있어서 애끓는 투병생활을 같이 견디고 있을수도  있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가족을 떠나 보낸 기억을 품고 있는 사람도 있겠고
꼭 이렇게 비감한 경우가 아니라도, 어린 사람은 어린 사람대로 학교 스트레스에......
한창 이십대 젊은 사람들은 그 나름 젊은날의 혼란과, 앞으로 돈 벌어 생활할 걱정에....
자녀 키우는 분들은 커가는 자녀에 동반해서 점점 커지는 생활의 무게감들에...
연로하신 부모님 있는 분들은 또 그분들 걱정에....
우리가 깊이 털어놓지 않고, 나누지 못해서 그렇지 다 크고 작은 아픔을 삭이면서 또 삭이면서 산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 이런 저런 아픔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밖에서 사회생활할때는 그 아픈 마음과 상황은 일단 한켠에 두고
씩씩하게 밝게 나와서 , 일하고 공부하고 여행하고.....
그럴거라고 생각하니, 그냥 마음이 다 뭉클합니다.  
물론 이런 저의 생각과 달리, 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겠지요.. 지금 제 상황에서만 그렇게 보이는 세상일수 있고요.
 
봄기운 도는 주말 오후에, 우울하고 가라앉는 이야기 해서 죄송합니다.
여기 있으니 요일 감각이 없어져서 잘 몰랐는데, 지금 퍼뜩 생각해보니 토요일 주말이네요. -_-;;
하여튼 지금 길위에 있는 분들이나, 한국에 계신 분들이나 모두모두...
제철 과일이랑 채소 많이 드시고, 비타민이랑 영양제도 꼭꼭 챙겨드시고 다들 건강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18 Comments
세일러 2012.03.03 18:25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세상을 사는 편인데요...
여행다녀오니, 누가 자동차를 들이받아 놔서 우울합니다...
짜찌티비(CCTV-코빅..) 분석했는데, 심증은 가는데 확증은 못잡을 영상이군요...
슬퍼요~~~
(감성 넘치는 글에 너무 장난스런 댓글일지 걱정됩니다만, 밝게 살자는 취지에요...)
고구마 2012.03.03 21:43  
비슷한 경험 있는데 볼때마다 무척 속 쓰립니다
빅토스 2012.03.03 21:12  
이거 뭐.. 제목에 대한 답변을 하면 되는 거겠네요.
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예스
힘든상황이 생길수록 더 힘을내야죠.
고구마 2012.03.03 21:47  
네. 맞아요. 밥도 많이 먹고 뷰 포인트도 갔다오고.  움직이니 훨좋네요
빅토스 2012.03.03 22:31  
'러브액츌리' 같은 영화 한편 보세요. 온 세상에 사랑이 넘친다는 주제 좋찮아요.
열혈쵸코 2012.03.03 21:58  
저도 최근.. 나름 힘든일이 있었는데요.
누구나 다 크고작은 아픔을 삭히면서 산다는 말씀이 위로가 됩니다.
누구나 다들 힘든 일이 있겠지만.. 그렇기에 산다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위대하게 느껴집니다. ^^
요새 시장에 맛있는 딸기가 나와있어요.
고구마님도 맛있는 과일 많이 드시고, 힘내십시요!! ^^
고구마 2012.03.04 16:19  
이런...쵸코님도 나름 힘든일이 있었군요. 다들 그렇게 사는거 같아요.
올라갈때 힘들면 내려올때 수월하고 ... 쵸코님도 힘내시고 , 또 여행 나오셔야죠.
태국 어느 길가 모퉁이에서 쵸코님 만났으면 좋겠어요. 얼마전에 치앙마이에서 만난 분들이랑 이야기하다가, 그분들이랑 쵸코님이랑 만난 이야기 잠깐 들었는데 좋더라구요. ^^
sarnia 2012.03.04 13:27  
딸기에 요거트 넣어 블렌더에 살짝 갈아서 수저로 떠먹고 있는 중 입니다.
힘나라고 먹는 건 아니고 맛있어서 먹는데, 먹고나면 힘도 나겠지요.

부모님을 하늘로 보내는 자식도 슬프겠지만
자식을 땅에 남겨두고 떠나는 부모도 마음이 아픈듯.....

몇 년 전 호스피스에서 선친과 작별식할 때 당신의 눈빛에서 그런 걸 느꼈었지요.
특히 사남매 중에 막내여서 같이 지낸 시간이 가장 짧았던 내가 제일 안쓰러웠던 듯 해요.   

암튼 누구나, 아니 뭐든지 언젠가 떠나는데
좀 심오한 질문들, 예를들면~
Why is there something rather than nothing ?
이런 질문을 하면,
호기심이 마구마구 일어나 없던 에너지가 막 생기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슬픈 일과 나쁜 일이 기운을 빼기도 하지만,
뭔가 집중할 거리가 있으면
힘이 다시 생기는 거 같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밥을 열심히 먹는 일 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와이프가 나한테 했던 말 중 하나가
"넌 지금 밥이 넘어가니?" 였는데.. 

어떤 슬픔과 고난이 닥쳐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밥을 열심히 먹은 제가
와이프보다는 해피하고 건강하게 산 것 같습니다.
고구마 2012.03.04 16:23  
음..막내시군요. 아무래도 부모님들이 막내에게 가지는 감정은 비슷한거 같아요. 제일 귀여우면서도 오래 있어주지 못하는 아쉬움, 그런거요....
맞습니다. 사르니아님 말씀처럼 밥을 열심히 먹는것 그게 중요해요...근데 너무 열심히 먹어서 뱃살이 알토란처럼 붙었으니 이게 도 문제네요.
저는 지금 초코 브라우니랑 호박 파이 먹고 있는데요, 혈당이 마구 솟구쳐서 그런지
막 힘이 납니다.  -_-;;
Cranberry 2012.03.04 17:15  
많이 많이 공감이 되는 말씀입니다.  한국은 이제 봄날기운이 조금 나요 하지만 올핸 윤달이 끼어서 꽃샘추위가 꼭 있을거라고들 합니다.  한국 딸기 정말 맛난것 같아요.드시러 빨리 들어 오세요 ^^
고구마 2012.03.05 10:55  
크랜베리님도 잘 지내시지요?
얼마전에 요왕이 므흣한 얼굴로 카톡하길래, 뭔가 싶어서 봤더니만
그게 크렌베리님과의 대화였는데 ... 그 내용은 패스~ ^^
K. Sunny 2012.03.05 13:13  
라차프라파 댐에 아예 짐을 풀어보세요.. 저는 항상 1박이 고작이었지만.. 한없이 심오해질 수도있고, 단 한 줌의 생각조차 머릿 속을 헤집지 않는 상태가 될 수도 있는 곳으로... 명상 수련 같은 것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하는 곳이랍니다. 실제로 외국 요가 강습 팀이 매년 한달 동안 수련하러온다고 해요. 한 개의 워터 방갈로 전체를 예약해놓고요.
다녀오면 한동안 멍.... 해요. 왜 속세에 살고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찰부터 시작해서 ... 뭐 이루말할 수 없는 후유증을 경험하게 되더라구요.

http://www.jungleyoga.com/index.html
위의 사이트는 요가 레슨팀 공식 홈페이지예요. 사진만 쓱 보세요 ^^ (Lodging, Photo Gallery -> Fun at Lake 등)
제가 두번째로 갔을때 묶었던 숙소가 이 요가 레슨이 행해지는 곳이랍니다.
고구마 2012.03.05 17:32  
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라차프라파 땜이 어딘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서도, 아주 좋은곳인가보네요.
자연속에서 편안해지는건 참 좋지요.
얼마전에 제주도의 사려니 숲길을 걸었는데, 그 때 느낌이 참 유려했습니다.
자연의 품안에서 치유 받는다는거..그리고 그 길을 걷는다는거...진짜 멋있었는데, 써니님도 한국 오시면 제주도 한번 걸어보세요.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전 가만히 드러누워서 받는 마사지도 무서워(?) 하는 사람이라, 요가는 제겐 너무 멀군요. ^^
zoo 2012.03.05 22:10  
고구마님 어떤 마음이실지 알 것 같아요...ㅠ.ㅠ 아직 정말 얼마되지 않으셔서 하루 하루가
문득 문득 정말 슬프고 한없이 그립고 아쉬운 마음이실 것 같아요.

전 한동안 저희어머니와 비슷한 연배분들만 뵈도 눈물이 시도때도 없이 흐르고 입으로 엄마
또는 어머니 말만 하려해도 눈물이 주룩 흘러서 넘 힘들었거든요.ㅠ.ㅠ

요즘도 잘려고 누우면 엄마 생각이 많이나요. 그래도 이젠 어머니가 더이상 아프시지 않고
편안하게 쉬고 계실꺼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곤해요. 

작은언니가 제가 울때마다 해주는 말이 있어요...엄마는 항상 니맘속에 너와 함께 있는 거야...
라고요. 고구마님도 항상 마음속에서 함께 하시는 어머님 생각하시고 기운내세요!!

고구마님^^ 맛있는 열대과일 많이 드시고^^ 좋은 풍경 많이 보시고^^ 힘내세요^^
고구마 2012.03.06 15:34  
zoo님, 늘 좋은 말씀 힘이 되고 고맙습니다.
동생도 그럽니다. 엄마가 가신거 같지가 않고, 그냥 어디에 장기간 출타하신거 같은 느낌이라고요. 지난일  다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뿐이지요..
때로는....이제야 편안해지셨겠다...비로소 안식을 찾으셨다...는 생각도 들다가
마구 갈팡질팡해요. 하긴 지금 이런 생각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요.
오늘은 아주 꿀물이 잘잘 흐르는 파인애플 먹었는데 먹고 나니 좋네요. ^^
먼지 2012.03.06 02:42  
세상 모든 존재들은 관계가 만들어질때 행복을 느끼고 관계가 멀어져 갈 때 슬픔을 느낍니다.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새로운 관계들을 만들어 가면 행복한 삶이 지속되지 않을까 십습니다. 그런면에서 갠적으로 요왕과 고구마님과 조금이나마 관계가  만들어진 저는 지금 행복하답니다.^^
고구마 2012.03.06 15:35  
아이쿠. 먼지님 오랜만이에요. 마지막에 뵌게 깐자나부리였던가...그랬던거 같은데
지금은 어디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
먼지 2012.03.0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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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