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행짐을 꾸리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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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여행짐을 꾸리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고구마 40 885

올해 1월 1일, 베트남의 호치민에서 광란의 새해 점등식을 맞이했었던게 아직도 생생한데 날은 흘러흘러 벌써 12월입니다
겨울로 접어든지도 한참이나 지났고, 며칠 지나면 나이 한살 더 먹고 그러하겠네요.
우리는 근래들어서는 겨울 시즌에 늘 짐을 꾸려서 따뜻한 곳으로 가서 좀 지내다 오곤했어요.
올해도 예외없이 다시금 짐을 꾸릴 준비를 합니다.
보통은 따뜻한 나라로 곧바로 날아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행로를 좀 바꾸었어요.
이번에는 여행지에서도 두툼한 옷을 껴입고 한동안 지내야 될거 같습니다.
추운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 사실 얼떨떨합니다.
얼마간 입고는 현지에서 버릴 맘으로 가지고 있는 옷중에서
제일 허접한 외투를 껴입고 갈 작정인데, 현지인들에 비해 너무 허접해보일까바 걱정이에요.


한해가 넘어가는 시기에 서있으니 나이 생각이 절로 나는데요.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제 나이가 현실속에서 잘 인식이 되질 않아요.
그러니까 그게 어떤 의미냐면.... 제가 올해로 딱 40인데 이 나이가 주는 무게감이라고 해야하나
의미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그다지 없습니다.
늘 그 해가 그해 같고. 어제가 오늘 같고 그래요.
그렇다고 나이의 무게감을 잊고서는, 젊고 발랄하게 사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에요.
요왕은 발랄하게 살던데, 이건 아마도 각자 타고난 성향의 특성이기도 하겠죠.


왜 현실인식이 잘 안될까 곰곰 생각해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급을 달거나 연차에 따라서 급여가 올라가거나
그것도 아니면 자라나는 아이가 있거나 해서 학년이 달라진다던가 그러면
나이듬이 주는 의미와 무게가 현실적으로 와닿을텐데, 그런 시스템안에 속해 있지 않다보니 그런거 같아요. 아무리 둘러봐도 시스템의 틀안에 걸리는게 없거든요.
이걸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나이 이야기가 나왔으니 생각이 자꾸 가지에 가지를 치는데요.


가끔씩... 우리 엄마가 내나이 였을때 나는 몇살이었을까 하는걸 생각해봅니다.
우리 엄마가 마흔이었을때 나는 열여섯살...그러니까 고등학교 일학년이었을텐데 그 상황을 오롯이 나에게 비추어서 , 지금 내게 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는걸 가끔 상상해보곤해요.
근데 그게 도데체 어떤건지 감이 전혀 오질 않아요.
지금의 저는 내 한몸 건사하는것도 제대로 못하는거 같은데
나이 마흔에 보살펴야 할 올망졸망한 자식이 있다는건 도데체 어떤 느낌일까요. 도무지 알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고등학생이라니....



엄마가 하늘나라 가신지 이제 두달이 되어가는데...
생전에 많이 아프시고 긴 투병생활을 하셨기에 제가 생각하기에
엄마는 우리가 또는 누군가가 보살펴 줘야만 하는 연약하고도 가련한 분이라고 여겼었답니다.
하지만 엄마가 사라진 우리의 삶을 살펴 보고 있자니, 그 생각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교만과 무지였는지 이제서야 알게 됩니다.

아무리 아프고 쇠약해도 엄마는 우리에게 늘 쉴곳 만들어 주는 큰 나무였다는걸...
그 빼빼 마르고 앙상한 어깨에 사실은 우리가 기대고 있었다는걸
암만 이 나이 먹어도 엄마가 없으면 힘빠지고 위축되고...
엄마의 그 마르고 떨리는 작은 손을 제가 잡았을때
내가 엄마에게 준 마음보다 엄마가 저한테 준 힘이 훨씬 컷다는걸

이제야 알게 되는거 같아요. 
이젠 알아도 다 소용없는 일이 되버렸지만요.



원래 여행 계획은 요왕이 먼저 출발하고, 저는 적어도 두어달의 텀을 두고 출발해서 여행지에서 만나는 거였는데요. 이 계획은 없던 걸로 무산하고 그냥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원체 타고난 성향이 애교 또는  살가운 기운이 없는 딸이었고
게다가 엄마네랑 서울이랑은 차로 4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라
친정 가는게 연중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없는 한국의  추운 겨울에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거에요.
자신이 없다고 해야하나...

내년에 언제쯤 다시 우리나라에 돌아오게 될까....리턴 티켓 없이 떠나는 거라 빨리 올수도 있고 아니면 봄이 다 끝나서야 올수도 있고요. 약간 정처 없이 떠나는 느낌이에요.
하긴 인생이 다 그렇겠지요. 한곳에 발 붙이고 사나 그렇지 않으나 세파에 흔들리고 정처없는 느낌이요.


올 겨울 여러분들의 여행 계획은 어떠하신가요?

40 Comments
동쪽마녀 2011.12.18 15:19  
고구마님 힘든 일이 있으셨구먼요.
언제나 곁에 있어줄 것만 같았던 엄마의 부재를
그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요.
당분간 서울을 떠나있기로 하신 건 잘 하신 거예요.

저는 올 여름과 겨울인 지금,
부모님의 반대로 여행을 못 가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틀리고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른데,
제 부모님은 제가 여행가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세요.
중년이 넘어서 어디 한 군데 자리잡지도 못한 주제에
한심하게도 맘 편하게 여행이나 다닌다고 구박이 심하십니다.
이해를 시켜드리려고 무던히 애를 쓰는 편인데,
잘 안 되네요.
아무래도 세대가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원래 계획은 1월 중순에 미얀마로 떠나는 것이었는데,
이 추운데 집안에 멍하니 있자니 부모님 원망이 저절로 솟았습니다.
하지만,
고구마님 글 보면서 제가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드네요.
부모님께서 여행을 막는 것만 생각했지,
그 이면에는 저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음을 간과했으니까요.
그럼에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까지야 어쩔 수 없겠지마는
나 역시 얼마나 부모님을 이해하려고 했던가를 되짚어 보게 되는구먼요.

여행 잘 다녀오세요, 고구마님.
먼저 추운 곳으로 가신다니 러시아라도 가시는 걸까 싶습니다.
여기 계시나 떠나 타지에 계시나
말씀대로 인생이 여정이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
어디 계시든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생각 많이 하시고,
봄처럼 활짝 피어나는 연말연시 맞으시길 바랍니다.^^
고구마 2011.12.19 11:46  
1월에 미얀마 계획이 있으셨군요.
미얀마는 국내 이동이 너무 어렵고 정보도 많지 않아서 갔다온 여행자를 찾기가 진짜 힘들던데, 그곳을 계획하셨다니 정말 동쪽마녀님 대단하세요.
저야 뭐 요왕을 네비게이션 삼아 별 생각없이 따라다니다 보니 여기 저기 가게 됩니다만, 동쪽마녀님이 도로시양 데리고 캄보디아랑 태국 북부 다녀오신거 보면 정말이지 존경스럽다니까요. 
일정상 올해 연말 연시에는 도데체 어디서 보내게 될지 아직 감이 잘 안와요. 짜여진 일정으로 가는게 아니라서요.
다행히도 러시아는 아니구요. 중국 이랍니다 .
love all 2011.12.18 15:22  
안녕 하세요~ 올 3월에 동대문에서 잠시 인사드렸었는데...
기억 못하시겠죠..저 보다 한살 많으셨군요..
조용 조용한 말투며 까무잡잡 한 피부톤이며 나이 보다 어려뵈신 고구마님..."천상여자"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여~
"엄마.......어머니......"라는 단어 만으로도 마음이 울컥해 지는건 누구나똑같나봅니다.
저에겐 아빠.......아버지........라는 말이 더 그렇지만....아직 다행이 넘 건강하신 어머니가
내년엔 칠순을 맞이 하시네요..그래서 이번에 어머니 모시고 가족여행 계획중이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이번에도 즐거운 여행길 되시길 바래 봅니다.
고구마 2011.12.19 11:49  
당연히 기억하지요. 러브 올님. 굉장히 스타일 좋은 두분이셨잖아요.
맞아..여자는 여행 나와서도 저렇게 예쁘게 꾸며야 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셨는걸요.
요왕한테 - 러브 올님이 나보고 천상 여자라고 했어 - 전했더니
-으 윽 전혀 동의할수 없도다!! - 라면 고개를 세차게 도리도리하는데요. -_-;;
또갈거닌깐 2011.12.18 20:58  
고구마님 글을 마음에 담아보면서 한참을 소리내어 울어 보네요^^*
지난해엔 가장사랑하는 친구와 아버지를  보내드리곤 힘에겨워 겨워 살았는데^^*
살면서 마주하곤하는 맘이 아픈일들^^*
그럴떄 기댈수 있는곳이 있는것에 넘 감사드려요^^*
이곳이 그런곳이예요^^*
태  사    랑^^*
자식이라 생각하시고 품고사세요^^*
사랑합니다 두분 정말 많이요^^*
고구마 2011.12.19 11:51  
지난 해가 또갈거닌깐  님한테는 정말 가슴 저린 한해가 되었군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거 참 힘이 되는 말이지요...
Stephanie216 2011.12.18 21:01  
엄마 얘기를 하시니까.. 대학원 다닌다고 학교에 붙어있다보니 엄마 얼굴도 잘 못보고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이 적었는데.... 종강 하자마자 1월 내내 동남아로 배낭여행가요. 매주 발표에.. 교수님 시키신 일에.. 새로 만난 남자친구랑 티격태격하느라 힘이 하나도 없었을 때 우연히 프로모션을 발견하고 질러버렸는데- 엄마한테 미안한 맘이 안가득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페이퍼를 제출하고나면 엄마랑 목욕탕을 가야겠어요. ㅠㅠ
고구마 2011.12.19 11:53  
그게 참 그렇더라구요.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맘 가득인데, 그걸 잘 표현을 못하고 살게 되는거 같아요. 때로는 맘에 없는 모진말도 불쑥 나오고 말이에요.
이제부터 날이 좀 풀린다는데, 목욕가셔서 어머니랑 오손도손 등 밀어주시면 정말 좋겠네요.
걸산(杰山) 2011.12.18 22:17  
그래도 이렇게 짐을 쌀 수 있는 '특혜 아닌 특혜를 아직도 누릴 수 있는 것'도 참으로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 합니다. 그리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테니까요.

Bon Voyage~!
고구마 2011.12.19 11:54  
그렇게 생각하면 또 그런면도 있는듯해요. 감사합니다.
hyej 2011.12.19 00:21  
잘 다녀오세요~! 지금, 옆에 있는 분께 잘 하시면 어머니도 좋아하실거에요~ ^^
고구마 2011.12.19 11:55  
옆에 있는 분이 저한테 더더욱 잘하면, 울 엄마가 매우 좋아하실텐데 말이에요.
M.B.K 2011.12.19 00:41  
저희 장인어른보다 조금 먼저 돌아가셨단 소식 들었으니 두달이 된거네요...  저도 장인어른을 보내드린 와이프와 아이 낳고 키우며 못나갔던 여행을 이번 겨울 예정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저희 부모님께 처음으로 맡기고 가는 여행이라 1주일 밖에 안되는 기간이지만...

그동안 고생한 와이프의 맘을 맛있는 음식으로 풀어주려고 생각중입니다....  태사랑 드나든지도 햇수로 13년째 아직 요왕님과 고구마님을 한번도 뵌적이 없는데 우연히라도 방콕 치앙마이에서 만날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건강 잘챙기셔서 무리하지 마시고 여행하세요.... 
                                                                                동갑내기... M.B.K
고구마 2011.12.19 12:01  
저...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태사랑 회원중에서 이분은 어떤 분이실까...하고 제가 궁금해 마지 않는 분이 몇분 계시거든요. 그 중 한분이 mbk 님이세요.
정말 태사랑 처음부터 같이 계셔서, 그동안 mbk 님의 글을 찬찬히 떠올려보니 거의 인생사가 다 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이에요. 뭐랄까...
졸업 후 진로 이야기, 그후 직장과 결혼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까지....같이 걷고 있는 동지같은 느낌인데, 역시 뵌적은 한번도 없다는...

아내분과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래요. 음식이랑 물질적인 것에서 얻는 마음의 평화도 무시 못하지만, 가장 좋은건....동감과 공감인거 같더라구요.
Cranberry 2011.12.19 03:01  
두루두루 공감가는 이야기 입니다. 글을 읽다가 어머니를 많이 생각했어요.
그리고 고구마님 부부의 40대는 인생의 또다른 최고 전성기가 되리라 믿어요.
전 연말에 귀임하는데 뵌지 오래되서 요왕이랑 함께 보구싶었는데 아쉽네요.
겨울 여행 건강하고 즐겁게 하길 빕니다.
고구마 2011.12.19 12:03  
한 일주일간의 시간차가 생겨버려서, 요왕이 얼마나 아쉬워하나 몰라요.
크렌베리님 말씀대로 40대가 최고 전성기가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이젠 슬슬 노안이 오고 있다는...
늘 진심으로 크렌베리님 한테는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타이거지 2011.12.19 06:28  
안녕하세요? 고구마님...
뒤늦지만..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달랑 하나인 고3 딸래미..수시원서..열장 넘어 써온 내역보니..
혈압팍팍^^..한숨..푸욱~..알아서하렴..싸우기 시러..돌발적으로 그것도 처음 하노이 경유
베트남항공타고..언젠가 올려주신..꼬시창..시라차로 토꼈다가 상가마다 벽돌 쌓고..세븐 진열대에 물도 읍고..시월말에 들어 와보니..부고소식이..
저처럼 오랜기간 방황하지 마시고..여행을 통해..그냥 그렇게..그리움으로..추억으로
마음..편히 하십시요.
제 40대는..태사랑을 접하고 열정과,환희와 따라잡기 좌충우돌하며 태국에 올인했네요.
지나고보니..40대는 정말..아름다운 나이테가 아니었나..싶습니다.
고구마님..화이팅요!
저는..내년 결혼 20주년..어디를 갈까..또한..공심채님의 여행기에 빠져..추위를 견디고있습니다..인천촌뜨기 고맙게도 논술 붙어..서울행 기차타고..왓다리 갔다리 엄마 안주
족발배달 해준답니다..그래서 동국대로 결정했습니다.
참으로 고맙고.,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구요..
새해에도..두분 모두.건강하시길 바라고..
살수록..또 살수록..남편이..최고인거 가타요..족발을 먹게 되면..어떨지 모르지만...
고구마 2011.12.19 12:06  
아~ 닉네임 바꾸셨으니 예전이름으로 부르면 아니되겠네요. 타이거지님.
아니 근데 많고 많은 거지중에 왜 타이 거지.
따님은 올해 수능 수험생이였군요. 온가족이 긴장된 한해를 보내셨겠네요.
내년은 동국생 새내기... 오~ 좋으시겠어요. 요즘은 인 서울 대학에 들어가기가 그리 어렵다던데요.
타이거지님도 건강 또 건강하세요.
주노앤준 2011.12.19 08:44  
글에서 고구마님의 헛헛한(여러 가지 의미에서의) 마음이 잘 느껴집니다. 너무나 큰 '삶'이란 범주에서 비롯되는 문제인지라 저의 한두마디 말로는 큰 위로가 안 되시겠지만, 아무튼 힘내시길 바랍니다. 부모님 살아계신 동안 잘했듯 못했든 돌아가신 후에 그립고 후회되는 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 고구마님 곁에는 요왕님이 계셔서 다행이네요. 이번 여행, 조금은 마음 정리가 되는 그런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고구마 2011.12.19 12:09  
그러게요. 인생은 돌아보면 후회 앞을 보면 걱정 그러므로 현재를 즐겨라...하는 글도 있던데

부모님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암만 생각해봐도, 전 정말 너무 모자라고 형편없는 자식이어서
참...할말이 없더라구요.
고양이뿔 2011.12.19 11:22  
글보니 마음이 왜이리짠해지는지.
저또한 아빠돌아가신지 2주년이 지나고
부모님과 여행도 못갔었구나 하는생각에 여행일정을 잡다가 이래저래 안되서
11월중순에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때 요왕님도 제주에 계시던것 같던데 ^^*

2년지난 저도 이렇게 맘이 허전한데 2달은 얼마나 힘들었는지 기억이나네요
맨날 울었던것같아요..부모님사랑 독차지한 막내딸이 ..해드린것없이 받기만하다가
만나기로한날 2틀 남겨두고 돌아가셔서 내 자신이 너무 싫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아빠사진 거실에..안방에 놓고 대화하면서 지내요.
요즘은 가끔 아빠가 돌아가신걸 까먹기도 하죠.
겨울..추위를 무척이나 싫어하셨던 아빠를 생각하면 맘이 무겁지만..
아빠는 하늘에서 우리가족 건강하고 행복해하는거 보면서 웃으실것같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거 보여드릴려고요.

고구마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가 엄마에게 드리는 효도일거예요
^^*
고구마 2011.12.19 12:15  
고양이뿔님도 2년전에 그러하셨군요.
네..저희도 11월에 제주에 있었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을 많이 어루만져 주었어요.
부모님의 부재가 주는 상실감과 충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엷어지는게 아니라 더 진해지는거 같아요.
막상 그 일이 닥쳤을때는 너무 큰 충격이라서, 그냥 몸도 마음도 정말 얼이 빠졌었거든요.

근데 후유증이라고 해야하나....마친 큰 교통사고를 당한후처럼 말이에요.
그런게 있는거 같아요.
고양이뿔님은 생전에도 정말 아버님께 잘한 따님이셨을거 같아요. 거실에 놓고 대화를 하시다니 생전에도 얼마나 다정다감한 따님이셨을까요...
곰돌이 2011.12.19 16:19  
어쨌든...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
고구마 2011.12.19 17:09  
네.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여튼 여행중에 아프면 안되는데 말이죠..^^
적도 2011.12.19 18:21  
올해도 어김없이 오시는군요!!지난해 베트남 성탄 사진 올리신것이 엊그제같은데요!!
저도 대학재학중인 아들하나 있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는데 둘,셋 대학생이 겹쳤던 우리 어머니는 어떠셨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조금 부족한 것을 숙명 처럼 받아들이며 사셨던....
 고구마님!  제경우엔 40대엔 그래도 객기를 맘껏부리며 살았던것 같아요...인체는 부속도 교환하지 않는게 내구성이 굉장히  좋은가봐요... 그러던것이 ....

 암튼 건강히 중국에서 지내시다 태국으로 건너오시길...우리부부도 2월 중순까진..계속 있을겁니다.
고구마 2011.12.19 20:12  
안녕하세요. 적도님
적도님도 이번 겨울을 따뜻한 태국에서 나시나봅니다.
정말이지 이번 겨울은 무척이나 춥네요. 저도 빨리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은데 아마 여행 초반부에는 달달 떨며 다닐거 같아요.
부모님들의 지난 인생을 가만히 떠올려보면,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는게...참, 그렇습니다.
한스^^ 2011.12.19 20:26  
여기 있는 댓글 하나씩 읽다보니 저도 엄마, 아빠 생각을 하게되네요
올해는 꼭 엄마, 아빠랑 가족여행 가야겠어요
고구마 2011.12.20 09:37  
올해라면...단 열흘밖에 안남아서 좀 촉박할지도...
만반의 준비하셔서 내년에 근사한 여행 다녀오시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그리고 꼭 가족여행 다녀오세요. 정말 크나큰 자산이 되더라구요.
루나파파 2011.12.20 08:56  
아~ 눈물나요!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에 눈이 빡~ 떠져서..
뒹굴대다가 들어왔는데..
참, 저는 라오스에 있구요! ㅋㅋ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지요!
11월 27일에 서울 올라간지 3일만에 나왔답니다.

암튼..인도 가려다가..무릎에 이상이 생겨 잠시 쉬어가는 참입니다.

제주에서 나누었던,
긴 대화들 참 좋았었는데..다시금 생각나네요!
괜히~ 엄마, 아빠 생각도 나고, ㅋㅋ
고구마님이 책임져요!
청승맞게 일어나서 질질짜게 만들고..

모쪼록 건강한 여행되시고,
지나다가 또 뵈어요~^^

요왕님께도 안부 전해주시구요,
고구마 2011.12.20 09:43  
루나 파파님. 와라락~ 아...제주에서 떠날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아침에 휘리릭 헤어진거 같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무릎 꼭 별일없이 쾌차하길 바래요. 집 떠나서 아프면 정말 안되는데 말입니다.

라오스에선 언제까지 머무를거에요? 1월달 즈음에 몇몇분이 라오스 갈거라던데 잘하면 그때 만날수도 있겠네요. 안그래도 모임에서 루나님 라오스에 있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요양 하면서 잘 지내고 있겠죠. 쉬기에는 따뜻한 날씨가 제일이라니까요.
루나 파파님. 아프지 말고 건강히 잘 있다가 우리 또 만나요.
jjjay 2011.12.20 10:23  
헐...글에서 뵌 고구마님은 저보다 훨씬 연배셔서 고모까지는 아니더라도, 누나 정도 되는줄 알았습니다..ㅠㅠ
글을 읽다보니, 시한폭탄이 째깍거리며 다가온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남겨진다는 공포가 어느 멀지 않은 미래에 나에게도 다가온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어서요.
요새는 방콕과 자카르타를 시계추 처럼 왔다갔다하는 삶이라 서울나오신다는 부모님도 이번에는 년말을 같이 못하게 되네요....역시 후회할일을 하는거겠져~~

남들과 다른것은 틀린것과 는 많이 거리가 멀죠.....하지만, 주변에 그런 비슷한 삶들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외로움을 비빌때가 없어서 휭할때가 많기도 하더군요.
년말 년시 드듯한 추억 만드세요~~    이만 총총
고구마 2011.12.21 09:35  
글에서 제가 한 50으로 보였나 봅니다.
실물을 봤는데 한 50으로 보이더라.. 하는게 아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걸요.

자카르타 라면.... 인도네시아에 자주 가시는군요. 인도네시아는 예전에 발리에 가본게 다인데, 자바 본섬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할로윈 2011.12.20 19:04  
고구마님! 요왕과,  추운겨울에 추운여행을  준비하시는군요,  안전하고, 즐거운여행하세요,  아마 중국의 오지로 여행을 하실것  같은데요,  여행 전문가이시니까, 큰걱정은 안되지만,  항상안전과,건강쳉기시길바람니다.... 중국여행마치고, 태국에 들어오시면  (파타야쪽)  연락한번주세요,  저 기억하시나요?
고구마 2011.12.21 09:32  
아하...이번엔 중국 오지로 안가요. 그냥 대도시 위주로 막 이동해나갈 예정이에요.
거율에 중국 오지는 너무 엄두가 안나서요.
저 기억하시나요? 라는 건 농담으로 하신거죠?
zoo 2011.12.20 19:51  
고구마님...ㅠ.ㅠ 그냥 고구마님이 어떤 마음이실지 막연히 알 것 같은 마음입니다.
전 올해로 엄마 기일 10주기를 맞이했는데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슬픔이랍니다.
그래도 엄마가 더이상 아프지 않으시다는 거 이젠 평화롭게 쉬고 계실꺼라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되곤해요.
고구마님 어머님도 이젠 정말 편히 쉬고 계실꺼라고 믿어요!! 고구마님 힘내세요!!
추운 곳으로의 여행이시라니 감기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여행하시길 기원할께요.
너무 추운 곳에만 계시지 마시고 따뜻한 태국에서도 오래 쉬고 오세요.
그래도 우리나라 만큼 추운곳은 아니겠죠?! 요술왕자님과 고구마님 순조롭고
즐거운 여행되시기 바라구요. 바쁘시겠지만 자주 자주 글 올려주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고구마 2011.12.21 09:31  
zoo님. 올해 10주기를 맞이하셨다는 글귀를 본순간, 마음이 정말 먹먹해졌습니다.
저는 이 나이에도 이러한데, 20대에 겪으신 이별은 얼마나 마음을 에이는 작별이였을까...
도무지 짐작도 되지 않네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 이제 평안해지셨으리라...하구요.

추운 곳은 질색인지라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 빨리 빨리 남쪽으로 획획 내려가려고 하고 있어요. 추운게 싫긴한데, 그래도 오늘 하얗게 내린 눈을 보니까 또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네요.
우사랑 2011.12.21 11:17  
그냥 떠날수 있을때 떠날수 있는 분들이 세상에서
잴로 부럽네요...
인천의 나우성님 사랑방에서 요왕님과
짧은 술잔의 시간을 기울인지가 벌써 몇년인지.....

언젠가는 서부(엘에이) 찍고 남부(애틀란타) 찍고
동부(뉴욕)도 찍으시러 함 오셔야죠?
남부에 오시면 저의집에 베이스캠프 차리고고
요 밑동네  플로
리다도  함  다녀오시고.......

틈만나면 중국 산동성을 들락거리던  시간이
그립네요...
중국은 걍  다니는게 젤입니다.

10년만  살자하고 떠나온  미국....
언제  다시  카오산  거리를  헤메보나...
늘 꿈을  꾸며 삽니다..
중국 가시면  감기 조심하시고  가짜
조심하시고요...

언제든 애틀란타 함 날아 오세요..
따뜻하게 맞이 할께요...
전 이곳온지  4년만에 직장접고 한국식  재활용센타
시작 했습니다..
주고객은 미국인들 이고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도시에서~~)
고구마 2011.12.24 11:57  
애틀란타라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 된 곳이죠?
어릴때 비비안리 나오는 영화 엄청 봤었는데, 그 당시에 녹화해서 심심할때마다 보곤했었어요.
미국은 몇년전부터 요왕이 가고 싶어하는 나라였는데, 기회가 통 없어요.
사실 기회가 없다기보다는...너무 거대해서 좀 엄두가 안나는 나라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그런거 같아요. 거기가면 완전 어리버리해질거 같다는....

중국 산동성 쪽으로는 한번도 못가봤는데, 언제쯤 가보게 될런지요....
우리는 지금 기름진 중국 음식을 연일 먹느라 약간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에요.
마파두부의 고향 쓰촨성 청두에서....
mloveb 2012.01.10 06:02  
고구마님 글 읽으니 눈물이 납니다 ㅜㅜ 엄마 생각도 나구요.. 정말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지 새삼 느끼고 갑니다 ㅜㅜ 그나저나 저는 고구마님보다 딱 두살이 어린데요, 저도 가끔, 내 나이떄 엄마를 생각하곤 합니다.. 그땐 엄마가 정말 나이 많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난 그냥 10대때나 20대때나 지금이나 겉모습은 늙었지만, 생각하는거나, 뭐 그런건 변한게 없는것 같더라구요.. 그러면서.. 우리 엄마도 그랬겠구나... 근데 아이들 키우느라 정말 힘들게 사셨던거구나... 난 이렇게 편하게 사는게 우리엄만 하루하루가 전쟁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저희도 아이가 없는데 (딩크족) 아이가 없으니 그냥 평생 젊은이로 사는것만 같습니다... 엄마 말에 의하면 아직 철이 안들은거겠지요... 어쨌든 어디 계신지 모르지만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
고구마 2012.01.20 15:08  
정말 살아 계실때 잘해드려야 하는데...그랬렇게 최선을 다했던 자식들은 여한이 없는데요...
그러지 못한 저같은 사람은 자괴감이 많이 들어요.
엄마의 모습들중에 사진처럼 마음에 새겨진 장면들이 몇몇 있는데,
그 장면들을 떠올릴때의 제 마음이란, 참....그걸 표현할수 있는 글귀는 세상에 없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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