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 #하녀근성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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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하녀근성 #미쳐

이열리 18 881

 

나는 요즘 어쩌다...동거를 하고있다.ㅜㅜ
동생의 아내의 남동생이 제대를 하고....23살.
누나와 매형의 가게일을 도우며 3년안에 창업을 하고싶단다... 말로만 듣던 사돈총각인가...
나는 그냥....이름을 부를 뿐...사돈이라고는 차마;;

그래서 부산에 왔으나 누나집은 좁고 신혼이고...추접하고.
우리집이 크고 혼자사니까 여기 살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지네들끼리 정해놓고 애를 보냈다...

내가 그렇게 박한 인간도 아니고... 

등꼴이 휠 정도로는 못돕겠으나...

이런식으로 도움이 된다면 딱히 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쫌......그렇데?

출근 5시 퇴근 새벽2시 언저리...에 오고...

애도 착하고....키도 크고 멋있고...
급속충전기를 꼽아두는데도 부족할 정도로 여기저기 연락도 많이오고...

지들끼리에서 인기 좀 있나봐?

일부러 흠잡아서 깍아내릴 그럴 부분도 없고.... 
그런데 불편하다..

어느 기사에서나 볼듯한 노예근성이라고 해야하나..

친한이들 사이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물잔 따르고 온갖 잡일을 스스로 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친절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으로 보이나....

왜 쟤는 향단이도 아닌데 저래야 하며 하녀처럼 느껴지는 것인가....

지금 내상황이 그꼴인듯 ㅜㅜ.

우리집에 처음 오던 날에 나는 그애에게 이런말을 했었다..

눈뜨면 하루에 한번 청소기 돌리고....
나 없을때 개 때리지 말고 먹을거 주지말고
개똥이 보이걸랑 후딱후딱 치우고 오줌도 빨리 치워라..
집 난장판 만들지말고 말안들으면 니네누나 시집살이 옴팡지게 시킬테니 단디~해라...라고..

난 2층에서 개랑 자고....애는 1층에서 자구...
개가 아침에 일어나서 1층 내려가서 똥오줌 싸면..
늘 알아서 치우데?

아....말이 통하는 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개똥 치워져 있어서 깨끗한걸 보고 내심 씨익 웃음도 짓게되었으나...

어느순간부터 나는 애빨래를 해주고 있었고...
주말에는 내가 아끼는 라텍스가 깔린 2층에서 애가 퍼질러자구...

마트에 가서는 몇년간 사지도 않았던 과자며 라면을 사들여놨다...

우리집에 오고...일주일 정도 지났으려나?
퇴근해서는 조심스레 하는 말이 집에 라면 없냐고 묻드만.
그당시 나의 대답은 없는데? 나 라면 안먹어서 없다고..
실제로 나는 밀가루 끊은지 4년째고 간식도 안먹어서 울집에는 물이랑 커피가 끝이다...

스스로 생각하길 내가 너무 차갑게 말한 것이 아닐까?
아마도 동생부부 가게가 바빠서 저녁이 부실했겠고...
마감하면서 빨리 집에 가기에만 바쁘고 쟤 밥을 제대로 못챙긴게 아닐까 싶고...

나라도 라면 끓여먹이고 재웠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말하길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피우려거든 화장실에서.....피워달래.

요즘애들은 참 의사표현이 확.실.한건지 뭔쥐;;; 아오~~

왜?? 내가 왜에? 내집에서? 니가 믄데? 난 주인이고 넌 그냥 앵겨사는거야~이러면서..
길길이 날뛰어야 하는데 알았다고.....그랬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날이면 날마다 음식들이며 땀쩔은 옷을 입기도 그럴테고..
내옷 빨면서 함께 세탁했던 것인데....그게 잘못한 일일까나?

주말이면 지 친구들 만나고 클럽댕기고 아침6시에 기어들어와....

1층에서 코를 골아대길래 2층을 내어줬을 뿐인데..
하기사 나도 저러고 살때가 있었지 하는 생각에 별말을 못했었다..

그리고 진짜 내생각이 맞았던 것인지...

그야밤에 너구리를 두개나 끓여서 퍼먹길래 배가 고프긴 고프구나...

날마다 저렇게 먹는걸 보면..식품코너에서 라면을 열개씩 살수밖에 없었다..

근데 담배까지 못피운다니....

사실 약속은 했으나 담배 뻑뻑피고 공기청정기 틀어서 담배연기 뺐다 

애와 함께 있을 시간만 변기에 앉아 폰을 친구삼고 피웠을 뿐이지....

그런생각을 품고 지낸게 어어언 두달..
몇일전에는 우연하게 홈플러스에 갔는데 생삼겹살을 세일 하는 것이었다....100그램 700원.

내가 생각해도 웃긴것이...

지난 2월에 제주도 갔을때 고기먹은게 마지막이고 고기도 안먹는데 말이지..
고기 샀으니 쌈거리 세트도 저렴하다며 사라길래 사고..
집에 와서야 쌈장이 없다는 걸 알았다...

나는 누가 시키면 하기 싫은 맘에 시늉만 내는데..
고기 궈먹일 맘은 없으나 기왕 이렇게 된거..
제대로 차려서 퍼먹이자는 생각에 사과며 복숭아 갈아 두부쌈장 만들고 ...

유통기한 임박하는 스테이크 시즈닝으로 삼겹살 재워두고..

쌈 싸려면 편마늘이며 파무침도 있어야 하니 채썰어서 물에 담구고 재료 준비를 마쳤다..

 

12시.......1시반에서 2시사이에 집에 올텐데....

그때부터 언제 시작을 해야하나 망설였다.

애가 오면 구운거 딱 먹기만 하고 치우고 싶었거덩.....

1시....1시반....

기다리다 지친다 그냥 굽는게 낫겠다 싶어서 물에 담궈둔 파채를 채반에 담고 물기를 빼고...

간장 하나 설탕 하나 식초하나 어쩌고 저쩌고........참기름에 깨소금뿌려 파무침 완성....

파무침을 접시에 담고 김치도 담고....종지에 기름장 쌈장 담고......씻어둔 쌈들 내오고...

인덕션 예열하는데 담배가 피우고 싶었다....

그시간에 집안에서 피우면 공기청정기가 해결 못하니 하는 수없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담배피고 환풍기 틀고......팬도 달궈졌겠다 고기를 구웠지....치이익~~~치이익~~

 

고기를 구워서 접시에 옮겨서는 아까 파무침이며 김치며 쌈거리들 놓아둔 좌탁으로 옮기는데...

파무침이 사라진거.......나 한입도 안먹었는데 어디갔지? 뭐지? 그러면서 벙찌는데.....

마치 고기집 갔다가 나올때 이쑤시개를 쓰는 사람마냥....

초코(개)입에 고추가루 범벅하고 혀를 낼름 거리고 있네.. 

 

고기 구울때 분명히 냄세 때문에 내옆에서 하나만 달라고 용을 쓰던 것이 언제 먹은걸까...

생각해보니.........내가 화장실에서 담배필때 이미 전채요리로 후루룩 하시고 고기를 기다린거였다

딱 사료만 먹이고 원래 밥상에서 눈치만 보고 나대지 않았던 앤데....

 

그야밤에 또다시 파채를 썰수도 없고 언제 매운기 빼서 무쳐주랴....

파썰다가 이번에는 고기도 털릴거 같아서 때려쳤다.

 

이윽고 애는 집에 도착했고...

역시나 바빠서 밥을 제대로 못먹었는지 삼겹살 1키로에 밥 두공기에 쌈채소까지 클리어..

맨날 라면만 먹가다 고기구워 쌈 신나게 싸먹는 애한테 신신당부를 했다.....

 

혹시라도 내가 고기 사다가 구워줬다는 얘기.......

니네 누나한테나 매형한테 절대 말하지 말라고..

그것들 알면 예약해서 쳐들어 오는 애들이니까....제발 말하지 말라고.. 


나 그것들한테까지 밥해 먹이면 진짜 혈압약 다시 먹을거 같거덩..


문제의 좌탁 ↓    




18 Comments
울산울주 2017.07.28 00:31  
겹사돈 될까 걱정이네요
이열리 2017.07.28 00:46  
저.... 남자에요 아 미쳐 ㅋㅋ
울산울주 2017.07.28 00:51  
뭐... 성별이 중요한가요?
물에깃든달 2017.07.28 10:16  
ㄷㄷㄷㄷ 이제 소설만 쓰면 되는건가요!! 저 자신있...읍읍
돌이킬수없어요 2017.07.28 10:28  
음 스토리가 그렇게 흘러가는건가요??
기대할개요~~♡♡
루이스jk 2017.07.28 03:07  
재밋어요 ㅎ
cafelao 2017.07.28 06:33  
이 열리님...오랜만이셔요.
글을 읽으면서 형제간에 참 우애가 좋구나 느껴지네요.
사돈총각의 실내 흡연금지에서 해맑고 구김없는 성격도 보이구요.
아무래도 상당 기간 동거가 계속 될거 같은걸요.
근데
이 열리님 성격 좋으신가 보다
사실 혼자 오랫동안 살던 사람은 누군가가 옆에 있는게
은근 불편하고 신경 쓰일법한데 말여요.
아케모 2017.07.28 08:42  
뚜루는?  초코초코 잘있구나....
이열리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죠?
오뜨9 2017.07.28 09:40  
이거 자랑질 맞죠? ㅎㅎ 세련된 고도의 자기 자랑.. ㅎㅎ 박수쳐 드립니다. ^^
물에깃든달 2017.07.28 10:07  
헐... 글 읽으면서 살짝... 아 나랑 같은 성별(!!!!!)의 또래구나=ㅁ=! 싶었는데...털썩...
MJMJKIM 2017.07.28 14:19  
으하하 ㅋㅋㅋㅋ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적도 2017.07.28 15:35  
이열리님이 여행을 빨리 가셔야
재밌는 여행기를 읽을텐데요.
식구가 더늘었네요.
나같으면 그냥 고시원으로 가던지 함께는 못살듯  자연인의 집에
한참 놀 나이의 객식구가 늘었네요.
K. Sunny 2017.07.28 15:39  
열리님 오랫만.
열리님덕에 아켐님도 오랫만.
그리고 오랫만에 두근두근해가며 웃거나 화낼 준비한 저 ㅋㅋㅋ
놀진 2017.07.28 15:45  
정말 잘보고가요 ~~~~~
앨리즈맘 2017.07.29 00:19  
ㅎㅎ ㅎㅎ 전 집에 늘 객이 붐비는지라 가끔 빨래돌리고 널 공간이 마땅치 않은거랑 김치 등등 밑반찬하기 힘들어 그렇지 재미는 있어요 태사랑을 인연으로 또  남미  아리카 인도등등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즐겁습니다  심지어 울애들도 적응잘하는듯 합니다  단 울 기니피그는 겁내해서 좀 미안해요 반려동물도 한가족인데 ㅎㅎ
래우때싸이먼 2017.07.29 13:20  
불편하면 내보내면 되지않나요?
스토니익 2017.07.30 11:29  
재밌는글 잘 읽고 갑니다 ㅋㅋ 싫다면 안할수도 있는건데 그래도 꿋꿋하게 하시는 모습에서 애증이 느껴지시네요.ㅎㅎ
관켈 2017.08.03 20:57  
잘읽었습니다. 근데 왜 즐기시는것같죠?? ㅋㅋ